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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동영상

부상당한 전의경들 때문에 절규하는 전의경 부모님들

by 썬도그 2008.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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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토요일밤 그러니까 일요일 새벽의 광화문 사거리는 거대한 성과 같았습니다. 둘러쌓은 거대한
차벽은 빈틈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동아일보 모퉁이 차벽에 사람이 옆으로 들어갈 만한 빈틈이 있어서 들어가 봤습니다.
사실 겁도 났지요.  경찰들이 갑자기 연행할까봐 걱정도 되긴 했지만 시위대복장인 우비를 입고 있지도
않고 단지 길을 횡단할 목적이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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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멀리서 경찰들이 모였디군요. 근처에 가봤습니다.  부상당한 전의경들이 누워있었습니다.
제가 도착하기 바로전에 서울시청앞에서 즉 프레스센터에서의 물대포 공방전이 끝난것 같습니다.
제가 간곳은 그 시청앞 차벽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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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을 잃은 전의경도 있었구 탈진해 쓰러진 의경도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시위대가 휘두른
쇠파이프로 머리를 맞은 전의경도 많았습니다. 어떤 의경은 다리를 쩔뚝거리면서 다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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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의경은 시민한분이 뒤에서 꼭 끌언안고 저체온현상을 막고 있었습니다. 온몸이 흠뻑젖어서  추위에 떨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앰블런스를 찾았지만 앰블런스는 제가 있던 20분동안에는 안왔습니다.

차벽때문에 좀 늦게 온다는 소리도 들리구요.  구급요원도 없더군요. 동료 의경들은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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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것이 없어서 판자나 전경버스에서 떨어져나온  그물망을 들것으로 삼아 옮기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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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봉사단 여성 두세분이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  오늘 뉴스를 보니 의료봉사단 여성분을 방패로 가격하는
동영상을 봤는데  시민을 공격하더라도 머리와 가슴에 십자가 마크가 있으면 방패로 공격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전쟁에서도 의료진을 공격하는것은 비신사적 행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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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의경은 부들부들 손을 떨더군요. 한분이 계속 손을 비벼주시면서 저체온을 막고자 하기에  사진만 찍고
있는 내가 죄스럽기도 하고(이렇게 사진으로 알려야 한다 사명감이 있어서) 땅에 떨어진 한손을 잡고 제
체온으로 5분간 계속 주물러 주었습니다.  손을 잡았을때 너무나 차겨워져 있어 놀랐습니다. 순간 섬뜩한생각도 들구요.  또한 앳된 손에 그들의 나이를 짐작할수 있었습니다. 아 20대 초반의 이 전의경들 내 동생같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제 체온으로 이곳저곳을 만져주다가  옷을 만져보니 흠뻑젖어더군요. 근처 전의경에게 옷을 갈아 입혀야 한다고 했지만  다들 젖어있고  또 옷의 여벌을 찾기에는 경황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솜이 보이더군요. 솜으로 젖은몸을 좀 딱아주고  다른 전의경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체온
떨어지면 안되니까 손좀 비벼달라구요.  가슴이 먹먹해 지더군요.   그리고  부모님인듯한 분들이 절규에
가까운 목소리로 지휘관 뭐하냐 면서 따졌습니다.  앰블런스는 왜 안오냐고 소리치시기도 하고요.

지휘관분은 두세분이 보이던데 자기들도 가슴이 아픈데 지금 상황이 여유롭지 못하다고 말씀하시더군요
그 여유롭지 못한 이유중에 하나는  앰블런스가 올려고 해도 온통 차벽으로 둘러 쌓여 있어서 집입하기가
어렵다고 하더군요.  급한대로  승합차에 걸을수 있는 전의경을 태우고 출발하고 
다른 승합차에는  전경버스의 그물망을 들것으로 삼아서 급한 환자부터 실었습니다.

시위대도 많이 다쳤습니다. 그런데 전의경분들도 많이 부상을 당했더군요.
시위대는 앰블런스로 바로 호송할수 있으나  전의경들은 차벽으로 인해 호송이 늦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깝기만 하더군요. 

누군가 다가오더니 사진찍지 말라고 하더군요. 사람 다쳤는데  사진찍으면 기분좋겠냐고 하시더군요.
맞는 말이긴 합니다. 하지만 제 진정성을 천천히 말하기엔 시간이 부족하더군요.
제가 찍어서 경찰도 고생하고 부상당하는 모습을 알리고 싶다고 말하기에는 그분이 윽박 지르면서
내 신분을 요구하더군요. 그냥  그자리에서 더 싸워봐았자 좋은일 없을것 같아 카메라를 내렸습니다.
그런데 다른 기자분은 플래쉬 터트려가면서 사진 잘 찍고 있더군요. 내가 기자가 아니라서 그런가?
혹시 이런거 찍어서 이상하게 글써서 올릴까봐 그런가?   여러 생각도 들고 기분도 더럽더군요.
기분은 상했지만  뭐 오해할만 하기도 합니다.

기자들이 죽음을 앞둔 사람이나 다친 사람 사진을 찍을때 그 사람 도와줘야지 사진이나 찍고 있냐는
댓글들을 많이 봤습니다.  기자로서의 사명감이냐 아니면 도덕심이냐의 기로에 설떄가 있습니다.

제가 카메라에 담지 않았다면 제 글로만 전의경들의 고생과 부상을 알린다면 그 효과는  별로 없을것
입니다.  사진의 힘이 더 크기에 제가 가진 조그만한 능력을 보여주고 싶었죠

이런 잡생각에 젖어서 멍하니 있을떄 옆에서 다른 의경이 이 친구 이상해요 하더군요
다가가 보니 입에서 거품을 물고 있더군요.  정말 다급한 모습이었습니다.  전의경 부모님들인듯한
분들이 살려내라고 절규하시더군요.  그 옆에서 지켜볼려니 더 이상 지켜보기가 힘들정도였습니다.

다행히 승합차가 준비되어서 그 전의경을  실을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내가 온후 20분동안 (그들은 그전부터 쓰러져 있었겠지만) 그들은 비가오는 아스팔트위에서 덜덜덜 추위에 떨고 있었습니다.

전의경들도 내 동생과 같은 분들인데 안쓰럽고 안타깝기만 하네요.  부상당하는 시민,전의경분들이
더 이상 안나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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