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몸만 제대하고 영혼은 영원히 제대하지 못하는 한국남자들

by 썬도그 2008. 5. 24.
반응형

어제 아주 흥미로운 기사 하나를 봤습니다.  한국과 여러모로 상황이 비슷한  대만도 우리와 같이 징병제를
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그런데 대만은  대학내에 군대문화가 없다고 합니다.  왜 그러냐 하면 대부분의
대만대학생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에 입대한다고 하네요.

이 기사를 보면서 그러고보면 한국은 참으로 거대한 군대국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내 기억속의 군대문화는 어떤것이 있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국민학교떄 아버지가 잘못한일이 있을때 마다
엎드려 뻐쳐를 하게 해놓고 우리 3형제를 몽둥이로 때리면서 군대식 용어를 쓰던 모습도
생각이 나구요.

국민학교 6학년때 너무나 아름다우신 여자선생님이  하루는 눈에 심지를 켜고  운동장으로 집합하게 아더니
사나이로~~ 태어나서 할일도 많다만 이란 군가를 부르게 하고  오리걸음 토끼뜀 그리고 어꺠동무하고
앉았다 일어났다하기 한것도 생각이 나네요.  국민학교 6학년이 군가라뇨.  지금 생각하면 좀 생뚱맞아
보이기 까지 합니다. 남학생들이야 사나이로 태어났지만 여학생들은 사나이로 태어나지 않았음에도
사나이로 태어나서 할일도 참 많다는 노래가사는  아이러니하기만 합니다.

그 하늘하늘한 여자담임선생님의 그런 행동에 어렸을때 저는 속으로   "꺤다"라고 생각했던 기억도
나네요. 어디서 그런걸 배워왔는지

고등학교떄는 아예 군대제식훈련을 배웠습니다.  지금도 있나 모르겠는데  80년대 고등학교를 다닌 저에게는
교련복을 입고 학교에 갈떄도 많았습니다.  고등학교 3년동안 교련을 잘 배워서인지 군에 가서 제식훈련은
물만난 물고기처럼 잘했습니다. 고등학교에서 분열까지 했는데 말 다했죠.   그런데 또 따지고보면
고등학교 교련시간의 제식훈련도 그떄 처음 배운게 아닙니다.  국민학교와 중학교떄 이미 기초를 다졌었구요.
수학여행가서는 김밥말기까지 당하면서  이런것을 군대에 가면 하겠구나 하면서 어렴풋이 공포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한국남자라면 군대가기전의 군에 대한 공포감은 다 아실것입니다.
그런데 웃긴건  고등학교때 받던 혹독한 기합이 군에서는 없었습니다. 김밥말기정도는 졸면서 하겠구나 했는데
오히려 그런게 없더군요. 공군이어서 그럴지는 모르겠습니다.

대학에 가면 본격적인 군대문화를 접하게 됩니다. 위에서 거론한 기합, 제식훈련, 군가가 아닌 예비역이라는
군문화 전파전문요원이  기다리고있기 때문이죠.   이 이제 막 전역한 예비역이란 집단은  말투와 행동 그리고
사고방식까지 모두 군냄새를 풍기고 다닙니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20년전만해도  군에서 입던 야상을 입고
다니는 예비역들 많았죠.  그게 무슨 패션인지  나 군대 갔다온 신체건강한 사람임을 자랑하는지 아니면
질기고 따뜻해서 입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거 입고 다니는 예비역들 많았죠.

그리고 예비역들은 1,2학년들을  얼차려를 줍니다.  그 얼차려줄때는  아주 숙련된 조련사처럼  능수능란하게
기합을 잘주더군요.  군에서 보고 배운게 많은가 봅니다. 군에 안가는 여자들까지 군대를 경험할수 있는
장치는 사회에 참 많습니다.


이 군대문화가 과연  한국사회 있어서 필요악인가요?  아니면 갖추어야할 덕목이자  한국사회만의 독특한
문화일까요? 

먼저 상명하복의 군대문화를 살펴보죠.


군대하면 바로 이 말이 떠 오릅니다.  일명 까라면 까 새꺄~~ 라는 말은  군대말고도 우리의 일상에서 많이 볼수 있습니다. 한번은 조카가 따박따박 말대꾸하고  이유를 묻기에 귀찮기도 하고  왜 내 말을 못알아 듣는지
짜증도 나서  시키면 시키는대로 하지 왜 말이 그렇게 많어 라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말을 하고나서 흠찟 놀랐습니다. 누구보다 군대문화를 싫어하고 말로써 대화로써 해결할려는 나에게
상명하복의 모습이 무의식적으로 나타나서요.
군대는 이유를 묻지 않습니다.  그냥 시키면 시키는대로 하면 됩니다.  왜 그러는지는 군대가면 다 알겠지만
조직문화에서 이유를 묻고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것은 합리적인 모습은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필요한 사람은
명령을 지시하는 사람만이 필요하지 명령을 받는 사람은 필요없습니다.  60만이 넘는 인원을 한목소리에
움직일려면 상명하복은 절대진리입니다.
군이란 그런곳이니까요.  이 상명하복의 모습의 군대는 엄청난 힘을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지난 18,19세기
서양 제국주의가 바로 왕권을 바탕으로한 거대한 군대이자 나라였습니다. 나라가 하나의 군대였던 독일 나찌도
힘이 그렇게 키울수 있던 이유도 모둔 국민이 상명하복에 따랐기 떄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그 서양열강들은  군문화가 거의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그렇지 못합니다.
대기업을 가도 또 하나의 군대이고  어느 모임을 가도 군대문화가 있습니다.
태어나서 죽을떄까지  까라면 까~~라는 강압적인 모습은 사회곳곳에서 발견됩니다. 이런 모습은 남자들
끼리 하는것을 넘어 여자에게도 지시합니다.

군대를 안간 여자들이 왜 군가를 부를까요? 어렸으때 국민학교때 담임선생님의 입에서 군가가 나오는
모습은 아직도 유효합니다.


군대문화가 가져온 것들


군대문화가 우리에게 가져온것들은 무엇일까요?
책 대한민국은 군대다에 보면 이런 말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군대다(청년학술56) 상세보기
권인숙 지음 | 청년사 펴냄
오랜 기간에 걸쳐 진행된 대한민국의 군사화와 군사주의의 내면화를 정의에서부터 배경, 양상들까지 심층면접과 문헌을 통해 여성학적 시각에서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강한 국가주의 아래에서 서장한 군사화와 군사주의로 개인의 선택권이 애초에 차단 되거나 한 번도 도전받거나 의문시되지 않았던 영역들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 대표적이고 핵심적인 내용이 징병제를 비롯한 군대 문제와 1980년대 학생운동이다. 저자는 이 문




"이러한 위계질서나 보이지 않는 권위에 대한 순응성, 조직에 대한 충성도, 조직에 가족주의적인 가치관의 적용은 1980년대 학생운동의 특징으로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한국사회안의 순응성은 어쩔때보면 좀 문제가 많아 보입니다.
상사에게 깨지고  복도에서나 건물옥상에서 담배를 피는 우리네 모습은  바로 상명하복의 군대문화가
낳은 순응주의 입니다. 꺠질떈 꺠지더라도 상사의 지시에 부당성을 지적해야 하지만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자신의 안위를 위해 그냥 순응하고 참아버리고  한잔의 술로 달랩니다. 이러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죠
그래서 그런지 한국중년의 사망률이 높은것 같기도 합니다.  한번 받아치고 싶은데 했다가는 권력에 대한
도전으로 찍히게 되어  집단에서 팽을 당하니까요.  
또한 충성도가 높아야 오래길게 혹은 빨리 진급하기 떄문에  잦은 야근과  회사의 공적인 일도 아닌 사장이나
간부들의 개인적인 심부름도 군소리 않고 합니다.  삼성그룹이 회장 개인의 비자금을 위해 직원들의 명의를
이용했다는데 그 밑에 부하직원중에 그 부당성을 지적하는 사람이 있었나요? 오히려 회장님을 감싸기
바뻤죠.  주식회사 삼성이 아닌  삼성특전사입니다. 

하지만 좋은 점도 있긴 합니다. 바로 직장상사와 직원간의 끈끈한 가족같은 정이 있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아쉽게도 이런 모습은 극히 일부 회사만 그렇지 조직이 큰 회사일수록 이런 모습은 별로
없습니다.


남성우월주의와 집단을 위한 희생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화 어퓨굿맨에서는  해병 두명의 심한 구타로 인해 사병 한명이 사망하는 사건을 다루었는데
이 사건을 조용히 덮고자하는 군 수뇌부와   진실을 말할려는 신출내기 군법무관의 갈등을 그리고 있습니다.
또한 영화 커리지 언더 파이어에서는 여성장교를 미화시킬려는 군과  사건의 사실을 알게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과 비슷한 일들이 대기업들에게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대기업의 비리를 양심선언하고 내부고발한
사람은 이유도 없이 회사라는 집단에 의해 따돌림 받고 결국은 해고당합니다.
비리를 고발한 사람은 사회를 맑게 하는 정화수같은 모습이지만  그게 옳은 일인것을 누구나 다 알지만
그와 친한 동료도  조직을 배신했다는 죄를 씌워서 왕따를 시킵니다.  그 왕따를 시키는 대기업직원들이
어디서 그런 무시무시한 집단성을 배웠을까요?  그들은 군대에서 충분히 보고 배우고 느꼈기 떄문에
그런 집단적 광기에 아무런 죄책감 없이 동참하는것입니다.  지금도  대기업에서 부당하게 해고당한
수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그들을  쳐다보는 우리들 시선은  곱지가 않습니다.

내부고발 보다 더 나쁜게 집단을 배신하는 배신자로 바라보고 있기 떄문입니다

요즘은 줄어들었지만 우리 사회 곳곳에 만연된 남성우월주의도  군대문화에서 파생된 것입니다.
여성부폐지를 외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바로 군전역자들입니다.  그리고 말도 안되는 괴담을 퍼트리는것도
그들이죠.


한국에서는 몸이 제대했지만  영혼은 제대못한 분들이 많습니다. 죽을때까지 전역을 명 받지 못하는
분들도 많구요.  저도 군에 갔다온 사람이라서 가끔씩 군시절 모습이 나오기도 합니다. 나보다 나이 어린
사람들을 대할때 갑자기 튀어나오는 욱하는 군대습성들 참 난감할떄가 있더군요.
그런데 재미있느것은 그렇게 군대문화가 튀어 나와도 어린 사람들이 그걸 잘 받아주고 남자답다고
느낀다는것입니다. 

구타문화


군대가서 빠따 안맞아 본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저도 수차례 맞아보고 머리에 딱정이가 질정도로
머리박아도 해보고  저도 딱 한번 구타를 한적이 있습니다. 한 1주일동안 기분이 안좋아서 다시는 하지
않았습니다. 사회 곳곳에서 빠따문화가 성행합니다.  대학교 체육학과는  민병대가 아닐까 할정도로
군대 빰치는 구타문화와 군사문화가 있는 곳입니다.  그 체육학과 학생들에게 총만 쥐어주면 훈륭한
특전사가 될수도 있겠다라는 상상도 가끔 합니다. 

오늘 박노자씨의 글을 읽다가 보니 북한은 구타문화가 없다고 하네요. 정말 놀라웠습니다.
(http://blog.hani.co.kr/gategateparagate/1362 에 박노자씨 글이 있습니다. 글에서는 80년대까지는
이라는 말을 담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군의 실상은 잘 모르겠네요.  박노자씨는 러시아태생 한국인교수님
이십니다)

주적국가인 북한이 없는 구타문화가 한국에서는 있군요.  저는 북한은 당연히 있겠지 했습니다.
그리고 총살문화가 심하다고 들어서 구타도 심할줄 알았는데 거의 없다고 하니 이건 어떻게 해석되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군복무기간이 너무 긴것도 문제일듯 합니다.24개월로 많이 줄어들었지만요.  병영국가 한국
선진국으로 진군하는 길에는 큰 도움이 되고 원동력이 되었을지는 모르지만  선진국이란 게이트를 통과할려면
영혼까지 군에서 전역한 분들이 많아야 할것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