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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장례식 생중계하는 디지털 관음증

by 썬도그 2008.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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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이 쑈인가요?  작년에 할머니 돌아가셨을때 처음으로 상을 직접 치루어 봤습니다.
할머니와 그렇게 살갑게 지내지 않았습니다. 저는 할머니 별로 좋아 하지 않았습니다. 어머니와 항상 싸움만 하시는 할머니가 미웠죠. 그런데 할머니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을때 눈물이 흐르더군요. 할머니와 기억을 공유한것도 많지 않지만
왜 눈물이 흘렀는지 모르겠습니다. 그게  내 속에 흐르는 혈육이라는 스위치가 ON으로 켜져서 였을것입니다.

상을 치루면서 정말 죽겠더군요. 이틀밤을 새고  손님들을 맞고 아버지 대신에 장례비, 장례절차 논의도 하구요. 이 블로그가 처음으로 엔진을 멈춘날이기도 했습니다. 소소한 이야기를 잘 쓰는 제가 할머니 장례식이야기는 쓰지 않았습니다.  쓰고 싶지도 않았고  너무나 마음이 아파 쓸 마음도 안들더군요. 또한 할머니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해서 쓰지 않았습니다.  내가 할머니에 대해서
이렇다 저렇다 하는게 죄스러웠습니다. 1년이 지나  살짝 써봅니다.

장례식에서는 경거망동의 행동을 해서는 안됩니다. 특히 구경난듯 카메라를 들이대는 일은 더더욱 하면 안됩니다.
세상 모든곳을  비추어 진실을 알려야하는 카메라도  카메라가 들어가지 않아야 할곳이 있습니다. 바로 장례식입니다.
그런데 최진실씨 장례식을 보면서  저는 패션쑈를 하는건지 아님 무슨 영화제를 치루는건지  레드카펫만 없다 뿐이지  포토라인 뒤에서 수많은 카메라에서 터지는 플래쉬를 보면서  이게 쑈네 쑈~~~ 라는 말이 절로 나오더군요.
케이블방송에서는  연일 최진실씨 장례식을 생중계해주더군요.

장례식이 국민의 알권리일까?


저는 기자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왜 장례식가서 사진들을 그렇게 찍습니까?  슬퍼하는 동료연예인들의 일그러진 사진을 담으면 희열이라도 느끼시나요? 남의 슬픔을  담아서 장사하는 장사치의 느낌도 받았습니다. 겉으론  슬프다고 하겠죠. 하지만 그게 악어의 눈물같아 보이는것은 왜 일까요?   저는 경찰들이 천을 쳐가면서  최진실씨 시신을 가리는 모습에서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얼마나 대한민국 기자들을 못믿었으면  철저하게  천으로 가리냐.    솔직히  기회가 되면 시신사진이라도 한장 찍고 싶은게 카메라 가지분들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특종꺼리라고 좋아할지도요. 
제가 보도사진에 무척 관심이 많지만 한국에서는 포토저널리즘이 제대로 정착되긴 힘들구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진기자의 파워도 거의 없다싶이하고  데스크에서  배경그림 만들어오라는 지시받고  배경그림 찾으로 시내를 어슬렁거리는 모습을요.
사진기자들 스스로  이건 못찍겠습니다.  이런건 좀 너무한것 아닌가요. 장례식 사진 못찍겠습니다~~~ 라고 말할수 있는 사진기자들이 거의 없다는게 한국언론 특히 포토저널리즘의 현실입니다.


진보,보수언론 모두 디지털 관음증에 걸리다

방금 다음블로거뉴스에서  진보색채의 신문기자분의  장례식장 동영상을 봤습니다.  꼭 그렇게 담아야 했을까요?  꼭 그렇게  무슨 불구경나듯이 카메라메고가서  그 영상을 담아야 했을까요? 좀 성찰있는 기자라면 카메라를 끄고 펜과 수첩을 꺼내 현장 분위기를 스케치 했을것입니다.   몇일전 중앙일보는 최진실씨가 쓴 압박붕대 가격을 기사화해 성난 국민들의 질타를 받고 스스로 기사를 내렸습니다.  또한 일간스포츠 기자분은  최진실법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주장하고 있구요. 
장례식은 쇼가 아닙니다. 그걸 보고 싶어하는 국민도 있겠지만 보고 싶지 않은 국민도 많습니다.  또한  기자분들이 장례식 현장사진이나영상을 올리지 않았다고  국민들이  기자놈들은  영상,사진 안찍고 뭐하냐라고 하지 않습니다.  장례식이라서 사진과 영상은 없습니다라고 하면  모두들 공감하고 오히려 그 언론사에게 칭찬해 줄것입니다.


안재환 사망사건후에도 반성이 없었던 한국언론

저는 솔직히 안재환사망사건후에 좀 반성할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최진실씨 사망소식을 아침에 듣고 기사가 없길래 철들었네 그래 안재환씨에게는 죄송하지만  덕분에  언론들이 호되게 국민들의 질타를 받고 스스로 자제하는구나 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순진했습니다.  안재환씨때와는 다르게   레드카펫위를 걷는듯한  조문객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담는모습은  경악을 하게
하더군요.  블로거 박형준님과 몽구님이  영상과 사진을 올리지 않았던  모습에서 감동했습니다. 맞어 저 두사람이 언론인이지 참된 언론인    블로거가 언론의 대안이 될수 있다는 생각을 처음 했습니다.

한국언론인 분들   최진실법 만드냐 마냐 그런것에 신경집중하지 마시구요.   스스로들 왜 한국언론이  항상 3류인가 스스로들 생각해 보십시요. 

그리고 기자분들은  영화 내츄럴 본 킬러를 꼭 한번씩 강제로라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미디어가 세상을 어떻게 만드는지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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