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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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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는 액션은 안하고 연애질만 하는 원더우먼 1984

썬도그 2020. 12. 2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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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가장 역할을 하다 아큐아맨의 성공으로 맞벌이가 된 DC 코믹스의 가장인 원더우먼이 2020년 돌아왔습니다. 원래는 2020년 여름에 올 예정이었으나 슈퍼히어로도 못 잡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2020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개봉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무리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개봉 안 하면 내년 봄과 여름에 수많은 대작들이 막차 버스처럼 줄줄이 개봉하기에 매를 먼저 맞는 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이 생각은 꽤 똑똑해 보입니다. 크리스마스 연말 시즌이라고 하기 어려울 정도로 지금 영화관에 걸린 영화들이 많지 않습니다. 

2020년 영화관을 구원해주러 밧줄 타고 내려온 원더우먼 1984

집근처에 있는 멀티플렉스 상영관입니다. 키오스크도 꺼져 있고 카페도 지난가을 문을 닫았습니다. 코로나 한파가 전국 영화관을 강타하고 있습니다. 대기업 체인점이니까 그나마 이렇게 버티지 개인 사업자였다면 이 코로나 시국에 큰 어려움을 겪었을 겁니다. 

평일 낮이라고 하지만 크리스마스 이브임에도 영화관에는 총 5명의 관객만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혹독한 시기에 가장 인기 있는 영화가 <원더우먼 1984>입니다. 

 평일 전국 관객 5만을 돌파한 것을 보면 <원더우먼 1984>가 얼마나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지를 알 수 있습니다. 2위 <조제>는 전국에서 3,471명이고 12월 10일 개봉했고 2주 동안 관객 동원 1위를 했지만 누적관객이 15만 밖에 되지 않습니다.  한기 느껴지는 영화관에 전기장판의 열선 같은 밧줄을 휘두르면서 내려온 슈퍼히어로가 바로 '원더우먼'입니다.

온기 어린 초반! 그러췌 바로 이거야 고마워 원더우먼!!!

반신반인인 원더우먼은 전작에서 사랑하는 파일럿 스티브 트레버(크리스 파인 분)가 '난 오늘을 구할 테니까 당신은 세상을 구해'라는 감동적인 멘트와 함께 떠나보냅니다. 이 깊은 슬픔 속에서 영원 불사하는 원더우먼은 하이랜더의 고독처럼 외롭게 지내고 있습니다. 

영화 초반에는 아마조네스 같은 여인왕국에서 전사 경연대회에 출전하는 어린 다이애나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딱 봐도 신체적으로 열세인 다이애나는 1등으로 앞서다 전방주시 태만으로 낙마합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 지름길이라는 편법을 택했다가 편법 노노! 진실됨 예스!라는 가르침을 받습니다. 원더우먼 힘의 원천은 진실입니다. 그래서 진실의 밧줄을 감아지면 악당도 진실을 술술 풀어냅니다. 

1984년에 사는 원더우먼은 쇼핑몰 강도 일당을 밧줄 액션으로 일망타진합니다. 액션 장면은 역시 원더우먼이라고 할 정도로 매끈하고 화려합니다. 와이어 액션인 것 같은데 거의 티가 나지 않아서 어떻게 촬영했을까 할 정도로 와이어 액션 티가 전혀 나지 않으면서도 화려하고 매끈한 액션을 보여줍니다. 브라보!!! 절로 내적 박수가 나옵니다. 

사랑하는 애인을 잃고 홀로 불로장생하는 삶을 사는 원더우먼은 사람에게 마음을 크게 주지 않습니다. 특히, 남자는 오로지 스티브라고만 생각하는 열녀문을 세워줄 정도로 한 남자에게 온 마음을 줍니다. 스미소니언 박물관에서 근무하는 다이애나(갤 가돗 분)는 누가 봐도 공부만 하고 인기가 없는 범생이 바바라(크리스틴 위그 분)를 도와줍니다.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외톨이 같지만 바바라의 위트 넘치고 박학다식하고 따뜻함에 오랜만에 웃습니다. 이 바바라에게 쇼핑몰에서 강도들이 훔친 골동품을 감정하다가 싼티나는 수정을 봅니다. 이 수정에는 라틴어로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준다고 적혀 있습니다. 소원은 오로지 1번만 들어준다는 소리에 지나가던 직원이 헛웃음을 치면서 커피 먹고 싶다고 말했는데 신기하게도 다른 직원이 그 직원에게 커피를 건넵니다. 다이애나는 뭔가 범상치 않아 보여서 내적으로 소원을 말합니다. 

그리고 죽은 줄 알았던 스티브가 살아 돌아옵니다. 스티브 외모 그대로 돌아온 것은 아니고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옵니다. 처음에는 스티브인 줄 몰랐다가 스티브의 유언같은 말을 하는 모습에 단박에 스티브임을 알게 되죠. 영화에서는 편의상 스티브로 보여줍니다. 

소원을 말해봐! 드림스톤를 둘러싼 암투가 벌어지는 영화 <원더우먼 1984>

그 낡은 수정같은 보석은 '드림 스톤'으로 수정을 잡고 소원을 말하면 소원을 들어줍니다. 범생이지만 왕따인 바바라는 지나가는 말로 다이애나 같은 능력을 달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그 소원이 이루어집니다. 이 '드림 스톤'은 뛰어난 언변의 석유 재벌인 '맥스 로드(페드로 파스칼 분)'이 어렵게 구한 건데 이걸 강도가 훔치다 걸려서 바바라 손에 들어갑니다. 

'맥스 로드'는 미국 석유 재벌로 인지도가 높지만 실제로는 자신이 투자한 유전에서 석유 한 방울 나지 않아서 파산 직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혼까지 당하고 자신이 애지중지하는 아들을 가끔 만납니다. 아들 바보인 맥스는 이 '드림 스톤'을 회수한 후 '드림 스톤'에게 영리하게도 '드림 스톤'이 되게 해달라고 소원을 빕니다. 

'맥스 로드' 자체가 '드림스톤'이 된 후 맥스는 아랫사람들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손을 잡고 이런 소원 바라지 않아?라고 유도 소원 팔이를 한 후 자신의 욕망에 부합하는 소원을 계속 이어 나가고 결국에는 대통령보다 높은 인기와 권력을 가집니다. 

이 '드림스톤'은 소원을 이루어주지만 동시에 소중한 것을 하나 가져갑니다. 그래야 이야기가 쫄깃해지겠죠. 다이애나는 스티브를 다시 만나지만 대신 원더우먼의 초능력이 점점 사라집니다. 바바라는 인기와 초능력을 얻지만 동시에 점점 인간성을 상실하고 맥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엔 편법이 없어!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담은

<원더우먼 1984>

자고이래로 인간사의 단순하지만 확실한 진리는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다는 진리를 말합니다. 달리 말하면 세상엔 편법이나 요행수를 바라면 안 된다고 많은 사람들의 경험과 내 경험으로 우리는 익히 잘 알고 있습니다. 영화 <원더우먼 1984>는 이 메시지를 영화 전체를 통해서 일관되게 말합니다. 다만 이 단순한 이야기를 너무 장황하게 말합니다. 

또한 이 메시지를 말하는 과정이 감동스러울 수 있지만 누구나 예상 가능해서 한 치 앞의 이야기가 예상이 됩니다. 
여기에 지청구 같은 반복되는 모습도 꽤 보입니다. 스티브가 다이에나를 잡고 설득을 하는 장면을 보면서 스티브만 부활한 게 아닌 스티브의 대사까지 부활하는 모습에 미간이 지뿌려졌습니다. 재방송을 보는 것일까? 할 정도로 똑같은 스토리텔링에 한숨이 절로 나오네요. 

왜? 1984년일까?

<원더우먼 1984>는 영화 제목에 1984년을 박아 넣었습니다. 1984년도의 추억을 제대로 길어 올리겠다는 단호박같은 의지죠. 그럼 1984년은 어떤 해인가?

1984년에 10대였던 저는 전 생애에서 1984년을 잊지 못합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가지는 사춘기 시절에 느끼는 세상의 화려함과 다양한 감정과 친구 관계와 1980년대라는 풍요로움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1984년 미국은 자본주의의 최정점이라고 할 정도로 자본주의가 주는 꿀이 좔좔좔 흐르던 시기였습니다. 

서방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리더인 미국은 돈이 넘치다 못해 세계를 주름잡던 시절이었습니다. 경제 호황기에 물질은 넘쳤습니다. 여기에 다양한 공산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플라스틱의 축복을 받아서 다양한 공산품들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비싸서 못 샀던 물건들이 저렴하지만 내구성이 뛰어난 가성비의 플라스틱 갑옷을 입고 대중화 되었습니다. 저렴함을 가리기 위한 수단이 컬러였습니다. 형형색색을 쉽게 재현하는 플라스틱은 80년대를 대표하는 색이고 이는 영화 <원더우먼 1984>의 포스터 색깔이기도 합니다.

1980년대를 색으로 표현하면 총천연색 그 자체였습니다. 컬러 TV의 보급과 함께 지금은 촌스럽게 느껴지는 다양한 색깔의 플라스틱 제품과 스킨 헤드족과 다양한 색의 옷으로 무장한 컬러 패션의 정점이었습니다. 

길거리에서는 브레이크 댄스가 흐르고 오락실이라고 하는 아케이드 게임이 가득했습니다. 이 풍요로움을 본 스티브는 어리중절해 합니다. 지하철과 제트 여객기를 보고 깜짝 놀라죠. 여기에 인공위성을 통해서 전미국을 넘어서 전 세계가 동시간대에 스포츠 중계를 보던 동시간대에 같은 것을 보고 같이 즐거워하는 시대가 완성되었습니다. 동시 패션의 시대가 열리던 시기가 1980년대였고 그 한가운데 1984년이 있습니다. 

그러나 영화 <원더우먼 1984>는 1984년를 선택한 이유는 이런 풍요로움이 아닌 어두움이었습니다. 1984년은 풍요로운 시대였지만 동시에 소련과 미국으로 양분된 냉전이 절정이던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미국은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가 낙하하는 소련 핵탄두들을 우주에 떠 있는 군사 위성을 이용해서 핵탄두를 배구공을 블러킹하는것처럼 레이저로 파괴하는 프로젝트를 가동합니다. 

미국 40대 대통령인 레이건 대통령은 보수적인 대통령으로 소련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 냉전이 심해지자 영국에서는 '그날 이후'라는 드라마를 만들었고 이 드라마의 일부를 국내 뉴스에서 보여주었습니다. 이 공포를 지금의 10,20,30대 분들은 잘 모르실 겁니다. 매일 같이 뉴스에서 핵전쟁에 관한 뉴스를 보다 보면 현기증이 날 정도였습니다. 

<원더우먼 1984>는 이 시대상을 제대로 보여주지는 못합니다. 1980년대 유행한 트렌드나 당시를 추억할 물건이나 소재를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냉전 시대의 살벌함을 담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이러다 우리 다 죽어요~~ 라는 외침을 핵무기를 차용해서 보여줄 뿐입니다. 여러모로 연출도 스토리도 참 아쉽기만 합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아쉬운 점은 액션입니다. 

전형적으로 예고편의 액션이 전부인 <원더우먼 1984>, 연예질만 1시간 이상 하는 로맨스물?

우리가 슈퍼히어로물에서 바라는 것는 드라마가 아닙니다. 액션이죠. 액션이 1순위이고 그 액션을 돋보이게 하는 드라마가 있으면 됩니다. 그래서 우리 지갑을 열고 그 액션에 투자를 합니다. 특히나 DC코믹스 슈퍼히어로물은 마블처럼 유니버스를 완성하지 못했습니다. 유니버스를 완성하지 못한 상태에서 DC 유니버스를 위한 드라마라면 지루해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원더우먼 1984>는 자기 연애 스토리를 무려 1시간 이상 합니다. 

스티브를 만나서 회포를 푸는 것은 누가 뭐라고 합니까? 충분히 해야죠. 그런데 이게 너무 깁니다. 영화 초반 쇼핑몰 액션이 끝나고 무려 1시간 30분 동안 액션이 없습니다. 너무 없어서 시간을 중간중간 체크했습니다. 상영시간이 151분으로 2시간 30분이나 합니다. 그런데 반 이상을 스티브와 다이애나의 회포와 함께 빌런으로 전환되는 바바라 그리고 세상 모든 것을 갖고 싶어 하는 맥스의 드라마를 보여줍니다. 

액션 없이 이 3명의 욕망이 뒤엉키면서 끄댕이 잡고 싸우는 게 참 지루하고 고루하네요. 영화 후반에는 액션이 나오는데 그 액션이 별로입니다. 

날으는 원더우먼을 보고 싶은 게 아닌데!!!

현타를 지나서 원더우먼이 다시 초능력 갑옷을 입고 질주합니다. 드디어 액션이 시작되는구나 지켜보는데 원더우먼이 구름과 비행기와 번개를 회초리로 잡고 하늘을 납니다. 원더우먼이 하늘을 납니다. 순간! 내가 뭘 보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슈퍼걸을 보고 싶은게 아니라고!라고 말을 해주고 싶을 정도로 정체성 잃은 액션이 나옵니다. 원더우먼 하면 뭐예요? 밧줄 돌리기와 올가미, 진실의 종아 울려라! 신급 피지컬과 뛰어난 미모를 바탕으로 한 아크로바틱 한 액션 아닙니까? 그런데 슈퍼맨 놀이를 하고 있네요. 

그리고 액션 자체도 허접하기만 합니다. 예고편에 나온 액션 시퀀스가 전부입니다. 캣우먼으로 변신한 바바라와 대결 자체도 흥미롭지 못하지만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는 맥스와의 대결도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참 많습니다. 여기에 스토리도 이해는 가지만 개연성이 참 부족합니다.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를 내놓아야 한다는 대가나 노력이 필요하다는 평범한 진리를 일깨우기 위해서 2시간 30분 동안 지루한 설교를 듣고 있는 느낌입니다. 웬만하면 이 코로나 시국에 용기있게 영화관을 살리기 위해서 나온 영화에 박수를 쳐주고 싶지만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드네요. 

쿠키 영상이 더 재미있는 <원더우먼 1984>

마지막 액션 장면에서 골든워리어 같은 황금갑옷을 입은 모습은 그나마 가장 볼만했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실망스럽기만 하네요. 1편도 액션이 약해서 아쉬웠지만 그나마 꽤 볼거리가 많았지만 2편은 이마저도 거의 없네요. 빌런도 강력한 빌런이 아닌 일반인이라서 그런지 무시무시함도 없습니다. 반신반인인 원더우먼도 오금이 저리는 강력한 빌런이 나와야 볼 맛이 더 좋아지는데 그것도 없습니다. 

휴우~~ 한숨만 나오는데 영화가 끝이납니다. 일어나려고 하는데 영화관 불이 켜지지 않습니다. 뭔가 있나 해서 기다렸더니 쿠키 영상이 있네요. 그리고 그 영상에서 반가운 얼굴이 나왔습니다. 순간 얼어 붙은 마음이 봄꽃처럼 활짝 펴졌습니다. 마지막 카메오가 그나마 얼어 붙은 마음을 풀어주네요. 

못 볼 정도는 아닙니다. 그렇다고 일부러 가서 보라고 권할 정도도 아닙니다. 마음 같아서는 후하게 보려고 했지만 도저히 추천하기 어려운 영화네요. 

별점 : ★

40자 평 : 연애할 시간에 액션이나 좀 좀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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