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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외국사진작가

카메라 플래시로 어두운 세상을 밝힌 보도사진가 제이콥 A. 리스

by 썬도그 2020.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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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빛이 있어야 세상을 그대로 재현하는 사진을 만들 수 있습니다. 빛이 없으면 사진도 없습니다. 빛은 태양이 만든 자연광과 인간이 만든 인공광이 있습니다. 인간이 만든 빛으로 어두운 세상을 사진으로 담아서 세상에 고발하고 그 어두운 세상에 빛을 비춘 사진가가 '제이콥 A. 리스(Jacob A. Riis)입니다. 

어두운 세상을 사진이라는 빛으로 밝힌  제이콥 A. 리스 (1849 ~ 1915)

19세기 초 사진과 카메라가 발명된 후 세상 사건 사고들을 그림이 아닌 사진으로 담기 시작합니다. 사진은 감광물질이 발라진 유리판이나 필름에 빛이 닿아야 사진으로 만들 수 있기에 빛은 꼭 필요합니다. 그래서 초기 사진들은 자연광이 풍부한 낮이나 실외에서 주로 촬영했습니다. 자연광이 사라진 밤에는 사진을 촬영할 수 없었습니다. 

1887년 독일의 아돌프 미테(Adolf Miethe)와 요하네스 개딕케(Johannes Gaedicke)는 화약 점화식 플래시인 Blitzlichtpulver를 발명합니다. 석송 분말(Lycopodium powder)을 이용한 Blitzlichtpulver는 위험성이 높아서 파파드는 트레이 속에 면 화약과 화약의 2배나 되는 마그네슘 가루를 넣은 화학물을 넣어서 강력한 빛을 내는 가루 형태의 플래시를 만듭니다. 

이 플래시의 발명은 밤에도 어두운 실내에서도 사진 촬영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제이콥 A. 리스 (1849 ~ 1915)

이 마그네슘 파우더를 이용한 플래시를 가장 잘 사용하고 야간 보도 사진을 개척한 사람이 '제이콥 A. 리스'입니다.  '제이콥 A. 리스'는 1870년 21살 나이에 덴마크에서 뉴욕으로 이민을 옵니다. 실업자 상태에서 근근이 목수일을 했던 중 1873년 뉴욕 뉴스 협회 인턴 기자가 되어서 기자 훈련을 받습니다. 리스는 기자 업무를 잘해서 '뉴욕 트리뷴'의 경찰서 담당 기자가 됩니다. 

스스로가 이민자였던 '제이콥 A. 리스'는 햇빛이 들지 않은 임대 아파트 단지나 값싼 여관광, 아편 소굴이나 지하실에서 악취와 가난과 싸우는 이민자들의 밑바닥 삶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도둑 굴. 1888년 / 제이콥 A. 리스

경찰과 함께 야간 근무를 하면서 세상이 잘 알지 못하는 누추하고 불결한 가난한 이민자들의 밤의 삶을 뉴스 기사로 세상을 알리던 '제이콥 A. 리스'는 그 한계를 잘 알았습니다. 백 마디 말 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던 리스는 경찰과 함께 야간 순찰을 하면서 이민자들의 누추한 밤의 삶을 촬영하려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마그네슘 분말 플래시를 개선한 피퍼드와 함께 뉴욕의 밤거리를 촬영했지만 냄새나고 누추한 이민자들의 삶에 보자 고개를 돌립니다. 전문 사진가를 고용하려 했지만 누구도 이민자들의 어두운 삶을 촬영하려 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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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할 노숙자 쉼터의 청소부와 잠자리용 널판지

할 수 없이  1888년 '제이콥 A. 리스'는 카메라를 구입하고 마그네슘 가루 플래시 사용법을 배워서 뉴욕의 빈민가 밤거리와 그 속에서 사는 빈민들의 어두운 삶을 촬영하기 시작합니다. 촬영 방법은 캔디드 기법으로 몰래카메라를 설치하고 갑자기 마그네슘 가루가 담긴 플래시를 터트려서 촬영을 한 후 빠르게 현장에서 빠져나가는 방식이었습니다. 이에 몇몇 사람들에게서 심한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 

지하실 구멍에서 4년 동안 잠을 잔 남자, 뉴욕, 1892년 / 제이콥 A. 리스
<5센트 짜리 쪽방 , 1889년 / 제이콥 A. 리스>

특히 이 사진은 19세가 말 뉴욕 이민자들의 삶이 얼마나 혹독한 삶이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사진은 리스와 검역관이 밤 순찰을 돌면서 촬영한 사진으로 하루 5센트를 내고 사는 쪽방촌 사람들을 촬영한 사진입니다. 14명의 이탈리아 성인 이민자와 1명의 아이가 이 작은 공간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이런 암울한 현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 '제이콥 A. 리스'는 밤마다 뉴욕의 밤거리를 다니면서 어두운 곳에 플래시를 터트려서 사진 촬영을 했습니다. 리스의 사진을 지켜보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뉴욕시 경찰국 위원장인 '루스벨트'입니다.

넝마주이인 이탈리아 이주민의 집 , 1888년 / 제이콥 A. 리스

리스가 촬영한 사진은 신문에 싣기에는 신문 인쇄 기술이 조악해서 큰 방향을 이끌어내지 못합니다. 이에 리스는 '다른 반쪽의 삶은 어떠한가?(How the Other Half Lives)'라는 책을 출판하면서 자신이 촬영한 뉴욕 빈민가 사진을 담습니다. 이 책을 읽어 본 '루스벨트'는 뉴욕의 어두운 이면을 생생하게 알게 되었고 훗날 뉴욕 주지사가 된 '루스벨트'는 뉴욕 빈민들을 위한 정책을 펼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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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리스는 공공 식수 문제나 건물 안전에 관한 기사와 사진을 찍어서 뉴욕시가 관련 법을 만들고 변화하게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합니다. 이런 '제이콥 A. 리스'를 보고 미국 포토저널리즘의 시작이라고 역사는 기록하고 있습니다. 

'제이콥 A. 리스'의 사진은 이후에 아동 노동 현장을 사진으로 고발한 미국 사회학자이자 사진가인 '루이스 하인'과 이민자의 삶을 기록한 '도로시라 랭'에도 영향을 줍니다. 리스는 1892년 2번째 책인 '가난한 사람들의 아이들'을 출간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성공하지 못하고 사진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리스는 카메라를 내려놓게 됩니다. 플래시를 이용해서 어두운 세상을 사진으로 밝힌 '제이콥 A. 리스' 그가 이민자들의 고통을 알지 못했다면 이런 세상이 세상이 있었다는 것도 몰랐을 겁니다. 자신의 겪은 고통을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변화시킨 '제이콥 A. 리스'는 사진이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키는 지를 잘 알려준 초석을 다진 사진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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