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빡센 일정을 치렀습니다. 치렀다고 해야겠죠. 단렌즈, 줌렌즈 단 카메라 2개에 오즈모 포켓에 삼각대까지 바리바리 들고 신대방역 벚꽃길과 동작동 현충원을 갔다 왔습니다. 현충원은 사람들이 미어터진다고 할 정도로 정말 많았습니다. 오후에 출발해서 부리나케 가야 했는데 눈앞에 있는 보석을 재발견했습니다. 바로 집 근처에 있는 금천구 벚꽃 십리길입니다.
금천구에는 벚꽃십리길이 있습니다. 실제 도로명은 벚꽃길이고 지금은 금천구청도 홍보를 하지 않는 곳이 되었습니다. 롯데캐슬 1단지와 롯데캐슬 뉴스테이 아파트 건설로 인해 벚꽃길의 명성이 많이 훼손되었다가 이렇게 다시 복원되는 느낌이네요.
동작동 현충원 가려면 지하철 1호선을 타고 가디역에서 7호선을 갈아타고 다시 4호선을 갈아타야 합니다. 그렇게 독산역을 갔다가 아! 여기도 벚꽃 명소였지라는 생각에 취해서 그냥 걸었습니다.
독산역에서 전철 타는 걸 포기하고 그냥 가산디지털단지역까지 걸었습니다.
걸으면서 다시 감탄했습니다. 이길을 안 걸었으면 후회할 뻔했다고 할 정도로 역시나 벚꽃십리길이네요.
이런 벚꽃길은 줌렌즈로 담는게 벚꽃을 압축해서 담을 수 있어서 좋아요. 무겁지만 저가 줌렌즈 챙겨오길 잘했네요. 오히려 단렌즈로 촬영한 사진은 10%도 안되고 줌렌즈로 담았네요.
위 사진은 독산역 위를 지나는 금천구 방향인데 여기 주변이 야경이 아주 예쁩니다.
정말 하얀 이를 가득 드러내고 웃고 있는 모습처럼 느껴지는 봄날의 풍경입니다.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눈 앞에서 KTX, 새마을호, 전철 지나가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이 독산역 금천구청역 구간이 한국에서 가장 기차가 많이 다니는 구간이에요. 윤석열 당선인이 대선 공약으로 경부선 철도 지하화 선언을 해서 사라질 풍경입니다만 취임식 하기 전에 공약들을 취소하고 있는 걸 보면 헛공약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지킨다고 해도 최소 10년 이상 걸릴 겁니다.
방음벽이라도 제대로 만들었으면 해요. 보세요. 저 블록형 벽돌로 대충 올린 담벼락 같은 곳을 보세요. 방음 시설 전혀 없죠. 철도 덕후들에게는 천국이긴 하겠네요.
행정도로명은 금천구 벚꽃로입니다. 독산역에서 가산디지털단지역까지 이어지는 철도 옆 도로입니다.
줌렌즈이다 보니 아웃포커싱이 아주 심하게 잘 되네요. 그래서 초점을 어디에 맞춰야 하냐는 질문들을 하시는데 정답이 있겠습니까? 모르면 다 찍어보고 스스로 느끼면 되죠. 초점을 앞에 맞추니 뒤에 있는 벚꽃들이 몽환적으로 흐려졌네요. 전 이게 좋네요.
중간 정도에 맞추니 깊이감은 좀 더 있지만 좀 평범함니다.
유일하게 아쉬운 점은 이 길이 인도가 아닌 자전거 전용도로입니다. 따라서 자전거가 수시로 지나다니기에 눈치 보면서 걸어야 합니다. 금천구가 행정을 이상하게 해요. 한 때는 자전거 우선이니 사람이 피해 달라는 소리까지 했어요. 아니 사람이 최우선이지 차마가 더 우선입니까? 행정은 그렇다고 해도 사람과 자전거가 알아서 서로 피해 갑니다.
이렇게 봄이 절정을 달리고 있습니다.
가산디지털단지역 가까이 왔습니다. 대형 쇼핑몰과 아울렛 매장이 많아서 좋아요. W몰, 현대아울렛, 롯데아울렛, 마리오아룰렛들이 있죠. 저도 쇼핑하러 자주 가는 곳이에요.
가디역에 입장했지만 벚꽃길은 구로역가는 길 로이어 집니다. 환상적인 30분이었네요. 안양천 벚꽃길 걸으시고 눈가심으로 벚꽃십리길도 걸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