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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추석 영화로 볼만하지만 추천은 못한다

by 썬도그 2023.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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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박사 퇴마연구소 : 설경의 비밀>은 그럭저럭 볼만합니다. 긴장감도 살짝 있고 무엇보다 이동휘 배우의 코믹 연기가 기대이상으로 대활약을 합니다. 그러나 영화를 다 보고 집에 와서 아껴보는 드라마 <무빙> 2편을 보면서 천박사보다 10배는 더 재미있다고 느꼈습니다. 

한숨이 나옵니다. 아니 드라마 보다 재미없으면 어쩌라는 겁니까. 물론 무빙이 1회당 30억 이상의 엄청난 돈을 투입한 드라마임을 감안해도 CG나 미술세트를 빼고라도 서사가 드라마보다 떨어지면 안 되는데 전체적으로 <무빙>이 훨씬 더 재미있습니다. 

웹툰 빙의를 원작으로 한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

원작이 좀 밍밍해서 김성식 감독이 직접 쓴 시나리오인가 했는데 그건 아니고 웹툰 <빙의>를 원작으로 하고 있네요. 주인공은 당주집 장손인 천박사(강동원 분)입니다. 시골 마을의 수호신 같은 나이 많은 나무를 당산나무로 여기고 그걸 당주 무당이 지킵니다. 천박사는 그 당주 무당의 장손으로 귀신을 가두는 설경과 칠성검을 이어받아야 하지만 동생이 능력이 더 뛰어나서 동생이 당주 무당을 물려받습니다. 그러다 동생과 할아버지가 악귀인 '범천(허준호 분)'에게  죽임을 당합니다. 이런 과거를 가지고 있지만 천박사는 오늘도 사기 무당짓을 합니다. 범천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먹고 살려면 가짜 퇴마 영상을 올리고 고객을 모셔야 합니다.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

영화 초반은 꽤 웃깁니다. 기생충의 부부인 이정은과 박명훈이 부잣집 부부로 나옵니다. 리스펙까지 외치면서 기생충과 연관된 코믹 연기와 함께 이동휘의 코믹 연기가 영화에 대한 기대치를 끌어올립니다. 그런데 강동원의 껄렁껄렁한 저 연기는 어디서 많이 봤습니다. 캐릭터가 딱 전우치네요.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

캐릭터가 좀 겹칩니다. 이러면 좀 그렇죠. 영화 보는 내내 전우치와 비교하게 되니까요. 참고로 전 전우치의 재미의 반의 반 정도로 <천박사 퇴마연구소>가 재미면에서는 빅재미는 없고 소소한 재미는 있네요. 그러고보면 2010년 전후로 나온 영화들이 얼마나 재미있는 영화가 많았는지 새삼 깨닫게 되네요. 

천박사는 귀신을 볼 능력도 퇴치할 능력도 없는 가짜 무술인입니다. 유일하게 귀신이 있으면 울리는 작은 방울 하나 들고 다니죠. 작은 방울이 울리면 진짜 귀신 들린 곳이라서 런~~을 하거나 조심하고 방울이 안 울리면 화약 장치 등을 이용해서 퇴마술을 펼치고 돈을 받습니다. 

이런 천박사에게 현금 5천만원을 선입금한 유경(이솜 분)이 찾아옵니다. 유경은 귀신을 볼 줄 아는 능력이 있는데 자신의 동생이 귀신이 들렸다는 겁니다. 그렇게 마을 사람들이 장례식을 동시에 치룰 정도로 악귀가 날뛰는 마을에서 천박사는 이솜과 본의 아니게 힘을 합쳐서 악귀를 물리칩니다. 이 악귀는 할아버지와 동생을 죽인 범천으로 산 사람의 손가락을 이용해서 다른 사람에게 빙의를 합니다. 

신선한 액션은 좋지만 규모감은 왜소한 <천박사 퇴마연구소>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

액션은 한 시골 마을에서 펼쳐지는 액션이 대부분입니다. 자동차를 이용한 터널 액션이 그런대로 볼만하고 마을에서의 액션도 신선합니다. 그러나 영화 후반 범천과 천박사의 액션은 너무나 흔하고 흔한 액션이라서 좀 지루한 느낌도 드네요. 물론 화려하긴 한데 엄청난 규모가 아닌 소박한 실내 액션 느낌입니다. 전체적으로 영화의 규모가 중규모네요. 액션에서 주는 재미는 저에게는 크지 않았습니다. 가장 큰 재미는 이동휘와 특별출연으로 나오는 박정민이였습니다.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

이동휘 참 웃기는 배우죠. '응답하라 1988'에서 제대로 코믹 연기를 보여줍니다. 그러나 대박을 터트린 <극한직업>에서는 다소 차분한 모습에 아쉬웠는데 이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에서 다시 코믹 연기를 뿜어냅니다. 영화 재미의 40%를 이동휘 배우가 끌어올릴 정도로 코믹 연기가 아주 칼칼하게 잘 살아 있네요. 여기에 박정민의 무당 연기도 영화 중간 지루함을 달래주는 큰 이벤트였습니다. 

추석 가족 영화로는 그럭저럭 볼만은 하지만 추천은 어려운 <천박사 퇴마연구소>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

귀신을 보는 유경과 전우치의 초랭이 같은 인배, 굿판의 북을 치는 황 사장(김종수 분)과 칼잡이 천박사는 마치 한국판 고스터바스터즈 같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서로 협동플레이가 잘 되는 것 같은 느낌은 없고 느슨합니다. 짜임새가 느슨합니다. 

놀라운 건 이 영화가 러닝타임이 98분으로 보통 영화의 120분보다 20분이나 짧은데도 영화가 느슨해 보입니다. 이걸 보더라도 이 영화가 전체적으로 엉성한 느낌이 많네요. 그럼에도 볼만은 합니다. 유쾌하고 액션도 있고 잔혹한 장면은 많지 않아서 초등학생 자녀들과 함께 보기에도 무난합니다. 그럼에도 추천하지 못하는 이유는 꽤 있습니다. 

먼저 강동원입니다. 강동원도 많이 늙었더라고요. 나이가 있으니 어쩔 수 없지만 나이 보다는 문제가 캐릭터입니다. 위에서 말했지만 전우치가 천박사가 된 느낌이고 인배는 초랭이입니다. 전우치에 자꾸 비교하게 되다 보니 아쉬움만 늘어나가네요. 

더 큰 문제는 범천이 무시무시하지가 않습니다. 천박사가 위기가 있어야 하는데 없어요. 그냥 어~~ 나 칼 잘 쓰네. 그렇군. 원펀맨처럼 먼치킨 캐릭터처럼 느껴집니다. 무적의 느낌이 나다 보니 주인공이 고난을 겪고 그걸 이겨내는 과정이 주는 재미가 없습니다. 사이비 무당을 하던 천박사가 언제 검술을 배웠데요? 

그리고 범천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설명도 약합니다. 반인반신이라고 하는데 왜 이 인물이 내려왔는지 어떻게 지내왔는지 이 범천을 따르는 인간들은 왜 이 범천을 따르고 무슨 이익이 있는지 설명이 없습니다. 아니 지루하더라도 좀 설명을 해줘야 하는데 이게 없네요. 

그래서 전체적으로 시나리오가 아쉽고 연출도 아쉽네요. 여러 영화의 조감독 출신의 김성식 감독의 입봉작인 <천박사 퇴마 연구소 : 설경의 비밀>이라서 그런가요? 혹평만 한 듯 하지만 그냥저냥 무난한 영화인 것이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추석 맞춤 기획 영화 느낌이고 기본의 재미는 합니다. 볼만은 하고 큰 불만 없이 볼 수 있는 가벼운 영화입니다. 다만 이걸 꼭 보라고 하지는 못하겠네요. 개인적으로는 이걸 보느니 무빙 안 본 분들이 있으면 집에서 무빙 볼 것을 추천합니다. 

별점 : ★ ★☆
40자 평 : 전우치의 아류작 같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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