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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독전의 유일한 매력을 날려버린 독전2 연출과 스토리가 다 말아먹다

by 썬도그 2023.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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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개봉한 <독전>을 아주 재미있게 보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진서연과 김주혁, 조진웅 특히 류준열의 연기가 참 좋았던 영화로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끝까지 끌고 간 영화입니다. 여기에 스토리도 그럭저럭 볼만했습니다만 스토리가 엄청 뛰어나다고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후반 반전이 좀 놀랍기는 하지만 이 정도 반전은 이미 많은 영화들이 제공하고 있어서 크게 놀랍거나 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마지막 장면에서 서영락 대리와 조원호 형사가 독대를 하다가 화면이 집 전체를 보여주는 부감 장면에서 총소리 한 방이 울립니다. 이에 많은 관객들은 누가 누굴 쏜 것일까? 상상을 했습니다. 뭐 전 크게 재미있게 보지 않아서 누가 죽던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영화가 꽤 질척거린다고 할까요?

 

그러나 흥행에 성공했고 몇 달 후에 디렉터스 컷에서는 얼굴에 피가 묻은 조원호 형사(조진웅 분)가 집에서 나오는 결말로 끝이 납니다. 그런데 디렉터스 컷은 별로입니다. 그냥 관객의 상상에 맡겼어야 했습니다. 그게 서영락 대리라는 감정이 있으면서도 없는 의뭉스러운 캐릭터에 더 어울리죠. 심지어 누가 누굴 쏜 것이 아닌 자살을 했을 수도 있고요. 그런데 이 영화 2편을 만든다고 할 때 무슨 이야기를 또 할 게 있다고 2편을 만드나 했네요. 

 

그런데 2편이지만 이게 1편의 후속 이야기가 아닌 1편 중에 한 부분을 담은 미드퀄이라고 하네요. 미드퀄은 1편 이야기  중간에 끼어 넣는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초반 이야기와 이어지면서 결말은 1편의 결말과 이어져야 합니다. 따라서 중간에 빠진 듯한 이야기를 만들어야 해서 이야기가 정교해야 합니다. 

 

독전2를 보려면 1편을 다시 봐야 하는 문턱과 배우 교체

독전2

독전2는 넷플릭스에서 만든 오리지널 영화입니다. 독전2라고 하지만 감독이 이해영이 아닌 백종열 감독입니다. 처음 듣는 이름입니다. 필모를 보니 생각나네요. 상당히 독특한 영화였던 <뷰티 인사이드>를 만든 감독이네요. 그런데 이 백종열 감독은 엔딩 크레디트이나 타이틀 디자인을 하는 디자이너 출신입니다. 영화 연출도 하지만 디자이너이기도 한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 <올드보이>, <설국열차> 같은 영화의 타이틀 디자인을 했네요. 

 

<뷰티 인사이드>는 재미있게 봤지만 디자이너 출신의 감독이 연출도 잘할까 걱정이 들었습니다. 뭐 요즘은 미술감독도 촬영 감독도 영화 연출을 하는 시대라서 그런가 보다 하고 봤지만 영화가 전체적으로 뭔가 심각하게 담으려고 하는 듯 하지만 전체적으로 긴장감도 없고 잔혹하기만 하고 재미가 없네요. 그리고 뭔 툭하면 갑자기 13년 전, 18일 전으로 플롯만 잔뜩 섞어 놓았어요. 연출 실력이 좋지 못합니다. 

 

아니 이야기에 몰입하게 한 후에 과거로 돌아가는 플래시백을 넣어야지 긴장도 안 되고 이야기도 이해가 안 가고 왜?라는 의문이 드는데 자꾸 습관적 과거로의 플래시백이 들어가다 보니 이야기를 따라가지도 못하겠고 재미도 없고 수시로 딴짓하다가 조원호 형사가 서영락에게 두 명의 이름을 호명하는데 누군지도 모르겠네요. 검색까지 했다니까요. 

 

그래서 독전 1을 다이제스트로 보고 넷플릭스에서 스킵하면서 복습을 하고 다시 진도를 나아갔네요. 1편을 다이제스트 영상을 보고 봐야 제대로 이해가 가능하네요. 그리고 서영락이 류준열이 아닌 오승훈 배우로 교체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누구지?라고 했다가 1편의 서영락이라는 소리에 재인지하고 봤네요. 

 

한효주를 투입하고 차승원 역할을 키웠지만 스토리 자체가 저질인 독전 2

독전2

백종열 감독이 유일한 장편 영화 연출작인 <뷰티 인사이드>의 주연배우인 한효주와 친분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한효주를 큰칼로 집어넣습니다. 큰칼은 이 영화 <독전2>에서 실질적인 주인공이 아닐까 할 정도로 역할이 엄청나게 큽니다. 보면서 조원호 형사는 조연이 아닐까 할 정도로 무기력하고 화만 나 있는 그냥 별볼이 없는 형사로 비추어집니다. 서영락 대리도 별 매력이 없고요. 오히려 장애를 가진 기술자인 만코와 로나의 서사를 키우거나 이들의 역할을 더 키웠어야 합니다. 그런데 1편보다 더 역할이 적고 출연 분량도 적습니다. 

 

아니 기존 배우들을 이용해도 될 텐데 큰칼과 특별출연 같은 변요한을 투입시켜서 이야기를 확장합니다. 이야기를 확장하는 것이 자연스럽기는 한데 한효주가 연기하는 큰칼의 캐릭터가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온몸에 흉터가 있고 거친 얼굴이 캐릭터를 대변해 주는 건 아니잖아요. 얼마나 영민한지 잔혹한지를 보여줘야 무시무시한데 이게 약합니다. 또한 차승원 캐릭터는 1편과 결이 좀 달라 보이는데 <낙원의 밤> 마 이사가 자꾸 겹쳐 보입니다. 

독전2

캐릭터들이 1편보다 더 생동감 있어야 하는데 이게 없네요. 다 너프 된 느낌입니다. 큰칼은 뭔가 무시무시한 걸 보여주려고 부단히도 노력하지만 영화에서 겉도는 느낌이 크네요. 

열린 결말의 독전을 닫힌 결말로 만든 독전2 결말.  차라리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영화

독전2

월리를 찾으라도 아니고 이 선생 찾기 대작전 같은 것이 독전 2입니다. 사실 독전 1편도 이 선생이 누구야?라는 간단하지만 꽤 끌림이 있는 서사였죠. 그래서 이 선생이 누구인데 이렇게 조 형사가 잡고 싶어 할까 했습니다. 사실 '이 선생'은 마약 공급의 최상단에 있는 거물로 이 사람을 잡아야지만 마약의 피라미드를 붕괴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영화 <독전>에서는 이걸 여러 가지 해석으로 남겨 두었죠. 

 

기본적인 해석은 류준열이 연기하는 서영락 대리가 이 선생으로 보입니다. 다만 입으로 내가 이 선생이라고 한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서영락은 이 선생의 명령을 받고 행동하는 직통 라인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실제 이 선생은 다른 사람이고 다른 곳에 있고 서영락은 지시를 따르는 대리인이죠. 

 

이런 해석도 있었습니다. 이 선생은 조 형사이다. 물론 이건 공감도 안 되고 좀 공상 같은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이 선생은 서영락이냐 아니면 서영락 대리를 품고 있는 다른 사람이냐로 모여지고 이런 의견 교류가 독전의 재미 중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런 열린 결말로 끝난 영화를 닫힌 결말로 마무리하는 것이 합리적인가 생각해 봐야 합니다. 

독전2

그런데 <독전 2>에서는 이 열린 결말을 닫힌 결말로 만듭니다. 이 선생의 정체가 드러납니다. 아후 보면서 욕이 저절로 나오더라고요. 최악의 스토리입니다. 누가 이 선생의 실체를 보고 싶다고 했어요. 물론 궁금하긴 합니다. 궁금하긴 한데 어떤 결말은 열린 결말로 해 놓아야 여운이 길고 지금도 회자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걸 닫힌 결말로 만들어 놓고 궁금증을 해소하는데 속 시원한 게 아닌 오히려 화가 납니다. 

독전2

이 실존하는 이 선생을 드러내기 위해서 한효주가 연기하는 쌍칼과 변요한을 투입했는데 두 배우들의 출연은 반갑지만 어설픈 잔혹함만 드러내고 이 선생이라는 존재가 큰 매력이 없습니다. 또한 류준열의 서영락 대리의 매력도 확 떨어집니다. 그리고 주인공 조진웅은 꿔다 놓은 보릿자루 같은 역할로 전락합니다. 브라이언 이사도 그래요. 그냥 몽땅 캐릭터들이 다 무너져 버립니다. 

 

누가 시나리오를 썼는지 정말 못 썼네요. 액션이요? 아효. 이 영화가 액션 영화라고 하기 어려울 정도로 액션도 조잡합니다. 총격 장면이 몇 개 있는데 볼만한 총격 장면은 아닙니다. 나 총 쏜다~~ 많이 쏜다. 멋지지? 수준이고 창의성도 없습니다. 그리고 뜬금없는 액션도 많죠. 황당했던 것은 

 

독전2

정글 카 체이싱 장면인데 이걸 CG로 구현했더라고요. 최근 많은 카 체이싱이 CG로 구현하는 걸 알고 있어서 이해는 하지만 티가 나도 꽤 납니다. 물론 알아도 그나마 잘 뽑은 건 인정하지만 그럼에도 너무 티가 나서 큰 감흥은 없네요. CG 만능주의가 점점 영화적 재미를 떨구네요. 

독전2

연출도 시나리오도 좋지 못한 독전 2 배우들만 보이는 영화. 한효주야 연기력으로는 까일 게 없고 최근은 다양한 배역을 통해서 연기 변신을 하고 있고 여기서도 꽤 잘합니다. 그렇다고 한효주가 연기를 엄청나게 잘하냐 그건 또 아닙니다. 연기를 보다 보면 나 어려운 연기 한다. 이런 연기도 한다 같은 자의식이 꽤 보이는 연기가 약간 거슬리긴 하는데 전체적으로는 그런대로 볼만했습니다. 

 

하지만 큰칼이라는 캐릭터는 광녀 캐릭터일 뿐 무섭다기보다는 더럽다는 느낌이 드네요. 조진웅은 조연으로 나오고 가장 중요한 배역인 서영락 대리는 1편의 어린 시절 트라우마로 인해 감정이 사라졌지만 자기 사람은 챙기는 따뜻함과 차가움을 잘 가진 캐릭터였는데 2편에서는 따뜻하기만 한 별 매력 없는 평범한 캐릭터로 너프 되어서 당혹스럽기만 하네요. 브라이언 이사는 할렐루야만 외치고요. 마지막 장면도 황당합니다. 노래도 황당하고요. 할렐루야?

 

백종열 감독님이 독전 시리즈를 망쳐 놓았네요. 유일하게 눈에 들어온 건 갑 챕터 넘어갈 때 종이에 휘갈기는 듯한 그 느낌은 좋네요. 이래서 영화는 감독 놀음이에요. 이런 영화에 투자한 넷플릭스도 감 떨어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게 재미있을 것이라고 투자한 듯한데. 감 좀 잡으세요. 누가 이런 영화 원합니까? 넷플릭스는 드라마 왕국이지 자체 제작 영화는 올해도 꽝이네요. 

 

별점 : ★
40자 평 :  누가 이 선생 찾아 달라고 했냐? 원작을 박살 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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