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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길거리에서 활보하며 담배피는 여자 어떻게 생각하세요.

by 썬도그 2008.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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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종로의 피맛골(종로 1가부터 낙원상가까지 있는 종로의 뒷골목)을 걷다가 화들짝 놀랐습니다.
평소에 뒷골목을 자주 들락거리는 (골목매니아임) 저는 오늘도 매연이 반겨주는 큰 대로보단 뒷골목인
피맛골을 걷고 있었습니다. 대학때 선배의 전화를 받잡고 바로 총알같이 튕겨나가 술상대를 해주던
피맛골  그곳을 걷고 있는데  정말 어둑한 골목에서 인기척이 났습니다. 누군가가 있고 다가오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문뜩 중학교떄 뒷산에서 뽄드를 부는 랄랄이들이 하던 이미지가 생각났습니다.
카메라를 목에 걸고 있었기에 그 인기척이 더 컸던걸까요?   저도 놀라서 자세히 보니 20대정도 되는
여자분이 담배를 피고 있더군요. ㅠ.ㅠ  그분은 부끄러워 하고 있었습니다.

담배피는게 부끄럽다니 ㅎㅎㅎ  하지만 그여자분은 부끄러운 몸짓을 한게 분명합니다.
그 모습을 보고  거리를 걸으면서 몇주전 모습이 떠 오르더군요.
몇주전에 경희궁에 가다가 뒷골목을 샤샤삭 움직이는데  위와 비슷한 상황을 한번 목격했습니다.
그리고  몇일전에는 선재아트센터에 볼일이 있어 갔다가 시간이 남어  한옥의 고풍스러운 모습을 담을려고
일부러 골목길을 뒤지고 가는데 어느 여자분이  담배를 물고 고개를 돌리고 피고 계시더군요. 위의 3분의
공통점은 담배피는것을 부끄러워 한다는것 입니다.


질문 하나 던저볼꼐요. 
담배피는 여자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도 10년전만해도  (그 댱시를 기준으로 해서) 담배피는 여자는 꺼렸습니다. 예쁘장하게 생긴 여자가 갑자기
가방에서 담배를 꺼내서 물고 있으면  안그런척 하지만 그여자에 이미지에 빨간줄을 그어 버렸습니다.
여자+담배=타락 이라는 공식이 있었죠.  드라마나 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 그런가요. 드라마나 영화속에서
담배피는 여자들은 깡다구가 있거나  타락한 여자로 그려집니다. 저도 그런 학습효과에 제대로 숙성된
사내였죠.   가장 압권은  사귀던 여자가  군전역후 고무신 꺼꾸로 신고서  나에게 담배를 달라고 하던
모습이었죠.  고무신을 꺼꾸로 신은 모습을 담배로 투영시키더군요.   나 이렇게 변했으니까. 니가 알아서
판단해~~ 

하지만 삶을 살아갈수록 느끼는 것은 담배피는 여자가 타락한 여자도 아니고  몹쓸 여자도 아닙니다 그냥 우리주변에 있는 여자들입니다.  다만 담배를 필 뿐이죠. 내가 야구를 좋아한다고  누가 뭐라고 하지 않듯이
여자가 담배를 좋아한다고 해서 뭐라고 할것은 아닙니다.  하나의 기호식품일 뿐이죠.

여자친구가 내리친 담배충격인지 몰라도 그 이후에  여자 + 담배=타락의 공식을 꺠고  공식에서 여자대신에
인간이라는 단어를 집어놓고 지금까지 바라보고 있습니다.

길거리를 활보하면서 여자가 담배를 물고 지나가는 모습을 본적이 있으신가요?
대학교복학을 하고서 꼴초인 여자후배에게 물었죠.

야!  그런데 길거리에서 담배피면 안되냐?
경범죄에 걸릴껄?
그려냐?

지식인에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도 참 많더군요. 
경범죄는 아니더군요. 그냥  안필뿐이죠.  여자들도 인식이 좋지 않은걸 알고서 스스로 안필뿐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여자들이 담배를 안피는것은 아니죠.  그나마 남자들 앞에서 맞담배를 피는 여자는
개방적이고 그마저도 못하는 여자들은 여자화장실에서 피죠.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사에서는 안피고 담배가 고프면(?)회사 옥상에서 피는 여자들이
많죠.  그리고 술자리에서 술기운을 빌려서 피는 여자가 대부분입니다.
왜 그럴까요?  다 자기 이미지관리떄문에 그런것 같습니다.

복학하고 나서 여자후배가 대선배(졸업한 선배)앞에서 담배를 피는것을 보고 그 대선배가
날뛰던적이 있었습니다.  참 난처했습니다. 제가 재학생중 최고의 고참이었는데  제가 허락을 했거든요.
피던말던 자기몸 나쁜거고 하나의 취향인데 그걸 뭐라고 하지 말라고 공식적으로 말했고 뭐 제가 그런말을
했더니 내 밑에 남자후배들도 다 용납을 하더군요 (ㅠ.ㅠ 이것도 한국적 문화지만)
그런데 그 졸업한 선배는 용납을 못합니다.  제가  꾸지람듣고 주의시키겠다고 끝났지만 참 난처하더군요.
어른앞에서 담배피지말라는 명제도 아니고 단지 여자니까 피지 말라는 논리로 그 선배가 나에게
지시했을떄  선배를 설득할수도 없고 (설득할려고 했다간 내가 몇대 맞았겠죠) 그렇게 유야무야 넘어갔습니다.

길거리뒷골목말고  거리를 활보하면서 담배를 피는 모습을 본적은 딱 두번있었는데요.
한번은 노랑머리를 한 서양인이었구 한명은  까만머리를 한 여자였습니다. 그분이 한국인이었을까? 하는
의구심은 있지만 아마 일본인이 아니였을까 합니다.

흡연하는 여자분들에게 질문을 해보죠
왜 길거리에서 당당하게  담배를 못피시나요?

뭐 위에서 지적한 이미지와 사회적 관념과 시선의 따가움때문인것은 예상하지만 다른무엇이 또 있나요?
만약 따가운 시선이라면  좀 변했으면 합니다.  남자들은 담배피는게 당연하지만 여자가 피면 왜 안되는지
만약 이미지실추라면 그건 각자가 떠 안고 가야 할 문제인데 그걸 강요하면 안되지 않을까요?

뭐 나이 많이 드신 어르신들은 그런 모습을 아직도 용납못하십니다.  그래서 가끔 신문의 가쉽란에
여자가 담배피는걸 지적했다가 봉변을 당한(?)어르신 얘기가 가끔 실리긴하죠.
우린 여자는 이래야 한다라고 하는 순결주의가  만연해 있느것은 아닐까요?

얼마전 어느 블로그에서 보니 문근영이 담배피는것에 실망했다는 글을 봤는데요.
왜 문근영이 담배피면 안되나요?  국민어머니인 김혜자씨가 골초라는 사실에 왜들 그렇게 실망하시나요?
우린 우리가 생각하고 만드는 세상을 남에게 강요하는것은 아닐까요?

얼굴반반하고 예쁘장한 여자가 가방에서 담배갑을 꺼내서 피면 화들짝 놀라고
좀 놀았을만한 여자가 담배를 꺼내면  뭐 그러려니 할까요?

여자는 다소곳하고 순종적이어야 한다는 우리가 만드는 여자들에 대한 이미지 이젠 그 철조망과 바리케이트를
치웠으면 합니다.  여자가 아닌 같은 인간으로 봐주었으면 합니다.


오늘은 여성의 날입니다.  여성부를 없애라는 마초들의 울부짓음보단  여성부가 없어도 여성들이
평등하게 대우받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여성상위시대라는 저급안 단어가 만들어지지 않는 사회가
진정한 여성동등사회일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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