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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월드

현대자동차는 왜 인류 최고의 로봇회사 보스턴다이나믹스사를 인수하려는 걸까?

by 썬도그 2020.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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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 로봇을 참 좋아합니다. 장난감 로봇, 로봇 애니를 넘어서 진짜 로봇도 참 좋아하죠. 로봇은 최첨단 기술의 총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예상하는 사람 모습을 한 휴머노이드는 실용성은 많이 떨어집니다. 물론 기술이 충분히 숙성되고 사람처럼 생긴 로봇이 사람이 하는 모든 행동을 따라 할 수 있다면 모를까 아직까지 로봇 기술이 그렇게 까지 발달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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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현재 가장 발달한 휴머노이드라고 하는 아시모도 일본 혼다 자동차가 자신들의 기술력을 과시하려고 만든 기술 홍보용 로봇입니다. 아시모가 걷는 것 자체가 놀라웠는데 지금은 살짝 뛰기도 합니다. 그런데 요즘 아시모 본 적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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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스턴다이나믹스사의 로봇 아틀라스입니다. 아틀라스는 아시모 같이 쇼를 위한 로봇이 아닙니다. 평평한 실내에서만 걷는 것이 아닌 야외는 물론 산도 탈 수 있습니다. 아시모와 달리 넘어져도 혼자 일어날 수도 있고 아시모처럼 잔 뜀뛰기가 아닌 점프를 하고 심지어 백덤블링까지 합니다. 아시모가 이 보스턴다이나믹스사의 휴머노이드를 보고 창피해서 못 나올 겁니다. 

보스턴 다이나믹스사는 1992년 미국 M.I.T 공대 교수였던 Marc Raibert가 설립한 회사입니다. 생각보다 꽤 오래된 로봇 회사이지만 이 회사가 세상에 널리 알려진 건 2012년 경의 빅독의 출현 때문입니다. 

이 빅독은 미국방과학연구소인 DARPA의 지원을 받아서 군사용 짐꾼 로봇을 개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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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족 보행 로봇으로 개처럼 생겼습니다. 이 짐꾼 로봇은 병사 뒤를 따르면서 장거리에 각종 군사 장비를 이동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전기 모터가 아닌 엔진으로 달리기에 소음이 크고 실용성이 떨어졌습니다. 이후 전 세계에서는 이 빅독 같은 4족 보행 로봇이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미 육군과의 관계는 계속 이어지지는 못합니다. 

이 회사를 구글이 2013년 인수합니다.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재를 만든 '앤디 루빈'이 적극적으로 인수를 추진했는데 이 '앤디 루빈'이 떠나면서 구글도 로봇 사업에 시큰둥하게 됩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로봇 기술이 뛰어난 건 알겠는데 2족이든 4족이든 보행 로봇의 판매할 판매처도 상용 제품도 없어서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합니다. 여기에 군사 기술로 이용될 수 있는 기술을 구글이 만든다고 하는 반감도 매각에 큰 영향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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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과 소프트뱅크가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버린 이유는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했기 때문

구글이 버린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휴머노이드 페퍼 로봇을 만들었던 소프트뱅크가 구글 로봇 벤처회사인 SCHAFT를 포함해서 인수합니다. 소프트뱅크가 인수한 후 드디어 보스턴 다이나믹스사는 상용 로봇인 스팟을 출시합니다. 

스팟은 강아지 크기의 작은 로봇으로 주로 순찰을 하고 기계 설정을 측정하는 등의 정찰용으로 만들어진 로봇입니다. 4족 보행으로 계단이나 다양한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1대 당 가격은 74500달러인 8천만 원 정도로 예상대로 무척 비쌉니다. 그럼에도 인건비가 비싸거나 인간이 돌아다니기 어려운 환경에서는 로봇개 같은 스팟이 유용하겠죠. 실제로 노르웨이 스카브 유전지대에 있는 해양 탐사 시설의 순찰에 스팟이 투입되었습니다. 스팟은 주요 시설 검사, 가스 유출 및 데이터를 수집하고 다양한 정보를 돌아다니면서 수집합니다. 

youtu.be/wlkCQXHEgjA

문제는 이런 로봇은 인건비가 비싼 나라나 정말 인간이 돌아다니기 어려운 오염 지역이나 방사능 등등 각종 유해물질이 있는 지역을 돌아다닐 때는 좋지만 널리 멀리 사용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물론 좀 더 개선하면 큰 공간을 순찰용으로도 좋을 듯하네요. 실용성 없다는 비판을 보스턴 다이나믹스도 잘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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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보스턴 다이나믹스사는 핸들이라는 물류센터 로봇을 선보였습니다. 2개의 바퀴로 이동하면서 창고의 물건을 날으는 로봇을 선보였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상용 제품을 만들기에는 좀 오랜 시간이 걸릴 듯합니다. 이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세계 최고의 2족, 4족 보행 로봇 기술을 가진 회사이고 이 회사에서 어떤 상용 로봇이 나오기 보다는 이들이 가진 기술을 다른 로봇 기술 등에 응용하면 좋습니다. 따라서 장기간 투자가 가능한 회사가 인수를 해야 하는데 그런 회사가 나타났습니다. 바로 현대자동차입니다. 

정인선 현대차 회장이 보스턴 다이나믹스사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

현대차의 요즘 행보가 아주 진취적입니다. 자동차 산업 미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지 4족 보행 자동차 일러스트를 공개하는 등 미래 먹거리를 찾는 느낌입니다. 지난 10월에 정몽구 명예회장이 물러나고 그 자리에 정의선 수석 부회장이 회장으로 선임되었습니다. 

정인선 신임 회장은 미래에는 자동차가 50%, 개인 비행체가 30%, 20%는 로보틱스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최근 현대자동차는 날으는 드론 자동차 사업에 큰 관심을 넘어서 2028년까지 직접 상용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이에 나사 출신 사업부장을 영입하면서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잘 모르지만 현대차는 자율주행 기술에서도 세계적인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자체 기술은 아니고 순수자율주행 기술 종합 순위 3위인 Aptiv와 합작법인을 만듭니다. 1위는 구글, 2위는 GM이고 3위가 Aptiv인데 이 회사와 손을 잡았습니다. 여기에 투자한 금액이 무려 한화 2조 4천억 정도의 규모입니다. 

여기에 로봇 기술의 최고봉인 보스턴 다이나믹스사도 인수 협상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 들어온 뉴스를 보면 당초 10억 달러보다 낮은 9억 달러나 그 이하에 협상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약 8~9천억 원에 인수할 듯하네요. 어떤 언론사는 인수 확정이라고 떴을 정도로 인수가 확정적인 듯하네요. 

현대의 이런 과감한 행보는 갑자기 튀어나온 건 아닙니다. 이미 현대차와 기아차는 미국과 이스라엘과 유럽의 자동차 관련 기술업체에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산업은 현재는 기계공학 기술의 총아라고 여겨졌지만 자동차 안에 전기를 먹는 전자기술이 많이 들어가서 몇십 년 후에는 가전제품처럼 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예를 들어 전기차나 수소 전기차는 내연기관 대신 전기 모터와 배터리가 들어가기에 전기, 전자 기술이 들어간 가전제품으로 점점 변화해 갈 것입니다. 전기차는 생산 문턱이 낮아서 애플 같은 자동차와 전혀 상관없는 회사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낮아질 수 있습니다. 그 구체적인 예가 테슬라입니다. 테슬라는 자동차 제조 기술이 없지만 멋진 전기차를 만들고 있습니다. 다만 생산 조립 능력이 낮아서 단차 및 조립 미숙의 결함이 있지만 이것도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해결될 것입니다. 

많은 언론에서 이 일러스트를 보면서 현대차가 4족 보행 자동차를 만들 것이라는 소리가 많습니다. 현대차가 선보였으니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이건 아무리 봐도 특수 구조 자동차 아니면 별 필요가 없는 자동차입니다. 자동차가 4 다리로 걸어서 좋은 점이 험지에서나 살짝 도움이 되지 크게 실용적인 기술이 아닙니다. 다만 아시모처럼 기술 과시적인 이미지일 뿐입니다. 

제가 보기엔 현대차는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인수한 후 그들이 가진 뛰어난 로봇 기술을 흡수하려고 할 듯하네요. 다만 그런 시도를 보스턴 다이나믹스가 그냥 보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들이 가진 기술인 뛰어난 휴머노이드 기술을 조금만 더 응용하면 현재 세계에서 산업용 로봇 의존도와 활용도가 높은 한국의 산업 현장에서 조립 생산 라인에 인간 대신 투입할 새로운 로봇을 만드는 것데 쓰는 것이 가장 현명하지 않을까 합니다. 

youtu.be/SZvQtlh6ueM

중요한 건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인수한 회사들이 이 회사를 뱉어낸 이유가 상용화 제품이 없다는 것과 이들이 가진 기술을 자신들의 다른 기술과 접목하고 협업에 실패했기 때문이겠죠. 그럼 현대차는 구글, 소프트뱅크의 실패를 거울삼아서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기술을 잘 활용해서 일상을 변화시키거나 최소 산업 현장 또는 자동차 등에 필요한 기술을 만들어야 내야 할 겁니다. 한국 특유의 뛰어난 응용력과 기술 접목을 잘하면 좋은 인수가 되겠지만 따로 굴러가게 된다면 이번 인수는 돈 낭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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