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푸틴의 폭주를 보다 보면 러시아가 민주주의 국가라고 할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민주주의 국가라면 국민 여론이나 야당의 견제와 많은 견제장치가 있어서 푸틴의 판단을 내부에서 견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침공 이후에 핵전쟁 준비태세까지 하라고 하는 걸 보면 러시아에서는 푸틴을 견제할 사람이 없고 장치가 없나 걱정스럽기만 합니다.
그럼 러시아는 민주주의 공화국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표면적으로는 민주주의 형태를 지니고 있습니다. 선거를 통해서 대통령이 되는 방식이니까요. 그럼 공화국이 맞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공화국은 입법, 사법, 행정으로 권력을 3권 분리하고 권력을 가지는 사람은 주기적으로 교체를 해서 하는데 푸틴은 무려 20년 넘게 통치를 하고 있습니다. 조선 인민 민주주의 공화국이라고 하는 북한도 형태는 민주주의 공화국이라고 스스로 지칭하지만 김정은이 혼자 계속 통치하기에 누구도 북한은 민주주의 국가도 공화국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는 전 세계 민주주의 공화국 국가들과 공산주의 독재 국가의 대결로 비추어집니다. 공산주의 자체는 문제가 없습니다. 잘 구현만 되어도 자본주의의 대안 방식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 공산주의 국가 대부분이 민주주의 국가라기 보다는 독재 국가인 것이 문제입니다. 공산주의 강령에 독재를 하라고 적혀 있는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드네요.
많은 분들이 민주주의의 반댓말을 공산주의라고 생각하는데 이건 잘못된 판단입니다.
민주주의는 국민 개개인이 투표로 정치인을 뽑는 정치체제이고 공산주의는 경제체제입니다.
따라서 민주주의의 반댓말은 독재주의(엘리트주의)이고 공산주의 반대말은 자유로운 경제활동과 자본을 인정하는 자본주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스스로 민주주의 공화국이라고 주장하는 것이죠. 그러나 민주주의도 김정은을 반대하거나 제동 할 수 있는 3권 분리가 없기 때문에 공화국도 아닙니다.
북한도, 러시아도 중국도 스스로는 민주주의 국가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걸 믿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진정한 민주주의 찐 민주주의 국가는 러시아, 중국, 북한이 아닌 푸틴을 맞서는 자유 민주주의 국가들이죠. 그럼 무늬만 민주주의인 국가와 진짜 민주주의 국가는 어느 국가일까요?
4단계로 나눠서 본 전 세계 민주주의 강도
민주주의 강도를 4단계로 나눠서 객관적인 평가를 한 지도가 있어서 소개합니다.
https://ourworldindata.org/democracies-age
위 민주주의 분류는 Bastian Herre가 했습니다. 뇌피셜로 한 것은 아니고 매년 수천 명의 전문가에서 설문 조사를 통해서 얻은 데이터인 V-Dem과 V-Dem을 기초로 설계된 RoW 분류법을 이용했습니다.
RoW 분류법에 따르면 총 4개로 정치체제를 분리했습니다.
- 국민이 복수정당제 선거를 통해서 행정부 수장인 대통령과 입법부의 국회의원을 뽑을 수 없는 폐쇄적 독재정치
- 국민이 복수정당제 선거를 통해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를 할 수 있지만 결사의 자유나 표현의 자유가 부족한 선거 독재정치
- 국민은 자유롭고 공정한 복수정당제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선거 민주주의
- 선거 민주주의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개인 및 소수자의 권리, 법 앞에 평등하고 행정부는 입법, 사법부에 의해 제한이 되는 걸 자유 민주주의라고 정의했습니다.
위 그래프를 보면 독재국가는 붉은색, 선거 독재국가는 주황색, 선거민주주의 국가는 하늘색, 자유민주주의 국가는 파란색입니다. 보시면 예상대로 북한, 중국, 사우디 및 중동 국가 대부분은 독재국가입니다. 베트남, 태국, 라오스 모두 독재국가입니다. 아프리카도 독재 국가가 많네요.
선거 독재국가는 서두에 말한 러시아가 있습니다. 동유럽 국가 중에 나토에 소속되지 않은 루마니아도 있네요. 아프리카 대부분도 선거 독재국가입니다. 인도도 선거로 총리를 뽑지만 러시아와 동급입니다. 그래서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에 인도는 중국과 함께 안보리에서 기권표를 던졌습니다.
다음은 하늘색으로 여기서부터 민주주의 국가로 인정을 받습니다. 아시아에서는 몽고가 있네요. 인도네시아도 있습니다. 아프리카는 남아공과 주변 국가가 있고 유럽 대부분은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그럼에도 동유럽 국가들이 선거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중남미도 선거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선거 민주주의 국가는 선거로 대통령이나 총리를 뽑지만 입법, 사법, 행정 3권 분리가 되지 않고 행정부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져서 견제 도구가 약한 국가이자 인권과 소수자의 대한 보호가 약한 나라입니다.
파란색은 자유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한국은 여기에 속해했습니다. 자민당이 거의 정권을 잡는 일본도 외형은 반독재 국가가 아닐까 하지만 엄연히 일본 국민들의 선택을 받은 정당이라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입니다. 다만 정부비판을 한국처럼 활발하게 안 하는 순응주의 국가가 아닐까 합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는 미국, 영국, 호주, 서유럽 국가 대부분이 자유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민주주의는 오래된 정치체계가 아니다
민주주의 정치체제는 오래된 정치체제가 아닙니다. 1858년에는 호주와 스위스만 민주주의 국가였습니다. 미국도 선거 독재주의 국가였고 한국도 왕이 있던 독재국가였죠. 그러다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고 공화국이 탄생하면서 바뀝니다. 공화 민주주의의 핵심은 분권이죠.
1970년 냉전이 한창이던 시절에 드디어 미국이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되고 서유럽과 북유럽 국가들이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됩니다. 이때만 해도 인도는 민주주의 국가엿네요. 한국은 박정희 정권 시절로 선거 독재주의 국가였네요.
그럼 한국은 언제부터 민주주의 국가가 되었을까요? 33년 전부터 민주주의 국가가 됩니다. 그럼 33년 전이 언제냐 바로 1987년입니다. 영화 1987이 어떻게 한국이 민주주의를 쟁취했는지를 아주 잘 담고 있습니다.
선거민주주의 국가의 역사별 구분
2020년 기준으로 91년 이상 선거 민주주의를 지속한 국가는 10개국밖에 안 됩니다. 61년이 넘은 국가도 13개국 밖에 안됩니다. 이러다 보니 노인 분들은 인생 대부분을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경험해 보지 못했습니다. 한국도 그렇죠. 이승만과 박정희라는 독재자가 있었습니다.
RoW 분류법에서는 선거 민주주의와 결사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추가한 자유 민주주의를 구분합니다. 그러나 BMR 분류법에서는 선거의 자유만 있으면 다 민주주의 국가라고 인정합니다. RoW에서는 179개국 중에 92개국이 민주주의 국가이지만 BMR 분류법에서는 193개국 중에 118개국이 민주주의 국가라고 정의합니다. 선거 있으면 다 민주주의 국가라고 해서 신뢰도는 낮습니다.
한국은 제대로 된 민주주의, 자유민주주의국가가 된 것이 1987년을 기준으로 시작되었기에 지금의 10,20,30대들은 자유민주주의만 경험하고 살아온 세대들입니다. 왜 40,50대들이 진보적일까요? 이 세대들은 1987년 6.10 민주화 항쟁을 경험하고 직접 이끌어낸 민주화 세대입니다. 지금은 꼰대라고 손가락질받고 기득권층이라고 지적을 받지만 그럼에도 진부 색체가 강할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20대와 60대가 보수층으로 분류하는 대선 여론 조사를 보면 세상은 참 알다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