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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문근영과 한국사회의 연좌제

by 썬도그 2008.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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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전에 미녀들의 수다를 보면서 외국여성들이 한국에 와서 들은 이상한 질문중에 이런게 있다고 하더군요
아버지 뭐하시니?

한국에 살다보면 참 많이 듣죠.  어려서부터  어른들이  지나가는 말로  이런 질문을 자주 합니다.
아버지 뭐 하시니?

아버지 뭐하는것과 나와 큰 상관이 없지만  나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아버지의 직업을 알아야 한다는 것은
통상적인 모습입니다.  저도 생각해보면 참 많이 들었네요.  회사에서 새로들어온 팀장이 나이도 어리고
여러가지로 미숙한 일처리로 구설수에 많이 올랐습니다.  술자리에 가면  니가 동생같아서 하는 얘긴데
너 그런식으로 일하면 안돼~~ 라고 충고를 많이 하기도 했습니다. 타 부서라서 크게 말하진 못했지만
고개를 자주 끄덕이면서 잘 듣더군요.  성격은 모나지 않고 착한 직원이었습니다. 

그런데 팀장으로 하기엔 문제가 좀 있었습니다. 리더쉽도 없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저 보다도 심하더군요. 쩝
그런데  그 직원이 왜 팀장인지 알겠더군요.   어느날 사장님과 같이 대화하는걸 들어 봤는데
그 젊은팀장 아버지가  국회의원이더군요.   국회의원이 꿈인  사장님께서는  친분관계를 위해서  아들을 팀장에
앉힌듯 합니다.

누구는 몇년동안 회사 다녀서 팀장자리 앉는데  누구는 낙하산타고  잘도 내려오더군요.
이런 모습이 한국의 전형적인  연줄문화입니다.


아버지가 뭐하는게 중요한 사회가 한국입니다. 
그래서 사짜 들어가는  직업을 가지지 못한  아버지를 둔 자녀들은  아버지 직업에 대한  질문을 받을때 얼버무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직업에 귀천이 없긴 하지만  다른 직업은 다 똑같아도  사짜로 끝나는 직업을 가진 아버지와는 다릅니다.
다른 직업을 가진 아버지를 둔 자녀들보다  사짜로 끝나는 직업을 가진 아버지를 둔 자녀들은 목에 힘좀 빳빳하게 줄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모습은  뜯어보면 아둔해 보입니다.
내 친구가 배용준인데라고 하면  배용준급은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대우를 받게 되는 것이죠.
내가 배용준이 아니더라도 배용준의 후광을 얻을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후광을 마치 자기가 배용준인양 착각하는 모습들이 많습니다.  아버지가 빌게이츠라고 빌게이츠 아들이 자랑하고 다녔다는 말은 못들어 봤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다르죠. 아버지가 삼성회장이면 아들은 자동으로  다음 회장이 됩니다.   무슨 조선시대도 아니고 말이죠.
삼성만 그런가요?  다른 집안들도 마찬가지죠. 

아버지가 끝발있는 분이면 아들녀석들도 자기가 끝발있는줄 알고 착각하면서 사는 놈들 참 많습니다.
한화그룹 회장 아들은  그러고보면 참으로 복받은 사람입니다.  그 나이에 룸싸롱에서 술먹고 술집에서 얻어맞았다고 일렀더니
아버지가 직접와서 패주는 모습  참으로 한국적이다 라는 생각도 듭니다.


문근영이 요즘 화제입니다.
외조부의 빨치산 경력과 장기수라는 소리에 시끌시끌하네요.
기부천사 문근영에게 악플이 달립니다.   빨갱이 외조부를 두었다고 문근영까지 빨갱이라고 합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하나의 단어가 떠 올랐습니다.

연좌제

북한정권이  자신의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철두철미하게 이용했던 연좌제
아버지가 불순분자면  자식도 불순분자라는 생각.   이런 모습이 문근영 사건아닌 사건에 오버랩되었습니다.
외조부의 경력을 문근영에 덮어 씌울려는 모습


아버지 뭐하시니?

라는 말을 생각해보면  아버지가 나를 동일한 인격체로 볼려는 단순한 논리의 시선이 보입니다.
아버지가 XXX면 아들도 XXX다 라는 등식.  이런 등식 우리 참으로 많이 사용하죠.  부부끼리 아들놓고 싸움해도
지 아비닮아서 저렇게 공부를 못한다느니 못생겼다느니 하는 모습들 참 쉽게 볼수 있죠.

누굴 닮아서 XXX다.   하지만  인격까지 닮을수가 있나요?  외모야  유전학적으로 닮은다고 해도  인격과 성격까지
닮는다고 생각하는 우리의 후진적인 사고방식은 이제 좀  타파해야 하지 않을까요?

영혼도 유전되나요?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인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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