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 중반 한국에서 방영되기 시작한 '오다 에이치로' 원작의 일본 애니 원피스를 안 봤습니다. 전 애니 작화가 마음에 안 들면 인기가 높아도 잘 안 보는데 그 대표적인 애니가 이 <원피스>입니다. 그런데 무려 1999년 시작한 이 시리즈가 2023년 현재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일본을 대표하는 애니의 대표주자가 <원피스>입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안 봤습니다. 10분 이상 시청한 적이 없네요. 다만 이건 압니다.
"너 내 동료가 돼라"
이 대사 말고는 밀집모자 쓴 루피가 이끄는 해적단 이야기라는 건 압니다. 그리고 몰라요. 그런데 이 일본 애니 <원피스>를 원작으로 한 넷플 드라마 만든다는 소리에 욕부터 나왔습니다. 이미 넷플릭스는 2021년 다들 말렸지만 기어코 만들어서 죽을 쑨 <카우보이 비밥>을 야무지게 말아 먹은 적이 있습니다. 원작 훼손이라는 소리까지 나올 정도로 평이 아주 아주 안 좋았죠. 한국계 배우인 '존 조'가 왜 이 드라마에 출연하겠다고 했는지 이해가 안 가네요. 필모그래피 잘 쌓다가 왜 이런 결정을 했을까요.
<카우보이 비밥>보고 놀란 가슴 <원피스>도 적용되었습니다.
<원피스> 예고편 보고 올해의 망작이 오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제 생각과 달라서 꽤 놀랐습니다. 어? 이거 왜 이리 재미있지? 재미있으면 안 되는데? 꽤 재미있네요. 잘 만들었습니다. CG도 좋고 스토리 라인도 좋고 대사도 좋고 표현력도 플롯도 좋습니다. 3화까지 보고 원피스 1기 애니를 봤습니다. 넷플릭스에 다 있더라고요. 그런데 애니보다 더 재미있더라고요. 애니 1기는 어설픈 구석이 꽤 많은데 이걸 아주 깔끔하게 잘 다듬었네요.
나! 니 친구가 되겠다 꿀잼 원피스 8부작 드라마
"나! 니 친구가 되겠다"
정말 잘 만들었습니다. 정말 좋아요. 엄청난 폭발력은 없습니다만 할리우드 영화 정도로 재미있게 잘 만들었네요. 꽤 볼만합니다. 먼저 일본 애니의 실사화가 대부분 망하는 이유가 주인공들의 싱크로율과 표현력이죠. 애니는 그리면 되지만 드라마나 영화는 그걸 재현하는 자체가 다 돈입니다. 따라서 규모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먼저 배우들과 원작 캐릭터의 싱크로율이 얼추 비슷합니다. 더 비슷하면 좋겠지만 우솝의 긴 코까지 재현하긴 어렵죠. 조증에 걸린 듯한 루피의 큰 입도 구현하긴 어렵지만 대우들이 원피스의 캐릭터를 쉽게 연상하게 합니다. 그리고 배우들을 전 다 처음 보는 배우들입니다만 배우들의 연기가 꽤 좋네요.
스토리는 간단합니다. 가상의 세계지만 대항해 시대인 17세기 전후로 보이는 시대를 배경으로 해적왕이 되겠다는 루피가 나옵니다. 해적왕이 죽으면서 자신의 보물을 숨겨 놓았다는 말에 해적의 시대가 됩니다. 여기서 주인공이 해적인 것이 거북스러울 수 있습니다만 루피가 생각하는 해적은 자유과 모험 이 2개입니다. 그러나 해군을 포함한 일반인들의 시선은 도적과 폭력입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해적들이 그런 악당의 모습을 하고 있고요. 그러나 루피는 착한 해적을 꿈꾸면서 동료를 모아서 이 대해적의 시대에서 해적왕이 되겠다는 망상에 가까운 생각을 합니다.
너! 내 동료가가 되라 몽상가 루피와 친구들
누가 갑자기 나에게 너! 내 동료가 되라라고 말하면 미친 녀석이라고 생각하죠. 루피는 그런 인물입니다. 해적왕이 되려고 하는데 필요한 배와 동료를 찾는데 십자가에 묶여 있는 해적 사냥꾼 조로에게 너! 내 동료가 되라라고 말하죠. 이런 식입니다. 그냥 무대뽀입니다. 어처구니가 없는 캐릭터이지만 루피가 모든 캐릭터보다 매력 있는 건 무한긍정교 교주 같습니다.
마치 노홍철의 애니 버전 느낌이라고 할까요? 목표를 정하면 현실이 된다는 생각을 가진 긍정의 화신입니다. 여기에 의리가 만랩입니다. 동료에 대한 애정이 깊습니다. 이런 이유로 검객 조로와 도둑인 나미가 합류합니다. 여기에 새총을 잘 쏘는 우솝에 상디까지 밀집모자 해적단은 점점 동료를 늘려가면서 재미도 늘려갑니다. 어떻게 보면 하이스트 영화의 구성과 비슷하고 8부작 중 5부까지 이런 흥미가 아주 좋습니다.
해적과 해군으로부터 쫓기는 밀집모자 해적단
루피는 악마의 열매를 먹고 고무인간이 되어서 고무고무 주먹을 날리는 초능력이 있는데 이게 별 능력이 아닌 것 같지만 드라마에서 결정적인 한방을 보여줍니다. 이 능력에 동료들이 반할 정도고 자기 능력이 어디까지인지 알지 못할 정도로 성장형 캐릭터입니다. 이런 루피가 대결하는 중간 보스 같은 해적들이 나옵니다.
사지가 분리되는 해적도 있고 빠른 이동 속도를 가진 울버린 같이 4개의 검이 몸에서 나오는 인간 등등 별별 초능력을 가진 인간들이 나옵니다. 루피 해적단은 이런 해적과 함께 해군의 추적을 물리치고 도망쳐야 합니다. 이 과정이 마치 도장 깨기를 하는 재미가 큽니다. 마치 RPG 게임처럼 성장형 스토리가 주는 재미가 <원피스>의 핵심 재미입니다. 어떻게 보면 RPG 게임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스토리도 탄탄하고 액션도 좋습니다. 먼저 CG가 꽤 좋습니다. 요즘 CG물이 넘치는데 예산과 시간에 쫓기다 보니 대충 만드는 CG 영상들이 많은데 원피스는 다릅니다. 꽤 정교한 편입니다. 영화보다 낫다고 할까요. 꽤 잘 빚은 CG가 드라마의 흥미를 크게 올려놓습니다. 다만 조로의 검술 액션도 볼만하긴 하는데 좀 느슨한 느낌도 있네요. 그럼에도 와이어 액션이 매끈하고 창의적인 액션도 꽤 보여서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높습니다.
일본 애니 원작의 새로운 기원을 만들 드라마 <원피스>
일본은 애니 강국으로 넷플릭스에 수 많은 일본 애니가 엄청나게 올라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애니를 실사화해서 성공한 드라마나 영화는 거의 없습니다. 애니의 아우라가 워낙 크다 보니 아우라를 뛰어넘지도 접근하지도 못합니다. 그러나 <원피스>는 다릅니다. 오히려 드라마 <원피스>를 보고 제가 원피스 시즌 1을 보게 될 정도로 드라마가 아주 잘 나왔습니다. 로튼 토마토 점수도 관객 지수 95%, 비평가 점수 83%로 꽤 높습니다. 넷플 드라마 중 이렇게 높은 점수는 보기 드뭅니다.
초대박이 난 <오징어 게임>이 비평가 점수 95%, 관객 지수 84%인 것에 비하면 관객 지수는 <원피스>가 더 높습니다. 잔혹한 장면도 폭력이 심한 장면도 많지 않습니다. 다만 더 웃길 수 있음에도 웃기는 구간은 거의 없어서 아쉽네요.
8화 중 5화까지 보면서 반성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잘 나올 줄 모르고 조롱했네요. 급 반성하면서 반성의 의미로 급하게 리뷰로 남깁니다. 예고편 보고 실망하셨을 분들 보셔도 괜찮습니다. 꽤 잘 나왔고 액션도 연기도 스토리도 플롯도 다 좋습니다. 각 캐릭터들의 서사도 잔잔하게 들어가서 보기 딱 좋네요. 추천하는 드라마 <원피스>입니다.
별점 : ★★★★
40자 평 : 원작 애니를 보게 만드는 잘만든 모험 액션 활극 원피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