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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반나절 걷기에 좋은 경의선 숲길. 도보 여행하기 좋은 곳 본문

여행기/서울여행

반나절 걷기에 좋은 경의선 숲길. 도보 여행하기 좋은 곳

썬도그 2021. 1. 4.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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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생각보다 공원이 너무 적습니다. 뉴욕의 센트럴파크처럼 철저하게 계획하에 만들어진 도시도 아니고 평지가 많은 곳이 아닌 이 곳에 무려 1천만 명의 사람이 살다 보니 공원이 많지 않습니다. 녹지가 많다고 하는 소리도 있지만 서울 둘레 있는 숲을 공원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공원은 유모차 끌고 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깝고 크고 평지가 가득한 공간입니다. 

서울에서 큰 공원은 많지 않습니다. 강남에는 올림픽 공원, 동쪽에는 서울숲, 북쪽에는 북서울 꿈의 숲, 용산구에는 용산가족공원 그리고 서울 남서부에는 보라매 공원이 있습니다. 이렇게 큰 공원이 적다 보니 삭막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그나마 한강변을 끼고 있는 구들은 한강이 숨통 역할을 하죠. 

공원이 적은 이유는 마구잡이로 개발해서 그렇습니다. 지금은 어떤 개발을 하면 공개공지를 제공해야 용적율을 올려주는 정책 등을 통해서 짜투리 공원을 만들고 있고 공원을 늘려가는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그럼에도 공원에 대한 목마름은 큽니다. 

공원을 늘리고 싶지만 아파트 지을 땅도 없는 서울에서 공원을 늘릴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폐공장이나 폐철길을 이용해서 공원을 만들고 있습니다. 

폐철로에 심은 공원 경의선 숲길 

용산에 갔다가 뭔가 요상한 공간이 있었습니다. 효창공원역 근처인데 서울답지 않게 큰길이 있습니다. 

뭐지 이 익숙하지 않은 풍경은? 효창공원역 근처에 와 본적이 없어서 뭐가 어떻게 변했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큰 길이 갑자기 나올 서울이 아닙니다. 강남이라면 몰라도 구도심지였던 용산에 이런 공간이 있을 리 없습니다. 

뭔가 하고 다가 사서 보니 경의선 숲길이네요. 경의선 숲길은 잘 알고 있습니다. 연트럴 파크라고 하는 연남동의 긴 길 같은 공원도 경의선 숲길인데 여기서부터 시작하네요. 검색을 해보니 2016년 경의선 숲길 6.3km이 공원으로 변신했습니다. 경의선 숲길 공원이 생길 수 있었던 것은 이 공간이 원래는 기찻길이었습니다. 

생각해보면 공덕역을 차 몰고 지나갈 때 머리 위로 기차가 지나가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고 그게 경의선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경의선 중에 마포구 연남동 가좌역에서 용산구 효창동 효창공원역앞까지의 철길로 지하로 내려갔습니다. 

철길을 지하로 넣기 쉽지 않은데 넣었네요. 돈 엄청 들어갔겠네요. 철길 옆에 사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철길은 넘어가기 어려운 거대한 장벽과 같아서 철길을 따라서 양쪽 동네가 휴전선마냥 교류를 단절시켜 버립니다. 게다가 기차 소음 얼마나 큰데요. 그런데 지하로 넣었고 이렇게 공원으로 재탄생했네요. 당연히 주변 아파트 가격은 크게 올라갔을 겁니다. 골칫덩어리에서 꽃 덩어리로 다시 피었으니까요. 

그런 면에서 지상철 1호선과 경부선 지하화도 거론되고 있고 서울시장 선거의 단골 공약이고 이번에도 또 들고 나올 것으로 보이네요. 그러나 매번 수십 조나 되는 돈이 들어가는 사업이라서 공약 소재로만 활용하고 있네요. 게다가 왜 애먼 세금 쓰냐고 사람들이 비난을 하죠. 그렇게 지상철 구간과 KTX가 달리는 지상 철도로 인해 국가산업단지인 가산디지털단지는 매년 수천억의 기회비용이 날아가고 있다고 하죠. 지상철 구간 때문에 산업단지가 섬이 되어서 들어갈 때 나올 때 1시간 이상씩 걸리고 있습니다. 

기차 이야기를 하다가 말이 길어졌네요. 효창공원역 앞에서 공덕역 가는 길을 약 960m로 도보로 25분 걸립니다. 여기가 새창고개였군요. 

공원 자체는 특색있다고 할 수 없지만 기다란 가로수가 주는 운치가 좋네요. 이때가 작년 11월 말이라서 아직 단풍나무가 남아 있었습니다. 

공덕역 가는 길에는 이렇게 철길의 흔적을 일부러 남겼습니다. 

햇살을 쬐러 나온 길냥이도 있네요. 

공덕역 인근에서 경의선 숲길은 멈췄습니다. 이 동네는 20년 전에는 자주 왔었는데 한 20년 만에 다시 온 듯하네요. 그런데 엄청 변했습니다. 

황금칠을 한 쌍둥이 빌딩이 있네요. 롯데캐슬이라고 하는데 빛이 나네요. 좀 촌스럽기도 하지만 이 지역의 랜드마크로 보일 정도로 눈에 확 들어오네요. 

요즘은 주상복합이 기본이네요. 그나저나 공덕역의 추억의 발화점을 도저히 못 찾겠더라고요. 만리동 고개가 어딘지도 모르겠더라고요. 

그냥 가려는데 혹시나하고 빌딩 뒤쪽을 가니 또 길이 나옵니다. 경의선 숲길이 또 시작됩니다. 여기는 대흥동 구간입니다. 

연트럴 파크와 크게 다르지 않은데 다른 점이 있다만 시냇물은 안 흘러요. 그러나 철로는 있습니다. 

공덕역 일대가 엄청나게 변했네요. 추억 보정 조차도 안 될 정도로 변했습니다. 이 근처에 주택가가 많았는데 싹 밀고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올렸나 보네요. 

신수동 대흥동 염리동 구간은 1.3km으로 꽤 깁니다. 걷기 딱 좋은 35분 정도 걸리는데 중간중간 이런 한옥 마을도 있고 한옥 카페도 있고 다양한 상가들이 있어서 걷다가 다리 아프면 상가 지역에서 식사도 할 수 있습니다. 카페는 요즘 2.5단계라서 테이크 아웃만 가능하죠. 

중간에 이정표를 보니 2012년도에 조성된 길이네요. 그럼 꽤 오래되었네요. 서울 곳곳을 싸돌아 다녀서 서울은 다 다녀봤다 했는데 이런 좋은 길은 이제야 알았네요. 홍대 경의선 숲길을 걷다가 서강대 쪽은 막혀 있는 듯해서 항상 돌아왔는데 더 걸어갈 수 있었던 거네요. 

선형 공원이라서 공원 자체 폭은 넓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한 방향으로 걷기 좋고 운동 겸 데이트 겸 등하교하는 학생들이 이 길을 애용하네요. 생각해보면 서울은 걷기 좋은 길이 많지 않습니다. 그놈의(?) 자동차 오토바이님들과 신흥 귀족인 전동 킥보드님들 피해서 공손하게 다녀야 합니다. 그러나 여기는 사람이 주인입니다. 

이건 뭐 차를 모시고 사는 도시의 슬픈 그림이네요. 

11월 말에 갔을 때는 이렇게 늦단풍을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다 떨어졌을 것으로 보이네요. 

서강대 앞입니다. 여기는 철도 조형물들이 꽤 있네요. 마스크 쓰고 있는 동상도 있고요. 철로에 귀를 대고 기차가 언제 오는지 들어보고 있네요. 

걸으면서 연신 감탄했습니다. 길이 아름다워서도 있긴 하지만 편하게 1시간 이상 걸을 수 있어서 좋네요. 집근처 안양천도 걷기 좋지만 이렇게 양쪽에 건물이 있어서 포근함을 느끼면서 걷지 못하는데 여기는 포근함이 매력이네요. 게다가 근처에 상점들이 많아서 걷다가 배고프면 식당에 들어가면 됩니다. 맛집도 참 많더라고요. 

서강대 쪽은 물길이 있는데 겨울이라서 그런지 물은 흐르지 않아요. 

코로나로 인해 직격탄을 많은 곳들이 카페입니다. 여기는 그 이전에 철수한 것 같네요. 참 예쁜 마당을 가진 카페 같은데 지금은 텅 비었습니다. 카페 겸 신발 편집샵이었네요. 

새로 외벽을 칠한 아파트가 지나니 

와우교가 나오네요. 이 인도교를 넘어가면 홍대 앞 책거리 또는 땡땡거리가 나옵니다. 

그러고 보니 요즘 육교가 많이 사라졌네요. 

홍대 앞 땡땡거리의 경의선 숲길입니다. 

책거리도 여기에 있고 이 근처에 많은 음식점, 카페들이 많아서 많이들 찾습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외국인 관광객도 참 많았습니다. 

사진 출사지로도 유명했는데 요즘은 사진 집단 출사도 예전보다 많이 줄었습니다. 

책거리에는 다양한 출판사들이 운영하는 작은 서점들이 있고 그 주변엔 조각들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열차 모습을 한 서점들에서 책을 구경하고 구매도 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오는데 약 2시간에서 2시간 30분 걸렸습니다. 제가 워낙 걷는 것을 좋아해서 기분 좋게 걸었지만 경의선 숲길 전체를 걷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걷기 좋아하는 분들에게 완주를 추천합니다.

youtu.be/QCJBQ9X8y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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