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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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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 유발 영화 아버지는 산을 움직인다

썬도그 2021. 9. 29.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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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넷플릭스가 정신이 번쩍 들었는지 놀랍고 재미있는 새로운 오리지널 콘텐츠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는 디즈니 플러스가 바짝 쫓아오자 버는 수익 대부분을 다시 오리지널 콘텐츠 생산에 쏟아붓고 있고 그 결과가 올 가을부터 겨울까지 순차적으로 열매를 맺을 것으로 보입니다. 

넷플릭스는 스트리밍 VOD 서비스를 개척한 회사입니다. 초기에는 수 많은 영화제작사의 영화 판권과 드라마 판권을 사서 전 세계에 공급했습니다만 오리지널 콘텐츠가 고객을 유치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고 것을 알게 된 후에는 오리지널 콘텐츠 생산에 주력을 합니다. 요즘 전 세계에서 열풍이 불고 있고 넷플릭스 주가까지 끌어올린 한국이 민든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에게는 구세주 같은 드라마였습니다. 

넷플릭스가 세계 최고의 스트리밍 VOD 서비스라고 하지만 오리지널 콘텐츠 시장으로 보면 디즈니, 유니버셜, 20세기 폭스사, 파라마운트 등등의 세계적인 영화사나 HBO 같은 드라마 제작사와 비교하면 중소기업 수준입니다. 이들이 스트리밍 VOD 서비스에 등장하자마자 넷플릭스는 큰 위기를 맞을 겁니다. 따라서 넷플릭스는 좋은 드라마, 좋은 영화를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중요한 건 타율입니다. 좋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와 영화를 꾸준히 공급해야 합니다. 

넷플릭스 드라마와 영화를 1년 넘게 지켜보면서 느낀 것은 영화관에 걸릴 정도의 퀄리티는 아니지만 TV 드라마나 TV용 영화보다는 퀄리티가 좋은 영화와 TV 중간 지점에 있는 콘텐츠를 잘 만듭니다. 제작비가 개봉 영화에 비해서는 적지만 TV 드라마보다는 많은 중간 지점의 제작비와 TV에서 다루기 어려운 소재나 성인 취향의 표현력을 이용해서 다채로운 소재의 드라마를 잘 만듭니다. 그래서 그런지 넷플릭스 드라마 중에는 좀비물이나 SF물이 참 많습니다. 예술성을 추구하기보다는 철저히 대중성을 따릅니다. 물론 <아이리쉬 맨> 같은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른 영화들도 만들지만 수익을 깎아 먹기도 합니다. 

제가 초반에 장광설을 펼친 이유는 이 드라마를 보면서 넷플릭스의 장점이 단점이 된 모습이라서 장황하게 설명했습니다.  

넷플릭스에 소개된 루마니아 영화 아버지는 산을 움직인다

몇 주 전에 넷플릭스에 공개되어서 그 주에 넷플릭스 전 세계 영화 부문 5위 까지 오른 <아버지는 산을 움직인다>가 있길래 봤습니다. 프랑스어를 하는 것 같아서 프랑스 영화인가 했습니다. 보다가 좀 이상해서 알아보니 루마니아 영화네요. 이게 넷플릭스의 강점입니다. 전 세계에서 영화나 드라마 잘 만드는 감독을 섭외해서 모든 권한을 감독에게 주고 마음대로 만들어 보라고 합니다. 

드라마 킹덤의 시나리오 작가인 김은희 작가는 넷플릭스는 간섭을 정말 하지 않는다고 수차례 말했습니다. 이렇게 간섭이 없으니 뛰어난 시나리오, 특히 창의성 넘치는 시나리오가 나오고 그를 바탕으로 놀라운 이야기와 소재를 담습니다. <오징어 게임>도 황동혁 감독이 2009년에 쓴 시나리오인데 영화제작사들이 돈이 안 된다면서 손사래를 친 시나리오입니다. 그런데 이걸 넷플릭스가 덥석 샀고 넷플릭스의 뛰어난 선택 덕분에 한국 드라마 최초로 전 세계 넷플릭스 드라마 1위를 넘어서 한국이 영화 및 드라마 강국임을 확인시켜주었습니다. 

마치 K팝이 유튜브를 통해서 전 세계에 알려졌듯이 이제는 K드라마가 넷플릭스 유통망을 타고 전 세계에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좋은 면이고 나쁜 면도 있습니다. 너무 간섭을 안 하다보니 망작도 참 자주 나옵니다. 이런 넷플릭스 망작 하나하나가 넷플릭스를 떠나게 합니다. 내 구독료로 이런 드라마와 영화에 쓰였다고?라는 약간의 빡침이 쌓여서 넷플릭스를 점점 멀리하게 됩니다. 

네 본격적으로 영화 소개를 하겠습니다. <아버지는 산을 움직인다>는 졸작입니다. 어떻게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이해가 가지만 그 마지막 장면 5분을 보려고 1시간을 봐야 한다는 자체가 곤혹스럽습니다. 

올해 본 최악의 주인공의 이기심에 분노가 끊어 오르다

이 <아버지는 산을 움직인다>는 2008년 루마니아에서 일어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했는지 그대로 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전체적인 이야기 뼈대는 비슷합니다. 루마니아의 퇴역 장교인 미르차는 임신한 아내와 살 집의 벽지를 고릅니다. 미르차는 알리나와 재혼을 했고 행복한 생활을 꿈꾸고 있었는데 한 통의 전화로 신혼의 꿈을 뒤로하고 한 달음에 산으로 달려갑니다. 

그 전화는 전 처 사이에서 낳은 20대 아들이 설산에서 실종되었다는 소리입니다. 이에 미르차와 전 처인 파올라는 산 밑 구조센터에서 다시 만나고 아들이 돌아오길 기다립니다. 아들은 새로 사귄 여자친구와 등산을 하다가 폭설을 만나서 실종 상태입니다. 미르차는 구두를 싣고 설산에 같이 오르려고 합니다. 처음에는 미르차의 부성애가 대단하고 느꼈습니다. 그러나 부성애도 정도가 있고 상식이 있어야죠. 구조대의 짐만 되는 행동임을 직접 해보고 깨닫습니다. 장비를 갖추고 등산을 하다가 중간에 포기하고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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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구조대가 최선을 다하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나름 노력을 하고 있지만 수시로 기자들 앞에 서서 구조 상황을 보고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구조대장은 구조 현장에서 사람을 구출한 사진을 자신의 책상 뒤에 가득 붙여 놓았습니다. 마치 그걸 훈장처럼 여기는 과시적인 사람입니다. 

그렇게 3일이 지나고 4일이 지나도 실종된 아들을 찾지 못하자 미르차는 놀라운 결단을 합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루마니아의 국정원급의 대규모 군인과 장비가 산 밑에 도착합니다. 특수훈련을 받은 이들은 퇴역 장교인 미르차에게 마음의 빚을 졌는지 불법 장비까지 동원해서 산 계곡까지 핸드폰 신호를 스캔합니다. 이 장비는 아무나 사용할 수 없고 사용한다고 해도 그 자체로 불법입니다. 

권력을 이용한 아버지의 못난 부성애를 담은 <아버지는 산을 움직인다>

여기서부터 영화가 좀 이상해집니다. 먼저 이게 가능하다는 자체가 놀랍습니다. 보통은 실종자가 생기면 구조대원들이 헬기를 동원하던 각종 장비를 총동원하든 실종자를 찾아야 합니다. 또한 사람이 실종되는 일이 잦으면 입산 금지나 강력하게 재발 방지를 해야 합니다만 실종된 아들을 찾는 과정에서 또 다른 조난 사고, 실종 사고가 발생합니다. 

아니 프랑스가 이렇게 허술한 국가였나?라는 생각에 검색을 해보니 루마니아네요. 루마니아를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루마니아 구조대원들의 실종 사건을 대하는 태도나 국가적인 역량이 선진국이 아님을 여실히 알게 해 줍니다. 사람 생명이 달린 문제면 다른 나라에서라도 장비를 가져와서 찾아야죠. 헬기는 기본이고요. 그게 불법이건 말건 일단 사람을 찾아야죠. 그러나 그런 행동을 안 합니다. 이게 감독의 의도였다면 이 부분은 아주 잘 그렸습니다. 실제 사건을 보면 오스트리아에서 휴대폰 위치 추적 장치를 들여왔더라고 하더라고요. 

아무튼 이걸 실종자 아버지가 개인 역량으로 도입합니다. 이게 문제입니다. 국가가 방치하는 실종 사건을 개인이 돈을 써서 찾을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개인 잠수부를 고용해서 찾기도 하니까요. 그러나 권력기관을 동원하지 않습니다. 현직 군인들이 투입되는 과정을 보면서 한숨이 나왔습니다. 권력자 아들은 가용 인력이나 장비를 총동원하지만 좋은 아버지 만나지 못한 흙수저 실종자였다면 그냥 눈이 녹길 기다릴 수밖에 없나요?

여기서부터 깊은 빡침이 올라옵니다. 아무리 자식이 소중하다고 해도 이렇게 하는 것도 놀랍지만 이게 가능한 것도 놀랍습니다. <아버지는 산을 움직인다>는 루마니아 정부를 비판하면서 동시에 아버지의 몰상식함도 서서히 보여줍니다. 그렇다고 칩시다. 군인까지 동원하고 불법 장비까지 이용해서 아들 위치를 찾는다고 칩시다. 다른 실종자 어머니가 당신이 가진 장비로 우리 딸의 위치를 찾아달라는 부탁을 단칼에 거절합니다. 

여기서 이상한 연출도 나옵니다. 다른 실종자 위치를 찾기 위해서 장비를 잠시 이용하면 되는데 미르차는 자기 아들에게만 사용하고 싶어 합니다. 여기에 전 처인 파울라도 가세하죠. 그러나 현부인인 임신한 알리나는 다른 사람의 목숨도 소중하다면서 도와주라고 하죠. 그리고 그날 밤 다른 여성 실종자는 구출됩니다. 여기서 미르차가 장비를 사용하게 해 줬는지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나 실종자 어머니가 고맙다고 안 하는 걸 보면 도와주지 않은 것 같기도 합니다만 명확하지 않습니다. 

미르차의 부성애는 광기에 가깝게 변해갑니다. 모두가 두손 들고 철수하고 아들의 여자 친구 부모도 할 만큼 했다고 손을 들고나갑니다. 아들이 묻혀 있는 계곡 위치를 찾았지만 쌓인 눈을 치우려면 많은 인력이 필요로 하는데 미르차는 자신의 부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군인들을 계곡 밑으로 밀어 넣었다가 눈사태를 맞습니다. 

생존 확률이 0에 가까운 아들 구하겠다고 다른 사람 다치게 하는 너무나도 몰상식하고 이기적인 행동을 합니다. 여기서 대부분의 사람이 보다 말 겁니다. 후반 5분에 어떤 결말이 나올지도 대부분 잘 알 겁니다. 그래야 영화가 성립되니까요. 그 5분 보여주려고 1시간 내내 못난 미르차의 이기적인 모습을 봐야 합니다. 보다 보면 이걸 왜 영화로 만들었지? 그래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뭐냐고 묻고 싶습니다. 

감독은 마지막 5분에 영화로 만든 이유이자 주제를 보여줍니다만 그 주제는 너무나도 식상하고 뻔합니다. 그리고 그래야 영화의 문법에 맞으니까요. 그러나 깊은 분노를 해소하고 못난 주인공에 대한 깊은 빡침을 해소할 정도는 아닙니다. 오히려 루마니아의 부패한 관료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더 와닿네요. 어떻게 빽으로 군인을 민간인이 동원할 수 있는지요. 

지금의 한국이라면 난리난리났죠. 사회 고발이 목적이라면 나름 성공했고 잘 그렸습니다만 그러기엔 너무나도 밉상인 주인공 때문에 넷플릭스까지 미워질 지경입니다. <아버지는 산을 움직인다>가 좋은 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아름다운 설경이 수시로 나오고 영화적인 표현력은 그런대로 좋지만 시나리오가 영 아니올시다네요. 

여기가 사고가 발생한 실제 계곡이고 저 산장이 영화 속에 담깁니다. 넷플릭스가 가끔 이런 망작 영화를 보여주는데 올해는 <아버지는 산을 움직인다>가 최고가 아닐까 하네요. 그리고 제목도 이해가 안 갑니다. 아버지의 눈물겨운 부성애로 눈을 녹이거나 산을 옮길 정도로 엄청난 노력을 한다는 내용인 줄 알았더니 역대급 이기주의자의 모습 같아 보이네요.

이건 죽은 아들에 대한 모욕으로까지 느껴집니다. 스포를 다 하는 이유는 이 드라마 전혀 권하지 않습니다. 그 시간에 다른 영화 보세요. 

별점 : ★☆
40자 평 : 참혹스러운 이기적인 부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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