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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아쉽지만 잘 만든 영화

by 썬도그 2023.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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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라는 제목의 일본 영화를 보자마자 기승전결이 쭉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스마트폰을 누군가가 주워서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알아내고 협박하는 내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목에 기승전결이 다 보일 정도였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악의를 가득 품은 악당이 스마트폰을 열고 그 속의 내용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 어떤 행동을 할까요? 그 상상 그대로 재현을 한 영화 같아서 안 봤습니다. 

그런데 원작 소설이 얼마나 재미있으면 이걸 한국에서 또 리메이크를 할까하고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한국 영화가 영화관이 아닌 넷플릭스로 직행한다기에 영화가 영 아닌가 했네요. 코로나가 엔데믹으로 가고 영화관 거리 두기도 마스크도 안 쓰는데 왜 넷플릭스로 직행할까 했지만 요즘 영화관 분위기 장난 아니게 안 좋습니다. 높은 관람료에 상영하는 영화들이 크게 줄자 상영 횟수를 줄이는 등 고통의 터널을 지나고 있네요. 

초반 영상 연출이 뛰어났던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보면서 와~~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마치 영화 서치처럼 스마트폰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현대인의 삶을 스마트폰 위주로 보여주는데 영상 연출력과 CG가 꽤 적절하고 깔끔하게 아주 잘 만들었네요. 이게 다 영화 <서치>의 영향이 아닐까 합니다. 스마트폰에 중독된 현대인의 삶을 삐삐밴드의 노래에 맞춰서 아주 잘 보여줍니다. 

초반부터 이목과 몰입도를 크게 끌어 올리네요. 이나미(천우희 분)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그날도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졸다가 깨서 버스에서 내렸는데 스마트폰을 버스에 두고 내립니다. 그 꺼진 액정창에 범인인 우준영(임시완 분)의 얼굴이 드리웁니다. 촬영술이 꽤 좋은 영화임을 5분 만에 느껴지게 하네요. 그렇게 준영은 이나미 스마트폰을 주워서 차근차근 이나미의 정보를 빼내기 시도를 합니다. 먼저 잠금화면을 풀 수 없기에 가짜 음성으로 스마트폰 액정을 깨뜨렸다면서 수리비를 냈으니 알려드린 주소에 있는 스마트폰 수리센터에서 수리된 스마트폰을 찾아가라고 합니다.

전 스마트폰 수리센터를 가보지 않아서 모르겠는데 수리센터에 스마트폰 맡길 때 암호를 알려주나요? 보통 락을 풀고 주거나 알려준다고 해도 그 자리에서 수리하는 걸 지켜볼 수 있고 바로 주기에 스마트폰을 악의적으로 이용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정식 대리점을 가야 합니다. 사설 수리센터는 수리비가 싸긴 하지만 내 스마트폰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공포가 있죠. 아무튼 이나미는 안타깝게도 비밀번호를 적어서 수리청구서에 내밉니다. 

이 수리센터 직원은 우준영입니다. 나미의 스마트폰을 복제 하기 위해서 비밀번호를 풀고 그 안에 스파이앱을 설치하고 돌려줍니다. 그렇게 우준영은 복제폰을 통해서 이나미의 일거수일투족을 실시간으로 전면 카메라, 후면카메라를 통해서 음성과 영상 그리고 모든 입력하는 문자나 SNS를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게 됩니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살벌하다고요? 실제 상황입니다. 실제로 스파이앱이 설치되면 내 스마트폰에서 입력하는 모든 문자와 행동을 볼 수 있고 카메라를 켜서 집안과 내 얼굴과 주변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출처를 알 수 없는 앱은 함부로 설치하면 안 되고 수시로 백신 앱으로 체크해 봐야 합니다. 

그렇게 우준영이 이나미의 모든 장면을 보는 장면에서 제 스마트폰을 살짝 봤네요. 제 스마트폰은 전면 카메라가 사용할 때만 튀어 나오는 LG WING이라서 전면 카메라를 나 몰래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만큼 이 영화가 초반에 무척 몰입도가 높습니다. 그런데 우준영은 왜 남의 폰을 가지고 사람을 괴롭힐까요?

연쇄 살인마 우준영의 아버지가 형사?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우준영의 서사를 독특하게 풀어냅니다. 우준영은 이렇게 스마트폰을 주워서 그 스마트폰 주인의 모든 정보를 다 빼낸 후에 살인을 하는 연쇄살인마입니다. 그런데 이 우준영의 아버지가 형사입니다. 우준영의 아버지(김희원 분)는 자신의 아들이 연쇄 살인을 하고 다니는 걸 숨깁니다. 이 사실을 친한 동료 형사와만 공유를 하죠. 

그리고 상부에 보고도 안 하고 직접 아들을 잡겠다면서 우준영을 뒤쫓습니다. 이게 이 영화의 최대 단점입니다. 아니 아무리 아들이라고 해도 형사의 본분을 잊고 보고도 안 하고 단독 행동을 해요. 다만 이걸 감독도 알고 있었는지 동료 형사를 통해서 관객의 시선을 전달합니다. 

그렇게 나미의 폰을 들여다 보면서 정보를 다 빼내던 우준영은 나미의 SNS에 회사 욕을 잔뜩 써서 올립니다. 이런 사실도 모르고 스마트폰 알람이 꺼져서 늦잠을 잔 이나미는 회사로 출근했지만 이미 거대한 사달이 난 상태입니다. 자신을 믿고 따르던 사장님은 나미를 바로 해고하고 인연을 끊어 버립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신뢰입니다. 이나미는 자신의 SNS가 해킹당한 것이라고 말을 하지만 누구도 믿어주지 않습니다. 보면서 좀 그렇더라고요. SNS에 올린 글과 사진 하나로 한 사람이 매도 당할 정도인가?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이는 이나미도 마찬가지입니다. 친구인 은주(김예원 분)이 스파이앱을 설치한 것으로 의심해서 결별을 합니다. 이 점은 너무 급작스러워서 이야기가 매끄럽지는 않네요. 회사에서 잘리게 된 이유는 이나미가 곤약 젤리를 파는데 부계정으로 내돈내산인 것처럼 위장하고 제품 홍보를 한 모습이 까발려지면서 회사에서 잘리게 된 건 시의성이 너무 뛰어나서 깜짝 놀랐네요. 

전체적으로 시나리오가 생각보다 탄탄합니다. 예상대로 스마트폰 해킹해서 그 사람의 모든 일상을 지배하는 내용이라는 건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담았습니다. 

임시완의 악역 연기가 돋보였던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작년에 상영해서 망한 영화 <비상선언>이 추락하는데 단 하나의 아쉬움점이자 가장 큰 문제점은 악역인 임시완을 너무 일찍 죽였다는 겁니다. 임시완은 범생이 이미지로 뜬 아이돌 출신의 배우입니다. 드라마 <미생>의 장그래가 딱 임시완이죠. 흥미롭게도 임시완은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에서 악역이었던 김희원과 또 다시 연기를 하는데 이번엔 부자지간으로 그려지네요. 

임시완이 연기하는 우준영이라는 연쇄 살인범이 초반부터 얼굴을 까고 시작하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보통 숨기고 손만 보여주거나 통화음만 보여줄 텐데 초반부터 깝니다. 또한 형사의 아들인 점도 초반에 밝히고 시작합니다. 이러면 스릴러적인 요소가 없어서 어떻게 풀어갈까 걱정이 들었는데 후반 좋은 뒤집기가 펼쳐지네요. 

이게 가능했던 건 임시완입니다. 임시완이 <비상선언>에서 다 보여주지 못한 선한 얼굴에서 나오는 잔혹함이 더 찐하게 느껴지네요. 다만 이 캐릭터가 상당히 영민하게 담겨야 하는데 배우의 이미지 덕분에 영민한 사이코패스로 잘 담깁니다. 임시완의 재발견이자 실질적인 단독 주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 원작과 상당히 다른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영화를 맛있게 다 보고 난 후 바로 넷플릭스에 있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일본 영화를 봤습니다. 일본은 원작이 있는 영화는 원작 그대로 만든다고 하더라고요. 조금만 각색해도 매너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하네요. 그걸 따지면 일본 영화는 원작과 비슷할 것으로 보입니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일본 영화를 보니 한국 영화와 결이 너무 달라서 깜짝 놀랐네요. 일본 영화는 스마트폰을 분실한 사람이 여자 주인공이 아닌 여자 주인공의 애인이고 영화의 초점이 스마트폰을 통해서 한 사람의 정보를 다 빼내는 스마트폰 중독의 위험성을 담은 것이 아닌 여주인공의 과거가 반전입니다. 이 반전과 스토리 속 배신 들을 한국 영화는 다른 캐릭터로 배치했네요. 

일본 영화에서는 청년 경찰이 범인을 추적하는데 한국 영화에서는 아버지 경찰이 연쇄살인범인 아들을 추적합니다. 이 정도면 원작을 갈아 엎었다고 할 정도입니다. 반응은 일본 원작보다 뛰어나다는 평이 많고 저 또한 한국 영화가 더 재미있네요. 일본은 스마트폰이 핵심 소재와 주제가 아닌 그냥 여주인공의 과거나 사랑 이야기가 주가 된다면 한국 영화는 스마트폰 해킹의 무시무시함을 잘 담고 있네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스포라서 다 이야기를 못했지만 영화 후반 반전도 좋고 스토리도 연기들도 다 좋습니다. 다만 영화 원작 자체나 소재가 대작을 뽑아내기 어려운 구조라서 소소한 재미만 뽑다가 끝납니다. 이런 원작을 영화로 만든 자체가 좀 무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차라리 스마트폰을 소재로 새로 시나리오를 써서 만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마저 드네요. 

뭔가 강력한 한방이 없는 것이 아쉽더라고요.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잘 봤습니다. 김태준 감독이라는 신인 감독의 작품인데 이 감독 앞으로 좀 눈여겨봐야겠습니다. 아주 영화 잘 만드는데요. 각본도 직접 쓰는 분이고 이 영화도 직접 각색을 했는데 각색을 아주 잘했습니다. 좋은 감독 한 명 알게 되었네요. 앞으로 추적해서 보겠습니다. 

별점 : ★★★☆
40자평 : 스마트폰 해킹의 공포를 임시완이라는 확장시킨 잘 만든 스릴러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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