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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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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서울여행

코시국의 길상사 연등은 여전히 아름답다

썬도그 2021. 5. 19.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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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봄부터 시작된 코로나 시국 줄여서 코시국은 2021년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코시국에 많은 행사가 취소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에게 가장 가슴 아픈 행사는 연등회입니다. 부처님 오신날 1주 전 토요일에 열리는 연등행렬은 국내 최고의 퍼레이드입니다. 수많은 사찰의 불자들이 거대한 연등을 끌고 종로 거리를 가득 채우는데 마치 수만의 반딧불이 종로를 밝히는 모습입니다. 이러니 유네스코가 무형문화재로 지정을 하죠.

내국인보다 외국인들이 더 좋아하는 연등회와 연등행렬이 사라졌습니다. 
5월 밤에 피는 꽃인 연등을 볼 수 없어서 안타깝지만 전국 사찰에 가면 볼 수 있습니다. 

성북구는 참 보기 좋은 동네입니다. 4대문 바로 바깥에 있는 동네라서 서울성곽을 병품 삼아서 다양한 한옥 건물들이 있습니다. 물론 이 한옥이 보기는 좋지만 현대 생활과 어울리지 못해서 참 불편한 점도 많습니다. 그래서 재개발 진행을 하는 곳도 꽤 있습니다. 

대사관저도 많고 부촌도 있지만 달동네가 계곡같은 차도를 두고 서로 마주 보고 있습니다. 역사가 오래된 고택도 명승지도 많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성북구에 살아볼까 기웃거리고 있습니다. 
길상사는 4호선 한성대입구역에서 내려서 6번 출구로 나와서 마을버스 2번을 타고 기점에서 내리면 됩니다. 

길상사는 부촌 한가운데 있습니다. 사찰은 산 속에 있는데 길상사는 사찰이 있을 위치가 아닙니다. 그도 그럴 것이 길상사는 대원각이라는 유명한 요정이었던 곳을 백석 시인의 연인이었던 김영한이 법정 스님에게 봉헌을 했고 법정 스님이 '맑고 향기롭게'라는 길상사라는 사찰로 만들었습니다. 

1997년 길상사로 바뀐 후 은밀한 공간에서 모든 사람이 방문할 수 있는 사찰로 변신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서울시민들의 사랑받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길상사만 보고 가도 되지만 주변에 맛집, 멋집 같은 핫플레이스가 많고 심우장 및 고택도 많아서 성북구 여행할 때 함께 들려보면 좋습니다. 

길상사는 둥근 연등이 가득합니다. 색이 있는 등은 살아 있는 분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등이고 하얀 등은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돌가가신 분들을 위한 영가등입니다. 

김영한은 대원각을 봉헌하면서 길상화라는 법명을 받습니다. 돌아가신 후 경내에 유해가 뿌려졌습니다. 시인 백석을 평생 사모한 김영한. 참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길상사 곳곳에 묻혀 있습니다. 

길상화 공덕비는 계곡을 지나는 다리를 건너야 합니다. 다른 사찰과 달리 작으면서도 아기자기하고 계곡도 있어서 산속의 산장 같은 느낌입니다. 

요정 대원각 건물이 한옥 건물이 많아서 사찰로 활용해도 자연스럽네요. 오히려 경치는 다른 사찰들보다 좋습니다. 

이런 계곡이 있는 사찰 보기 쉽지 않죠. 지방에는 꽤 많지만 서울에는 거의 보기 어렵습니다. 

작은 숲속 산장에서 노니는 느낌이 듭니다. 

길상사는 다른 사찰과 다르게 나무 위에 트리 전구처럼 연등을 달아요. 고가 사다리차로 연등을 거는 장면을 봤는데 작업이 쉽지 않아 보여요. 그런데 이게 길상사의 매력이에요. 

보통 연등이 머리 바로 위에 있는데 길상사는 나무가 많아서인지 나무를 잘 활용하네요. 

오후 7시가 살짝 넘으니 연등에 불이 들어왔습니다. 보통 7시 30분에 불을 켜는데 석가탄신일 하루 전이라서 일찍 켜고 일찍 닫았어요. 연등에 불이 들어오자 카메라를 들고 여기저기서 촬영했습니다. 

형형색색의 연등이 주렁주렁 열려 있는데 작년에 안 보이던 보다 큰 연등도 보입니다. 이 연등들은 돈을 내면 이름을 넣을 수 있는데 큰 연등은 시주금이 더 클 거 같네요. 

촬영을 하면서 뭔가 이상했습니다. 예년과 뭔가 달라진 것 같은데 그걸 모르겠습니다. 

길상사 범종 앞이 휑합니다. 뭐지? 이 허전한 느낌은?

그래서 몇 년 전에 촬영한 사진을 꺼내봤습니다. 

이 풍경이거든요. 범종 앞에도 연등이 가득해서 뷰포인트에서 보면 연등 바다로 보였어요. 이거 보려고 매년 찾았습니다. 

왜 연등이 줄어들었을까? 잠시 생각해 봤는데 아무래도 코로나 시국이라서 연등 공양이 줄어서 그런것 같기도 합니다. 아무튼 올해는 이 풍경을 못 보게 되었는데 내년에는 다시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올해는 이렇게 범종 앞이 휑하빈다. 대신 나무에 연등을 걸어 놓았네요. 이것도 무척 보기 좋네요. 

올해는 유난히 나무에 걸린 연등이 더 많은 느낌입니다. 줌렌즈로 담으니 하늘에 열기구가 가득 떠 있는 느낌이네요.

줌렌즈를 쓸 일이 있을까 했는데 이렇게 사람들과 연등을 함께 담을 수 있어서 좋네요.

이런 예쁜 그러나 이름 모를 새도 보이고요. 사진을 촬영하다 보면 주변의 모든 피사체에 관심이 가요. 예전 같으면 그냥 새구나 했는데 지금은 새 이름은 몰라도 사진으로 촬영한 후 자세히 보죠.  딱새, 곤줄박이, 박새 참 비슷하게 생겼어요.

연등 사이에 핀 초승달도 볼 수 있었습니다. 올해도 찾아오신 분들이 많았어요. 입구에서 방명록 적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가족 단위로 방문하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해가 지고 매직아워 시간이 되니 연등의 아름다움은 더 강해졌습니다. 

올해도 길상사 연등은 여전히 아름답네요. 내년에는 마스크 벗고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었으면 합니다. 

https://youtu.be/x8x_z5VJr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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