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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바람의 검심 속 일본 역사 이야기

by 썬도그 2021.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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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2012년 시작한 <바람의 검심> 영화 시리즈가 2021년 7월 30일 넷플릭스에서 개봉한 <바람의 검심  최종장 : 더 비기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바람의 검심 최종장 : 더 비기닝>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이야기의 시작인 2012년 개봉한 <바람의 검심>의 시작 이전의 이야기를 담은 프리퀄입니다. 

<바람의 검심 최종장 : 더 비기닝>은 액션 영화라기보다는 드라마에 가깝습니다. 바람의 검심 특유의 엄청난 스피드와 파워풀하고 현란하고 빠르고 강력하고 군더더기 없는 검술 액션을 기대했다면 큰 실망을 할 수 있습니다. 바람의 검심 시리즈 중에 가장 액션이 적습니다. 전체적으로 이 시리즈의 연착륙을 위한 팬 서비스로 만든 느낌까지 드네요. 

주요 내용은 발도재라고 불리는 '히무라 켄신'의 상징 표식 같은 뺨에 새겨진 십자가가 왜 생겨났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담깁니다. 살인귀라고 하는 암살요원인 히무라가 살인귀가 아닌 살생귀로 변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액션이 적다 보니 이야기에 더 집중할 수 있었고 집중하다 보니 '히무라 켄신'이 활약하는 이 일본의 19세기 말 역사가 궁금해졌습니다. 역사를 알고 보면 더 재미있죠. 그런데 우리는 일본 역사를 잘 모릅니다. 중국은 한국 역사에 계속 등장하기에 알기 싫어도 자연스럽게 명나라 청나라를 알게 되는데 일본은 통일국가가 없고 그냥 자기들끼리 싸우던 역사가 길었는지 별 관심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일본이 세계사에 등장하게 된 건 '메이지 유신'이라는 서양 문물 버프를 받고 조선을 침략한 일본 제국이 만들어진 후 세계 역사에 등장합니다. 

그래서 급하게 일본 역사를 살펴봤습니다. 틀린 부문도 있을 수 있으니 감안해 주세요. 저도 급하게 조사해서 정리한 것이라서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조슈 번'의 기병대에 들어간 '히무라 켄신'

일본은 정치체재가 독특한 방식을 채택했던 나라입니다. 천왕이 있지만 천왕은 그냥 명예직이고 실권은 중앙 정치 기구인 막부와 도쿠가와 막부의 대빵인 쇼군이 쥐고 있었습니다. 모든 정치권력을 쥐기 위해서 전국의 호족 세력인 다이묘(영주)들의 가족을 현재의 도쿄인 에도에 2년에 한 번 강제로 머물게 하는 방법으로 전국 호족 세력들을 다스렸습니다. 여기에 전국 다이묘 집안과 정략결혼까지 시키면서 에도 막부 시대를 이어갑니다. 이렇게 평화롭게 지낸 시대에도 막부 시대가 무려 300년이나 지속됩니다. 

그러나 '에도 막부'에 위기가 닥칩니다. 바로 서구 열강들이 일본에 개항을 요구하죠. 이중 가장 먼저 개항을 요구한 것이 미국의 페리 제독으로 일본은 서양 무기와 문물의 무시무시함을 잘 알기에 불평등 조약으로 개항을 합니다. 이 불평등 조약은 일제가 강화도 조약에 그대로 사용합니다. 

전국 다이묘들 다스리는 지역을 번이라고 했습니다. 한국으로 치면 도라고 할 수 있죠. 그렇게 전국은 일본 동북부 지역인 후쿠시마현의 '아이즈 번', 서남부 지역 중 야마구치 현은 '조슈 번' 등등이 있었습니다. 이 각 번들은 서로 반목하는 사이였는데 대표적으로 '아이즈 번'과 '조슈 번'은 한국의 경상도, 전라도의 깊은 지역감정의 골처럼 지금도 두 지역 사람들은 아주 지역 감정이 심하다고 하죠. 

이 부산과 가까운 야마구치 현에 있던 '조슈 번'에서 기병대를 모집하자 '히무라 켄신'이 입대를 자원합니다. 여기서 기병대는 말을 타는 기병대가 아닌 기이한 군대를 말합니다. 켄신이 입대한 이유는 단 하나 '새로운 세상'을 위해서입니다. 새로운 세상의 가는 길에 피가 필요하다면 켄신은 뛰어난 검술로 거침없이 살인을 할 굳은 의지도 있습니다. 

존왕양이를 외치는 조슈 번

막부는 서양 제국의 강압적이고 굴욕적인 불평등 조약임을 알면서도 열강의 힘을 알기에 개항을 합니다. 문제는 이 불평등조약을 아무리 허수아비지만 교토에 있는 천왕에 허락도 받지 않고 조약에 싸인을 합니다. 천왕도 빡치고 전국 다이묘들도 빡칩니다.  전국의 몇몇 번들은 천왕과 함께 '존왕양이'를 외칩니다. 존왕양이는 왕을 받들어 오랑캐를 무찌른다는 뜻으로 서양 오랑캐들을 물리치자고 의견을 모읍니다. 

이렇게 천왕 밑으로는 '조슈 번'과 '도사 번'이 줄을 섰고 막부에는 '아이즈 번', '신센구미'가 붙습니다. 영화에서 주막에서 '토모에'를 희롱하다가 히무라에게 죽은 두 병사가 바로 '아이즈 번' 사람입니다. 히무라는 막부와 아이즈 번과 대립하는 '조슈 번' 사람입니다. 히무라는 칼든 막부, 아이즈 번 병사를 그냥 싹 다 죽입니다. 시비를 먼저 걸던 안 걸던 상관없습니다. 그래서 내일이 결혼식인 막부 사람까지도 죽이죠. 이는 영화 1편 중간에 선량에 보이는 사람들을 히무라가 죽인 후 한 사람이 유독 자신은 살아야 한다고 외치다가 히무라 뺨에 칼로 상처를 냅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히무라는 살인귀의 삶에 대한 반성을 하게 되고 역날검을 들게되는 계기의 시작됩니다. 

천왕+조슈 번+도사 번 / 막부+아이즈 번+신센구미의 대결 속에서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하는 새로운 실세가 된 '사쓰마 번'이 있습니다. '사쓰마 번'은 다이묘 행차에 고개를 숙이지 않은 영국인을 죽이고 영국 제국과 전쟁을 하다가 서로를 인정하고 화해를 넘어서 협력을 합니다. '사쓰마 번'은 서양 문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서 서양 무기까지 가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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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은 비록 허수아비지만 서양 제국들을 일본에서 내보내야 하지 않느냐며 막부를 압박했고 막부는 다른 번들에게 천왕이 저러니 싸우는 척만 하고 끝내자고 제안을 합니다. 그러나 '조슈 번'은 진짜로 싸웁니다. 그게 바로 '시모노세키 전쟁'입니다. '조슈 번'의 돌발 행동에 사과를 하고 사태를 진정시킨 것이 새로운 실세가 된 '사쓰마 번'이고 '사쓰마 번'과 '조슈 번'은 앙숙이 됩니다.  '조슈 번'은 왕따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천왕의 말을 따른 것은 '조슈 번'이고 따지고 보면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인데 왕따 당하고 권력의 중심에서 밀려나자 빡친 '조슈 번'은 군대를 이끌고 1864년 금문의 변을 일으킵니다. 이 금문의 변을 막기 위해서 막부를 포함 여러 번들이 뭉쳐서 '조슈 번'을 몰아냅니다. 이 과정에서 교토에 큰 화재가 일어나고 '조슈 번'은 눈엣가시가 됩니다. 

이는 영화 <바람의 검심 최종장 : 더 비기닝>에 나옵니다. 따라서 '히무라 켄신'이 소속이 '조슈 번'이라서 번의 흥망성쇠에 따라서 암살 요원인 히무라는 점점 위축되고 숨어야 하는 지경까지 이릅니다. 이에 번을 책임지는 사람이 도모에와 함께 부부로 위장해서 살면 의심을 덜 받을 것이라고 제안을 합니다. 

막부의 호위무사 및 교토 경찰같은 신선조

막부가 사는 에도(도쿄)에서 교토로 가는 길에 쇼군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신센구미는 일본어 한자 표기로는 신선조입니다. 그래서 보통 신선조라고 합니다. 신선조는 여러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졌을 정도로 인지도는 높습니다. 다만 이 조직이 무슨 조직인지 잘 모르죠. 

신선조는 그냥 하위 무사들의 조직입니다. 다만 막부를 호위하고 필요하면 암살까지 하는 사무라이 집단입니다. 또한 교토의 경찰 역할까지 하죠. 막부의 경호대 같은 신선조는 '조슈 번'이 자꾸 사고를 치고 난을 일으키자 '조슈 번'을 잡아 들일 생각을 합니다. 

특히 '조슈 번'이 교토에 불을 질러서 혼란을 틈타서 천왕을 '조슈 번'으로 모시려는 계획을 세웠는데 신선조가 잡은 '후루타카'의 자백으로 이들이 대책 회의를 하던 이케다야 여관을 급습합니다. 영화 <바람의 검심 최종장 : 더 비기닝>에서 머리에 띠를 두로고 하얀 옷을 입은 사무라이 무리들이 여관을 급습하는 장면이 이 사건입니다. 신선조는 '조슈 번'의 실권자들을 죽이면서 '조슈 번'은 교토에서 퇴각하게 되고 신선조는 명성을 얻는 계기가 됩니다. 

삿초 동맹이 함께한 교토 도바후시미 전투

바람의 검심 1편 시작은 '교토 도바후시미 전투'로 시작하고 시리즈 영화의 마지막 장면도 이 장면으로 끝이 납니다. 그래고 새로운 세상이 왔다면서 칼을 꽂고 히무라 켄신은 사라집니다. 

이 전투는 꽤 유명한 전투로 바로 이어지는 보신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전투입니다. 
먼저 이 전투 장면에서 삿초군이라는 말이 나오니다. 삿초군은 '조슈 번'과 '사쓰마 번'의 연합군입니다. 1864년 금문의 변에서 '조슈 번'을 밀어낸 '사쓰마 번'인데 4년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났기에 연합을 했을까요?

'금문의 변' 이후 막부는 다시 힘을 얻고 '아이즈 번'만 예뻐하고 동맹을 강화합니다. '사쓰마 번'은 이걸 무척 꼴뵈기 싫어하고 있던 중 '사카모토 료마'의 기발한 중재로 두 번은 손을 잡습니다. '조슈 번'이 부족했던 서양 병기와 '사쓰마 번'이 부족한 식량을 '사카모토 료마'가 서로의 번 이름으로 선물로 보냅니다. 으르렁 거리던 두 번은 선물 공세에 방긋 웃으며 함께 손을 잡고 막부 타도를 외칩니다. 

막부는 이 사실도 모르고 막부와 아이즈 번 연합군을 데리고 군사를 모으고 있는 조슈 번으로 출정을 갔다가 사쓰마 조슈 번 연합군인 삿초군에 밀려서 퇴각합니다. 

이 과정에서 쇼군이 병으로 죽고 막부 세력은 급속하게 약해집니다. 존왕양이를 외치던 '조슈 번'은 다시 존왕양이를 외쳤고 중립적이던 '사쓰마 번'도 존왕양이를 외치면서 천왕을 추대합니다. 이에 '사카모토 료마'는 막부에게 쇼군를 폐지하고 권력을 천왕에게 돌려주라고 제안을 하죠. 

쇼군은 천왕에 권력을 주면서도 그럼에도 정치 권력은 자신들에게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메이지 천황'은 일본 제국의 시발점인 신정부를 만듭니다. 신정부는 막부를 전쟁으로 밀어 버리고 막부 세력은 훗카이도까지 도망치게 됩니다. 

이 막부 세력을 밀어내는데 큰 역할을 한 것이 '교토 도바후시미 전투'입니다. 1868년 1월 3일 구 막부 세력과 갈등이 깊었던 삿초 동맹(사쓰마 조슈 번 동맹)은 전쟁을 일으킵니다. 이 전투가 바로 영화 시작과 끝에 나오는 '교토 도바후시미 전투입니다. 이 전투 장면에서 '히무라 켄신'은 뛰어난 검술로 삿초군을 이끌면서 구 막부 세력을 쓸어 버립니다. 여기에는 신선조 세력도 있죠. 이 전투 중에 켄신이 어떤 깃발을 보고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면서 칼을 땅에 꽂고 사라지는데 그 깃발은 천왕이 보낸 비단 깃발로 삿초군을 신정부군으로 인정해주는 깃발입니다. 신정부가 켄신이 원하는 세상이라는 설정은 좀 아쉽죠. 신정부는 일본제국이 되고 전쟁을 일으킵니다. 전체적으로 켄신이 원하는 새로운 세상이 평화를 원하는 건지 애매모호한 것도 아쉽고요. 

이 전쟁에서 삿초군이 승리를 하고 구 막부 세력은 에도(도쿄)로 후퇴합니다. 그러나 천왕은 신정부군을 이끌고 막부 세력을 발본색원하기 위한 1년 4개월 동안 전쟁을 일으키는데 이게 바로 '보신전쟁'입니다. 이 전쟁 이후로 일본은 서양문물로 무장한 제국의 틀을 만듭니다. 

발도재가 뭐야?

이름이 참 많죠. 주인공 이름 중에 가장 유명한 것이 켄신인데 영화에서는 켄신보다 히무라가 더 많이 나오고 더 많이 나오는 게 발도재입니다. 발도재는 이름은 아니고 발도술이라는 검술의 끝판왕이라는 칭호로 검술의 달인에게 붙이는 칭호입니다. 전투가 조종사 중에 가장 사격을 잘하는 조종사에게 탑건이라고 부르는 것처럼요. 

따라서 발도재는 사람 이름이 아닙니다. 켄신은 발도재라는 암살 요원직을 내려놓고 사라지고 다른 발도재가 등장합니다. 그 발도재가 승리의 견인을 했는데 정부는 이 발도재를 토사구팽으로 죽여 버립니다. 그러나 죽은 줄 알았던 발도재가 다시 살아나서 등장하는데 그 발도재가 바로 시시오입니다. 바람의 검심 시리즈 중에 가장 액션이 뛰어난던 편이 <바람의 검심 : 교토대화재>입니다. 온몸에 붕대를 감고 나오는 후임 발도재인 시시오와 선배 발도재인 켄신과의 싸움이 무척 짜릿하고 화려한 검술을 보여줍니다. 

신선조 3번대 조장 사이토 하지메

바람의 검심을 보면 항상 담배를 꼬나물고 나오는 남자가 있습니다. 이 사람은 신선조 출신의 사이토 하지메입니다. 신선조는 '조슈 번' 소속의 켄신과 적대 관계입니다. 그러나 이 신선조 출신의 '사이토 하지메'는 메이지 정부에서 경찰로 변신을 합니다. 막부의 호위무사였는데 새 정부로 갈아탔네요. 어떻게보면 기회주의자일 수 있습니다. 

바람의 검심 1편에서 켄신과 이 사이토 하지메가 검술 대결을 하지만 역날검을 든 켄신을 보고 켄신의 변한 마음에 좀 움찔하죠. 이후 두 사람은 절친은 아니지만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받으면서 팀플레이를 합니다. 

<바람의 검심> 시리즈는 일본의 가장 큰 혼란기였던 19세기 말이라는 역사적 배경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19세기에 엄청난 변화와 역사적 사건 사고가 많았습니다. 중세 봉건 시대에서 자본이 힘이 되는 제국주의 사회로의 전환, 증기기관과 전기와 무기의 발달 등으로 인류는 고속 성장을 하는 시대이기도 했습니다. 

이 혼란기를 구 세대의 상징인 사무라이와 총으로 대표되는 신정부의 군대 사이에서 변화를 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바람의 검심이 시대상을 많이 다루지도 크게 다루지도 않습니다. 그냥 이런 역사적 사건 몰라도 검술만 봐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볼 수 있으니까요. 다만, 이런 배경을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것이 <바람의 검심>시리즈입니다. 검술 액션의 끝판왕이 아닐까 할 정도로 검술 액션이 엄청나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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