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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스위트홈2는 CG만 진화하고 스토리는 괴물이 되어버린 망작

by 썬도그 2023.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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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홈>은 한국이 만든 넷플릭스 드라마가 전 세계 인기 순위 2위까지 끌어올린 K드라마를 세계에 알린 드라마였습니다. 보면서 이게 한국 드라마 맞나? 할 정도로 놀라운 서사와 VFX에 깜짝 놀랐습니다. 특히 VFX는 미국의 도움을 받아서 기존 한국 드라마에서 볼 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좀비 영화의 형태를 띄고 있지만 좀비 영화와 달리 괴물이라는 각기 자른 능력과 외형을 가진 형태를 가지고 있어서 X맨과 좀비를 섞어 놓은 느낌이 강했습니다. 괴물의 외형은 랜덤이 아닌 그 사람의 욕망이 표현됩니다. 관음증 욕망이 강한 사람은 거대한 눈 괴물로 변하는 독특한 설정이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 전염병 시기라는 시의성까지 맞아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그렇게 <스위트홈>은 전 세계적인 인기 폭발로 시즌2 제작에 들어갔고 3년 만인 2023년 12월 1일 오픈했습니다. 

놀라운 VFX에 한국의 VFX 실력에 깜짝 놀란 스위트홈 시즌2

스위트홈2

<스위트홈>은 낡은 아파트라는 사는 사람들이 갑작스럽게 일어난 괴물화 사태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인군상과 그들의 선택을 통해서 인간성에 대한 깊은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 서사가 아주 뛰어난 드라마는 아니었지만 독특한 소재의 스토리가 주는 재미가 좋았죠. 

 

총 10화로 구성된 <스위트홈> 시즌 1은 괴물화가 왜 일어나는지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습니다. 그냥 괴물화 사태를 막는 것도 해결하는 것도 없습니다. 그냥 괴물이 등장하면 막는 식이었죠. 그 과정과 함께 괴물 같은 인간과 인간 같은 괴물이 등장해서 괴물과 인간의 정의에 대한 물음도 살짝 던져 놓습니다. 

 

그렇게 넷플릭스의 최대 기대작 중 하나인 <스위트 홈> 시즌2가 12월 1일 오픈되었습니다. 총 8부작으로 연출은 이응복, 박소현이고 극복은 홍소리, 박소정입니다. 이 이응복 연출가는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 선샤인>, <스위트홈>으로 매번 홈런을 치던 분이지만 2021년 <지리산>에서 살짝 미끌립니다. 김은희 작가와 함께 만든 지리산 배경 미스터리물을 연출했는데 1화 보고 안 봤습니다. 아니 산을 소재로 한 영화면 산에서 찍어야지 뭔 심정인지 모르겠지만 크로마킷 촬영을 하더라고요. 그 모습에 군기가 빠졌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요즘 한국 드라마가 잘 팔려나가는 게 엄청난 디테일들인데 산 정상을 크로마키로 쳐 놓고 실내 촬영을 한다고요? 너무 어이가 없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런데 이 어이없음이 <스위트홈> 시즌2까지 이어지는 느낌입니다. 

스위트홈2

<스위트홈2>를 보려면 시즌1을 다 보고 봐야 합니다.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원작 웹툰을 보지 못해서 시즌2와 얼마나 같고 다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스위트홈 시즌2는 VFX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인간 반, 괴물 반인 차현수(송강 분)는 괴물에 먹힌 편상우(이진욱 분)와 전투 장갑 차량에서 혈투를 벌입니다. 이를 서이경(이시영 분)과 군인들이 따라갑니다. 이 장면은 2가지로 놀라운데 기존에 한국 드라마와 영화에서 보기 어려운 낮 시간의 서울 전경을 배경으로 한다는 겁니다. 

 

괴물화 이후 아포칼립스가 된 서울의 황폐한 상황을 배경으로 반포대교 위를 질주하다가 잠수교로 추락하는 장면까지 담습니다. 기존의 한국 드라마와 영화 통틀어서 보기 어려운 장면입니다. 영화 <백두산>의 테헤란로 붕괴 장면이 엄청난 CG가 들어갔는데 그거 구현하려고 많은 돈이 들어갔다고 하죠. 그런데 한국도 이제 할리우드급의 VFX 장면을 만들 수 있음에 놀랐습니다. 또 하나 놀란 것은 그럼에도 아직 티가 너무 많이 나서 카 체이싱을 VFX로 구현한 것은 시기상조이자 무리라는 생각이 드네요. 놀라운 VFX에 스크롤을 싹 뒤져보니 중국의 VFX 인력들이 많이 투입되었네요. 이  VFX 보통 CG라고 하는 것이 인력과 돈을 갈아 넣으면 퀄리티는 좋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스위트홈 시즌2'는 엄청난 제작비를 갈아 넣었습니다. 

 

이 VFX는 3화까지 놀라움을 계속 선사합니다. 다 붕괴된 서울을 보여주고 특히 88 올림픽 주경기장을 실제 붕괴된 느낌으로 아주 잘 구현했습니다. 특히 괴물을 구현한 모습이 한국 드라마 맞나 할 정도입니다. 크게 놀란 건 이런 크리처물은 밤이나 실내 같은 어두운 곳을 배경으로 해야 제작비가 적게 드는데 대담하게도 낮에 괴물이 뛰어다니는 장면도 잘 담았습니다. 

스위트홈2

그렇데 3화까지 그린홈에서 나온 시즌 1의 주인공들은 함께 올림픽 주경기장으로 군인들의 인솔하에 이동합니다. 그런데 이 주경기장에 강철비라고 하는 다연장 로켓을 쏩니다. 놀라운 장면들의 연속입니다. VFX는 역대급이자 앞으로도 이 정도 퀄을 뽑아내긴 어려워 보일 정도입니다. 게다가 분장과 미술 등등 퀄리티가 장난 없습니다. 정말 한국 드라마 표현력이 할리우드 멱살을 잡을 정도입니다. 이제 스토리만 좋으면 다양한 재미의 한국 드라마가 많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건 스토리죠. 스토리. 이게 중요합니다. 

 

한국이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스토리의 질이 들쑥날쑥입니다. 탄탄한 스토리라인을 뽑아내지 못하는 드라마는 아무리 스타 배우와 각종  CG와 돈으로 발라도 재미가 없습니다. 그림의 뼈대는 스케치이듯이 드라마와 영화 같은 영상의 뼈대는 시나리오입니다. 

 

CG는 좋았지만 희망 한 줌 없는 3화까지의 스토리에 한숨만 가득한 스위트홈2

스위트홈2

공 잘 던지는 투수는 강약 조절을 잘합니다. 강하게 던지고 약하게 던져서 리듬감을 줍니다. 강강강강속구만 연속으로 던지면 160km를 던져도 얻어맞습니다. 다음 볼이 직구라는 걸 알기에 대비하다가 좀 더 빨리 배트를 휘두르면 되니까요. 그래서 직구인 줄 알고 배트를 휘둘렀는데 변화구가 오면 속게 되죠. 

 

관객을 속여야 합니다. 그래야 관객이 어~~ 신선한데라고 놀라죠. 또한 톤 조절도 잘해야 합니다. 음습한 내용만 보여주면 숨 막히죠. 중간중간 사람 사는 느낌이나 희망이라도 보여줘야 합니다. 물론 그게 비현실적이라고 해도 그렇게 해줘야 합니다. 우리 시청자가 지옥 불구경 하려고 드라마 보는 것 아니잖아요. 어두운 현실이지만 그럼에도 희망의 온기가 있어서 숨을 쉬죠. 놀랍게도 '스위트홈 시즌2'는 이게 없습니다. 3화까지 너무 숨 쉴 공간이 없어서 짜증 났는데 이게 8화까지 이어집니다. 왜 이런가 봤더니 시즌 3가 2024년 여름에 오픈합니다. 

 

마치 어벤저스 마지막 편인 인피니티 워와 엔드 게임을 참고한 듯하네요. 그렇게 3화까지는 놀라운 VFX라는 물로 목을 축이면서 봤는데 4화부터 대박입니다. 4화부터 정말 예상에 없던 것이 기다립니다. 

4화부터 태어난 노잼이라는 괴물에 잡아 먹힌 스위트홈2 망작 반열에 오르다

스위트홈2

다 보고 나니 '스위트홈 시즌2'는 3화까지가 그나마 유잼 구간이었고 4화부터 8화는 노잼 구간으로 전혀 다른 느낌의 드라마가 진행됩니다. 보면서 연출자 이름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이렇게 재미없게 연출한다고 스토리는 원작과 얼마나 다른 건지? 별 생각이 다 들정도입니다. 4화부터 8화까지 군인들이 임시대표소를 수호하고 그 안에 수백 명의 민간인들이 함께 살고 있습니다. 

 

이런 구도는 이미 수 없는 재난 영화에서 봤죠. 기시감이 너무 들어서 처음 봤지만 이미 다 본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문제는 이런 88 올림픽 주경기장의 피난처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나 너무나도 재미가 없습니다. 재미없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1. 이야기에 대한 집중력을 떨구는  잔소리 같은 수많은 곁가지 이야기들

 

등장인물이 너무 많습니다. 시즌1에서 활약했던 많은 캐릭터들이 죽습니다. 죽으면서도 각자 의미를 만들었습니다. 그린홈에서는 인간성이 짙은 캐릭터들도 많았고요. 그런데 시즌2는 이게 없습니다. 수 많은 등장인물이 등장하지만 정을 붙일 만한 캐릭터가 없습니다. 

 

편상욱이라는 괴물의 리더 같은 이진욱이 연기하는 의뭉스러운 캐릭터는 처음에 등장하더니 안 나옵니다. 송강이 연기하는 차현수도 7화에 등장합니다. 두 주인공이 안 나오는 것은 그렇다고 치고 새로운 캐릭터가 이야기를 확장해 가아죠. 그런데 이거 없어요. 쓸데없는 캐릭터들이 너무 많습니다. 여기에 연인 관계에 의뭉스러운 천주교 신부도 넣고 별별 캐릭터들을 다 넣는데 하나같이 임팩트도 없습니다. 그냥 도려내도 될 캐릭터와 이야기가 너무 많습니다. 

 

등장인물이 많고 각각 서사까지 만드려고 하는데 만들려면 다 만들던가 만들다가 마는 캐릭터들이 너무 많네요. 시즌3에서 마무리하려고 하는 것 같지만 그래도 시즌2에서 뭔가는 마무리 지어줘야죠. 가뜩이나 시즌1에서도 뭔가 말하다 끊긴 통화 같은데 시즌2는 더 심합니다. 퀴즈 정답을 보여주고 새로운 퀴즈를 푸는 것이 아닌 정답지가 아닌 더 재미없고 복잡한 퀴즈 문제를 더 많이 풀어 넣습니다. 감독이 욕심이 과했네요. 너무 과했어요. 

 

2. 정나미가 떨어지는 캐릭터들 정 둘 캐릭터 하나 없다

 

그런 다양한 곁가지 이야기를 해도 드라마가 핵심 서사를 따라가야죠. 차현수가 사라지니 메인 서사를 고민시가 연기하는 이은유가 이어가는데 이은유는 시즌 1에서 죽은 이은혁만 찾으려고 하고 날카로운 대사만 뱉습니다. 놀랍게도 쌀쌀맞은 캐릭터가 한 둘이 아닙니다. 무슨 냉소병에 걸렸는지 모두가 냉소적인 대사만 내뱉습니다. 심지어 꼬마도 저주 어린 말을 내뱉습니다. 착하게 살 필요가 없다고 외칩니다. 

 

스위트홈2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뭔지는 알겠어요. 반인반수 같은 캐릭터를 통해서 인간 같은 괴물, 괴물 같은 인간을 통해서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지를 말하려는 건 알겠는데 이게 전체적으로 너무 어둡다는 게 문제입니다. 희망 한 줌도 없는 대사와 캐릭터들 보면서 수면 아래에 있다가 올라오겠지 했는데 아닙니다. 4화부터 위가 아닌 지하문을 따고 지하로 내려갑니다. 

 

스위트홈2

그나마 제정신 같은 캐릭터가 박찬영(진영 분)으로 바른 군인의 이미지를 넘어서 혼자 제정신으로 사는 사람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그러나 이 캐릭터도 특별한 임팩트가 없습니다. 그냥 많은 캐릭터와 이야기가 나오는데 소비만 되고 뭔가 울림을 주는 캐릭터는 거의 없네요. 

 

이 중에서 오정세는 어울리지 않는 캐릭터를 맡았어요. 오정세는 코믹 연기를 가장 잘하는데 요즘 보면 자꾸 전문인 캐릭터를 하네요. 물론 이런 연기도 잘 하지만 어울리지는 않아요. 아니 오정세가 아닌 다른 배우가 했어도 이 밉상 캐릭터는 정말 드라마 보는데 화를 돋우네요. 연구를 하겠다는 건지 약 올리는 건지 1화에서 인간이 바이러스고 괴물이 백신이라는 오글거리는 대사나 하고 인간이 다 죽었으면 좋겠다는 소시오패스 같은 대사나 하고요. 

 

시즌1이 얼마나 사무치게 그립던지 보면서 드라마판 <외계+인> 같은 느낌이 드네요. 저만 이렇게 혹평을 하는 게 아닌 지금 재미없다고 난리 났네요. 아니 시즌3가 잘 되려면 시즌2를 잘 만들어야죠. 이따위로 만들면 누가 시즌3에 기대를 하겠어요. 시나리오를 어떻게 이렇게 재미없게 쓸 수 있죠. 고민시도 아쉬워요. 밀수에서 고민시에 반했잖아요. 고민시는 그런 연기 잘해요. 생활 연기. 정말 맛깔스럽게 잘하는데 시종일관 입에 칼 물고 다니는 한이 어린 귀신같은 캐릭터인데 정이 많이 가지 않네요. 길리슈트 입고 다니는 현봉식 배우 커플도 참 기이합니다. 

 

3. 뭔가 해결하고 나아가야지 퀘스트만 계속 받게 하는 지치는 스토리

 

괴물화에 대한 원인도 해결책도 어느 정도 마련해 줘야죠. 퀘스트를 하나 끝내고 다음 퀘스트가 열리게 해야지 퀘스트 하나도 해결 못했는데 퀘스트를 계속 줍니다. 궁금한 게 한 둘도 아닌데 해결도 안 해주고 새로운 궁금증만 만듭니다. 게다가 드라마가 핍진성이라고 해서 개연성이나 전체적인 설득력을 줘야지 이게 너무 약합니다. 

 

제작진들의 과욕이 빚은 참사 스위트홈 2

스위트홈2

VFX와 분장 미술 모든 시각적 표현에 담당한 분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아주 아주 놀라운 비주얼입니다. 다만 음악은 시즌1이 더 좋네요. 반대로 시나리오 연출 같은 연출부 쪽은 크게 반성하셔야 합니다. 이 이야기가 재미있는지 수 없이 물어봤어야 합니다. 선택과 집중을 해야지 온갖 캐릭터를 다 펼쳐놓으면 집중이 안 됩니다. 

 

스위트홈 시즌 1이 기대 이상으로 초대박을 내자 주변에서 수 없이 많은 이야기를 들었겠죠. 그래서 시즌1의 아쉬움을 메꾸기 위해서 여러 가지를 다 넣게 됩니다. 그렇게 망한 속편 영화와 시즌2 드라마가 많습니다. 여기저기 이야기 듣다가 잡탕이 된 느낌이네요. 이로서 넷플릭스는 <독전 2>에 이어서 연이어서 망작을 내놓게 되네요. 

 

이러면 앞으로 넷플릭스는 한국 드라마에 덜 투자하겠죠. 그럴 가능성이 높고요. 화무십일홍이 안 되려면 제발 좀 시나리오부터 잘 쓰길 바랍니다. 이런 드라마는 선택과 집중이 좋아야 하는데 뭔 이야기를 이렇게 펼쳐놓기만 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린홈 아파트에서 탈출한 건 재미와 시나리오네요. 둘 다 실종 상태인 스위트홈 2였습니다. 

 

별점 : ★ ★☆
40자 평 :  CG만 발전하고 시나리와 연출 재미는 사라진 망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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