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음원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이용해봐야 80,90년대 노래만 듣습니다. 제가 10,20대에 들었던 노래들만 듣다 보니 유튜브에서 검색해서 듣거나 당시에 구매한 CD를 MP3로 변환해서 저장해서 듣습니다. 그러나 알뜰폰을 개통하면서 준 지니 뮤직 3개월 이용권을 이용하면서 다양한 노래를 들어보려고 시도했지만 노래의 80%는 다시 80,90년대 즐겨 듣던 노래만 듣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비슷할 겁니다. 왜 우리는 나이들수록 새로운 음악을 듣지 않고 과거에 흘러간 노래만 듣는지를요.
왜 우리는 나이들수록 젊은 시절 들었던 노래만 들을까?
왜 나이들수록 젊은 시절의 노래만 즐겨 들을까요? 이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을 해봤는데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왕년에 말이지라는 라떼족이라서 그런 것이 큽니다. 왜 우리는 왕년에~~~ 라떼를 찾을까요? 왜 그런지 생각해 보셨나요? 그게 늙은 사람들 즉 중노년의 특징이라고만 생각하시나요? 중노년들이 라떼와 왕년에를 자주 말하는 걸 모르는 것이 아닙니다. 알면서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행동합니다.
그럼 왜 그럴까요? 제 경험을 말해보자면 사람이 늙어갈수록 새로운 정보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집니다. 새로운 정보가 발생하면 그걸 익히고 습득해야 하지만 그게 10~30대 때나 바로 바로 스펀지처럼 흡수됩니다. 그러나 나이 들면 어떤 새로운 기술, 정보 습득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이는 인지 속도가 느려지는 노화 현상 때문입니다.
새로운 정보는 반가움과 신기함이 아닌 이해하는데 이전보다 오래 걸리고 오래 걸리다 보니 그 시간이 바로 스트레스로 전환됩니다. 새로운 것을 받아 들이들여서 얻는 혜택보다 그냥 내가 알던 지식과 지혜 중에서 꺼내서 사용하는 것이 더 편합니다. 이게 중요합니다. 편하다는 것이요.
새로운 음악을 듣고 익히고 습득하는 것이 즐거움이 아닌 스트레스가 되다 보니 그냥 익숙하고 좋은 과거의 음악을 즐겨 듣는 것이 더 편합니다. 음악이라는 것이 한 노래를 연속으로 듣기 어렵지만 1주일에 1번, 1달에 1번 정도 들으면 그 노래가 질리지도 않습니다.
게다가 음악은 배경 음악이지 그 음악만을 집중해서 듣는 일은 드뭅니다. 이렇게 그냥 배경음으로 활용하는 음악으로 새로운 음악 보다는 과거의 좋은 음악, 익숙한 음악을 자연스럽게 듣게 됩니다.
따라서 음원 서비스 업체들은 40,50이나 50대 이상 사용자들을 위한 70~2000년대 노래만 들을 수 있는 좀 더 저렴한 요금제의 서비스를 내놓으면 큰 인기를 끌 겁니다.
10~30세에 경험은 다른 나이의 경험보다 더 강하게 기억하기 때문
생각해보면 우리가 음악만 젊은 시절인 10,20대에 들었던 음악만 듣는 것은 아닙니다. 10대에 본 영화나 드라마도 그 시절에 본 영화나 드라마를 더 인정해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Music and Science에 발표에 연구 자료에 따르면
사람들은 10~30세 무렵에 자신이 경험한 것을 다른 기간보다 강하게 기억하고 있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이 시기의 경험은 세상을 이해하는 나만의 정의를 만드는 경험이기 때문이기라고 하네요. 참 공감이 가는 것이 우리가 꼰대가 되는 시기가 대부분은 40대 넘어서입니다.
30대까지는 세상을 배우는 입장이고 모르는 것이 참 많아서 여러 사람들과 여러 간접경험재를 통해서 세상을 스펀지처럼 흡수합니다. 그러나 나만의 정의들이 뭉쳐진 세상을 보는 나만의 시선이나 철학이 생기면 새로운 정보, 새로운 지식, 지혜 다 거부합니다. 거부하지 않더라도 내가 만든 경험의 왕국에서 흡수한 후 소화합니다.
이걸 시쳇말로 개똥철학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세상을 보는 나만의 시선이 생기면 어떤 새로운 사건 사고 새로운 지식이 생겨도 나만의 시선으로 해석하는 힘이 있기에 세상을 보는 시선이 불안이 아닌 편안해집니다. 이게 장점이지만 부작용으로는 모든 걸 내 위주로 해석하고 새로운 것도 내 편견으로 보기에 너무 자기중심적으로 됩니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꼰대가 됩니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가 바로 대표적인 접두어입니다.
이렇게 10~30세 무렵의 기억이나 경험이 더 강하게 기억되는 이유는 체내의 호르몬 분비량의 변화 때문이라고 하네요.
한 연구팀은 음악과 기억의 관련성을 연구하기 위해서 18세에서 82세까지의 피험자 47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습니다.
1950~2015년의 65년 간 음악 히트 차트에 소개된 111곡의 팝송과 아티스트에 대해서 피험자에게 노래에 대한 나만의 기억(추억) 유무와 익숙함과 노래의 좋고 싫음만 체크해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실험 결과 피험자들이 사춘기 시절이었던 시기에 히트한 음악을 좀 더 친근하게 평가했고 가장 노래와 관련된 기억이 많다고 체크했습니다.
이런 결과는 연령대와 상관없이 전반적으로 비슷했습니다. 특히 피험자들의 14세 무렵에 히트한 음악이 가장 당시 추억을 많이 떠올리게 했습니다. 여기서 14세는 서양 나이 기준이기에 한국에서는 16세 즉 고등학교 때 들은 노래들이겠네요. 실제로 제가 고등학교 때 들은 노래들은 지금도 많이 듣고 있습니다.
사춘기 시절 들었던 노래를 더 많이 기억하고 듣는 이유는 사춘기는 학교 생활과 친구들과의 교류, 졸업 등 기억에 남기 쉬운 강력한 기억들이 많이 때문이고 그 기억과 함께 그 당시 들었던 노래가 결부되면서 더 오래 깊게 기억됩니다. 그래서 영화 <비긴 어게인>에서 음악은 3분짜리 타임머신이라고 하잖아요.
이 연구에서 세대를 뛰어 넘어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노래들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이글스의 '호텔 캘리포니아'와 글로리아 게이너의 'I will survive'나 마이클 잭슨의 '빌리 진'이 대표적입니다. 대체적으로 19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초반 유행했던 팝송은 나이에 상관없이 좋아하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그 이유는 나와 있지 않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70년대와 80년대가 팝송의 완성단계라서 그러지 않을까 합니다.
60년대 음악과 70년대 음악의 큰 차이라면 전자 기타와 키보드라는 새로운 악기가 등장했고 이 2개의 악기의 정점이 전자기타는 70년대, 키보드는 80년대였습니다.
이 두 악기가 만든 장르가 락을 지나서 헤비메탈이고 키보드는 유로 댄스 음악에 큰 영향을 줍니다. 이때 현재 유행하는 장르가 거의 다 나옵니다. 힙합이 90년대 초에 붐을 일으킨 것만 제외하면 우리가 현재 좋아하는 음악 장르는 80년대에 거의 다 완성되었습니다. 또한 80년대 10대를 보낸 엄마 아빠들이 자식들에게 자신들이 즐겨 듣던 음악을 같이 듣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익숙해진 것도 있죠. 또한 요즘 인기 가수들도 80년대 히트한 노래를 리메이크해서 부르는 것도 영향을 주고요.
여기에 80년대 음악 가치는 현대와 다릅니다. 당시는 음악이 배경음악이 아니었습니다. 음악이 주인공이여서 음악만 듣던 음악다방 같은 문화가 컸죠. 지금은 음악은 그냥 배경음악이고 한곡 한곡 소중하게 듣지 않는 경향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음악의 전성시대가 70~80년대이고 이 때 음악들이 참 좋은 음악들이 많기도 했습니다.
늙을수록 10대 당시에 들었던 노래만 듣는 건 자연스러운 모습이네요. 지금의 10대도 나이 들어서 40,50대만 되면 현재 유행하는 팝송과 가요만 듣겠죠. 아이유나 BTS나 블랙핑크 노래를 들으면서 이 코로나 시국인 2021년을 추억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