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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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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웃사촌. 정치인을 도청하다가 삶까지 도청한 꽤 잘 만든 영화

썬도그 2020. 11. 26.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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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사람을 변화시키기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행동은 사람을 변화시키기 쉽습니다. 왜냐하면 행동은 거짓말을 안 하고 속이기 쉽지 않으니까요.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 중에는 정치인들이 참 많습니다. 입에서 뱉은 말과 행동이 달라서 우리는 그 정치인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어떤 정치인은 말이 아닌 그 사람의 삶에 감화되어서 존경하고 따르게 됩니다. 

도청을 소재로 한 영화 이웃사촌 소재 자체는 흔한 소재다 

도청을 소재로 한 영화 <이웃사촌>은 소재 자체가 주는 신선도는 높지 않습니다. 도청을 하다가 도청을 하는 사람의 뛰어난 성품과 삶에 감화되어서 도청하던 사람이 변한다는 소재의 영화와 드라마는 꽤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영화가 <타인의 삶>이 있고 드라마는 <아저씨>가 있습니다. 따라서 소재 자체가 주는 참신함은 높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 소재 자체는 장점이 아닌 핸디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핸디캡을 잘 극복하려면 플롯을 아주 잘 짜야합니다. 그래야 관객이 이 이야기에 집중하고 빠져들고 감동할 수 있습니다.  

결과부터 말하지면 영화 <이웃사촌>은 기시감이 드는 소재를 잘 극복하고 성긴 면이 있지만 플롯도 좋고 연출도 연기도 꽤 좋아서 연화 말미에는 눈시울이 뜨겁게 만드는 힘이 좋은 영화입니다. 

빨갱이 잡는 안기부 도청팀 대권 야당 거물 정치인을 도청하다 

1985년 부산에서 빨갱이 잡는 대권(정우 분)은 안기부(현 국정원) 김실장(김희원 분)에 발탁이 되어서 야권 대권 주자인 이의식(오달수 분)을 도청하라는 지시를 받습니다. 이의식은 미국에서 기거하다가 대권 출마를 위해서 한국으로 들어오지만 들어오자마자 납치를 당했다가 악화된 여론을 보고 놀란 안기부가 풀어줍니다. 대신 집 밖으로 못 나오게 하는 가택연금을 시행합니다. 

지금은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1970~80년대 군부독재 시절에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야당 정치인을 정치활동 못하게 하기 위해서 가택연금을 함을 넘어서 의문사로 죽이기까지 했습니다. 검색만 해봐도 의문사한 야당 정치인들 많이 나옵니다. 

이의식은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가택연금 상태에 들어가고 안기부 김실장은 대권에게 도청팀을 맡깁니다. 이의식 옆집에 마련된 도청팀은 24시간 이의식 집 곳곳에 심어 놓은 도청기를 이용해서 이 가족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그 내용 중 중요한 이야기는 보고합니다. 

나미의 빙글빙글을 금지곡으로 만든 군사정권 시절의 야만

영화 <이웃사촌>의 배경은 1985년입니다. 이 당시는 전두환 정권 시절로 박정희 정권보다 더 엄혹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건전가요입니다. 이문세 4집은 빅히트를 한 앨범입니다. 그런데 이 노래 B면 끝에는 '어허야 둥기 둥기'라는 생뚱맞은 건전가요가 있습니다. 당시 군사정권은 조금이라도 국민들이 각성하고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하거나 음란한 사상과 생각을 가지고 하는 등 퇴폐 및 사회비판 가사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금지곡으로 지정했습니다. 

예를 들어 1979년 혜은이의 제3한강교는 '어제 처음 만나서 사랑을 하고 우리들은 하나가 되었습니다'라는 원나잇 스탠드이 퍼지기 시작한 시대상을 표현했지만 안기부가 문란하다며 가사를 바꾸라고 했습니다. 이외에도 아침이슬 같이 시위대들이 많이 부르는 노래는 다 금지곡으로 시켰습니다. 영화도 이현세 원작의 '공포의 외인구단'에서 공포 조장을 한다면서 제목에서 공포를 빼라고 하자 열 받은 감독이 자신의 이름을 넣은 제목에 감독 이름이 들어간 전무후무한 영화인 '이장호의 외인구단'이 나옵니다. 

영화 <이웃사촌>에서는 야당 대권주자 이의식이 '나미의 빙글빙글'을 '별이 빛나는 밤에'에 신청하자 도청팀은 북한과의 연락 또는 세상 비판의 요소가 있다면서 보고를 하고 안기부 김실장은 바로 금지곡으로 지정합니다. 반면 같이 도는 제목이 들어가 있는 '돌아와요 부상항에'는 각하의 18번이라면서 뺍니다. 

실제는 어떨까요? 실제는 영화 속 설정이 거짓입니다. 먼저 '나미의 빙글빙글'은 금지곡 처분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전인권의 돌고 돌고 돌고'는 영화의 배경인 1985년이 아닌 1988년에 나왔습니다. 게다가 '배호의 돌아가는 삼각지'도 금지곡은 아녔습니다. 

무거운 소재를 밝은 톤으로 그린 <이웃사촌>

영화 소재도 가볍고 영화도 가볍게 만들기는 쉽습니다. 소재와 주제가 연결되기 쉽고 인위적이지 않으니까요. 반대로 무거운 주제를 무겁게 만들기도 쉽습니다. 그냥 다큐 형태로 담아도 인위적인 느낌이 안 듭니다. 문제는 무거운 소재를 가볍게 그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조금만 잘못 다루면 깨지기 쉽습니다. 

영화 <이웃사촌>은 소재는 무서운 군사정권의 엄혹함을 담고 있지만 톤은 명량코믹입니다. 이렇게 무거운 소재를 가볍게 다루기가 참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톤 조절을 잘한 영화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영화가 <스카우트>와 <강철대오 구국의 철가방>입니다. 이 쉽지 않은 연출을 <7번방의 기적>을 연출한 이환경 감독이 잘 연출합니다. 

대권은 도청팀을 운영하면서 가택연금을 하더라도 자녀들은 등교할 수 있게 해 주고 외부 인사도 들어올 수 있게 해서 정보를 더 많이 빼내자고 제안을 하고 안기부 김실장은 신임이 높은 대권의 말을 따릅니다. 그렇게 조금은 느슨해진 상태에서 도청팀이 있는 이웃집에 이의식의 대학생 딸인 은진(이유비 분)과 어린 아들이 먹을 것을 들고 찾아옵니다. 이렇게 이웃에 사는 도청팀은 이의식 집과 인연을 맺게 됩니다. 영화 <이웃사촌>은 영화 초반 숨기려는 자와 숨는 자 사이의 긴장감을 코믹하게 그립니다. 

서로 안면을 트자 대권과 의식은 자연스럽게 말을 트게 됩니다. 보통은 감시하는 자가 감시당하는 사람과 인연을 맺으면 안 됩니다. 인연을 맺어도 적개심을 보여야죠. 그러나 이의식의 딸 은진의 봄 같은 외모에 도청팀이 흐물흐물해집니다. 그러나 단순히 이런 인연만으로 무너져서는 영화가 재미없죠. 

이에 대권이 감회되는 과정을 여러 장치를 터트려서 녹여냅니다. 먼저 대권은 이의식의 높은 성품에 감화가 되고 대학생인 친동생이 데모를 하다가 잡혀 들어온 점과 함께 자신이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한 각성 장치를 후반에 터트립니다. 그걸 보면서 좀 과하다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그 장면이 없었다면 이 영화는 주인공인 대권에 공감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영화 후반에는 웃음을 지우고 진중하지만 동시에 또 심각하지 않은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데 클라이막스 부분은 약간 아쉽지만 서로를 알아보는 과정이나 행동이 꽤 창의적입니다. 영화를 보면서 기발하다는 생각이 꽤 많이 드네요.

배우에 대한 믿음이 약했으나 영화 후반으로 갈수록 배우의 힘으로 달리다 

배우 정우는 참 여러가지 이미지를 가진 배우입니다. 저에게는 악역으로 처음 인식되고 지금도 정우 생각하면 악역의 이미지가 가끔 떠오릅니다. 이런 이미지를 싹 날려준 것이 <응답하라 1994>죠. 쓰레기라는 별명의 의대생으로 나온 정우는 인생 캐릭터를 만났고 그 인기를 발판으로 다시 영화판으로 돌아옵니다. 지금은 조연이 아닌 주연 배우로 발돋움했습니다. 그럼에도 배우 정우가 티켓 파워가 높은 배우는 아닙니다. 믿고 보는 정우라는 소리가 나오려면 필모를 더 쌓아야 합니다. 

또 한 명의 주연인 오달수도 주연 배우보다는 만능 조연 배우, 천만 조연 배우로 각인되어 있습니다. 이 2명의 배우가 영화를 이끄는 영화가 <이웃사촌>입니다. 좀 죄송한 이야기지만 두 배우에 대한 믿음이 높지 않아서 영화 초반은 과연 두 배우가 잘 이끌어 갈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영화 후반 요철 구간을 두 배우의 힘으로 부드럽게 넘기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믿고 봐야 하는 정우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네요. 

성긴면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꽤 잘 만든 영화 <이웃사촌>

영화 <이웃사촌>은 코믹역에서 출발해서 감동역으로 잘 도착하는 꽤 잘 만든 영화입니다. 영화 후반 장면은 꽤 마음이 뭉클하네요. 세상은 한 사람이 변화시킬 수 없지만 나 하나쯤이야가 아닌 나 하나 만이라도 라는 생각이 변화의 발화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줍니다. 영화 <이웃사촌>은 영화 초반 두 집의 이야기만 보여주다 보니 좀 답답하다는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그 답답함을 유머러스한 장면들을 넣어서 좁지만 웃음이 곳곳에서 잘 터집니다. 저예산 영화인가라고 생각할 때 영화 후반은 집에서 나와서 거리로 나오고 그 거리에서 자동차 액션과 CG를 이용한 액션 장면이 꽤 많이 나옵니다.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닙니다. 몇몇 대사들은 꽤 직설적이라서 좀 오그라들고 세련되지 못한 모습들이 있긴 합니다만 김희원 배우의 강점인 잔혹함이라는 골이 깊어서인지 정우와 오달수라는 산이 더 빛나게 보이네요. 가장 반대쪽에 있던 사람이 도청을 통해서 도청기 너머의 삶에 감화되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한줄기 빛이 된다는 이야기를 담은 <이웃사촌>은 꽤 볼만한 영화이자 이 코로나 시국에 용감하게 개봉한 영화 중에서 가장 볼만하고 꽤 재미있게 본 영화 <이웃사촌>입니다.

별점 : ★★☆
40자 평 : 누군가의 삶이 또 다른 삶을 변화 시키고 그 삶이 모여 세상의 삶을 변화시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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