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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아동노동 사진으로 세상을 바꾼 다큐 사진가 루이스 하인(Lewis Hine) 본문

사진작가/외국사진작가

아동노동 사진으로 세상을 바꾼 다큐 사진가 루이스 하인(Lewis Hine)

썬도그 2020. 8. 24. 17:59

사진 1장이 세상을 변화시키기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어떤 사진은 너무나 강렬해서 세상을 변화시킵니다. 루이스 하인이  촬영한 1908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면방직 공장에서 일하는 Sadie Pfeifer라는 이름을 가진 소녀 사진은 미국 정부를 움직여서 아동보호법을 만드는 계기가 됩니다. 

<미국의 아동노동,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면방직공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소녀  Sadie Pfeifer.  1908년 >

전국 아동 노동위원회의 조사 사진가로 일하던 루이스 하인은 아동 노동의 현실을 정치인들이 제대로 알게 하려면 사진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학교에 갈 나이의 아이들이 학교가 아닌 공장에서 고사리 같은 손으로 힘든 노동을 하는 모습을 카메라로 담습니다. 

<미국 웨스턴 버지니아 주 한 광산에서 근무하는 소년, 1908년>

초등학교에 갈 소녀만 아동 노동에 시달린 건 아닙니다. 어린 소년들은 더 고대고 힘들고 위험한 광산에서 근무를 했습니다. 

<미국 웨스턴 버지니아 주 한 광산에서 근무하는 소년, 1908년>

14세의 프랭크는 광산에서 3년 동안 일하다가 1906년 석탄 운반차에 다리가 부러져서 1년간 입원해 있었습니다. 

1908년 웨스트 버지니아 주 레드 스타 광산에서 한 소년이 떨어진 석탄을 삽으로 퍼 올리고 있습니다. 

1911년 마스크도 없이 석탄을 캐고 있는 소년들 사진을 보면 당시 얼마나 노동 환경이 열악했는지와 아동 노동이 심각한 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펜실베니아 광산에 고용된 석탄 깨기 작업을 하는 소년들 1911년>

 

<베리 밭에서 일하는 4살 꼬마 1909년 6월>
<젠킨스 농장의 6살 로라 페티, 어제 2상자를 담았고 상자당 2센트를 받았습니다, 1906년 6월>
<굴 공장에서 일하는 소년들과 어른들, 1911년>

19세기 말, 20세기 초, 농장, 공장과 광산에서 일하는 유치원, 초등학교에 갈 나이의 미국 아이들은 1890년 150만 명에서 1910년 200만 명으로 증가했습니다. 이렇게 아동 노동 인구가 늘어난 이유는 엄마 아빠가 공장 등에서 벌어 오는 돈으로 온 식구가 먹고 살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저임금 근로자가 많은 식구를 부양하게 되다 보니 10살 전후의 아이들까지 공장과 광산에서 일을 하게 됩니다. 

<포장 공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어린이들, 1909년>

당시 아동 노동에 시달리던 아이들은 저체중과 저성장의 건강 문제가 있었습니다. 탄광이나 면방직 공장에서 일하는 아이들은 결핵 및 기관지염에 시달렸습니다. 

<루이스 W. 하인> 1874~1940년 

이런 참혹한 미국의 현실을 모든 미국인이 알고 있는 것은 아니였고 정치인 중에서도 일부만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아동 노동을 금지하려면 자본가를 설득하고 정치인들을 설득해야 합니다. 전국 아동 노동위원회이 설립되고 뉴욕에서 학교 선생님으로 있었던 루이스 하인이 미국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아동 노동 현장을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루이스 하인은 사진은 객관이 아닌 주관적인 도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사진과 함께 아이들과 인터뷰를 한 후에 정확한 사실과 수치를 노트에 기록해서 사진마다 정확한 캡션을 달았습니다. 또한, 모든 사진에 조금의 조작이나 수정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루이스 하인이 사회에 대한 깊은 시선을 가지게 된 것은 현대 교육이론에 관한 논문을 쓴 '존 듀이'와 하인을 가르친 교육학자이자 '에디컬 컬처 스쿨' 교장인 '프랭크 A. 매니'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매니는 사회 불평등에 관한 시선을 하인에게 전해주고 하인은 세상 불평등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걸 평생 소명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 통조림 공장에서 근무하는 소년들, 1909년 7월 7일>

매니는 세상을 보는 시선과 함께 카메라 작동법도 하인에게 알려줍니다. 프랭크 매니의 도움으로 1903년 루이스 하인은 유리건판을 사용하는 대형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매니의 학교의 교내 사진가로 활동하면서 카메라 및 사진 실력을 키운 후 대형 사진 프로젝트를 구상합니다. 

하인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뉴욕 엘리스 섬에 정착한 이주민들을 사진으로 담기 시작합니다. 이후 전국 아동 노동위원회(NCLC)의 일을 의뢰받아서 미국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아동 노동의 참상을 사진으로 기록합니다. 이 아동 노동 참상을 담은 사진들을 본 공무원과 정치인들은 너무 충격적이어서 조작 사진이라는 소리까지 나왔습니다. 그러나 루이스 하인은 꼼꼼한 조사 자료와 인터뷰 내용을 통해서 어떠한 조작과 거짓이 없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 통조림 공장에서 한 소년이 무거운 통조림을 들고 있습니다. 1909년 7월>

루이스 하인은 전국 아동 노동위원회(NCLC)가 의뢰한 미국 전역의 아동 노동 실태를 담은 사진을 무려 10년 동안 촬영했습니다. 많은 공장주들이 사진 찍는 것을 거부했습니다. 공장주 몰래 촬영해야 했기에 보험 판매원, 성경책 판매자, 산업 현장을 촬영하는 사진가로 위장하고 촬영했습니다.

이 사진들은 지금처럼 일상의 순간을 촬영하는 스냅 사진이나 몰래 촬영하는 캔디드 사진이 아닙니다. 아이들과 인터뷰를 하고 카메라 앞에 포즈를 취하고 서달라고 부탁을 한 어떻게 보면 연출 사진입니다. 이렇게 포즈를 연출을 한 이유는 당시 카메라 성능이 떨어지는 것도 있지만 어떤 사진을 뉴스에서 좋아하는 지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거대한 면방직 공장 기계 앞에 작은 소녀를 배치해서 대비 효과도 잘 사용했습니다. 

<미시시피 주 야주 시티 얀 밀스에서 방직 기계를 운영하고 있는 13세 소녀, 1911년>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더 어려보이고 거대한 공장 기계에 잡아 먹히는 듯한 모습으로 촬영할지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인의 사진을 보면 성인의 눈높이가 아닌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촬영을 해서 아이들 키보다 더 큰 공장 기계를 더 크게 보이게 했습니다. 

루이스 하인이 촬영한 사진을 바탕으로 국회에서 공개 토론이 열렸고 이 충격적인 사진을 본 정치인들이 1916년 아동보호법이 통과 됩니다. 하지만 이 아동보호법에 분노한 고용주들이 루이스 하인을 고소하고 하인의 고용주가 하인의 월급을 삭감하는 등 세상의 변화를 이끈 하인은 핍박을 받습니다. 

다큐멘터리 기록 사진의 시작점이라고 하는 루이스 하인은 이런 말을 남깁니다. 
"좋은 사진이란 대상의 단순한 복제가 아니라, 자연에 대한 해석이며 사진가가 다른 사람들에게 반복해 보여주기를 원하는 그런 인상을 복재해 낸 것이다"라고 말을 했습니다.  이 말은 그냥 있는 그대로를 촬영하는 기록만 강조하는 사진보다는 내 주관을 투영해서 적극적으로 피사체에게 포즈를 요구하고 연출하는 사진을 좋은 사진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다큐 사진가나 사진기자가 세상 현상을 바라보고 그 현상에서 느낀 주관을 담기 위해서 인물과 현장에서 어느 정도 연출을 통해서 내 주관을 강력하게 담은 다큐 사진이 좋은 사진이라고 하인은 주장합니다. 이 말은 다큐멘터리 사진을 연출 해도 되냐는 오해를 불러올 수 있지만 사진가의 양심에 따라서 없는 사실을 집어넣지 않는 한에서 현장의 느낌을 한 장의 사진에 압축하게 할 용도라면 어느 정도 연출도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루이스 하인의 아동 노동 고발 사진으로 인해 1910년에서 1920년 사이 미국의 아동 노동자 수는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아동 노동은 미국에서 사라졌지만 현재는 저개발 국가 아동들이 똑같은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어린 나이에 벽돌 공장에서 벽돌을 굽고 새우를 까고 축구공 바느질을 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대한 불공평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4 Comments
  • 프로필사진 평상심 2020.08.28 22:26 다큐멘터리사진과 포토저널리즘사진을 구분하여야 할것같습니다
    포토저널리즘사진과 다큐멘터리사진의 가장큰 차이점이 객관성과 주관성의 차이인데 글의 내용에서는 구분이 없는것 같습니다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photohistory.tistory.com BlogIcon 썬도그 2020.08.29 09:58 신고 포토저널리즘 이라는 말을 꺼내지도 않았는데 구분까지 해야 하나요?
  • 프로필사진 평상심 2020.08.29 13:11 글의 내용중에 다큐 사진가나 사진기자는 현장에서 느낀 주관을 담기위해서 란 글이 있어서 댓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사진기자는 포토저널리즘 사진이기 때문에 객관성이 담보되어야 해서요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photohistory.tistory.com BlogIcon 썬도그 2020.08.29 13:38 신고 사진기자도 주관이죠. 완벽한 객관이 어디있겠습니까? 객관을 바탕으로 한 주관이고 다큐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장의 사진도 그 현장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주관이 필요합니다. CCTV 영상이 아니면 주관이 들어갑니다. 그래서 양심이 필요합니다.

    다큐 사진가와 사진기자의 차이점은 매체의 차이일 뿐 그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큐를 주관으로만 담으면 그건 그냥 흔한 연출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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