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의 '크리스찬 베일'과 '에단 호크'는 참 닮았습니다. 예고편을 보고 '에단 호크'가 출연하는 19세기 배경 탐정물이구나 했는데 '에단 호크'가 아닌 '크리스찬 베일'이네요. '크리스찬 베일'이 주연을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더 페일 블루 아이>는 2023년 1월 6일 공개가 되었습니다.
미국 육군사관학교 살인 사건 범인을 찾는 이야기의 <더 페일 블루 아이>
<더 페일 블루 아이>는 창백한 푸른 눈이라는 뜻으로 범인의 인상을 표현한 것 같기도 하고 우울한 잿빛의 삶을 사는 사람을 표현하는 듯 합니다. 이 제목은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아내와 딸을 다 떠나보내서 삶을 지탱할 힘도 없어 보이지만 뛰어난 추리 및 수사 능력으로 지역에서 명성이 자자한 랜도르 경위(크리스찬 베일 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영화는 1830년 미국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수사하면서 시작됩니다.
한 젊은 생도가 교수형을 당한 듯 살해를 당합니다. 이 살인 사건을 랜도르 경위가 수사를 합니다. 그런데 이 사건은 단순 살인 사건이 아닌 살인 후에 시신을 보관하다 심장이 예리한 칼로 도려내진 시체훼손 사건까지 일어난 괴이한 사건입니다.
<더 페일 블루 아이>는 좀 정적인 영화입니다. 게다가 영화 내내 하얀 눈이 가득해서 더 차분하고 음습한 느낌도 듭니다. 여기에 음습함의 엔진을 달아주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애드가 알렌 포우'가 등장합니다.
원작 소설을 영화로 만들었는데 원작 소설이 실존 인물을 첨가해서 만들어진 소설입니다. '애드가 알렌 포우'는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죠. 중학교 때 '검은 고양이' 단편 읽고 근처도 안 가고 있습니다. 제가 수 많은 영화나 소설 장르 중에 가장 싫어하는 장르가 공포물입니다. 외모도 평범한 얼굴이 아니고요.
'에드거 앨랜 포'를 영화를 보다가 그의 일대가를 찾아보니 참 불행한 삶을 살았네요. 소설가이자 시인인 '애드거 앨런 포'는 잠시동안 육사에 입학해서 육사생도가 되었고 그 사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소설이네요. 실제 '앨랜 포'의 이야기가 아닌 그의 캐릭터만 차용했네요. '애드가 앨런 포'는 한번 보면 잊혀지지 않는 독특한 얼굴을 가진 '해리 멜링'이 연기를 합니다. 보면서 '앨런 포'가 살아 움직이는 느낌까지 들 정도로 너무 닮았습니다.
살인 사건을 수사하다가 지능이 뛰어나고 지식도 식견도 모든 것이 다른 생도보다 뛰어나지만 유일하게 외모 때문에 왕따를 당하고 있는 '앨런 포'를 알아본 랜도르 경위는 포와 함께 살인사건을 추리합니다. 포는 명석한 머리로 랜도르 경위가 추리하지 못한 부문까지 추리를 해서 랜도르 경위의 수사를 돕습니다.
그러나 수사는 진척이 없고 육사 교장은 수시로 보고를 해야 한다면서 수사에 대한 독촉을 합니다. 그러다 2번 째 살인 사건이 일어납니다. 2번째 살인 사건도 육사 생도로 장기 훼손이 된 채로 사망합니다. 랜도르는 2번째 살인 사건 이후 감을 잡은 듯 서서히 퇴마술에 빠진 사람을 지목하고 서서히 수사망을 좁혀 들어갑니다. 그렇게 포와 랜도르 경위의 협동 수사는 범인을 색출하기 전까지 진행됩니다만 포가 위기에 빠지게 됩니다.
왜 '에드가 앨런 포'인가?
왜 '에드가 앨런 포'인가 하는 하는 소리를 할 수 있지만 이 영화에서 포우가 없으면 이 영화는 훨씬 재미가 없었을 겁니다. 포우라는 캐릭터가 있었기에 2개의 태양이 뜨는 듯한 놀라운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먼저 포는 저주받은 천재이자 시대를 잘못 타고난 천재작가입니다. 포우가 활동하던 1830년대 이후는 독립전쟁을 막 끝낸 신생국가인 미국이 진취적인 소설이 인기가 많았습니다. 지금도 미국하면 닥치고 전진! 죽을 때도 농담을 내뱉는 밝음이 기본 값인 나라입니다. 이런 시대에 포우는 음습한 공포 소설과 죽음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누가 좋아하겠습니까.
그래서 육사에 입학한 것도 자신의 우울한 모습을 지우기 위해서 입학했다는 소리도 있죠. 그러나 영화에도 나오지만 육사 생활은 오히려 더 외롭게 했고 결국 포는 육사를 졸업하지 못합니다. 포는 미국에서 성공을 못했지만 포의 시와 소설은 프랑스의 대문호인 '샤를 보를레르'가 극찬을 하고 포의 소설과 시를 번역해서 소개하는 등 유럽에서 큰 인기를 얻습니다.
여기에 포는 셜록 홈즈와 왓슨의 원형재인 '뒤펭'이라는 탐정을 '모르가의 살인사건'에서 만들어냅니다. 어찌 보면 지금의 탐정 추리물의 시조새를 만든 사람이 '에드가 앨런 포'입니다. 이런 사실을 알고 보면 영화 후반의 놀라운 반전에서 왜 포가 탐정 소설을 쓰게 되었는지가 자연스럽게 연결이 됩니다. 물론 허구의 이야기지만 실제 '포'의 생애와 연결하면 영화를 좀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
묵직하지만 좀 심심한 전반 그리고 놀라운 후반
<더 페일 블루 아이>는 19세기 육사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소재로 다루고 있고 이걸 랜도르 경위가 추리하는 과정을 느리고 묵직하게 담고 있습니다. 포라는 머리가 똑똑한 왕따 육사생도와의 협력 과정이 주는 재미가 그런대로 좋습니다. 그러나 호흡이 눈 내리는 날의 긴 호흡처럼 느립니다. 이러다 보니 한 번에 다 보지 못하고 보다 말았습니다. 그러다 다시 생각나서 봤는데 그냥 평범하지만 나름 재미있게 끝나는구나 하고 플레이 시간을 보니 20분이나 더 많았네요. 뭐지?
엔딩 타이틀이 20분일리는 없고 뭐지? 궁금함에 화면을 다시 보니 놀라운 일이 펼쳐집니다. 보면서 왓더~~~ 이게 뭐야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후반에 강한 한방이 있네요. 물론 이걸 모르고 보면 더 좋지만 알고 봐도 좋습니다. 예상을 전혀 하지 못했고 영화 즐겨보고 많이 본 저도 예상 못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에 울컥하게 되네요. 이는 한 인물의 행동 때문입니다. 좋은 영화입니다. 초반부터 중반까지 다소 지루할 수 있지만 후반에 강한 한방이 있으니 꼭 다 보시길 바랍니다. 보다 말았으면 큰일날 뻔했네요. 추천하는 탐정물입니다.
별점 : ★★★
40자 평 : 홈즈와 왓슨의 원형재를 볼 수 있는 랜도르 경위와 조수 포의 아름다운 합동 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