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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서울여행

창경궁, 남산둘레길 길냥이, 가을냥들

by 썬도그 2021.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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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요물이라는 소리를 듣고 살았습니다. 왜 어르신들은 지금도 고양이를 싫어하실까요? 아마도 말려 놓으려고 내놓은 생선을 집어가서일까요? 밤마다 애기 울음소리를 내서 그럴까요? 먹을게 귀했던 시절 도둑고양이들이 먹을 것을 훔쳐가서 지어낸 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고양이의 행동을 보면 요물 같기는 합니다. 개와 달리 높은 곳을 훌쩍 올라가고 밤에는 눈에서 레이저까지 쏩니다. 밤에는 눈만 빛나니 요물이라고 한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일본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점점 고양이를 좋아하는 인구가 늘고 있습니다. 그중 한 명이 저 이기도 합니다. 고양이 키우지는 않고 앞으로도 키울 생각은 없습니다. 고양이 키우는 것이 개보다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키울지도 모릅니다. 그게 언제인 지는 모르지 만요. 고양이가 주는 따뜻함이나 귀여움을 유튜브를 통해서 배우고 있습니다. 

거리 사진 촬영하다 보면 고양이들을 만납니다. 길에서 사는 길냥이들을 만나면 사진으로 담죠. 그럴 때마다 고양이 사료라도 사 가지고 다닐걸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달리 길냥이겠어요. 항상 만다는 길냥이들이 아니고 가끔 보다 보니 만나면 사료 생각나고 또 까먹고 그러네요. 그런데 변수가 아닌 상수 같은 길냥이들이 있어요. 거기 가면 꼭 있는 고양이들이 있어요. 바로 창경궁 길냥이들입니다. 

창경궁에 가면 길냥이 사는 놀이터가 있어요. 창경궁 온실을 정면으로 보고 오른쪽에 작은 정자인 관덕정이 있어요. 이 근처에 고양이들이 많이 살아요. 창경궁을 꾸준히 다닌 지 15년이 지나고 있지만 초기에는 없었다가 최근 5년 사이에 길냥이들이 참 많이 보여요. 캣맘 분들이 꾸준히 관리해주는지 아이들이 참 건강해 보입니다. 

이날도 누군가가 길냥이들에게 먹이를 주고 있더라고요. 창경궁 길냥이들이 관리를 받고 있지만 그렇다고 아주 건강하다고 할 수는 없겠죠. 

고양이 중에 꼬리가 짧은 고양이들이 있는데 영양이 좋지 못해서 생기는 병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털을 보니 건강해 보이네요. 가끔가다 길에서 만나는 고양이 중에 몸 상태가 너무 안 좋은 냥이들을 볼 때가 있어요. 서로 짧은 시간 쳐다 보는데 그 눈들이 잊히지 않아요. 저도 해줄 것이 없고 고양이도 뭔가 바라지만 바랄 수 없는 그 눈빛이요. 

고양이 좋아하다보면 고양이 눈만 봐도 뭘 말하는지 알 수 있을 것만 같아요. 

뭘 찍냐~라는 시선에 부리나케 카메라를 내렸어요. 그런데 이 고양이 표정만 잠시 저랬지 사람들 앞에서 재롱 많이 떨더라고요. 순간의 시선이 전부는 아니니까요. 

이 고양이들 창경궁 관덕정 근처에 사는 고양이들이에요. 작년과 또 다른 고양이들이 보이더라고요. 

그런데 친구들인지 다들 친하게 지내더라고요. 

관덕정에 온 관광객들 주변에서 어슬렁 거리면서 먹을 것을 획득하기도 합니다. 사람을 크게 무서워하지 않아요. 

츄르 하나 챙겨가면 고양이 쓰담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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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덕정을 지나 온실로 가는데 뭔가가 걸어오는데 포스가 장난 아니네요. 딱 봐도 이 구역 대장 고양이네요. 서열 1위라고 마빡에 붙이고 다니는 느낌입니다. 저 덩치면 냥냥 펀치 2방 맞으면 바로 꼬리 내리겠는데요. 

11월 11일 어제 창경궁 가봤는데 이제 단풍 끝물이더라고요. 

길냥이를 또 자주 만날 수 있는 곳이 남산 둘레길 북쪽 순환로입니다. 여기는 창경궁과 달리 꼭 볼 수 있다고 장담은 못합니다. 볼 수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는데 저는 갈 때마다 봤어요. 

지난 벚꽃 시즌에도 봤었어요. 

남산둘레길도 서울단풍 명소죠. 

사진 찍고 있는데 누가 야옹 야옹하기에 눈길을 돌리니 저 보고 야옹 거리네요. 사람을 피하지 않아요. 길냥이지만 사람 손을 많이 탔고 좋은 사람들이 많은지 사람에게 인사할 정도입니다. 한 동네를 구경 가면 그 동네 고양이들이 후다닥 도망가면 인심 사나운 동네임을 감지하는데 이 남산 둘레길 고양이들 보면 캣맘, 캣 대디들이 많아서인지 사람을 안 무서워해요. 지난겨울 한 할아버지 할머니가 고양이 먹이 주는 걸 보면서 할아버지들 중에서도 고양이 좋아하는 분이 있구나 새삼 깨달았네요. 생각해보면 있을 수 있죠. 그런데 제 주변 어르신들은 다 싫어했어요. 

쓰담을  즐기는 길냥이들, 가을냥들이 많았어요.

조금 더 걸었더니 넉살 좋은 고양이도 있네요. 몸단장을 하는데 사람들이 신기하다고 부르니 쳐다 봅니다. 귀찮지만 혹시나 먹을 걸 주나하고 봤는데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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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 어린 눈초리까지 보입니다. 약간 불만도 느껴지고요. 

다른 두 냥은 바로 뒤에서 식빵 굽고 있네요. 

 

윈드밀 자세로 몸단장을 하는 고양이. 구루밍은 고양이의 습성인고 그래서 고양이는 냄새가 거의 안 나요. 다만 똥내가 육식동물이라서 심해요. 

남산 둘레길 뿐 아니라 고양이가 주변에 참 많이 살고 있는데 고양이들 따라가 보면 쉼터나 물그릇, 먹이 그릇이 있는 곳들이 많았어요. 주변에 캣 대디, 캣맘들이 참 많다는 방증이겠죠. 공존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한국, 그럼에도 여전히 고양이 싫어하는 혐오자들이 많아요. 왜 싫어하는지는 알겠지만 그래도 고양이가 쥐도 잡아먹어서 우리 환경 좋아지게 하는 것도 있잖아요. 지난달에 아파트에 쥐가 갑자기 많아져서 놀랐는데 고양이들이 최근 들어 안 보이더라고요. 그것 때문이라고 할 수 없지만 길냥이들이 우리에게 고통을 주는 존재만은 아닙니다. 뭐 혐오할 수는 있지만 때리거나 학대하거나 밥그릇은 걷어차지 않았으면 하네요. 

겨울이 다가오고 길냥이들의 고통이 시간이 다가오네요. 먹이도 없지만 물이 꽝꽝 얼어서 마실 물도 많지 않은 계절인데 모두 잘 견뎠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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