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서울에 첫눈이 왔다고 하네요. 작년보다 1달 일찍 내렸다고 하죠. 작년 첫눈이 너무 늦게 내렸어요. 그런데 지난 주 토요일 너무 더웠어요. 입동 하루 전날인데 너무 더워서 입고 간 코트가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늦가을임에도 초여름 같은 날씨였다가 1주일도 되지 않아서 갑자기 첫 눈이 내렸네요.
날씨의 변덕이 너무 심하네요. 이게 다 지구온난화 때문이고 이런 이상기후는 앞으로 더 심해질 겁니다. 단풍도 예전보다 예쁘게 들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전체적으로는 예쁜 단풍도 꽤 많았습니다. 먼저 은행나무는 내성이 강한 나무라서 그런지 이상 기후에도 고운 단풍을 보여주네요.
남산둘레길은 남산 백범광장 오른쪽에 있습니다. 둘레길이라서 평지에 가까운 길들이 이어집니다. 가다 보면 한옥 식당이 있는데 볼때마다 신기해요. 어떻게 여기에 식당이 있을까 하고요.
인공 폭포도 있습니다.
이 목멱산 호랭이라는 이름도 독특한데 이 식당 앞에 있는 단풍 나무가 그렇게 예쁠 수가 없습니다. 다행스럽네요. 이 단풍나무는 아주 곱게 물이 드네요. 올해 단풍 나무중에 보면 단풍이 들지도 않았는데 구운 오징어처럼 잎이 말라서 뚝뚝 떨어지기도 하더라고요.
케이블카가 수시로 지나다니네요.
가을이 정점을 지나서 빠르게 겨울로 이동하고 있네요.
남산둘레길은 남산의 허리를 지나가는 길이라서 태양의 위치가 수시로 변합니다. 단풍을 가장 예쁘게 볼 수 있는 구간은 태양을 역광으로 받는 구간입니다. 따라서 쭉 걷다 보면 역광 구간이 나오니 실망하지 않고 계속 걷다 보면 단풍이 찬란하게 빛날 때가 나옵니다. 또한 태양이 드는 곳에서는 뒤로 돌아보면 역광일 때도 많으니 가끔 뒤를 돌아보세요.
지난 주 토요일에는 단풍이 안 든 구간도 꽤 보였습니다. 수시로 남산타워가 출몰해서 단조로운 풍경에 액센트를 넣어주네요.
남산둘레길에는 이런 작은 하천이 있습니다. 이 작은 하천은 인공하천으로 펌프로 끌어 올린 물을 실개천으로 내려주고 있습니다. 자연하천이 아닌 것은 아쉽지만 한국에 자연하천 중에 1년 내내 물이 흐르는 하천은 큰 하천 말고는 거의 없습니다. 이 인공 개천은 재잘거리는 개울물소리를 연출하는데 이 소리가 아주 좋습니다.
중간에 작은 사찰 같은 곳이 있는데 와룡묘라는 곳으로 삼국지 제갈공명을 모시는 곳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올라가지는 못했는데 작은 암자 같은 곳입니다.
걷다보면 저절로 감탄이 터질겁니다. 길이 너무 예쁩니다. 예뻐요.
앞으로 봐도 뒤로 돌아봐도 참 예쁜 단풍길입니다.
단풍길은 세로모드 사진으로도 예쁘게 잘 담기네요.
노화 중에 이런 예쁜 노화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우리 인간도 노화라는 과정에서 외모는 빛을 잃어가지만 대신 지혜의 샘을 얻게 됩니다. 다만 그 지혜의 샘은 모두에게 생기는 건 아니고 몸처럼 마음도 색을 잃어가는 분들도 참 많습니다. 다만 끊임없이 자기비판을 하는 분들이 나이들수록 마음의 빛이 커지죠. 단풍을 보면서 잠시 생각에 젖어봤습니다.
남산둘레길에는 고양이들이 참 많습니다. 외모만 보면 길냥이가 아닌 집냥이로 보일 정도로 건강상태나 털들이 뽀샤시합니다. 이렇게 고양이들이 잘 먹고 잘 사는 느낌이 나는 건 이 길냥이들을 보살피는 캣맘, 캣대디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난 길냥이들은 사람들을 무서워하지 않고 오히려 냐옹이라고 인사까지 하네요. 사람의 인기척을 즐기고 포즈까지 예쁘게 취해줍니다.
고양이들을 위해서 캔이나 사료 챙겨 가시면 좀 더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중간중간 유난히 예쁜 단풍나무들이 있습니다. 이런 단풍 나무는 카메라가 저절로 올라가지네요.
남산둘레길에는 서울공원을 예쁘게 담은 사진전도 볼 수 있습니다.
휴게공간도 가끔 나옵니다. 옹달샘 같은 곳도 있고요. 걷다 보면 서울을 잠시 잊게 됩니다.
정말 곳곳에서 예쁜 가을 풍경들이 펼쳐집니다.
단풍 터널 구간이 많다보니 가을에 자연스럽게 취하게 되네요.
남산둘레길을 걷다보면 도심과 거리가 많이 떨어져 있어서 여기가 어디쯤인지 알기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지도앱을 켜면 위치가 나옵니다. 약 1시간 정도 걷다 보면 충무로 쪽 남산둘레길이 나옵니다. 남산N타워가 아주 크게 보이는 곳이기도 하죠. 이 근처에 길냥이들이 많아요.
그리고 조금만 더 걸으면 국립극장 쪽 길이 나오는데 이 길에 위 사진처럼 단풍나무가 가득한 단풍터널이 나와요. 여기가 정말 예뻐요. 이번 주에 또 가봐야겠습니다. 여기는 따로 촬영해야 할 정도로 아주 멋진 단풍 터널을 만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