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사진은 권력이다

좋은 문제지만 출제자 의도가 너무 뻔했던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본문

세상 모든 리뷰/영화창고

좋은 문제지만 출제자 의도가 너무 뻔했던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썬도그 2022. 7. 3. 10:15
반응형

좋은 영화들이 제작비가 많이 들어간 영화에서만 나오는 건 아닙니다. 소박한 저예산 영화 중에도 좋은 영화들이 많습니다. 이번 주에 넷플릭스에 풀린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좋은 영화입니다. 다만 후반부가 좀 뻔한 느낌이네요. 

사회적 배려 대상 학생으로 특목고에 진학한 한지우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한지우(김동휘 분)는 사회적 배려 대상 학생으로 특목고에 진학을 합니다. 나때도 특목고가 있었지만 대부분의 특목고는 돈 많은 학생들이 다니던 학교였습니다. 최근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도 특목고 입학 기회를 줍니다. 물론 평균 이상의 성적이 좋아야 합니다. 그러나 한지우는 한부모 가정에 학원 갈 형편도 되지 않아서 방과 후 학원도 가지 못합니다. 이런 가정 형편은 학생을 움츠리게 됩니다. 

기숙사에서 술 심부름하다가 걸린 한지우 1달간 기숙사 퇴실 조치당하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수학 점수가 낙제점 이하의 점수라서 항상 고민이 많던 한지우. 그런 지우에게 수학교사인 담임은 특목고 바닥에서 노느니  일반고 가서 우두머리가 되라고 합니다. 그러나 지우에겐 홀어머니를 위해서라도 특목고에서 떠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다 기숙사 친구들이 한지우에게 술 심부름을 시키고 그 심부름을 하다가 인민군이라고 불리는 수위 아저씨에게 들킵니다.

다음날 같이 술을 먹기로 한 친구들을 불라고 인민재판을 하지만 지우는 결코 입을 열지 않고 모든 것을 자기가 뒤집어씁니다. 그렇게 기숙사 1달 퇴실 조치를 당합니다. 갈 곳 없는 지우는 수위 아저씨에게 기대가 됩니다. 

인민군 수위 아저씨가 수학 천재?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수위 아저씨는 북한에서 와서 인민군이라는 별명이 있습니다. 아주 꼬장꼬장한 할아버지 같지만 지우가 갈 곳이 없어서 비 오는 날 수위실에서 하룻밤을 잤던 날 가방에 있던 수학 숙제 문제를 다 풀어 버립니다. 이에 놀란 지우는 인민군 아저씨를 찾아가서 수학을 가르쳐달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어림도 없었지만 지우의 지극정성과 지우의 사정을 귀동냥으로 듣고 빈 과학실을 정리하고 밤마다 수학 수업을 합니다. 

수학을 소재로 한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수는 참 아름답습니다. 딱 딱 떨어지잖아요. 맞고 틀리고 가 명확합니다. 세상 자체가 두루뭉술 수리하고 정답이 없을 때가 많은데 수학은 정답이 있을 때가 더 많습니다. 정답을 모르지만 언젠가는 증명해서 답을 찾아가는 지난한 과정도 좋고요. 또한 수는 현대 사회의 모든 공학의 근간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네 수학 공부 시스템은 그런 게 아닙니다. 더 좋은 대학교 가고 더 좋은 직장을 가기 위해서 배우죠.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결정적인 장면은 지우의 담임선생님이 문제는 문제를 만들고 낸 사람 즉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해야 한다는 겁니다. 
지우는 문제를 낸 사람도 틀릴 수 있지 않냐고 묻지만 선생님은 버르장머리가 없는 학생으로 인식하죠. 반면 인민국 아저씨는 수를 사랑하는 마음을 알려주고 기본을 알려줍니다. 

수학을 소재로 한 영화들은 꽤 있죠. 리만 가설을 풀다 미친 '존 내쉬'를 주인공으로 한 <뷰티플 마인드>나 일본 소설이자 영화로도 만들어진 2005년 제작된 <박사가 사랑한 수식>도 생각납니다. 다만 이 영화는 수학을 소재로 했지만 깊게 들어가지는 않습니다. 투명 판과 화려한 CG를 이용해서 수학의 아름다움과 생활 곳곳에 살아 있는 수를 부각하는 장면들은 아주 보기 좋네요. 다만 특정한 수 이야기가 나오고 이게 영화에서 아주 중요하게 나옵니다. 

리만 가설이 꽤 중요하게 나오지만 대충의 설명도 없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7대 미증명 수학 난제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리만 가설'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이 리만 가설은 1,3,5,7,11 같은 나눠지지 않는 수인 소수들이 랜덤 하게 툭툭 이어지는 듯 나오는 것 같지만 이 소수의 출현 빈도와 차이가 별 규칙이 있다고 말하는 게 리만 가설로 미시 세계인 양자역학을 이해하는데 결정적인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말하고 있습니다. 이걸 인류가 이해하고 알게 되고 증명하고 이용하게 된다면 아직도 미스터리 한 양자 역학 세계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그런데 영화가 리만 가설에 대한 한 줄의 설명도 없습니다. 그냥 리만 가설로만 나옵니다. 약간의 설명, 왜 중요한 지에 대한 설명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설명이 없어도 보는데 큰 지장을 주는 것은 아니고 약간의 아쉬움 정도입니다. 그보다 더 큰 아쉬움은 후반 내러티브입니다. 

소박한 이야기에서 갑자기 켜져서 이야기 사이의 살이 트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소박한 영화인 줄 알았습니다. 탈북자 출신의 수학 천재 할아버지가 남한 사배자 학생을 다독이고 용기를 주는 잔잔한 영화인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공부를 하는 목적에 대한 학국 사회의 비판이 진하게 담길 줄 알았는데 영화 후반 인민군 할아버지가 북한 유명 수학자인데 탈북을 한 인물로 나옵니다. 이는 한반도를 지나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인물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영화가 예상하지 못한 부분으로 달립니다. 지우가 주인공이 아닌 인민군  할아버지가 주인공이 됩니다. 

리학성 수학자의 서사가 펼쳐지면서 깨닫게 됩니다. 이 영화가 지우가 주인공이 아닌 리학성 인민군 할아버지의 이야기라는 것을요. 좀 아쉽더라고요. 한지우라는 캐릭터가 전형적이지 않아서 좋았어요. 범생이들의 특징을 아주 잘 담고 있고 기존의 영화나 드라마 특히 한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잘 담지 못한 순하디 순한 학생으로 저절로 정을 주고 싶은 학생이었거든요. 그런데 리학성이 주인공이라. 

게다가 이야기가 너무 크게 커집니다. 마치 수위복을 입고 있던 수학 슈퍼맨이 된 느낌이랄까요? 이것도 좀 별로였습니다. 너무 심심해서 강한 이야기를 넣은 것이고 그래야 대중성이 높은 건 알겠지만 차라리 한지우와 리학성 할아버지 사이의 갈등과 해결이 좀 더 진했으면 했네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지우의 친구로 나오는 박보람(조윤서 분) 캐릭터는 맹목적으로 지우를 돕는 역할이라서 입체적이지 못하고 영화에서 삭제해도 큰 지장이 없을 정도입니다. 좀 더 밀도 있게 그렸으면 어땠을까 해요. 이건 부분적인 이야기지만 영화가 자동차 주행 장면의 CG는 이해하겠는데 고깃집까지 CG로 처리하는 건 좀 심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코시국에 제작되어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허름한 고깃집 빌려서 하루 반나절이면 촬영할 수 있는 장면도 CG로 했더라고요. CG가 너무 티가 나서 몰입하는데 방해가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초중고 자녀와 함께 보면 좋은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그럼에도 참 좋은 영화였습니다. 자식을 잃은 탈북 수학자 리학성과 한부모 가정의 지우 사이에서 펼쳐지는 우정과 보살핌과 배려 등등 마음 따뜻하게 하는 장면이 참 많네요. 배우 최민식의 연기도 무척 좋았고 지우 역할을 한 김동휘의 연기도 좋았습니다. 보다가 나도 어린 시절 리학성 할아버지 같은 어른 만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후반 출제의도가 너무 뻔하게 보여서 아쉬웠지만 초반만으로도 좋은 영화라고 인정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초반의 그 설정을 보고 <굿 윌 헌팅>의 감동을 예상했는데 후반은 평이하더라고요. 특히 후반 일장연설 대신 사건을 좀 더 면밀하게 또는 플롯을 잘 짜서 풀었으면 하는 생각도 드네요. 

별점 : ★★★
40자 평 : 굿 윌 헌팅에서 시작해서 수학 슈퍼맨으로 끝나다 

반응형
그리드형
1 Comments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