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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온화한 가족드라마 온워드 : 단 하루의 기적 드라마만 보이는 애니

by 썬도그 2020.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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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는 3D 애니 시장을 개척한 회사라고 할 정도로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회사입니다. 2019년에 개봉한 <토이스토리 4>를 보면서 이게 실사야 애니야 할 정도로 뛰어난 디테일에 깜짝 놀랐습니다. 특히 장난감 디테일 묘사는 엄청나더라고요. 여기에 픽사 애니들의 강점은 뛰어난 스토리텔링에 있습니다

<토이스토리 시리즈>는 물론 <인크레더블>, 최애 애니 중 하나인 <인사이드 아웃>과 <라따뚜이>, 명작 <윌-E>, <업>처럼 뛰어난 스토리를 가진 명작 애니들이 많습니다. 영화나 소설이나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는 매체입니다. 영화는 그게 영상이고 소설은 텍스트라는 점이 다를 뿐입니다. 따라서 영화의 가장 기본은 영상이 아닌 스토리입니다. 이 스토리를 얼마나 멋진 영상과 편집으로 담느냐가 영화 제작의 관건입니다. 

5개월 만에 찾은 영화관에서 본 <온워드 : 단 하루의 기적>

살짝 감격스럽기까지 했습니다. 영화를 참 좋아하는 저인데 설날 이후 코로나 때문에 영화를 본 적이 없습니다. 더 큰 이유는 지난 3,4,5월 볼만한 영화가 개봉하지 않았습니다. 6월이 되자 정부에서 6천 원 할인 쿠폰을 쏘고 몇몇 영화가 조심스럽게 개봉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중 하나가 <온워드 : 단 하루의 기적>입니다.

픽사가 제작한 <온워드 : 단 하루의 기적>은 지난 3월에 개봉 예정이었으니 코로나19 때문에 6월 중순에 개봉을 했습니다. 픽사 애니라서 믿고 볼 수 있지만 이상하게 이 영화는 딱히 보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드네요. 캐릭터들이 인간이 아닌 귀가 뾰족한 엘프족이라서 그럴까요? 그럼에도 볼만한 영화가 없어서 봤습니다. 

돌아가신 아빠를 그리워하는 막내 이안 

세계관이 좀 독특하다면 독특합니다. 마법을 배우고 익히고 사용하던 시절에 마법으로 불을 켜고 피웠지만 더 간편한 마법인 전기가 발명되고 전구가 만들어지자 사람들은 마법을 잊기 시작합니다. 뛰어가고 날아가면 되는데 자동차와 오토바이를 탑니다. 마법이라는 불확실한 세계에서 문명 기술이라는 확실한 세계로 변환되었습니다. 

이안 가족은 형 발리와 동생 이안과 엄마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회계사였던 아버지는 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형 이안은 복학생인데 철이 없는 건지 마법의 세계에 푹 빠져 있습니다. 활달하다 못해 무모해 보이는 과감한 성격입니다. 반면 이안은 쫄보로 겁이 많고 소심합니다. 

이안은 자신의 생일파티에 친구들을 초대하려다가 형이 너무 소란스럽게 해서 망칩니다. 마음이 상해 있던 이안에게 엄마는 아빠가 이안이 16살이 되면 주라고 했다면서 마법 지팡이를 줍니다. 이 마법 지팡이에 보석을 끼고 마법의 주문을 외우면 아버지를 단 하루 동안 만날 수 있는 마법이 발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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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마법은 반만 성공해서 아버지를 하반신만 살려냅니다. 다리만 있어서 대화도 못하고 아빠의 얼굴도 볼 수 없습니다. 여기서 기발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의 정체성인 얼굴, 목소리를 제거하고도 아빠와의 교감을 느낄 수 있을까? 이 부재를 통해서 더 큰 감동을 이끌어낼 수도 있겠구나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픽사는 스토리 맛집이니까요. 

그러나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아빠는 거의 무쓸모에 가깝게 아무 역할을 안 합니다. 제가 너무 큰 기대를 했나 보네요. 하반신만 소환한 이유가 따로 있을까 했는데 없네요. 

이안은 아버지의 반쪽인 상반신까지 소환하려면 깨져버린 붉은 보석을 찾아야 합니다. 붉은 보석의 위치를 알 수 있는 사람인 만티코어를 찾아갑니다. 만티코어는 용맹함을 잃고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그냥 평범한 중년 아줌마로 살아갑니다. 이에 이안이 만티코어의 본성을 끌어내면서 만티코어는 다시 본 모습을 찾습니다. 

형과 함께 떠나는 아빠 찾기 대모험

<온워드 : 단 하루의 기적>은 제목처럼 앞으로 나아가는 모험이야기입니다. 너무 나대는 형 발리와 소심한 이안이 아빠의 상반신을 찾기 위한 모험을 통해서 이안이 마법을 배우면서 성장을 하는 이야기입니다. 전형적인 성장 드라마입니다. 특히 롤플레잉 게임 느낌이 난 다고 할 정도로 게임적인 요소도 좀 보입니다. 형과 함께 마법을 배우고 아빠를 찾기 위한 붉은 보석을 찾는 과정에서 느끼는 가족에 대한 사랑을 담고 있습니다. 

스토리 자체는 복잡하지 않고 단순해서 초등학생이하 아이들과 함께 봐도 좋을 정도입니다만 어른인 저에게 이 스토리는 너무 단순해서 매혹적이지는 않네요. 

스토리만 보이고 액션은 많지 않은 <온워드 : 단 하루의 기적>

픽사 애니 중에 화려한 액션이 있는 애니도 있고 없는 애니도 있습니다. <온워드 : 단 하루의 기적>은 마법이 나오기에 화려한 액션을 투입할 수 있는 애니입니다만 전체적인 액션은 많지도 않고 화려하지도 않고 흥미롭지도 않습니다. 해리포터 느낌의 이안이 좀 더 화려하고 거대하고 웅장한 마법을 펼칠 수 있지만 소규모 전투 정도로만 그려집니다. 

액션을 많이 기대한다면 <온워드 : 단 하루의 기적>은 실망할 수 있습니다. 반면 스토리만 부각되네요. 이안은 아빠를 마법으로 되살려서 하루 동안 아빠와 해보고 싶은 일들을 모두 해보는 게 소원인데 하반신만 있는 아빠와는 그걸 할 수 없습니다. <온워드 : 단 하루의 기적>은 과거에 머무르지 알고 앞으로(Onward) 나아가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부분이 감동적입니다. 스토리텔링의 정밀함과 세심함이 높아서 내 가족을 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네요. 하지만 다른 픽사 애니들에 비해서 전체적인 액션과 스토리가 약합니다. 다른 영화들에 비해서는 그런대로 잘 만든 애니이지만 픽사라는 브랜드 영화 치고는 중하위에 있는 애니입니다. 

온화한 가족 드라마 <온워드 : 단 하루의 기적>

코로나 19 사태로 볼만한 영화도 없고 개봉도 안 하고 있습니다. 이 시국에 그나마 볼만한 영화가 <온워드 : 단 하루의 기적>입니다. 온화한 가족드라마입니다. 여러 캐릭터가 나오지만 매력적인 캐릭터는 별로 없습니다. 이안도 어디서 많이 본 캐릭터이고 형과의 티카티카도 뻔하고 흔하고 진부한 설정입니다. 그럼에도 아이들과 손잡고 보기 좋은 가족 드라마이자 그런대로 볼만한 애니입니다. 꼭 보라고 강력 추천하지는 못하지만 건강한 드라마가 있으니 영화관에서 영화 보는 재미를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는 좋은 선택이 될 애니입니다 .

별점 : ★

40자 평 : 행복은 우리 가족 안에 있다는 찌르찌르의 파랑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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