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 풀린 망아지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삐 풀린 망아지의 쇼를 보고 즐기다가 그 망아지가 나에게 달려와서 뒷발질을 해서 내가 다치면 그제야 이게 문제가 있구나 생각하게 되죠. 현재 뉴스를 생산하는 매체가 엄청나게 많아졌습니다.
레거시 미디어라고 하는 TV, 신문, 라디오 등이 뉴스를 주로 만들다가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인터넷 신문사라는 매체가 늘어났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뉴스는 레거시 미디어에서 만들었습니다. 그나마 2010년 전후로 몇몇 블로거들이 직접 뉴스를 취재하고 생산하기도 했지만 돈벌이가 안 되기에 지금은 거의 다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2020년 현재 레거시 미디어를 대체할 강력한 뉴스 플랫폼이 나왔는데 그게 바로 유튜브입니다. 이 유튜브는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 좋은 점은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아실 겁니다. 나쁜 점은 한 마디로 정의해서 가짜 뉴스, 혐오 영상입니다. 특히 가짜 뉴스는 많은 사람들에게 큰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트럼프 극렬 지지자들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된 것은 유튜브
지구가 평평하다고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웃을 겁니다. 그러나 몇몇 사람은 이걸 믿습니다. 이보다 더 많이 믿고 있는 건 인류가 달에 간 적이 없다라는 주장입니다. 이런 주장은 소수의 음모론자들 사이에서만 유통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구가 둥근 것도 달에 우주인 갔다 온 것을 잘 알기 때문이죠.
면역력과 비슷합니다. 나쁜 바이러스가 널리 멀리 전파되려면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이 주변에 가득해야 하지만 면역력이 강한 사람들로 둘러 쌓여 있으면 널리 멀리 전파되기 어렵습니다.
지구는 평평해!
뭔 헛소리야~~~ 로 차단 당합니다.
그러나 이 가짜정보, 가짜 뉴스가 유튜브를 타고 전파력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유튜브는 전 세계에 있는 지구는 평평하다 족을 묶어주는 역할을 하고 진짜 정보와 가짜 정보를 교묘하게 섞어서 자신들의 주장을 널리 멀리 전파하기 시작합니다.
요즘 노인 분들 카톡으로 보는 뉴스를 보면 딱 봐도 가짜 뉴스 채널인데 이걸 그렇게 열심히들 모십니다. 보통 어떤 잘못된 정보나 주장을 하면 검증을 합니다. 레거시 미디어들이 신뢰가 떨어진 이유가 검증 미비와 확인 안 된 정보로 신뢰도를 떨어진 것인데 유튜브 뉴스 채널은 교차 검증할 능력도 없고 시간도 여력도 인력도 없어서 그냥 막 떠드는 이야기를 진실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유튜브 뉴스 채널에서 가장 많이 꺼내는 단어가 팩트죠. 이게 팩트입니다라는 거짓말을 술술합니다. 이런 가짜 뉴스에 낚인 사람들이 모여서 가짜 뉴스를 양산하고 더 멀리 퍼트립니다.
유튜브는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보고 싶은 것만 보게 하는 정보편향의 도구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가짜 정보들은 보통 많은 사람들이 검증을 통해서 블로킹당하지만 같은 생각, 같은 정보만 취하는 생각의 준거집단 사이에서는 가짜 정보를 진짜라고 믿고 떠드는 사람이 늘어나고 그 안에서는 반대 의견을 허용하지 않게 됩니다.
이렇게 내 생각은 사라지고 어떤 집단의 생각이 내 생각이 되면 생각의 좀비가 됩니다. 2021년 1월 6일 미국 차기 대통령인 바이든 당선을 확정하기 위해서 미국 국회의사당에서는 상하원 의원들이 모였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은 이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다는 말에 트럼프 지지 시위대들이 폭도로 돌변하면서 미국 국회의사당을 침입합니다.
이 모습에 미국인들은 물론 전 세계인이 놀랍니다. 민주주의의 상징국가인 미국의 이런 추한 모습은 공화당 의원들조차 놀랐을 정도입니다.
긴급하게 상하원 의원들이 대피를 하고
경관들은 권총을 들고 국회의사당 본회의장을 막고 총으로 시위대를 겨냥했습니다. 이 사태로 4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 이상이 체포되었고 워싱턴 DC는 오후 6시 통금 조치를 시행했습니다.
물론 이 사태가 유튜브가 조장한 것은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유튜브가 지금까지 이런 가짜 뉴스를 양산하는 채널과 유튜버들에게 어떠한 제지도 안 했습니다. 문제가 있는 영상만 노딱을 붙이거나 그냥 삭제하는 식으로 대처를 했습니다. 문제가 있는 유튜버들과 채널에 대한 강력한 제지가 없었습니다.
미국 역사에 길이 남을 놀라운 의사당 점거 사태에 놀란 SNS 업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시위대 영상을 계속 올리자 트럼프 대통령 계정을 잠가버렸습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트위치, Shopify가 트럼프 대통령 계정을 잠겄습니다.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의 승리에 큰 도움을 준(?) 페이스북의 CEO인 '주커버그'는 트럼프의 페이스북 계정과 인스타그램 계정을 정권 교체가 될 때까지 최소 2주 정도 최대 무기한 차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유튜브 가짜뉴스 채널에 대한 새로운 제지 긴급 결정
유튜브는 1월 6일 급하게 새로운 유튜브 규정을 발표합니다. 내용을 보면 허위 주장을 하는 새 동영상을 게시하는 모든 채널은 앞으로 경고를 받게 된다라고 말하면서 지난달에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선거 결과가 사기라고 말하는 여러 동영상과 이 주장을 퍼 나른 수천 개의 동영상을 삭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유튜브는 작년 12월 잘못된 정보 즉 가짜 뉴스를 올리지 말라고 경고했고 유예기간을 두었습니다. 원래는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식을 끝난 후에 모두 삭제하려고 했지만 이번 국회의사당 점거 사태가 터지면서 유예 기간을 없애고 바로 삭제했다고 하네요.
또한 앞으로 경고를 받은 채널은 동영상 게시 또는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고 동일한 경고를 90일 안에 3번 받으면 그 채널은 유튜브에서 영구적으로 삭제한다고 밝혔습니다.
좀 늦었죠. 유튜브는 저작권 침해 신고를 3번 이상 받으면 채널을 삭제합니다. 이 시스템을 가짜 뉴스라는 허위정보 채널을 포함했습니다. 이해는 합니다. 저작권 침해는 쉽게 판별할 수 있고 AI에 맡기면 됩니다. 실제로 유튜브는 아주 강력한 저작권 침해 관리 시스템인 콘텐츠 ID가 있습니다.
그러나 가짜뉴스를 판별하기는 쉽지 않죠. 어떤 정보가 허위인지 아닌지 판단 하려면 시간과 인력이 많이 들어갑니다. 그렇다고 이 허위정보, 허위 뉴스를 방치할 수 없습니다. 문제는 어떤 사건이나 사고, 사실이 허위인지 진짜인지 판별이 모호한 것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명명백백 거짓말이 뻔하고 그로 인해 사회적인 피해가 많다면 빠르게 처리해야 합니다. 그게 플랫폼 업체들이 큰 돈을 벌면서 행해야 하는 책임입니다. 하다못해 신고를 많이 받은 영상들은 빠르게 판단해서 처리를 해야 합니다. 그러나 유튜브가 지금까지 가짜 정보, 가짜 뉴스에 큰 제지가 없었던 건 사사건건 제지를 하면 크리에이터들이 분노하게 되고 영상 제작이 위축되기에 많은 부분 방치하는 것도 있습니다.
유튜브 엔지니어가 고백한 AI 알고리즘이 세상을 탁하게 하다
2020년 최고의 다큐는 넷플릭스의 '소셜 딜레마'였습니다. 전직 유명 SNS 엔지니어들이 자신들이 괴물을 만들었다는 고백을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한 배우가 1주일에 7번 출근하는 모습이 연예 뉴스 메인에 계속 올라오기에 제가 고객센터에 문의를 했습니다. 고객센터으 답변은 AI가 어쩌고 저쩌고라는 식으로 답변을 했습니다. 뻔한 답변입니다. 요즘 포털 뉴스 관련 뉴스 불만을 질의하고 문의하고 항의하면 우리가 하는 것이 아닌 AI가 선택 추천하기에 우리는 모른다 식으로 답변을 합니다.
그런데 그 AI가 눈치 기능이 있나 봅니다. 제가 항의를 한 후 이번 주에는 그 배우의 출근길 사진이 안 나옵니다. 대신 그 배우의 남편의 출근길 사진이 나오기에 헛웃음을 쳤네요.
우리가 보는 뉴스, 동영상들은 AI 알고리즘에 의해서 추천이 됩니다. 내가 낚시 영상을 유튜브에서 보면 비슷한 영상들이 추천되는 것이 다 이 알고리즘 때문이죠. 이게 세상을 편리한 수단이 될 것 같지만 정보의 편향성을 부축이게 됩니다. 예를 들어서 지구가 평평하다고 생각하지만 긴가민가 했던 사람이 유튜브에서 '지구가 평평'이라고 검색해서 영상 1개를 봤다고 칩시다. 그 사람의 유튜브 채널에는 지구가 평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만든 영상물이 쭈르륵 올라옵니다.
하루 종일 지구가 평평하다는 영상을 보게되면 긴가민가하던 지구가 평평하다는 것이 사실로 인식하게 됩니다. 그렇게 가짜 정보에 잡아 먹힌 생각 좀비가 탄생하게 됩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SNS 엔지니어들은 반성하고 후회한다는 말을 이 다큐에서 하고 있습니다.
이게 얼마나 심각하냐면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페이스북에 로힝야 소수민족에 대한 혐오 가득한 채널이 넘치고 넘칩니다. 이 사람들이 로힝야 소수민족에 대한 혐오, 가짜 뉴스를 퍼트리자 사람들은 덩달아서 이 로힝야 소수민족을 탄압합니다. 한국의 포털 뉴스 관리자 및 엔지니어들도 참 많이 반성해야 합니다. 가짜 뉴스의 최종 소매상인은 네이버와 다음이니까요.
유튜브 코리아가 이번 유튜브 정책을 잘 따를까요? 유튜브는 노딱이라고 하는 광고 미부착 제지로 정치 관련 영상물들에 광고를 떼어서 다스리려고 합니다만 한국의 정치 채널들은 그런 유튜브 애드센스 광고 수익보다는 별풍선이라고 하는 슈퍼 챗으로 돈을 더 많이 법니다.
전 세계 유튜브 별풍선인 슈퍼챗으로 버는 순위 20위가 한국의 한 정치채널입니다.
또한 한국은 1위부터 5위까지에 3개가 정치 채널입니다. 정치 과잉의 나라답게 정치 채널을 많이 보고 많이 응원하네요. 이 정치 채널들이 인기 있는 것이야 문제라고 할 수 없지만 이 채널들이 가짜 뉴스 및 허위 정보를 담고 있는 점이 문제입니다.
물론 모든 내용이 거짓이라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가끔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사실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꽤 많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유튜브가 그 정보가 확실하게 거짓 정보나 거짓 뉴스라고 판단하면 빠르게 제지를 합니다만 그런 시스템이 없습니다.
"거짓말을 되풀이하면 결국 모든 사람이 믿게 된다"
이 말은 선동정치의 대가인 나치의 괴벨스가 한 말로 마케팅 업체와 정치인들이 아주 애용하는 문장이기도 합니다. 이 문장은 유튜브에도 적용이 가능합니다. 그게 가짜 정보라고 해도 계속 보고 또 보고 또 보다 보면 믿는 사람들이 늘어납니다. 그 가짜 뉴스를 팔아서 돈을 벌고 있는 곳이 유튜브입니다. 유튜브가 이번 미국 국회의사당 사태를 통해서 각성했으면 하네요. 분명 유튜브는 원인 제공을 한 플랫폼이기도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