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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신선하지만 난해한 마보로시에 대한 해석과 평

by 썬도그 2024.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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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진격의 거인 파이널 2편>을 보면서 최고의 액션 장면을 만들었다고 많은 사람들의 칭송이 자자했고 저 또한 뛰어난 역동감과 작화에 깜짝 놀랐습니다. 영화를 방불케 하는 뛰어난 3D모델링 된 액션과 작화는 감동이 콸콸 쏟아져 나오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이 <진격의 거인 파이널 2편>의 만든 영화사가 일본의 신생 제작사인 MAPPA입니다. 작화가 오지고 지리는 애니를 잘 만듭니다. 

MAPPA에서 제작한 첫 장편 영화 애니 마보로시

애니 마보로시

MAPPA에서 제작한 첫 극장용 장편 애니 <마보로시>는 일본에서 <앨리스와 텔레스의 환상공장>으로 2023년 개봉했다가 개봉 첫 주 8위를 기록했습니다. 한 마디로 쫄딱 망했습니다. 보고 나시면 왜 망했는지 아실 겁니다. 저도 수많은 영화와 애니를 봤지만 이런 이상한 애니는 본 적이 없다고 할 정도로 뭔 소리인가 했네요. 한국에서는 개봉도 안 하고 넷플릭스로 공개되었네요. 

 

전체적으로 놀라운 이야기이지만 이걸 감지하지 못하면 보다가 현타가 자주 출몰합니다. 뭔 소리를 하고 싶은 건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이야기가 무슨 이야기인지 알기 쉽지 않습니다. 저도 보다가 한숨이 자주 나오네요. 따라서 <마보로시>를 다 보시면 검색을 통해서 <마보로시> 해석을 많이 찾아 보실 겁니다. 

 

그래서 스포가 있을 수 있지만 이 애니는 오히려 스포를 보고 전체 내용을 보시고 보면 편하게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아래 글은 후반 내용까지 다 소개를 하겠습니다. 물론 모르고 보다가 후반 터지는 내용에 공감과 감동을 받을 수 있지만 그럼에도 알고 보는 게 끝까지 보는데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물론 스포가 있는 단락만 한 문단으로 묶겠습니다. 

 

마보로시 줄거리 <스포 없음>

애니 마보로시

1991년 제철소가 있는 한 지방 도시에 사는 14살 중학생 마사무네와 친구들은 집에서 공부를 하다가 제철소가 폭발하는 장면을 봅니다. 애니는 다시 폭발 전 장면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뭔가 달라진 것을 인지하지만 그게 뭔지는 모르는데 또 다시 제철소가 폭발합니다. 이번에는 거대한 늑대 머리를 한 연기 기둥이 하늘의 갈라진 틈을 막고 있습니다. 

애니 마보로시

그날 이후 이 제철소가 있는 지역은 시간이 흐르지 않고 1991년 겨울에 멈춰 있습니다. 처음에는 일본 애니인 <째깍째깍>의 시간이 멈춘 세상을 담거나 하루가 계속 반독되는 <사랑의 블랙홀> 류의 시간에 관한 영화처럼 보였지만 좀 다릅니다. 사람들은 겨울이지만 춥지도 않고 고통도 느껴지지 않은 이 세상을 반복할 뿐입니다 

 

이 제철소 마을에는 유일한 규칙이 있는데 '아무 것도 바꿔서는 안 된다'입니다. 무슨 이유에서 인지 모르겠지만 이 저주 또는 축복에서 벗어나려면 모든 것이 폭발 사고 이전으로 유지해야 합니다. 심지어 마음까지도요. 올해도 14살, 내년도 14살 그렇게 수년 째 같은 나이로 살고 있는 마사무네와 마을 사람들은 마음이 변하면 안 됩니다. 마음이 변해서 이 환상의 세상에서 떠나고 싶으면 거대한 늑대 모양의 연기가 갈라진 마음을 가진 사람을 집어삼켜서 삭제시킵니다. 

 

마을은 수시로 하늘이 갈라지는데 그때마다 제철소에서 나온 푸른 늑대 연기가 이 갈라진 하늘을 막습니다. 
제철소 직원인 '사가미 마모루'는 이게 다 신이 노해서 일어난 일이라면서 최선을 다해서 변하지 않는 마음을 간직하라고 주장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 세계는 멸망한다고 공포감으로 독재자가 되어갑니다. 자세한 설명이 없습니다. 이러다보니 영화 초반에는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애니 마보로시

감성이 풍부한 중학교 남학생인 마사무네가 짝사랑하는 같은반의 '사가미 무츠미'를 따라서 제철소 5 용광로에 들어갔다가 늑대 소녀 같은 덩치는 10대인데 하는 행동은 5살 아이 같은 '이츠미'를 만납니다. '이츠미'는 신의 아이라고 하는 아이로 이 모든 것이 이 아이 때문에 일어난 것처럼 보입니다. 최소 이 이상한 현상을 설명하거나 해결해 줄 수 있을 듯합니다. 

 

'이츠미'를 돌보던 마사무네는 '이츠미'를 데리고 제철소 밖으로 나옵니다. 한번도 나온 적 없던 '이츠미'가 제철소를 나가자 다시 하늘이 깨집니다. 이번에는 하늘을 넘어서 지상까지 파편처럼 흩어지는데 깨진 틈으로 보는 세상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 틈 사이로 보이는 세상은 현실이고 마사무네가 사는 세상은 환상인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 사태가 일어나자 권력자인 '사가미 마모루'가 중대 발표를 합니다. 이 세상은 환상인데 그게 뭐 어떠냐 우리는 영원히 죽지 않은 존재가 될 수 있다면서 장광설을 펼치지만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아이들입니다. 평생 14살 중학생으로 살기 싫다는 소리에 미래가 없는 세상이 싫다고 하는 사람들이 나옵니다. 반대로 이제 막 사랑 고백을 해서 사랑을 시작하는데 이 환상이 사라질 수 있다는 생각에 현재에 만족하고 이게 현실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반대도 있습니다. 

 

애니 <마보로시>에서 마보로시의 뜻은 환상입니다. 즉 환상의 세상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럼 이 환상은 누구의 환상이고 이 환상의 세상에 사는 사람들은 헛것이고 무의미할까요? 애니는 놀랍도록 창의적인 내용이지만 동시에 뭔 소리를 하는 건지 모를 정도로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이러다 보니 일본에서 흥행에 실패했고 좋다는 사람도 꽤 있지만 싫다는 사람도 많은 전형적인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애니입니다. 저도 애니를 다 보고 다시 보면서 확인하면서 이야기의 얼개를 다시 맞추고 있을 정도네요. 그런데 이 애니를 해석하는 데는 의외로 간단할 수 있습니다. 

마보로시 해석과 스포 있음

애니 마보로시

이 단락은 스포가 있으니 보실 분들은 다름 단락으로 넘어가세요. 

 

<마보로시>의 감독은 오카다 마리입니다. 이 감독의 전작을 살펴보면 2016년 개봉한 <마음이 외치고 싶어해>가 있습니다. 이 애니 꽤 좋은 애니입니다. 어렸을 때 수다쟁이 었던 아이가 부모의 이혼이 자기 때문이라는 트라우마로 인해 실어증에 걸립니다. 그 실어증을 극복하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애니 마보로시

실어증도 하나의 증상이고 장애입니다. 그렇다면 전 이 <마보로시>도 비슷한 시선이 들어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 후반 늑대 소녀 같은 이츠미를 다시 현실세계로 돌려 보내려고 합니다. 아버지의 일기장을 통해서 알게 된 사실은 이츠미는 아버지의 손녀 그러니까 무츠미와 마사무네가 낳은 딸입니다. 자신들의 딸임을 알게 된 두 14살 부모는 자신들이 사라질 수 있다는 공포에도 1991년 제철소 폭발 사고 때 이 환상의 세계에 들어온 실존하는 존재인 이츠미를 현실로 향하는 열차에 태워 보냅니다. 

 

이 애니가 그렇게 친절한 애니가 아닙니다. 무슨 이유로 이 환상의 세계에 왔는지 왜 보내야 하는지 여러가지 해석을 낳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 이렇게 해석되네요. 현실 세계에서는 이츠미가 마을 축제에서 실종된 것처럼 그려지지만 그 실종은 실제 실종이 아닌 5살에서 더 이상 성장하지 않는 정신지체 상태가 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애니 마보로시

 

따라서 이츠미는 몸은 10대 소녀지만 5살 상태에서 성장이 멈춥니다. 그 이츠미가 만들어낸 환상의 마을에 마사무네와 무츠미와 마을 사람들이 살아갑니다. 따라서 이츠미가 평생 5살로 살면 환상의 마을은 그대로 매년 반복되지만 영원할 수 있습니다. 물론 미래는 없고 성장도 없습니다. 그러나 이츠미가 이 5살로 평생 사는 건 현실 속 사람들에게는 큰 고통이죠. 

 

이를 알고 마사무네와 무츠미는 합심해서 이 미래의 딸을 현실로 향하는 열차에 태워서 이 5살의 세상에서 밀어내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라고 합니다. 다만 이 애니가 그렇게 해서 환상의 세계가 파괴되면서 끝나면 좋으련만 또 환상의 마을은 봄이 찾아오면서 끝이 납니다. 이러다 보니 제 해석이 틀린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참 여러모로 복잡하네요. 여기에 삼촌이 형수를 좋아하는 것이나 이츠미가 과거의 아빠를 사랑한다는 설정이 좀 과한 설정들이 많네요. 

 

현재 일본의 지방 도시의 현실을 반영한 듯한 <마보로시>

애니 마보로시

미래를 삭제 당한 제철소 마을 사람들은 미래가 없어도 사는데 문제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미래가 없으면 삶의 의미가 없다는 사람들로 나뉩니다. 특히 아이들은 어른이 되고 싶고 미래를 원하지만 노인들은 현재가 만족스럽습니다. 어차피 미래는 노인들의 편이 아니니까요. 그렇다고 10대 아이들 모두가 미래를 원하는 건 아닙니다.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현재가 꽃밭인 사람은 현재가 좋죠. 

 

마치 노령 인구가 늘어나고 미래가 사라지고 있는 일본 그리고 한국의 현주소를 보는 느낌입니다. 요즘 지방에 가면 아이들이 없습니다. 노인과 외국인 노동자만 가득하다고 하죠. 대도시에 사는 인구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 모르죠. 그렇게 미래가 삭제된 지방 도시의 삶을 은은하게 반영합니다. 초반은 지방 소멸을 다룬 애니인가 했다니까요. 

 

신선한 스토리와 놀라운 작화 그러나 난해함이 문제

애니 마보로시

작화 엄청 좋습니다. 요즘 일본 애니 물만났어요. 인물까지 3D로 만들어서 공간감을 자아내게 하면서도 2D 작화의 자연스러움까지 함께 넣고 있습니다. 모두가 '신카이 마코토' 같습니다. 음악도 좋고요. 문제는 왜 이리 복잡한 이야기로 만들었는지 모르겠네요. 

 

감정 없는 세상 감정을 느끼고 미래를 갈구하는 생동감 넘치는 세상이 평온하고 변화 없는 지금의 현실보다 낫지 않냐는 메시지를 담고 싶은 건지 두 어린 부모의 부성애, 모성애를 담고 싶은 건지 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지 핵심이 약합니다. 뭘 이리 복잡하게 만들어 놓았는지 모르겠네요. 소재는 참 신선합니다. 누군가의 환상에서 사는 사람들을 다룬 것 같은 점은 좋지만 이걸 중간에 좀 제대로 설명을 하고 납득이 가게 해야지. 그냥 밑도 끝도 없이 대충 설명하고 냅다 달려 버리니 당혹스러움의 연속입니다. 

 

제가 해석이라고 써 놓은 것도 제 해석이지 감독이 담고자 하는 이야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러니 일본에서 망하고 한국에서는 개봉도 안 하고 OTT로 직행했죠. 다만 참 묘한 매력이 있다 보니 다 보고 나서도 계속 떠올리게 하네요. 

 

별점 : ★ ★ ★
40자 평 : 환상 속에 그대들이 너무 난감하고 난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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