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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우정을 소재로 한 작지만 아름다운 영화 다시(Happen To Happen)

by 썬도그 2024.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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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감독이자 영화감독인 전주희 감독의 입봉작인 중편 영화 <다시(Happen To Happen)>를 지난 일요일 홍대 상상마당 지하 영화관에서 봤습니다. 홍대 상상마당은 참 오랜만에 왔네요. 초대를 받아서 영화를 봤습니다. 

영화 다시(Happen To Happen)

전주희 감독님 필모를 소개하자면 영화 <마녀 2>, <자백>, <소울메이트>, <사자> 등의 영화음악감독을 맡았습니다. 이외에도 올해 개봉하는 <삼악도>의 음악도 맡았습니다. 그런데 영화음악 감독이 연출을 한 영화가 <시작>입니다.  미술감독, 조감독, 무술감독, 카메라 감독 등 다양한 스텝 분들이 연출을 하는 것은 봤어도 음악감독님의 연출작은 흔하지 않은데 연출을 하셨네요. 

 

이 영화라는 것이 종합 매체라서 가능한 것이겠죠. 그럼에도 미술, 카메라, 무슬은 시각 분야이고 영화가 종합 매체라고 하지만 시각적인 힘이 크기에 보통은 시각 관련 스텝 분들이 연출을 합니다. 그런데 음악 감독님이? 호기심도 생기고 어떻게 만드셨을까 궁금했습니다. 참고로 이 49분짜리 영화로 단편보다는 길고 장편보다는 짧은 중편 영화입니다. 

 

중편이지만 제작 규모는 단편급이라고 할 정도로 스텝이 음향, 카메라 감독님과 감독님등 총 3~4명입니다. 전주희 감독이 각본, 음악, 제작, 편집까지 맡았습니다. 이 영화 <다시>는 해외에서 꽤 많은 상을 받았습니다. 

 

사이프루스 국제영화제(Cyprus International Film Festival)에서 각본상과 촬영상을 수상했으며, 파리 리프트오프 영화제(Paris Lift-off Film Festival)에서 관객상을 수상하고, 코스타브라바 영화제(Costa Brave Film Festival)에서 여성감독상, 파노라마 국제인디영화제(Panorama International Indie Film Festival)에서 음악상을 수상하였고, 셉티미우스 어워즈(Septimius Awards)에서 음악부문과 아시아 여배우부문, 그리고 비엔나 국제영화상(Vienna International Film Awards)에 프로덕션디자인으로, 센트럴 플로리다 영화제(Central Florida Film Festival)에서 드라마 단편으로 노미네이트 되었으며, 그 외 다수 영화제에서 수상 및 노미네이트 되었습니다. 

영화 다시(Happen To Happen)

감독님 가족들과 지인들과 초청 받는 분들과 영화 <다시>를 봤습니다. 

 

친구 고양이를 돌려주는 여정을 담은 영화 <다시>

영화 다시(Happen To Happen)

누리(김규리 분)는 단짝 친구 새나의 고양이 토리를 돌려주기 위해서 택시를 탑니다. 그러나 운전학원 연수차량을 실수로 탑니다. 선글라스를 낀 누리는 창피했지만 쿨한 척 내색을 안 합니다. 운전학원 차는 누리를 441번 버스 정류장에 내려줍니다. 그런데 이 누리가 버스를 잘못 탑니다. 441번 버스를 타야 하는데 44-1을 탑니다. 

 

엉뚱한 곳에 내린 누리. 불행은 계속 이어집니다. 핸드폰과 신용카드도 지나가는 행인과 부딪혀서 배수구에 빠집니다. 얼마 없는 현금을 들고 친구네 집으로 향합니다. 

 

영화 다시(Happen To Happen)

그러나 친구네 집은 나오지 않고 낯선 곳에서 하룻밤을 잡니다. 그런데 초반에는 누리의 옷이 참 불편해 보였습니다. 친구네 집에 가는데 저런 불편한 복장 특히 하이힐이 필요한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런 복장으로 하룻밤을 자고 또 그 먼 거리를 이동합니다. 산까지 타는 등 보기에도 불편한 길과 옷 그리고 고양이를 들고 다니는 모습이 고난 같다는 생각마저 드네요. 

영화 다시(Happen To Happen)

게다가 친구에게 연락해서 핸드폰 카드 다 분실했다고 연락하고 나와 달라고 하면 되는데요. 지나가는 사람이나 아무 가게나 들어가서 사정 말하고 전화 한 통이면 되잖아요. 그러나 누리는 그런 상식적인 행동을 안 합니다. 무슨 사연이 있겠지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럼에도 답답함은 지워지지 않네요. 

 

그렇게 도착한 곳은 친구네 집이 아닌 친구가 말했던 연락을 안 하고 산다는 카페를 운영하는 새나의 이모네 집이었습니다. 그리고 영화 후반 제가 답답해 했던 부분을 설명해 주는 숨겨진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순간 아~ 하는 탄식이 나옵니다. 반전이 아주 큰 영화네요. 초반의 불편한 의상도 후반 반전을 위한 설정이었네요. 반전은 스포라서 소개하지 않겠습니다. 

영상과 음악과 강한 서사가 좋았던 영화 <다시>

영화 다시(Happen To Happen)

영화 <다시>는 음악감독님이 만든 영화 답게 음악이 엄청 좋습니다. 독립영화나 저예산 영화들은 음악에 큰 투자를 못합니다. 그래서 음악이 거의 없죠. 그러나 이 영화 <다시>는 감독님이 음악 감독님이다 보니 영화 전체에 음악이 꽤 많고 메이킹 필름에는 노래가 들어갑니다. 음악이 아주 아주 풍성합니다. 

 

또한 영상도 꽤 좋고 재미있는 시도도 많더라고요. 물론 전문 촬영 장비가 아닌 대부분의 촬영을 풀프 미러리스에 짐벌을 끼고 촬영해서 안정감이 좀 떨어지는 느낌은 있어도 정말 열악한 환경에서 이렇게 잘 뽑아내는 것도 쉽지 않았는데 꽤 영상을 잘 뽑았습니다. 

영화 다시(Happen To Happen)

특히 영화 <다시>에서 누리가 옷을 갈아 입고 거니는 해변가는 어디인가 궁금할 정도로 낙조가 너무나도 아름다웠습니다. 영화 다 보고 나서 저긴 어딜까 검색해 보니 인천 앞 선재도 해변가더라고요. 뻘 다방 앞의 해변이네요. 선재도는 영화 <연애소설> 촬영지이기도 하죠. 언제 선재도 한 번 가봐야겠습니다. 

영화 <다시>는 후반 반전이 꽤 강력합니다. 아름다운 석양과 함께 가장 인상 깊었던 대사인 서해의 물빠진 바다를 보고 더 멀리 보내기 위해서 물이 빠졌다는 대사는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물론 성긴 구석도 있죠. 현실과 환상이 섞인 듯한데 구분이 쉽지 않더라고요. 또한 의도한 연출인지 아닌지 모를 장면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첫 연출작 그것도 식구와 지인과 함께 만든 영화라는 걸 감안하면 아주 잘 만들었습니다. 

영화 다시(Happen To Happen)

다른 영화와 다른 점은 꽤 많았는데 영화 끝에 영화 촬영 과정을 담은 메이킹 영상을 보는 재미도 좋더라고요. 생각보다 너무 작은 규모에 놀랐어요. 주연인 김규리 배우만 오디션을 통해서 선발되었고 다른 배우들은 가족이나 친구 그리고 스텝은 친척과 지인이 모여서 만들었습니다. 

 

배우 빅알렉스, 자메즈도 운전학원 차량 씬에서 나오고요.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총 10번 정도 촬영을 해서 만들었네요. 
영상에서 고생과 웃음이 다 묻어 나오네요. 

영화 다시(Happen To Happen)

전주희 감독의 첫 영화 다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감독이네요. 앞으로도 꾸준히 영화 만들어주세요.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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