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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연 최고의 영화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

썬도그 2022. 5. 13.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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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스타가 사망하게 되면 우리는 그 스타가 살았던 시기와 특히 전성기를 돌아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 전성기가 나의 전성기와 비슷하거나 세상에 대한 즐거움을 크게 느끼던 시절에 만난 스타라면 더 높은 가치로 다가옵니다. 강수연 배우의 죽음 소식에 좀 충격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그렇게 크지 않았는데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고 몇 시간이 지난 후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강수연 배우의 필모를 뒤적여 보다가 생각보다 내가 본 영화가 많지 않다는 걸 깨달았네요. 특히 베니스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씨받이>도 안 봤습니다. 지금이라도 보려고 하면 보겠지만 딱히 보고 싶은 생각이 안 듭니다. 
그럼에도 본 영화들을 꼽자면 1991년 출연한 <경마장 가는 길>을 봤는데 이 영화는 그냥 한국 영화 최초의 색다른 형식미만 있지 영화 자체의 재미나 줄거리는 정말 별로입니다. 

참 많은 영화에 출연했지만 흥행 성적만으로 만 보면 큰 인기를 끈 영화는 <고래사냥 2>, <처녀들의 저녁식사> 정도만 보이네요. 아! 그리고 이 포스팅에 소개할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가 최고의 흥행작이 아닐까 합니다. 

80년대 최고의 청춘 영화 중 하나였던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

1987년 7월에 개봉한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는 개봉 당시 흥행 1위를 기록했습니다. 당시는 지금처럼 전산화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정확한 관객 집계를 할 수 없지만 대략 26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지금은 하루에 50만씩 찍는 시대지만 당시는 전국에서 유일한 1개관 개봉에 하루에 많아야 5번 정도밖에 상영을 안 하기에 장기 상영을 해도 10만 명을 채우기 쉽지 않았습니다. 인기 여부는 단일 개봉관 영화관 앞에 가면 그 영화의 인기 여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전회 매진을 하는 걸 기억합니다. 

칸느, 베니스, 아카데미라는 이름의 3개의 상영관을 보유한 서울극장에서 개봉을 했습니다. 전 개봉 당시에는 보지 못했고 명절에 TV에서 하는 걸 본 기억이 납니다. 이 영화의 감독은 작년에 작고한 이규형 감독입니다. 87년 당시 이규형 감독은 엄청난 인기였고 최고의 인기 감독이었습니다. 방송에도 많이 출연하고 말도 잘해서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규형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들기 전에 스포츠 서울에 소설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를 연재했고 나중에는 책으로 나왔습니다. 이 책을 영화로 만든 것이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입니다. 소설도 쓰고 영화 연출도 하고 다재다능한 감독이었죠. 

데뷔작은 아니었지만 두 번째 영화에서 1987년 그해 최고의 한국 흥행 영화를 연출한 감독이 되고 88년에 발표한 <어른들은 몰라요> 까지 2 연타석 홈런을 칩니다. 그러나 이후 연출한 영화들이 흥행에 큰 실패를 합니다. 특히 이상은과 김세준이 주연을 한 <굿모닝! 대통령>은 조잡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형편없는 영화였죠. 이후 농구 열풍을 이용한 애니 <헝그리 베스트 5>도 좋은 평을 받지 못하고 2004년 작품 DMZ도 인기를 끌지 못합니다. 

이규형 감독의 전성기는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였고 꾸준히 청춘 영화를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다고 이규형 감독이 엄청난 감독이냐? 그건 아닙니다. 통속성이 너무 진해서 명감독 반열에는 오르지는 못합니다. 다만 당시 청춘들의 활기를 담는 능력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웃기고 활력 넘치는 것이 좋죠.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

그럼 제가 강수연 배우의 최고의 영화로 왜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를 뽑느냐. 그건 바로 강수연 배우를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라는 영화 <베테랑>의 대사가 바로 강수연이 자주 하던 말이라고 하듯이 꽤 강단이 있었던 배우입니다. 이는 영화 속 미미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전 오히려 영화 <씨받이> 이후 어린 나이에 한국 영화를 이끄는 월드 스타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지금이야 한국 영화가 아카데미 작품상도 여우주연상도 받는 시대가 되었지만 당시는 당연히 한국 영화는 해외 영화제에서 수상을 할 수가 없다고 생각할 정도였습니다. 말이 나와서 말이지 전두환 정권이 3S 정책을 펼치면서 한국 영화는 수 없이 검열을 당하고 소재 제약도 심했습니다. 거리엔 온통 헐벗은 여인들의 야릇한 포즈의 성인 애로 영화들의 포스터가 나부꼈죠. 

이러니 한국 영화 인기가 높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방화(한국영화)는 입장료가 2,000원으로 외국 영화의 2,500원 보다 500원이 저렴했습니다.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차별화된 가격이죠. 영화 극장 입장에서는 품질 좋고 인기 높은 해외 특히 미국 할리우드 영화 수입해서 상영하는 것이 돈을 더 잘 벌기에 그 상영권 따내려고 경쟁을 했습니다. 다만 스크린 쿼터제가 있어서 외화를 상영하려면 한국 영화를 일정일 이상 상영을 해야 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싼 제작비의 저질 한국 영화를 직접 만들어서 상영을 했고 그 결과 저질 한국 영화들이 많이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친구가 한국 영화 보러 가자고 하면 인상을 팍 쓰면서 안 보겠다고 당당하게 말했습니다. 지금도 그렇겠지만 중간고사, 기말고사 끝나고 학생들이 갈 곳이 없으니 서울에 있는 학생들은 오전 시험을 맞추고 예약도 없이 무작정 종로 3가와 충무로에 가서 영화를 예매했습니다. 옆길로 샜네요. 다시 영화 이야기를 해보죠.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를 정말 오랜만에 봤습니다. 한 20년 만에 다시 본 것 같기도 하고 30년 만 같기도 합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미미(강수연 분)이 남대문 시장을 아이쇼핑합니다. 이때 흘러나오는 주제곡이 바로 '손현희'의 '오늘은 어떤 일이'입니다. 

영화를 다 보고 하는 말이지만 이 장면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입니다. 무엇보다 노래가 아주 좋고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강수연 배우의 모습이 참 좋네요. 영화 촬영 장소는 남대문 시장입니다.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

영화 내용은 흔한 청춘 드라마입니다. 먹고 놀자 대학생인 신방과 다니는 철수(박중훈 분)은 농구 경기 응원을 하다가 선수의 싸닥을 날리는 활력 넘치는 영문과 다니는 미미(강수연 분)에 반합니다. 쫄래쫄래 쫓아가서 버스에서 데이트 신청을 하죠. 참고로 박중훈은 본인 목소리가 아닌 성우가 더빙을 했습니다. 당시는 후시녹음 시대라서 영상 촬영을 한 후 스튜디오에서 사운드와 더빙을 해야 했습니다. 자신의 대사를 또 한 번 녹음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촬영할 때 소음 통제를 하는데 반해 당시는 도둑 촬영도 많았고 소음 통제도 안 했습니다. 어차피 녹음은 따로 들어가니까요. 

박중훈 목소리도 나쁜 목소리가 아님에도 더빙을 했네요. 

그렇게 철수와 미미는 친구가 됩니다. 보통 데이트 신청을 하면 사귀게 되는데 둘은 지금으로 치면 썸만 타게 됩니다. 영화를 보다 보면 한 영화가 떠오르게 됩니다.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

바로 <엽기적인 그녀>입니다. 이상하게 영화나 드라마에서 여자 주인공들은 활기가 넘칩니다. 반면 남자 주인공들 중에 숙맥이 꽤 있죠. 엽기적인 그녀의 전지현과 강수연 배우 이미지가 참 비슷하네요. 

그렇게 철수와 미미가 썸을 타는 중 보물섬을 알게 됩니다. 김세준이 연기한 보물섬은 뛰어난 머리로 신입생 선서까지 한 사람으로 전형적인 범생이 역할로 나옵니다. 선남선녀 주인공 옆에 있는 전형적인 조연입니다. 영화는 미미와 철수의 썸 타기를 하다가 보물섬이 불치병에 걸려서 죽는다는 내용으로 전개됩니다. 그리고 영화는 보물섬 일기를 출간하게 되고 미미와 철수는 보물섬의 마음 전달로 커플로 완성되고 끝납니다. 

오랜만에 다시 보니 상당히 조잡한 영화였던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

청춘영화 계보를 보면 70년대 병태와 영자, 80년대 고래사냥이 있죠. 그리고 이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도 그 계보에 있습니다. 다만 영화를 보면서 느꼈지만 상당히 영화가 조잡하다는 느낌도 꽤 드네요. 추억 파괴할 마음 없습니다. 다만 같은 영화도 좋은 영화는 나이 들어서 보면 더 좋아지는 영화들이 있습니다. 경험이 켜켜이 쌓이면 보이는 장면들이 있는 영화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이창동 감독 영화들이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창동 감독 영화들을 좋아하고 10년 단위로 다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창동 감독을 저는 국내 최고의 감독으로 생각합니다. 

반면 이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는 당시는 못 느꼈던 조잡스러움이 꽤 많습니다. 먼저 당시 코미디언의 유행어를 많이 사용합니다. 경사났네~~ 경사났어 같은 유행어가 많이 들립니다. 물론 이 자체는 문제가 없고 당시는 친근하게 느껴졌습니다만 나이 들어서 보니 유치합니다. 게다가 최 알랑들롱이라는 캐릭터는 최양락 자체를 욱여넣은 느낌입니다. 이것도 당시에는 친구가 이 영화 보고 길가다가 최양락 흉내 내던 것이 아직도 기억날 정도로 당시에는 좋아하는 캐릭터였지만 지금 보면 뜬금없어 보입니다. 

게다가 이야기 구조가 기시감도 넘치고요. 뭐 이건 제가 나이 들면서 비슷한 이야기를 많이 듣다 보니 오히려 오래된 영화가 역으로 촌스럽게 느껴질 수 있기에 이야기 구조는 비난하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후반 뜬금없는 신파로 흐르는 건 지금 보니 유치하네요. 뭐 당시는 보물섬 때문에 눈물 콧물 쪽 뺀 분들 많았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지금 기준으로 보면 엉성해 보이는 것이 많지만 당시에는 이 정도 퀄리티 한국 영화도 많지 않았고 그게 감상하는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좋았던 것이 2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음악입니다. 손현희의 '오늘은 어떤 일이'라는 노래와 후반에는 산울림의 '그대 떠나는 날 비가 오는가' 등의 노래 선곡은 탁월했습니다. 그럼에도 대사도 그렇고 너무 조잡해요. 이러니 이 영화가 한국 영화 역사에 오를 수 없는 그냥 흔한 통속 청춘 드라마로 치부됩니다. 전형적인 대중 영화였습니다.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

또 하나는 강수연입니다. 배우 박중훈, 강수연, 김세준 모두 연기를 잘했지만 강수연 본인의 성격과 가장 잘 맞는 듯한 활력 뿜 뿜 모습이 너무 좋네요. 베니스 여우주연상이 오히려 독주가 아녔을까 할 정도로 전 이 이미지를 좀 더 오래 가져가길 바랬는데 월드스타가 된 후에 너무 다양한 영화에 출연하면서 색을 잃어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강수연 배우 얼굴에 장난기가 가득 담겨 있잖아요.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

어떤 영화는 다시 봐서 더 좋았다고 하지만 이 영화는 다시 보니 오히려 내가 과포장을 했었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합니다. 그렇다고 추억 파괴는 하지 않았습니다. 추억 파괴할 정도는 아니고 생각보다 영화가 대충 만들어지고 대사나 스토리도 너무 통속적이라서 좀 놀랬네요. 

그래도 보면서 87년 그 거리가 떠오르네요. 버스 정류장 앞에 있던 버스 안내 기기도 눈에 들어오고 보라색 버스도 생각나네요. 

미미와 철수를 영화관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

한국을 대표하던 영화제작사인 태흥영화사가 만든 1984~2004년 영화들을 서울 상암동 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에서 상영합니다.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는 5월 22일 오후 2시, 6월 3일 오후 6시 30분에 상영합니다. 미리 예매를 하고 가면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87년 강수연, 종로거리, 추억이 떠오르는 80년대 중요한 청춘영화 중 하나였습니다. 당시에는 너무 무거운 영화들이 많았어요. 대학생은 모두 시위를 하는 줄 알고 있는 분들도 있는데 아닙니다. 시위할 때는 시위 하고 먹고 놀 때는 먹고 놀았던 대학생도 많았습니다. 다만 이 미미와 철수는 전형적인 먹고 놀자 대학생만 보여줍니다. 아주 낭만적인 모습만 담았고 이게 이 영화의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볼 수 없는 강수연 배우의 리즈 시절의 매력을 가득 느낄 수 있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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