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상가는 국내 최초의 주상복합건물로 건물이 지어졌던 1968년에는 연예인들이 사는 등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상층은 아파트이고 중간층과 하층은 다양한 상가들이 들어선 세운상가는 70년대에는 국내 전자 부품 산업의 총아였지만 80년대 용산으로 컴퓨터 매장들이 많이 이전하면서 점점 쇠락하게 됩니다. 쇠락 속도는 가속화 되어서 지금은 전자 부품 업체들이 있고 노래방이나 각종 대형 전자제품에 관한 부품과 관련 제품들을 구매할 수 있지만 일반인들이 찾는 곳은 아닙니다.
그러나 서울시가 세운상가를 리모델링하면서 청년 창업 공간과 메이커스 운동을 위해서 곳곳에 청년들이 찾는 공간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세운상가 2층입니다. 서울에 살던 40,50대 분들은 여기를 잘 아실겁니다. 그 악명 높은(?) 그곳입니다. 고등학교 때인가 친구랑 멋 모르고 지나가다가 잡혔던 기억이 나네요. 그러나 인터넷과 PC가 보급되면서 사양산업이 됩니다. 이후 CCTV나 다른 전자장비 파는 곳으로 변신했다가 지금은 온라인 판매 산업이 발달하면서 그 마저도 많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 2층 자리에 다양한 카페와 음식점들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호랑이입니다. 이색 카페로 많이 소개되고 있죠. 이 종로 3가와 을지로 3가 주변은 철공소와 산업용 부품을 판매하는 제조업 클러스트가 있고 지금도 꽤 많이 있습니다. 충무로는 인쇄 골목이 있고 근처에는 방산시장이 있어서 다양한 산업 기자재들을 구매하고 제작 의뢰를 할 수 있습니다. 도심에 산업 클러스트가 있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종로에 나왔다가 제품 제작을 위해서 다양한 판매처를 걸어서 모두 해결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모여 있는 곳이 도심 한 가운데이고 교통편이 좋다는 조건 때문에 이곳을 서울시가 개발하려고 부던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면에서 박원순 시장의 을지로 개발 스탠스가 정확하게 뭔지 모르겠습니다. 개발을 하자는 건지 말자는 건지 모르겠네요. 이미 을지로 한쪽은 개발 중에 있는데 개발 정책을 비판하자 개발중단하라고 하기도 하고요. 서울시와 정부가 야심차게 진행 중인 도시재생사업 자체가 애매모호하고 정체성이 약해서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하는 건지 모르는 것이 현실이네요.
사실, 이 세운상가 리모델링 사업인 '다시 세운'도 그렇습니다. 막대한 서울시 세금을 투입해서 핫플레이스를 만든 것 자체는 좋은 면이 많지만 덕분에 임대료가 올라서 세금으로 건물값 올라서 건물주만 좋은 일 시켰다는 비판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 을지로 세운상가 2층도 점점 젊은 분들이 많이 찾고 유동인구가 많아지면 건물주들이 어깨춤을 출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이 공간의 향기를 일군 자영업자들은 높은 임대료에 쫓겨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물론 서울시가 여러 정책으로 임대료 상승을 막고 있지만 법적으로 막을 수 없는 것이 문제입니다.
서울시는 세운상가와 대림상가를 지나서 삼풍상가와 진양상가까지 이어지는 보도데크(공중보행로)를 만들고 있습니다. 1차로는 세운상가와 대림상가를 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삼풍상가와 진양상가 공중보행로를 만들고 있네요. 삼풍상가 같은 경우는 리모델링을 해서 호텔 등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세운이나 대림상가처럼 2층 상가들과 붙어 있지 않고 외따로 걸을듯 합니다. 상가와 접목해야 상가의 복도 역할을 할 수 있는데 그냥 지나가는 역할만 하겠네요. 그나마 삼풍상가 뒤 인형상가는 또 복도가 있는 2층이 있고 상가가 있어서 인현상가에도 호랑이 같은 이색 카페들이 들어설 듯 합니다.
진양상가나 삼풍상가 보도데크에서 내려다 보는 풍경은 이렇습니다. 정말 허름하고 낡은 건물들의 지붕만 가득 보입니다. 이 을지로 일대는 재개발을 안 할 수 없을 정도로 낡은 건물이 가득합니다. 그래서 안전을 이유로 재개발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습니다. 물론 저 같이 이런 낡은 공간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특색있는 모습으로 보일 수 있지만 딱히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곳은 아닙니다. 그럼 왜 이 보도데크를 계속 만들까요? 종로에서 충무로까지 걷기 편하게 하려고요? 오히려 을지로나 충무로의 매력은 허름하고 낡은 골목 골목을 돌아 다니는 즐거움인데 그런 없앤 보도데크가 관광 도구가 될까요? 뭐 이색 지대를 내려다 보는 맛은 있겠네요.
세운상가나 대림상가는 공중보행로(보도데크) 덕분에 2층에 핫한 카페와 이색 음식점 등등이 속속 들어서고 인현상가도 이런 핫플레이스가 생길 것으로 보입니다.
이 공중보행로는 서울시가 세운상개 재생사업의 일종으로 세운상가 대림상가가 1단계 삼풍상가 진양상가가 2단계로 지정되었습니다. 그럼 어디까지 이어지냐? 충무로를 지나서 남산골 한옥마을까지 이어닙니다. 원래 계획은 2019년 완성이지만 관에서 하는 공사들이 다 그렇듯 2020년에도 공사중이고 예상컨데 2021년이나 2022년에나 완성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시는 이 을지로 일대 도시재생사업에 1천억을 투입할 예정입니다. 임대료 억제만 잘 한다면 또 하나의 서울시의 핫플레이스가 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