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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월드

숏폼의 리텐션 편집 시대를 이끈 미스터 비스트 자극적 편집을 접다

by 썬도그 2024.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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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비스트는 구독자가 2.48억 명이라는 세계 제일의 구독자 숫자와 수익을 내고 있는 1위 유튜버입니다. 작년에는 한국에서도 인기 1위를 차지하기도 했죠. 미스터 비스트는 한국 성우까지 섭외해서 한글 자막이 아닌 한국어 더빙판도 올리고 있습니다. 

 

저도 몇 개 봤는데 제가 좋아하는 영상물과는 달라서 거의 보지 않습니다. 돈 많은 사람이 할 수 있는 행동들이 대부분이더라고요. 그냥 90년대 빅히트를 친 '호기심 천국'의 21세기 해외 버전 느낌입니다. 

 

미스터 비스트의 리텐션 편집 따라 하기가 유행하다 

미스터 비스트의 리텐션 편집

 

유튜브 영상을 보다 보면 일정한 패턴들이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언젠가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요즘 유튜브 영상 보면 초반 5초 안에 그 영상의 하이라이트를 보여주고 시작합니다. 왜 이러는 걸까요?  가장 자극적인 걸 가장 먼저 보여주고 시작합니다. 마치 코스 요리에서 핵심 요리를 미러 보여줘서 맛을 보게 하는 것이 합리적일까요? 기대를 전혀 할 수 없잖아요. 

 

그러나 유튜브라는 특성을 보면 그래야만 합니다. 초반 5초~10초 안에 시청자를 잡지 못하면 뒤로 버튼 눌러서 나가 버립니다. 이 처음 5초 안에 시청자의 마음을 잡아야 하기에 하이라이트를 보여줘야 합니다. 아니면 낚시성 영상을 넣어야 합니다. 이런 식의 유튜브 편집을 리텐션 편집이라고 합니다. 

 

미스터 비스트는 리텐션 편집에 대해서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 내용을 정리하면 

 

미스터 비스트의 리텐션 편집

  • 동영상 초반 5초 안에 하이라이트나 기대치를 끌어올린 영상을 넣어라
  • 처음 20초에 이 영상을 보면 얻는 보상이나 호기심을 자극할 내용을 넣어라
  • 2초 이하의 빠른 컷 편집 
  • 와우 같은 감탄사를 자주 넣고 대량의 효과음을 사용해라
  • 지루한 구간은 가차 없이 잘라서 버려라 (점프 컷)

리텐션 편집은 80~90년대 홍콩 영화에서 자주 보던 스타일

미스터 비스트의 리텐션 편집

80년대 홍콩 액션 영화가 큰 인기를 끈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의리라는 할리우드에서 볼 수 없었던 가치를 넣은 영화들이 많았습니다. 의협심을 강조하는 무협 소설의 영상화였죠. 여기에 액션도 현란했습니다. 이 당시 홍콩 영화가 관객을 사로 잡기 위한 여러 장치 중에 하나가 한 장면을 여러 카메라로 동시에 촬영해서 이어 붙였습니다. 마치 요즘 예능 프로그램처럼요

 

이러다 보니 탄창을 갈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쏜다는 쓴소리도 들었죠. 친구와 영화 보다가 탄창에 100발이 들어있냐는 쓴소리도 많았습니다. 여기에 폭발 장면은 슬로 모션을 많이 사용했고요. 무엇보다 액션 장면을 보면 컷이 엄청 빠릅니다. 길어야 2초 보통 1초 만에 다른 컷으로 넘어갑니다. 

 

컷이 빨라지면 액션은 더 화려해지고 복잡해 보이고 뭔가 많이 들어가 있는 느낌이 듭니다. 
이게 요즘 유튜버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지루한 설명 영상도 지루하지 않게 마이크 앞에서 말하는 장면을 3개의 카메라를 설치하고 2초마다 한 번씩 전환을 해줍니다. 그러면 유튜버 몸은 그대로 있는데 마치 움직이는 효과를 줍니다. 

 

게다가 역대급이라는 단어를 남발하고 감탄사를 연발합니다. 보면 별것도 아닌데 시청자의 감정에 호소하려고 과장된 소리와 액션을 취합니다. 그러나 이런 홍콩영화식의 빠른 컷 편집은 영상의 퀄리티를 숨기기 위한 장치였습니다. 홍콩 영화는 제작비를 아끼면서도 박진감 넘친 장면을 위해서 빠른 컷 편집을 엄청나게 사용했습니다. 

 

유튜브에 올라온 <영웅본색 2> 장면을 보면 조준도 안 하고 총이 흔들려서 제대로 맞지도 않을 것 같은 장면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일시정지 해가면서 분석해서 보면 조악한 장면을 숨기기 위한 하나의 트릭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 영화는 일시 정지 해가면서 보는 사람이 적고 유튜브도 다시 보기 및 일시 정지를 하면서 볼 수 있지만 시간도 

리텐션 편집 인기에 부스터를 달아준 숏폼 

미스터 비스트의 리텐션 편집

틱톡이라는 짧은 길이의 스마트폰에서 보기 좋은 세로 모드 동영상 인기가 엄청나게 늘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동영상 서비스로 유튜브를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하자 전문 영상 제작자나 검증받은 일부 아마추어 영상 제작자들과 함께 숏클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포털 다음도 PC 메인을 개편하면서 오늘의 숏을 올리고 있습니다. 
숏폼이라고 모든 컷이 1~2초인 것은 아닙니다. 영화나 드라마 장면을 그대로 잘라서 사용하기도 하고 1분짜리 영상이 1컷인 경우도 있죠. 그러나 대부분은 컷 길이가 아주 짧습니다. 자극적이죠. 저도 숏폼을 보긴 합니다만 보다 보면 현타가 수시로 옵니다. 이걸 봐서 뭐 하나 하는 생각도 많이 들고요. 

 

물론 삶에 도움이 되는 영상 또는 힐링이 되고 마음이 편해지는 영상도 많지만 대부분은 시간 낭비들입니다. 
두 사람이 10만원 짜리 면도기를 두고  가위 바위 보 게임을 한다고 칩시다. 이기는 사람이 가지는 것이고요. 그럼 누가 이길지 안 궁금합니까? 생판 모르는 사람이 하는 가위, 바위, 보 게임을 보게 됩니다. 이게 숏폼의 문제입니다. 안 봐도 되지만 궁금하게 만드는 영상들의 연속이죠. 

 

저만 이렇게 생각할까요? 숏폼에 중독된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그 폐해도 늘어가고 있습니다. 

즉각 보상 보다는 지연 보상을 즐기는 것이 보다 성숙한 삶

숏폼의 문제점은 즉각적인 보상입니다. 그래서 바로 재미를 제공하지 않으면 스와이프 해서 다음 숏폼 영상으로 넘어가고 그것도 2초 안에 아무런 재미를 주지 않으면 바로 넘어갑니다. 즉각적인 보상을 주는 것들이 있죠. 대표적인 것이 도박입니다. 도박은 즉각적인 보상을 주기에 중독이 됩니다. 이런 즉각적인 쾌락을 유도하는 대부분의 것들은 폐해가 많고 중독을 유발합니다. 

 

반면 로또 같이 1주일 후에 나오는 보상은 그나마 낫습니다. 즉석복권보다 로또가 낫습니다. 그럼에도 가장 좋은 쾌락은 수동적인 쾌락이 아닌 내가 뭔가를 해서 느리게 얻는 보상입니다. 지연 보상을 받으려면 신뢰가 있어야 합니다. 일을 하고 1달 후에 월급이 들어오죠. 그런데 1달 후에 월급을 받을지 어떻게 믿죠? 그러나 대부분의 회사는 높은 신뢰 관계에서 이루어지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믿습니다. 이게 다 신뢰 사회라는 방증이 아닐까 합니다. 

 

또한 지연 보상은 중독성도 없고 세상 이치와 어울립니다. 우리 주변에서 즉각적인 쾌락 보상을 하는 대부분 것들은 자연스럽지 못합니다. 도박, 마약 등등 즉각 쾌락제들은 문제들이 많습니다. 물론 놀이동산에서 타는 놀이 기구들도 즉각 쾌락제이지만 하루 종일 놀이기구를 탈 수도 없습니다. 하다 못해 놀이기구도 기다렸다 타야 하는데요. 

 

리텐션 편집을 줄이고 있는 미스터 비스트 

미스터 비스트의 리텐션 편집

미스터 비스트는 2023년에 동영상 컷 편집 속도를 늦추고 좀 더 이야기에 집중하고 소리를 덜 지르고 개성을 더하고 동영상을 길게 담는 작업을 시도했는데 놀랍게도 조회수가 더 급등했습니다. 리텐션 편집 시대를 이끈 미스터 비스트의 이런 변화는 영상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실사판 오징어 게임 편은 전형적인 리텐션 편집이었지만 무인도에서 7일간 살아남기는 일반 예능 프로그램이나 영화나 드라마처럼 좀 더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숏폼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밥을 안 주면 바로 우는 어린아이가 되는지 알아서 주겠지라고 좀 더 길게 기다릴 수 있는 지연 보상의 삶이 더 건강한 삶이라는 걸 성인이라면 잘 알고 있을 겁니다. 따라서 숏폼의 시대도 몇 년 안에 변하거나 사라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저 조차도 숏폼 하루에 1시간 이상 보다가 최근 숏폼을 끊으니 그 1시간에 걷거나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으면서 좀 더 윤택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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