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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미국이 위대한 이유를 담은 '더 리버레이터 : 500일의 오디세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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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위대한 이유를 담은 '더 리버레이터 : 500일의 오디세이'

썬도그 2020. 11. 15.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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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세계 최강의 나라입니다. 미국이 땅도 넓고 인구가 많아서 세계 최강국이 되었을까요? 아닙니다. 누구에게 물어봐도 미국이 최강국인 이유는 명백합니다. 인종, 학력, 민족, 출신지를 다 떠나서 모두 하나가 될 수 있는 '멜팅팟'이 최강국 미국을 만들었습니다. 다민족 국가인 미국은 다민족이기에 세계를 주름잡고 선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미국의 모습도 트럼프라는 인종차별주의자 한 명으로 반목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붕괴는 생각보다 쉽게 일어날 수 있겠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현재의 미국을 보고 있노라면 2차 세계대전에서 전 세계에서 미군들의 희생이 헛된 것인가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그러나 트럼프가 물러나면 다시 위대한 미국, 서로에게 총을 겨루고 인종이 다르고 출신지가 다르고 학력이 다르다고 서로에게 총구를 겨누는 일은 줄어들 것입니다. 그건 미국이 아닌 또 하나의 중동입니다. 

로토스코핑 기법으로 만든'더 리버레이터 : 500일의 오디세이'

11월 11일 전 세계에 공개된 넷플릭스 4부작 드라마 <더 리버레이터 : 500일의 오디세이>는 형식이 독특합니다. 이 형식부터 설명을 해야겠네요. 저는 애니인줄 알고 봤는데 보자마자 '로토스코핑'기법의 드라마라는 걸 알았습니다. '로토스코핑(rotoscoping)' 기법은 실사로 촬영하고 그 영상을 애니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서 애니 렌더링을 입힌 기법입니다. 

그럼 그냥 실사로 담지 왜 애니처럼 보이게 하냐고 할 수 있습니다. 네 그럴 수 있지만 제작비를 줄이기 위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모든 경우가 그렇지는 않지만 이 <더 리버레이터 : 500일의 오디세이>는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전쟁 영화라서 제작비 절감을 위해서 사용한 듯 합니다. 배우들과 일부 전쟁 장비들은 실제로 촬영하고 배경이나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는 건 CG로 처리해도 이질감이 들지 않습니다. 이는 아주 훌륭한 선택으로 드라마를 보면서 실사보다 더 실제처럼 느껴졌습니다. 

제가 본 많은 로토스코핑 영화 중에 가장 뛰어난 드라마였고 가장 합리적으로 적절하게 사용한 로토스코핑 드라마였습니다. 그런데 이보다 더 눈길을 끈 것은 이 드라마의 이야기입니다. 묵직한 메시지가 마음을 흔들어 놓네요.

술집에도 못 들어가는 멕시코 출신, 인디언족이 함께 독일군에 맞서다

미국 남서부에 뿌리를 둔 미군 157연대 중 J중대에 신임 장교로 부임한 스파크스 소위는 자신이 지휘할 J중대의 위치를 지나가는 병사에게 묻습니다. 병사는 교도소(Jail)를 가리킵니다. J중대에는 장교를 패거나 각종 이유로 군법을 위반한 꼴통들이 모여 있습니다. 

이들이 이렇게 군대에 적응하지 못한 이유는 이들의 출신이 큰 영향을 줬습니다. 이 교도소에 있는 J 중대원들은 멕시코인과 인디언들이었습니다. 이 두 민족은 미국인들이지만 술집 곳곳에 멕시코인과 인디언인은 출입금지라는 문구를 눈으로 봐야 합니다. 그렇다고 멕시코인과 인디언이 친한 것도 아닙니다. 이렇게 미국인이지만 도처에 널린 멸시 어린 시선은 이들을 옥죄이고 결국 폭발하게 만듭니다.

이런 모습은 영화 <아버지의 깃발>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이오지마 섬에 성조기를 꽂은 인디언 미군이 있었는데 이 전쟁 영웅이 술집에 입장하지 못하는 모습을 통해서 미국이 얼마나 인종 차별이 심한 나라인지 알 수 있습니다. 현재도 미국은 인종 차별이 꽤 많은 나라죠. 다만 그 갈등은 미국을 좀 먹는 일이지 미국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미국의 정체성은 스파크스 소위입니다. 스파크스 소위는 이 교도소 중대원을 이끌고 사격 시험을 모두 통과하면 주말에 외출 허가증을 내주겠다고 하고 욕설과 인종 모욕적인 말을 하는 사격장 상사에게 욕하지 말라고 따끔하게 충고해 줍니다. 여기에 상관을 패서 계급이 강등된 인디언 콜드 풋 일병을 병장으로 진급시켜줍니다. 이런 뛰어난 리더십은 이 탈 많은 중대원들을 하나로 뭉치게 했고 전장을 누빕니다. 

4부작 <더 리버레이터 : 500일의 오디세이>는 스파크스 소위와 J 중대원들이 2차 세계대전 유럽 전선에서 무려 500일간 겪은 이야기를 담습니다. 이 4부작 드라마의 핵심 메시지는 1부에 나옵니다. 포로가 된 한 미군 병사에게 미국에서 살았던 독일군 장교가 "니들 미군은 인디언, 멕시코인들을 술집에 못 들어오게 하면서 전쟁에서는 함께 싸워!"라는 비꼬는 말을 합니다. 이 말은 합리적 비판입니다. 정말 미국은 이상한 나라죠. 

그러나 미국엔 트럼프 같은 인종혐오주의자만 있는 건 아닙니다. 스파크스 중대장 같은 미국의 힘의 원동력은 인종, 민족, 나이, 출신지를 차별하지 않는 평등주의자들에게서 나옵니다. 또한 결과를 중시하는 실용주의에서 나옵니다. 이런 뛰어난 융합력을 바탕으로 스파크스가 이끄는 썬더버드 중대는 곳곳에서 큰 활약을 합니다. 

<더 리버레이터 : 500일의 오디세이>는 미 육군 제 45 보병 사단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이 45보병 사단은 미 육군 중 가장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오클라호마 출신 미국인과 멕시코계, 인디언이 부대원으로 있는데 인디언은 총 50개 부족에서 차출이 되었습니다. 

스파크스 중대장은 얼마나 부하들의 존경을 받았던지 돌격 앞으로 하다가 포탄에 맞아서 쓰러지는데 빠른 조치로 목숨을 건집니다. 보통 이렇게 전쟁터에서 부상을 당하면 훈장을 받고 미국으로 돌아가 전역을 합니다. 스파크스 소위도 고향으로 갈 기회가 생깁니다. 고향에 있는 아내와 아이들 볼 생각을 잠시 하지만 병원에서 이탈리아 전선에서 활약하는 자신의 부대원들에게 죄책감을 느낍니다. 천상 군인입니다. 내 목숨 건질 생각보다 자신을 믿고 따르던 부대원 생각부터 하네요. 

결국 이 스파크스 중대장은 이탈리아로 향하는 군용기를 타고 이탈리아 전선에 알아서 찾아갑니다. 이는 군법 위반입니다. 명령서를 받지 않고 그냥 무작정 전투에 참여합니다. 이탈리아 전선에서 스파크스 중대장을 다시 본 부대원들은 크게 놀랍니다. 이후 썬더버드 부대는 안지오에서 큰 활약을 합니다. 이탈리아 안지오 전투는 미군에게는 치명상을 입힐 뻔한 전투였습니다. 미군 소장의 너무 새가슴 전략으로 독일군이 방어 라인을 설치하게 시간을 벌어줬고 미군은 안지오에 죽치고 있다가 독일군의 갑작스러운 공격에 큰 화를 당할 뻔합니다. 그러나 스파크스 중대장의 뛰어난 활약으로 이 공격을 막아냅니다. 

<더 리버레이터 : 500일의 오디세이>는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에 특정 부대원들의 엄청난 영웅적 활약을 담지는 않습니다. 안지오 전투에서 독일군을 막았지만 중대원 중에 3명만 살아남고 모두 죽습니다. 스파크스 중대장은 자신이 사랑하던 부대원들의 사망을 지켜보자 극심한 고통을 느낍니다. 

전쟁통에서는 진급하기보다 살아남기가 더 어렵다는 말처럼 스파크스 소위는 계속 진급을 해서 대위를 지나 소령까지 진급을 하고 자신의 수제자 같은 콜드 풋과 여러 병사들과의 500일간의 전투 속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을 담고 있습니다. 

군인의 품격을 담은 <더 리버레이터 : 500일의 오디세이>

유럽의 보주 산맥에 방어선을 구축하라는 명령을 받은 스파크스 소령은 강력한 적을 만납니다. 보주 산맥을 자신의 집 담장으로 알 정도로 이 지형을 잘 아는 독일군 장교가 배치되고 독일군의 지형지물을 이용한 공격으로 스파크스 소령이 이끄는 대대는 큰 피해를 받습니다. 특히 추운 겨울 산에 겨우 목숨만 부지하고 있는 부상병들이 밤새 추위와 죽음의 공포에 떨자 스파크스 소령이 셔먼 탱크를 타고 직접 구하러 나섭니다. 쓰러져 있는 병사들을 스파크스 소령이 혼자 구하는데 이걸 독일군이 지켜만 봅니다. 저격수도 있고 기관총도 있지만 부상병을 구하는 소령을 지켜만 봅니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독일군 장교의 높은 인성 덕분입니다. 우리가 전쟁이 나면 서로를 한 명이라도 더 죽이라고 혈안인 줄 알지만 전쟁도 룰이 있습니다. 부상병을 치료하는 위생병은 쏘지 않습니다. 또한, 포로나 비무장 군인은 쏘지 않습니다. 서로의 목적에 따라서 싸우는 것이지 살생을 하려고 전쟁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장면은 마지막에도 나옵니다. 유대인 집단 수용소에서 비무장인 독일군을 즉결 처형식이 일어납니다. 이는 한 병장이 순간 분을 참지 못하고 벌인 일입니다. 우리 같으면 뭐 그럴 수도 있지. 얼마나 열 받으면 그랬을까라고 넘어갈 수 있지만 미군은 이 사건을 군법에 넘깁니다. 전쟁에서 적을 죽이는 것과 살상은 구분해야 하고 이 구분이 없다면 군인은 살인마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더 리버레이터 : 500일의 오디세이>는 독일군의 만행을 고발하는 드라마가 아닙니다. 우리와 적에 있는 악인들을 보여주고 전쟁이 주는 고통과 두려움과 용기를 담고 있습니다. <더 리버레이터 : 500일의 오디세이>은 주인공인 스파크스 중령만 실제 인물이고 다른 캐릭터들은 가공한 캐릭터들입니다. 모든 부대원들을 다 다룰 수 없기에 인디언, 멕시코 출신의 부대원을 한 캐릭터로 만들어서 보여줍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더 리버레이터 : 500일의 오디세이>는 아주 잘 만든 전쟁 드라마입니다. 액션도 꽤 많고 재미도 좋은 이야기도 플롯도 좋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명품 전쟁 드라마네요. 밴드 오브 브라더스보다는 못하지만 그에 못지않은 많은 감동을 줍니다. 트럼프 시대에 사는 미국인들에게 희망과 빛, 미국이 위대한 이유를 다시 일깨워주는 아주 품격 높은 전쟁드라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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