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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이옥섭 구교환 감독의 놀라운 단편 영화 걸스온탑

by 썬도그 2022.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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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영화의 특징은 시간이 지나서 봐도 좋고 누가 봐도 좋다는 겁니다. 특히 인문학적인 이야기와 주제를 담은 영화는 시간이 지나도 그 시의성이 훼손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명작 소설들들을 수백 년 이 지난 지금 읽어도 감동을 하잖아요. 물론 현재의 이야기 전달 방법이나 소재는 크게 달라졌지만 인간의 삶은 유구한 역사 속에서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고대의 삶이나 현재의 삶이나 삶의 기본 골격은 비슷합니다. 

믿음과 의심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 <메기>를 최근에 보고 좀 놀랬습니다. 이런 유쾌하고 상큼하고 묵직한 의미를 잘 담은 영화감독이 있나? 감독은 이옥섭입니다. 그런데 이 메기는 시나리오와 배우 편집까지 한 요금 대세 배우 구교환이 함께 했습니다. 두 사람이 너무 친하죠. 그래서 검색해보니 연인 사이네요. 그럼 인정! 어쩐지 두 분이 같이 활동을 많이 하더라고요. 

이 연인이자 감독인 두 분이 함께 만든 2017년 단편영화가 있어서 소개합니다. 무려 4분짜리 초단편 영화로 유튜브에서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천우희와 이주영 배우가 출연한 초단편 영화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 4분짜리 영화라고 하기엔 꽤 강한 의미가 들어가 있습니다. 선 감상 후 제 후기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짧아요. 4분짜리에요

천우희와 이주영은 친구입니다. 이주영은 서커스단에서 공중 줄타기를 하다가 외발자전거 묘기로 변경합니다. 자신은 절대로 고소공포증이 없다고 변명하지만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외발자전거를 탑니다. 

천우희는 이주영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데도 듣는 척도 안 합니다. 사람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걸 말하는 걸 좋아하지 친구라도 그 이야기를 다 진심으로 듣지 않습니다. 특히나 큰 상처를 받으면 더더욱 그렇죠. 

그러다 친구가 선인장 잘 있지라는 말에 조금 반응을 합니다. 천우희는 지금 선인장 때문에 남의 이야기가 귀에 안 들어옵니다. 

너무 작아서 귀엽다고 난리 치던 선인장이 너무 커버려서 천장을 뚫고 나갈 기세입니다. 이 장면 보면서 다들 느꼈을 겁니다. 애완동물이요. 귀엽다고 키우는데 너무 커지다 보니 귀여움은 사라지고 현실 자각을 하게 됩니다. 새끼까지 낳으면 더 심란해지죠. 그래도 키워야죠. 그게 책임이고 어른이잖아요. 문제는 버리잖아요. 버립니다. 참 열심히 버립니다. 휴가철에 바닷가 가서 버리고 길 가다 버리고요. 

선인장으로 형상화한 책임감 없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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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우희는 선인장을 싣고 대온실에 화분을 갖다 놓습니다. 헤어지기 싫지만 헤어질 수 밖에 없는 현실에 눈물까지 흘립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아주 책임감 높고 사랑심 가득한 모습으로 보입니다. 변명은 있죠. 대온실이 환경도 좋고 친구도 많으니까요. 

그러나 친구 이주영은 말합니다. 그건 니 생각이고 선인장이 포옹이 필요하데? 선인장은 태양이 포옹이지 니 포옹이 무슨 소용이 있냐고 뼈를 야무지게 때립니다. 요즘 애묘인, 애견인 참 많습니다. 그래서 대한민국 길냥이들이 그 어느 시대보다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다만 모든 것을 고양이 입장에서 강아지 입장에서 생각해야 합니다. 고양이가 불쌍하다고 염분 가득한 인간이 먹는 음식 주면 안 됩니다. 지금은 문화가 바뀌었고 고양이, 강아지 생리를 잘 아는 애묘인, 애견인이 많아서 이런 오해나 일방적인 시선은 많이 줄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인간 시선에서 애완동물을 바라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이 4분짜리 단편 '걸스 온 탑'이 이걸 지적하는지 아닌 지는 모릅니다. 다만 보는 사람마다 해석이 다 다르니까요. 분명히 사랑이라는 감정도 내 일방적 시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깊게 하네요. 4분 만에 이 주제를 담다니 놀랍네요. 

미장센도 놀라워요. 편집도 영상 색 보정도 와~~ 이 정도면 CF 감독 아닐까요? 구교환과 이옥섭 감독의 콜라보! 이거 예사롭지 않습니다. 지금은 배우로 더 잘 알려진 구교환 배우. 언제 구교환과 이옥섭 감독의 장편 영화를 꼭 보고 싶은데 이미 나왔네요. 바로 <메기>입니다. <메기> 이후의 두 분의 영화 또 보고 싶네요. 

D.P2도 후딱 보고 싶네요. 구교환 입덕 하기 딱 좋은 드라마이자 제가 구교환 배우 입덕 한 드라마이기도 하네요. 다만 배우 구교환만 보다가 감독 구교환의 매력도 가득 느끼게 됩니다. 이런 표현력과 서사력이라면 앞으로 주목해야 할 감독으로 2옥섭 & 9교환 감독이 꼭 들어가야 합니다. 

유튜브에서 걸스 온 탑 검색하면 바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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