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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추리는 많지 않고 잘생김만 보이는 에놀라 홈즈

썬도그 2020. 9. 30. 10:53

너무 유명해서 실존 인물 같은 '셜록 홈즈'는 영국 작가 '코난 도일'이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입니다. 명탕정 하면 떠오르는 이름이 지금은 '코난'이지만 한 세대 전 그리고 중년 이상의 분들에게는 '셜록 홈즈'였습니다. 이 '셜록 홈즈'가 너무 유명해지자 프랑스 작가인 모리스 르블랑이 '괴도 루팡'을 만들었고 할 정도로 '셜록 홈즈'는 탐정의 대명사입니다. 

그런데 이 '셜록 홈즈'가 여동생이 있다는 발칙한 상상을 담은 소설이 낸시 스프링어 작가가 쓴 에놀라 홈즈 시리즈입니다. 이 중에서 1편인 '사라진 후작'을 영화로 만든 것이 '에놀라 홈즈'입니다. 

보수주의자 큰 오빠와 방관주의자 셜록 홈즈의 자유분방한 동생 에놀라 홈즈

1884년 7월에 태어난 에놀라 홈즈는 영국 최고의 명탐정인 '셜록 홈즈'의 여동생입니다. 이 자체만 보면 셜록 홈즈의 후광을 이용한 가벼운 탐정물이라고 생각되어지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제 생각이 맞네요. 셜록 홈즈가 할 수 있는 걸 여성이 주인공이 된 드라마와 영화들이 많고 순종적인 여성의 시대를 지나 주체적이고 자립하고 독립적인 여성 캐릭터가 늘어가는 2020년 시대상을 담뿍 반영한 캐릭터가 바로 '에놀라 홈즈'입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16살이 된 '에놀라 홈즈(밀리 바비 브라운)'가 자신을 돌봐주던 어머니(헬레나 본햄 카터 분)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고 이 소식을 들은 두 오빠가 런던에서 시골로 도착합니다. 큰 오빠는 마이크로프트 홈즈(샘 클래플린 분)이고 작은 오빠는 셜록 홈즈(헨리 카빌 분)입니다. 친오빠지만 어린 시절 두 오빠가 런던으로 떠난 후 10년도 더 지나서 다시 보게 됩니다. 

두 오빠의 성격은 너무 판이합니다. 큰 오빠는 장남이라서 그런지 상당히 보수적이다 못해 악당같은 괴팍하게 느껴지고 반면 작은 오빠 셜록은 남의 일이 크게 관심이 없지만 츤데래라서 은근히 잘 챙겨주고 마음씨가 좋습니다. 특히 스승이나 어머니였던 어머니의 빈자리를 셜록이 채워줄 정도로 어린 에놀라 홈즈의 동료 또는 버팀목이 되어줍니다. 

어머니의 실종을 쫓다 튜크스베리 자작 사건과 엉키는 에놀라 홈즈 

에놀라 홈즈는 시골에서 어머니와 살면서 문무를 배웁니다. 아침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오후에는 무술 훈련을 합니다. 어머니의 영향으로 아는 것도 많고 싸움의 기술도 아는 여장부 겸 탐정이 됩니다. 이런 에놀라에게 시련이 시작됩니다. 어머니가 갑자기 사라졌는데 에놀라를 테스트하려는지 집에 자신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힌트를 숨겨 놓습니다. 

사라진 어머니를 찾기 위해서 셜록 홈즈와 마이크로프트 홈즈 그리고 에놀라까지 3명이 찾기 시작하지만 협력하기보다는 각자 찾습니다. 에놀라는 어머니가 흘린 힌트를 들고 혼자 런던으로 떠납니다. 이 런던행 기차에는 꽃미남 청년인 튜크스베리가 몰래 탑승했습니다. 

튜크스베리(루이스 패트리지 분)는 자작으로 귀족입니다. 집안에서 갑자기 군대를 보내려는 걸 피해서 몰래 런던행 기차를 탔다가 에놀라 홈즈를 만납니다. 여리여리한 이 청년과 엮이기 싫어서 같은 방에서 나왔지만 괴한에게 위협을 받는 모습에 튜크스베리를 도와주고 함께 기차에서 떨어져서 들판에서 하룻밤을 같이 보냅니다.

오해는 하지 마세요. 에놀라 홈즈는 여장부라고 할 정도로 당차고 이 영화는 백마탄 왕자를 기다리는 신데렐라 캐릭터가 아닙니다. 꽃 이름을 다 아는 여성적인 성향의 튜크스베리와 주짓수를 할 줄 아는 당찬 에놀라는 친구가 되지만 런던에 도착하자마자 헤어집니다. 

<에놀라 홈즈>는 에놀라의 어머니 찾기와 의뭉스러운 세력이 튜크스베리 자작을 찾는 것이 아닌 죽이려는 이상한 일을 에놀라가 수사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시리즈의 시작이라서 이해는 하지만 너무 지루한 영화 <에놀라 홈즈>

모든 시리즈의 시작이 화려하지는 않고 재미가 많은 것도 아닙니다. 아이언맨 시리즈도 1편보다는 2,3편이 더 흥미로웠고 캡틴 아메리카도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 많은 설명을 해야 해서 1편보다는 2,3편이 더 재미가 있습니다. 에놀라 홈즈는 시리즈가 있을 정도로 앞으로 나올 이야기가 더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1편에서 에놀라 홈즈라는 캐릭터를 구축하는 시간이 꽤 깁니다. 구축 과정이 재미있을 수 있지만 요즘 많이 등장하는 당차고 자주적이고 독립적이며 억압을 혐오하는 그냥 그런 캐릭터입니다. 수시로 카메라를 보면서 관객에게 말을 하는 자체도 식상한 표현 방식입니다. 탐정 영화라는데 뛰어난 귀납적 추리는 가뭄에 콩 나듯 가끔 나오고 거대한 사건은 보이지 않습니다. 딸이 엄마 찾는 것이 그렇게 와 닿지도 기대도 흥미도 끌지 않으며 튜크스베리 자작이 의뭉스러운 괴한에게 쫓기는 것도 큰 관심이 없습니다. 

누가 꼭 죽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이 터지고 그걸 뛰어난 귀납적 추리로 해결하는 재미를 기대했는데 이 영화는 그런 기대와 달리 거대한 사건도 없고 흥미로운 사건이 없습니다. 고백하자면 이 <에놀라 홈즈> 다 보는데 1주일 걸렸고 총 6번 끊어서 봤습니다. 넷플릭스는 영화관에서 보는 영화와 달리 조금만 지루하면 보다 말다 하게 됩니다. 특히 TV가 아닌 저처럼 PC나 스마트폰으로 보면 이게 더 심해집니다. 따라서 자극적인 요소를 잘 배치해야 합니다. 그런데 <에놀라 홈즈>는 이게 없습니다. 있다면 에놀라 홈즈가 아닌 튜크스베리 자작을 연기한 루이스 패트리지입니다. 

잘생긴 헨리 카빌 옆에 잘생긴 루이스 패트리지

탐정물을 예상했는데 이 영화 배우 뜯어먹는 영화입니다. 슈퍼맨의 헨리 카빌이 셜록 홈즈로 나옵니다. 우락부락한 몸매의 카빌이 홈즈를? 액션 장면이 없어서 아쉽긴 하지만 나름 어울립니다. 그런데 제 동공을 크게 한 것은 루이스 패트리지입니다. 찰랑거리는 머리를 휘날리면서 에놀라 홈즈에게 악수를 하기 위해서 손을 내밀 때 여자보다 더 예쁜 외모에 깜짝 놀랐습니다. 이렇게 잘 생긴 배우가 있었나? 우리에게는 잘 알려진 배우가 아니지만 보자마자 반할 정도로 뛰어난 외모를 소유했습니다. 뭐 리즈 시절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비교하는 글도 있을 정도로 외모가 참 빼어납니다. 

영화가 얼마나 지루한지 이 난생 처음 보는 남자 배우 때문에 다시 진지하게 보게 될 정도입니다. 

탐정이 아닌 변장술사로 느껴지는 에놀라 홈즈

에놀라 홈즈의 추리 능력은 가끔씩 보여주지만 그게 엄청 나게 뛰어나게 보이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수습 탐정이고 이제 막 탐정이 되고 싶어 하는 탐정 유망주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해도 일반인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에 실망스럽습니다. 그럼 프로 탐정꾼인 셜록이 많이 보여주냐? 그것도 아닙니다. 그럼 액션이 많으냐? 좀 있긴 한데 흥미로운 액션은 많지 않습니다. 

에놀라 홈즈가 잘하는 건 변장술입니다. 남장을 했다 여장을 했다 많은 변장을 하는 모습에 뭔 변장술사를 섭외했나 할 정도입니다. 여기에 이야기는 축축 쳐집니다. 어머니를 찾던 말던 관심도 없고 자작을 둘러싼 알력 다툼도 크게 와 닿지도 관심이 가져지지도 않습니다. 유일하게 좋았던 점은 사건을 해결하고 난 이후입니다. 

앞으로가 기대되지만 에놀라 홈즈는 지루한 영화

셜록 홈즈가 자신을 단박에 뛰어넘은 여동생 에놀라에 대한 애틋한 감정이 담긴 장면들이 유일하게 볼만하고 유의미하다고 할 정도로 영화 <에놀라 홈즈>는 지루한 영화입니다. 다만,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여성 캐릭터가 주인공이라서 여자분들에게는 후한 점수를 받을 수 있지만 단순히 캐릭터로 본다면 이런 캐릭터 영화들이 요즘 많아서 차별성도 독창적인 면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이야기가 재미가 없습니다. 

2편이 나올지 모르겠지만 부디 2편에서는 탐정이면 탐정답게 뛰어난 추리력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합니다. 1편은 추리로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아닌 무대뽀로 돌진하다가 소 뒷걸음질로 사건을 해결하는 느낌입니다. 물론 에놀라의 단호한 결단이 사건 해결의 열쇠이긴 하지만 어떤 전략 전술도 안 짜고 무대뽀로 돌진하는 모습이 낯설기만 하네요. 혹시 무술도 잘하고 추리도 잘하는 여성 탐정의 탄생이 나오는 것일까요? 

아무튼 1편은 정말 지루한 영화였지만 2편이 기대되는 영화 <에놀라 홈즈>입니다.

별점 : ★

40자 평 : 하라는 추리는 안 하고 변장만 하는 애매한 에놀라 홈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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