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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서울여행

최강 추위 속에서 찾아가본 눈 내린 창경궁과 고양이

by 썬도그 2021.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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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도 눈 구경하기 어려워졌습니다. 특히 폭설은 1년에 한두 번이 아닌 몇 년에 한 번 정도 내립니다. 1월 6일 저녁에 내린 폭설은 한 3년 만에 내린 폭설이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눈이 마냥 좋았는데 나이 들고 차를 몰게 되니 눈이 보기는 좋은데 도로 사정이 먼저 걱정이 되어서 마냥 즐길 수만은 없습니다. 

그러나 사진을 취미로 가진 분들에게는 눈이 참 예쁜 피사체입니다. 특히 한옥 지붕 위에 내린 눈은 참 예쁘고 아름답습니다. 1월 6일 내린 눈이 녹기 전에 다음 날인 1월 7일에 창경궁을 다녀왔습니다. 

창경궁은 둘러보기 좋은 고궁인데 접근성이 너무 안 좋아요. 경복궁, 덕수궁, 창덕궁은 전철역에서 가까운데 창경궁은 지하철역에서 한참 걸어가야해요. 좀 돌아가지만 종묘 서쪽길인 서순라길로 지나가 봤습니다. 

서순라길에는 예쁜 카페와 음식점이 꽤 있어요. 

최근엔 한옥 스타일의 상가 건물도 올라갔네요. 도로 정비와 가로수정비까지 했는데 문제는 이 서순라길이 아름다운 건 거대한 은행나무와 가로수의 단풍이 아름다운데 이걸 다 잘라 버렸네요. 이런 졸속 행정으로 인해 매력이 50% 이상 사라졌고 저도 잘 찾지 않게 되었습니다. 걷기 좋은 길 만든다는 이유로 이 길의 매력을 잘라버렸네요. 

이런 한옥풍 상점이 늘어나는 건 좋아 보이지만 이 곳뿐 아니라 많은 곳이 폐업을 했습니다. 코로나 때문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전부터 서순라길 상권은 활력을 잃어갔습니다. 뭐 잘만 꾸미면 근처의 익선동 뒷골목이 될 수 있는데 활력을 점점 잃어가는 느낌이네요. 익선동에서 걸어서 한 10분 거리로 가깝습니다. 

서순라길 골목을 지나다 푸른 잎이 반가워서 다가가보니 조화네요. 그래도 겨울에 푸른 잎을 보니 반갑네요. 

참 아름다운 길이였고 화단도 있어서 잘만 꾸미면 좋은데 너무 안 가꾸는 느낌입니다. 뭐 돌담을 가리면 안된다는 규칙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저 화단에 겨울에도 푸른 대나무 심어봐요. 얼마나 보기 좋아요. 

울라라 파리라는 프랑스 가정식 식당도 있네요. 오랜만에 서순라길을 지나는데 지난번에는 못 봤던 곳입니다. 프랑스 여행을 못하는 요즘 프랑스 여행 느낌을 느낄 수 있는 곳이겠네요. 

여기도 한옥 건물이 올라갔네요. 전통 한옥은 1층이지만 용적율을 위해서 2층까지 올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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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경궁-종묘 연결 옛모습 복원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네요. 원래 종묘와 창경궁은 연결되어 있었고 제 기억으로는 2012년 경까지는 종묘로 들어가서 구름다리 건너서 창경궁까지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1천 원에 2개의 고궁을 다 들어갈 수 있었고 보통 이 코스로 창경궁을 갔습니다. 그런데 종묘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고 이전처럼 자유관람을 하면 문화재 훼손이 우려되니 시간제 관람으로 전환을 하라고 했습니다. 이후 창경궁 구름다리는 막았습니다. 

이 도로는 율곡로입니다. 이 도로는 일제가 자동차 다닐 길을 만든다면서 큰 대로들을 만들었는데 다른 곳은 이해가 가지만 여긴 고궁을 관통해야 하기에 도로가 만들어져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고궁 반을 갈라 버리는 큰 도로를 만들었네요. 그렇게 창경궁과 종묘는 단절되었습니다. 이를 서울시가 복원하겠다면서 수년간 공사를 했습니다. 터널을 만들어서 자동차들은 다리 밑으로 지나게 하고 그 다리 위 전체를 공원으로 만들고 고궁 담장도 조선 고적도와 동궐도 등을 바탕으로 복원할 예정입니다.

2021년 6월 율곡로 위를 덮는 창경궁-종묘 연결 옛모습 복원 사업가 마무리됩니다. 그림으로만 봐도 너무 보기 좋네요. 다만 이 공간을 즐기려면 창경궁이나 종묘에서 봐야 할 듯하네요. 궁금한 건 종묘에서 창경궁으로 넘어갈 수 있는 문이 생기냐인데 어떨지 모르겠네요. 

창경궁에 도착했습니다. 오후 1시 정도였는데 기온은 영하 13도였습니다. 너무 추워서 고통스럽다고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게다가 바람까지 불어서 체감 온도는 20도 이하였습니다. 그래서 방문하는 사람도 많지 않네요. 

날이 너무 추운 겨울은 사진 찍기 너무 좋아요. 습도가 낮아서 하늘에 티클 하나 없어요. 정말 1년 중 가장 맑고 깔끔한 하늘을 담을 수 있어요. 사진은 고통을 수반해야 멋진 사진이 나오나 보네요. 

창경궁 정전인 명정전입니다. 경복궁에도 비슷한 곳이 있죠. 근정전이라고. 여기서 각종 연회, 공연, 행사, 과거시험 등을 봤어요. 야외 강연장이나 공연장이자 행사장입니다. 

담으로 둘러 쌓여 있어서 여기서 공연을 하면 소리들이 나가지 않고 돌아서 야외 콘서트장이라고 하더라고요. 

기와 밑에 달린 고드름이 날가롭게 자라고 있습니다. 저 고드름 어렸을 때 많이 따먹었는데 최근 기사에 보니 새똥이 많이 있을 수 있으니 먹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서울 같은 대기오염이 많은 도시에서는 더더욱 먹어서는 안 되겠죠. 

명정전 옆에 있는 문정전입니다. 왕의 집무실 같은 곳으로 중요 업무를 여기서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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솟을대문 위로 눈이 참하게 내렸네요. 영하의 날씨임에도 검은 기와 때문인지 햇빛을 쬔 기와지붕 위 눈은 빠르게 사라지더라고요. 

저게 원형 그대로일까요? 그러보보면 왕도 양반다리 하고 업무를 봤나 보네요. 

명정전에서 문정전에서 이동할 때 비와 눈을 피할 수 있는 회랑도 있습니다. 

저 멀리 창덕궁 돌담이 보이네요. 창경궁, 종묘, 창덕궁 다 연결된 궁이에요. 그러고보면 조선의 왕이 사는 공간은 정말 크고 넓었네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둘러볼 수 있고 서울에서 서울을 지울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기도 합니다. 

창경궁 통명전 앞에는 이렇게 미니어처도 잇네요. 통명전은 왕비의 침실인데 다른 고궁 전각들과 달리 용마루가 없습니다. 지붕 위 가르마 같은 용마루가 없는 이유는 여기에 왕이 자주 찾는데 왕이 용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왕의 얼굴을 용안이라고 하죠. 용이 있는데 그 위에 용마루로 막으면 안 되기에 용마루를 없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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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빛이 닿지 않은 뒤쪽은 이렇게 눈이 그대로 있네요. 

사진으로는 보기 좋지만 촬영하려고 주머니에서 손을 꺼내서 촬영하는 그 순간에도 살기가 느껴지는 추위에 깜짝 놀랐습니다. 30년 만의 추위라는 말이 실감났습니다. 

창경궁의 촬영 포인트입니다. 남산 타워가 보이는 곳입니다. 왼쪽 도심의 고층 빌딩만 없으면 딱 좋은데 저 높이도 고궁이 있어서 저높이입니다. 

서울에서 이렇게 많은 넓의 하늘을 볼 수 있는 곳도 드물죠. 

둥근 호안을 가진 창경궁 속 호수 춘당지입니다. 나이 드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창경궁은 창경원이었습니다. 일제가 순종을 위한다면서 대온실도 만들고 동물도 집어넣어서 창경궁을 창경원이라는 동물원으로 만듭니다. 이후 1980년대 중반 서울동물원이 과천에 생기면서 다시 창경궁이 됩니다. 

youtu.be/I69SoLsi8AI

1968년 대한뉴스를 보면 춘당지 주변에 케이블카도 있고 봄에는 뱃놀이 겨울에는 스케이트를 탔습니다. 청룡열차에 대관람차도 있었습니다. 영상에서도 궁이 아닌 유원지라고 소개할 정도였습니다. 지금은 원앙들이 사는 호수로 변했습니다. 그런데 날이 너무 추워서 그런지 원앙도 안 보이네요. 

 

호수 전체가 꽝꽝 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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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눈 쌓인 땅 같은 느낌이 드네요. 

대온실에서 몸 좀 녹일까 했는데 12월 5일부터 서울시 거리두기 2.5단계라서 입장을 할 수 없습니다. 

오후에도 영사 10도 이하의 매서운 강추위에 창경궁에 사는 길냥이들이 식빵을 굽고 있습니다. 이 추운 날씨에 걱정이 되는 건 길냥이들입니다. 길냥이들 생각보다 추위에 강하지 않더라고요. 그냥 식빵처럼 몸을 웅크려서 체온을 보호할 뿐이죠. 다행스러운 건 이 창경궁 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기적으로 주는 캣맘분이 계셨어요. 또한 관광객들 중 일부러 이 고양이들에게 주려는지 먹이를 주는 분들도 꽤 있었습니다. 

사람들과 친해서인지 쉽게 친해질 수 있어요. 그렇다고 집냥이처럼 살갑게 구는 건 아니고 사람을 덜 무서워해요.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있으려고 식빵자세로 햇볕을 쬐고 있네요. 이 추위에 먹을 물도 다 얼어서 고통스러울텐데요. 그런면에서 캣맘, 캣대디들이 많은 생명을 살리고 있습니다. 

너무 추워서 대충 촬영하고 황급히 나온 후 실내로 들어갔습니다. 이런 날씨 다시 만나고 싶지 않네요. 그래도 눈 내린 창경궁은 참 곱네요. 눈 올때 다시 가보고 싶네요. 

youtu.be/s006nBsb5n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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