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가격이 굉장히 비싸졌습니다. 물가 상승률 따지면 책 가격 상승이 높지 않다고 하지만 신도서정가제가 2014년 시행되면서 출시된 지 18개월이 지난 구간과 신간 모두 정가의 10% 이상 할인 판매를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신간이야 10%가 뭐예요. 정가대로 판매해도 좋죠. 다만 책 가격이 부담스러운 저 같은 경우는 구간이 되길 기다렸다가 안 팔리는 책은 30% 이상 할인할 때 구매를 참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신도서정가제 이후 구간도 10% 이상 할인 판매가 금지되어서 구간이 되길 기다리는 일이 사라졌습니다. 정부나 출판 관계자들은 책 가격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해서 18개월이 지난 책은 책 가격을 다시 책정해서 싸게 판매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실제로 책 가격을 다시 매기는 재정가 책들은 잘 보이지 않네요. 지금은 아예 책에 대한 관심도 확 줄었고 책 서평을 1달에 3개씩 쓰던 저는 책 서평을 거의 쓰지 않게 되었네요.
그럼에도 신간 서적을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사는 지역구 도서관에 희망도서를 1달에 3권 정도 신청하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책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면서 그 마저도 신청을 하지 않고 있고 이전에 없던 책 가격 상한제가 등장해서 5만 원 이상 되는 책은 희망도서로 신청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여러 이유로 책을 점점 멀리하게 되네요.
지난 주에 인사동에서 삼청동 가는 길에 새롭게 생긴 서울공예박물관에 들렸습니다. 2021년에 오픈한 이 서울공예박물관은 풍문여고를 리모델링한 후 건물입니다. 그래서 학교 건물 느낌이 나고 마당도 아주 큼직합니다. 운동장을 품고 있어서 공간이 주는 쾌청함이 좋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초기에는 예약 방문만 받았다가 평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오픈하는데 예약 없이 모두 무료 관람이 가능합니다. 단 주말인 토, 일요일에는 사람이 많아서 예약 방문만 받고 있습니다.
공간이 무척 컸습니다. 공예라는 카테고리를 그렇게 좋아하는 것도 아니지만 시각 예술과 살짝 겹쳐 있어서 눈요기 하긴 좋더라고요. 자수, 나전칠기, 도자기 같은 공예품을 가득 볼 수 있고 역사도 볼 수 있습니다.
공예 작가들의 작품들도 구매할 수 있습니다.
공예가 공산품과 예술품의 부분집합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예술과 공예의 차이점은 무쓸모와 쓸모의 차이라고도 하죠. 예술품인데 쓸모가 있으면 공예, 쓸모없고 감상용이면 예술이라는 구분을 하기도 하더라고요.
이 의자는 누구나 앉을 수 있습니다. 쓸모있죠. 그런데 너무 고급집니다. 수공예품이라서 너무 아름답습니다. 예술의 향기가 나는 쓸모 있는 용품이 공예입니다. 그래서 공예품이 집에 있으면 집안 인테리어도 되고 손님이 오면 예쁜 찻잔이나 커피잔을 꺼내서 대접하면 대접받는 사람들이 무척 좋아하죠. 꼭 묻죠. 어디서 샀어?
서울공예박물관은 서울시가 운영하는데 꽤 규모가 컸습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서울시를 박물관 도시로 만든다면서 많은 박물관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서울공예박물관 1층에 공예도서실이 있네요. 첫 사진에 있던 건물 1층입니다.
공예도서관은 크지 않지만 꽤 알차게 꾸며 놓았습니다.
테이블도 있는데 책들은 공예 관련 서적과 잡지도 있습니다. 예술 관련 책들이 꽤 보이네요.
PC도 있고 환등기 같은 것도 있는데 북 스캐너 같아 보이네요. 헤드폰도 있어서 영상 관련 자료도 감상할 수 있나 봅니다.
디자인 관련 해외 서적도 좀 보이고 디자인 관련 책들이 많네요.
그리고 사진 관련 책들도 있네요. 한국사진사는 구매하고 싶은 책인데 여기에 있네요.
장 테이블도 있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도 꽤 잘 되어 있네요. 다만 평일에만 사람이 적지 주말에는 꽉 찰 듯합니다. 코로나 시국이라서 장시간 있긴 좀 부담스럽지만 자주 많이 들려봐야겠습니다. 책 대출은 안 될 것 같네요. 이런 도서관은 대출이 아닌 책 열람 도서관으로 활용돼야 하고 그게 맞겠죠.
공예박물관은 전시 공간이라서 어두운 곳이 많은데 이렇게 중간중간 외부 풍경도 볼 수 있고 그 앞에 조약돌 같은 의자도 가득해서 삼청동 가기 전에 또는 갔다 온 후 잠시 쉬면서 전시회 관람도 좋을 듯 합니다. 담장 너머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가 있네요. 최근 서울시가 대한항공에 대체 부지를 제공하고 저 공간을 불하받아서 개발을 하려고 아이디어 공모를 하더라고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도심에 쉴 공간이 많지 않고 공원도 많지 않아서 녹지 공간과 공연 공간으로 활용하면 어떨까 합니다. 경복궁 근처에 이런 넓은 쉼터가 거의 없거든요.
한옥이 많은 동네라서 주변 한옥 구경도 할 수 있습니다.
손재주가 좋은 민족이라서 공예품들이 참 많고 가지고 싶은 공예품도 많네요. 서울공예박물관 잠시 들려봐도 좋은 공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