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딱히 안 좋아합니다. 향은 아주 좋아요. 그런데 꽃 자체는 그렇게 예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아마도 활짝 핀 장미 보다 몽우리가 져서 피기 직전의 장미를 주로 봐서 그런가 봅니다. 우리가 장미꽃 선물을 할 때는 활짝 핀 장미가 아닌 몽우리 상태의 꽃을 주잖아요. 그런데 길거리에 핀 장미들은 활짝 핀 장미들이 많아요. 그런데 활짝 핀 장미는 꽃 색깔이 붉은색 단 1가지 색이고 꽃도 커서 딱히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습니다. 물론 향은 좋아요.
그래서 장미가 필 때는 카메라를 꽃이 아닌 일상 풍경으로 돌립니다. 장미를 따로 오래 길게 집중적으로 찍은 기억이 많지 않네요. 장미는 봄의 끝을 알리는 꽃입니다. 보통 5월 말에 펴서 6월 초에 집니다.
올해는 이상 고온 현상으로 좀 더 일찍 피는 것 같으면서도 예년과 비슷해 보입니다.
지난 5월 23일에 장미 축제를 검색하다가 집 근처에 있는 장미축제 또는 장미원을 찾아봤는데 부천에 하나 있네요. 서울에서는 중랑구 장미축제가 유명한데 집에서 멀고 유튜브로 보니 딱히 가보고 싶은 생각이 안 들었지만 부천은 가깝기도 하지만 여러 색의 다양한 품종이 있어서 찾아가 봤습니다.
다양한 품종과 색깔의 백만송이 장미가 있는 부천 백만송이 장미원
잘 왔습니다. 정말 잘 왔습니다. 장미 좋아하지 않지만 바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별 기대를 안 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좋은 곳이네요. 왜 이런 곳을 이제야 왔는지 후회가 들었습니다.
평일임에도 엄청난 인파로 인해서 사진 찍고 장미 즐기는 분들이 엄청 많았습니다.
장미가 품종 개량이나 다양한 조합을 통해서 다양한 장미가 있고 지금도 품종 개량을 나라마다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현란하고 다양한 장미가 있는지 몰랐습니다. 장미마다 품종명이 있는데 이름이 너무 다양하고 많아서 사진으로 다 찍었지만 다 소개하기는 어려울 정도로 많네요. 하얀색, 노란색, 붉은색은 물론 2가지 색이 있고 그라데이션이 좋고 크기도 참 다양했습니다.
꽃의 여왕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고 꽃 중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꽃이 장미라고 하지만 정말 화려하네요. 장미향도 진동을 합니다. 다만 야외라서 가까이 가야 합니다.
부천 백만송이 장미원이 좋은 점 3가지
1. 공간이 크지 않으면서도 장미꽃은 가득한 몰입도가 높은 장미축제
부천 백만송이 장미원은 도당공원의 일부입니다. 도당산은 잘 압니다. 봄에는 도당산에 벚나무들이 많아서 벚꽃 축제로 유명해서 저도 가끔 갑니다. 7호선 부천종합운동장역 근처에는 도당산과 원미산이 있는데 원미산은 진달래 동산으로 유명하고 도당산은 벚꽃으로 유명합니다. 둘 다 동산 크기라서 쉽게 오르고 내릴 수 있습니다. 이 도당산 일부 지역 비탈을 장미 100만 송이로 가꾸어 놓았네요.
제가 찾아간 날은 5월 23일 화요일로 약 1주일 전입니다. 이때 개화 상태가 거의 다 개화를 했습니다. 다만 응달진 곳은 이제 막 몽우리가 지고 있고 직원 분들이 열심히 심는 지역도 있었습니다. 저는 여기가 이미 심어놓은 걸 관리만 하는 줄 알았는데 새로 심는 지역도 있네요. 그리고 장미를 가꾸지 않으면 마구 엉켜서 자라기에 관리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부천 백만송이 장미원은 공간 자체는 엄청나게 크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작은 공간도 아닙니다. 딱 아담합니다. 지루해질 만할 때 공간이 끝납니다. 보세요. 이 정도 크기면 3시간 정도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보시면 다양한 색상의 장미꽃들이 가득합니다. 살짝 언덕이 있지만 오르면서 땀이 흐를 정도는 아닙니다.
2. 아지자기하고 꽤 잘 꾸며 놓은 공간을 갖춘 부천 백만송이 장미원
부천 백만송이 장미원에는 이런 예쁜 길도 있어요. 말 그대로 꽃길이에요. 큰길도 있고 이런 작은 오솔길 같은 길도 있어서 마치 대형 놀이공원 장미원 돌아다니는 느낌이에요.
여기는 꽁짜죠. 주차 공간이 있긴 하지만 아주 아주 협소합니다. 주변 경찰서 주차장 개방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어요. 따라서 차를 두고 대중교통으로 오는 것이 좋고 그럼에도 아이가 있어서 차 가지고 오실 거면 멀리 유료 주차장에 주차하고 오는 게 나을 수 도 있습니다. 이것만 빼면 반나절 데이트 코스로 딱 좋네요.
이렇게 장미꽃과 함께 사진 찍기 좋은 공간도 있네요. 장미가 덩굴 식물이라서 저렇게 높이 자라지 못하는데 가끔 장미 덩굴을 고정대로 묶어서 장미 나무처럼 만드는 곳도 많더라고요.
꽃시계도 있고요. 꽃시계 근처에 가보니 꽃시계 밑에 꽃은 유일한 조화였습니다.
꽃 터널도 많고 꽃을 배경으로 참 많은 사람들이 사진 촬영하기 바쁩니다.
이겨만 보면 유럽의 한 정원 같습니다. 저 꼭대기에 가제보 같은 공간이 포인트입니다.
하나 부탁이 있다면 장미 터널이 꽤 많지만 그럼에도 한쪽 벽면을 만들어서 다양한 장미꽃을 만들어서 꽃 벽지를 만들면 어떨까 해요. 요즘 가장 인기 높은 SNS가 인스타그램인데 인스타그램 성지가 되려면 꽃 벽지가 길게 있으면 어디냐고 다들 묻거든요. 장미꽃 벽지 공간 꼭 만들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부천은 만화 박물관이 있는 만화 도시이죠. 그래서 백곰 조형물도 있습니다. 둘리도 있고 좀 더 다양한 캐릭터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하트 조형물도 있긴 한데 좀 올드한 느낌이에요. 사진 스팟 공간을 좀 더 마련하면 어떨까 하네요.
입구에는 이런 분수대도 있어서 봄 나들이하기 딱 좋습니다.
보통 이런 공간의 단점은 휴게 공간입니다. 부천 도당공원 장미원은 휴게 공간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대신 잡상인은 없습니다. 따라서 먹고 마실 것을 바리바리 싸가지고 오시지 마시고 근처 편의점에서 물이나 커피 하나 사서 돌아다니다가 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그럼에도 음식 싸가지고 오시는 분들 좀 계시더라고요.
이렇게 장미원 능선에는 숲속 휴게실이 있습니다. 의자는 없지만 턱에 앉아서 불어오는 봄바람으로 땀을 식힐 수 있습니다.
뭐든 자연스러운것이 없습니다. 이렇게 물을 주는 호수를 깔고 장미를 키워내네요. 대단한 노고이고 부천시의 노력이 엄청나네요. 공짜로 즐기기엔 미안할 정도입니다.
3. 다양한 품종의 장미꽃들
정말 다양한 장미들이 가득합니다. 몇몇 장미축제는 빨간 장미만 가득한데 여기는 품종이 엄청 다양합니다. 장미의 다양성은 여기 부천 백만송이 장미원이 최고입니다. 장미 별로 좋아하지 않은 저를 홀리게 할 정도입니다. 장미마다 장미 이름이 적혀 있어서 아름다운 장미는 적고 기억하기 좋습니다. 장미가 이리 다양한지 알게 된 계기였고 장미에 홀딱 빠지게 하네요.
부천 장미원의 단점이라면 접근성입니다. 전철역에서 내려서 버스를 타고 가야 합니다. 7호천 춘의역 7번 출구로 나온 후 70번 버스를 타고 10분 정도 타고 내린 후에 15분 정도 걸어가야 합니다. 도당초등학교에서 내려서 좀 걸어가야 하는 점이 불편합니다만 그렇다고 차 가지고 오는 건 평일에도 주말에도 추천하지 않아요. 주변에 주차 공간이 많지 않거든요.
전 걸어갔어요. 그냥 부천시 구경하면서 지나갔는데 생각보다 부천시가 공업도시더라고요. 반도체 공장을 지나가면서 서울 인근에 이런 대규모 공장이 있나 할 정도로 엄청 크더라고요. 부천시에 동부하이텍 파운드리 공장도 있고 꽤 공장이 많아요. 그런데 이렇게 꽃놀이 공간도 많네요. 시간 나시면 한 번 들려보세요. 정말 좋은 부천 장미원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