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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종로에는 건물들의 묘비가 많다

by 썬도그 2008.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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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둑어둑 해지는  종로거리에서  이 표지석을 봤습니다.  우리나라 최초 연극 상설극장이 동양극장이었지요

홍도야 우지마라~~ 라고 알려진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가 1936년에 공연된 극장이기도 합니다.
이 동양극장은 90년 현대그룹에 의해 사라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묘비를 세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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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영정사진이구요.  사람이 죽으면 묘비를 세워주듯이 건물이 죽어도 묘비를 세워줍니다.
아무나 세워주는것 아닙니다. 재건축한답시고 30년된 아파트 허문다고 묘비를 세워주지 않습니다.
문화재적인 가치와 역사가 숨쉬고 있는 건물이어야 세워줍니다. 또한 나이가 적어도 환갑이 넘어야 합니다.

그래야 나라에서 묘비를 세워줍니다.

종로거리를 걸어보십시요. 그리고 시선을 아래로 향하고 쭉 걸어보십시요. 사람 무릎높이에  표지석들을
아주 많이 만나게 되실것입니다.  그거 다 묘비입니다.  거기에 건물이 살았다가 개발논리라는 치명적인
병으로 즉사한 건물들의 묘비입니다.  화신백화점도 그렇게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그곳엔  삼성증권건물이
세워졌습니다.  이런게 한둘이 아닙니다, 마음잡고 종로를 뒤져보면   묘비가 정말 많다는걸 느낍니다.

그리고  한마디가 나올것입니다. 종로는 건물들의 공동묘지구나.
역사적으로 보전할만한 건물들은 전쟁통에 혹은 개발이라는 잘살아보자는 나팔소리에 묻혀서
고민도 없이 파괴되었습니다.  그리고 미안했는지  나중에 묘비를 세워주었습니다.  그 묘비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묘비만 만들어놓고  영정사진 하나 없는  무례한 후손들.  저는 의정부터라는 표지석을
봤을때 사진한장 없는 표지석에  서운함을 느꼈습니다.  텍스트 만으로는 이곳이 예전엔 어땠는지
알수가 없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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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서집터라는 표지석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이 땅이 조선이라는 나라를 지나왔고 그 위에 세워진 나라라는
것을 암시하는것일까요?

무조건 허물지 말고 모두 다 보존하자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런 묘비말고  당시의 그림을 그려질수
있게 영정사진이라도 같이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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