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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직진만 있는 영화 더 킬러 죽어도 되는 아이

by 썬도그 2023.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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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액션 영화들은 좋은 액션만 있으면 재미가 없습니다. 그 액션의 설득력을 심어주는 당위서 높은 스토리가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복잡한 스토리는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왜 주인공과 저 사람이 싸우는 거야?라는 의문을 가지면 액션에 몰입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좋은 액션 영화는 주인공의 액션의 당위를 최대한 끌어올려주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부모님의 원수, 친구의 원수, 가족의 원수 등등의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죽거나 위험에 빠져 있을 때 강력한 액션 활력이 뿜어져 나옵니다. 그런데 길가다가 깡패가 여자를 괴롭히고 있는 걸 보고 다가가서 깡패를 가볍게 물리치는 것은 멋진 그림이 나오죠. 그런데 깡패를 죽인다? 그럼 그건 로맨스도 액션도 아닌 공포 스릴러 영화가 됩니다. 주인공이 싸패야? 주인공이 이해도 안 가고 무시무시학 느껴지면 관객은 주인공에 대한 마음을 열지 못합니다. 

주인공이 싸패인 줄 알았던 더 킬러 죽어도 되는 아이

더 킬러 죽어도 되는 아이

의강(장혁 분)은 전직 킬러라고 합니다. 영화 초반에 어떤 뉘앙스도 보여주지 않고 비싼 집에서 살기에 뭐하는 인간인가 했는데 무술 실력이 엄청납니다. 전직 무도인인가 했네요. 그런데 총까지 꺼냅니다. 응? 아내 친구의 딸이면 그렇게 가까운 사이도 아닌데 총을 꺼낸다고요? 

더 놀라운 건 처음 만난 사이인 아내 친구 딸을 위해서 총을 쏩니다. 한국에서 총을? 영화 <아저씨>는 비밀요원이라는 설정이 있기에 이해라도 하지 자기소개도 제대로 안 한 의강은 총으로 악당들을 쏴 죽입니다. 그래도 되나? 여긴 미쿡이 아닌 한국인데요. 죽여도 너무 죽입니다. 죽일 필요가 없는 사람까지 죽입니다. 와~~ 싸패다. 주인공이 싸패야. 뭔 이런 주인공이 다 있나 할 정도입니다. 

오해는 후반에 풀렸지만 전반만 보면 길에서 여고생 구해주는 내용인 줄 알았더니 그 괴롭히던 조직 전체를 분쇄하러 출격을 합니다. 영화가 좀 많이 어설픕니다. 그리고 아내 친구 딸이라는 윤지(이서영 분)를 몇 번 봤다고 좋은 아이다라고 내레이션을 합니다. 영화는 이미지와 대사와 음악 등으로 캐릭터를 설명하고 구축하고 이야기를 만들어야지 내레이션을 남발하면 안 됩니다. 

내레이션으로 모든 것을 설명해 버리면 그냥 책을 읽죠. 그런데 의강은 윤지보고 좋은 아이라고 단정내더니 바로 피비린내를 내는 복수극을 펼칩니다. 

더 킬러 죽어도 되는 아이

또한 의강이라는 캐릭터도 그렇습니다. 나중에 검색해서 알았지만 전직 청부살인업을 하던 사람이  악당만 죽인 것도 아니고 돈 받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다 죽이는 냉혈 동물 같은 인간이 의뢰비로 대저택과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니는 것 자체가 역겹습니다. 사람 목숨값으로 부자가 되었다? 이것 자체가 호감을 줄 수가 없습니다. 

어느 영화가 킬러가 대저택에 살고 아내와 평온하게 삽니까? 존윅처럼 항상 피곤한 몸으로 죽기 살기로 살다가 산화하거나 은퇴하고 은둔을 하죠. 정체 모를 주인공이 그렇게 껀 수 잡았다는 듯 자기 인생까지 걸어야 하는 아니 냉정하게 보면 뉴스를 도배할 정도로 엄청난 살인극을 펼칩니다. 이게 영화 <아저씨>와 큰 차이점입니다. 

영화 <아저씨>가 되고 싶었던 영화 <더 킬러>

더 킬러 죽어도 되는 아이

여러모로 영화 <아저씨>를 롤모델로 한 영화 같습니다. 아마도 최재훈 감독과 장혁은 2020년 영화 <검객>이후 다시 뭉친 듯합니다. 장혁은 잘생긴 배우로 90년대를 꽉 잡았지만 절권도인가 그거 배우고 나서는 예능에 나와서도 영화에서도 드라마에서도 수시로 절권도의 빠른 손동작을 많이 보여줍니다. 

배우 중에 절권도에 능통한 배우가 많지 않고 무술을 제대로 하는 배우가 많지 않기에 초기에는 우와~~하고 봤습니다. 그 절정이 아마도 <추노>였을 겁니다. 추노는 국내 최초 레드 카메라로 촬영해서 엄청난 슬로모션 영상을 수시로 넣어서 액션의 박진감과 밀땅으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문제는 절권도도 너무 보니 지칩니다. 

시대마다 인기 있는 무술이 달라집니다. 아저씨에서 사용한 이스라엘 특공 무술인 크라브마가나 여러 동남아 무술을 섞어서 선보였고 존윅은 총 격술과 주짓수를 결합한 건짓수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럼 <더 킬러>는 뭘까요. 총격술과 절권도의 결합이니 건권도라고 할까요? 그런데 이 건권도 액션이 초반에 꽤 어설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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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킬러 죽어도 되는 아이

영화 <더 킬러 죽어도 되는 아이>는 영화 초반은 너무나 어설픕니다. 주인공이 싸패같고 액션도 너무 합을 맞춘 것이 티가 나서 무용하는 느낌도 듭니다. 또한 필요 이상으로 잔혹합니다. 칼 가지고 오라고 할 때 "적당히 해"라는 외침이 내 입에서 나오는 줄 알았습니다. 

더 큰 문제는 배우 장혁입니다. 배우 장혁이 연기를 못하는 배우가 아닌데 시종일관 저음의 대사를 내뱉는데 오글거려서 보기 거북할 정도입니다. 액션도 아주 좋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볼만은 했는데 장혁이 대사를 칠 때마다 현타가 너무 심하게 와서 몰입이 안 됩니다. 존윅의 저음 보이스를 따라한 듯한데 너무 어울리지 않네요. 

장혁의 연기는 그냥 좀 가볍고 웃고 편안한 표정일 때가 사람 같이 보이지 무슨 인간 터미네이터가 그냥 직진만 하는 모습에 정내미가 떨어지네요. 은지를 구하고도 은지를 지명한 인간을 찾아가는 과정에 대한 당위도 약하고 왜 지명자를 찾아서 죽여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은지는 이미 구했는데 또 은지가 납치당합니다. 완벽한 킬러 같지만 허술함도 있습니다. 

더 킬러 죽어도 되는 아이

가장 역겨웠던 장면은 은지가 납치된 승합차를 보고 그냥 들이 박습니다. 아니 은지 구한다면서요. 은지가 타고 있는데 은지 다치면 어쩌려고 그냥 들이박습니까? 은지를 죽이려는 건지 살리려는 건지 이해가 안 갑니다. 여기까지 보다가 그냥 싸패구나. 알았다 그만해라 할 정도로 올해 본 영화 중에 가장 최악이었습니다. 

장혁은 왜 이런 영화를 찍는지 모르겠어요. 강릉도 평이 안 좋던데요. 친구 차태현이 카메오로 나오는 것도 별로고요. 스토리도 그렇고 무엇보다 주인공 캐릭터가 정이 안 가요. 싸패라니까요. 영화 <아저씨> 속의 어린 소녀를 세상에 대한 희망 없이 사는 아저씨가 목숨으로 지키고 싶게 해주는 끈끈한 정이 있어서 끝까지 불타게 하는데 반해 은지를 죽이려는 건지 은지를 이용해서 인신매매 집단을 박살 내려는 건지 구분도 안 가는 주인공에 할 말을 잃어버립니다. 연기는 또 어찌나 오글 거리는지요.

액션도 그래요. 원펀맨도 아니고 한 대도 안 맞아요. <범죄의 도시>의 마동석과 비슷하지만 마동석은 정감이라도 있지 이건 뭐 인간 터미네이터에 웃기지도 않고 잔혹함만 무장하고 싹 죽여 버리는 모습에 도살장 영화 느낌까지 납니다. 

손현주 나오고 스토리 포기하고 보니 후반 액션은 꽤 볼만한 <더 킬러 죽어도 되는 아이>

더 킬러 죽어도 되는 아이

이건 B급도 아니고 C급이라고 해도 민망한 수준의 영화입니다. 전반만 보고 SNS에 비난의 글을 올렸더니 다들 공감하네요. 그냥 다 포기했습니다. 스토리도 엉망이고 사람 그만 좀 죽이지 꼭 야무지게 마무리를 합니다. 

그러나 손현주가 나오면서 좀 달라집니다. 아니 인간 터미네이터가 친구가 있고 아는 사람이 있다고? 그리고 비리 경찰을 이용하는 머리도 있습니다. 숨통이 좀 열리네요. 이후 호텔 액션 장면은 아무 생각 없이 보기 딱 좋더군요. 

더 킬러 죽어도 되는 아이

브루스 칸은 액션 영화 좋아하는 분들은 잘 아는 배우입니다. 브루스 칸과 장혁의 대결. 이 장면들은 꽤 볼만합니다. 후반은 액션이 주가 되기에 방해되는 요소가 많지 않습니다. 장혁의 거슬리는 저음 목소리도 익숙해지고요. 전반부의 액션은 너무 합을 짠 느낌이 나지만 후반 액션은 생동감이 넘치네요. 

브루스 칸은 한국 출신 배우로 액션을 잘 하지만 아쉽게도 그 멋진 발차기가 이 영화에서는 거의 안 나오네요. 그럼에도 장혁과의 액션은 꽤 잘 만들었습니다. 후반 액션처럼 만들고 스토리도 좀 더 다듬었으면 제가 올해 본 최악의 영화라고 선정을 안 했겠죠. 후반 액션 장면 때문에 올해 본 최악의 영화에서 급격하게 상승해서 최악은 면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했더니 그래도 <웅남이>를 이기는 영화는 없을 것이라고 다들 말 하네요. 

그럼에도 졸작인 <더 킬러 죽어도 되는 아이>

더 킬러 죽어도 되는 아이

장혁이 무술감독 역할까지 했습니다. 이러다보니 무술이 너무 단조롭게 느껴지네요. 무술 감독이라고 하면 창의적이고 다양한 액션을 잘 조화시켜야 하는데 장혁이 자신의 절권도를 보여주고 싶어서 만든 무술 같다는 느낌까지 듭니다. 치고받는 것이 아닌 원펀맨 장혁의 무술 쇼 느낌까지 드네요. 

스토리도 별로고 캐릭터도 별로고 심지어 대사까지 다 별롭니다. 죽어도 되는 아이는 없어라는 대사가 나올 줄 알았는데 역시나 나옵니다. 총체적 난국이라고 할 정도로 영화가 전체적으로 만듦새가 안 좋네요. 영화 끝나고 촬영 장면을 담은 영상을 보면서 저 많은 카메라, 저 많은 스텝을 위해서라도 영화가 잘 만들어져야 하는데 안타까운 추락만 보입니다.

별점 : ★☆
40자 평 : 직진만 하는 원펀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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