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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국내사진작가

예술이 사회의 공기다! 이다영 작가의 상실의 시대 : 우아한 변기

by 썬도그 2020.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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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박근혜 공안 정치 시절 많은 언론인들이 공안 정치를 펼치는 두 정권을 비판하는 '사회의 공기'역할 대신에 청와대를 외곽에서 방어하는 호위무사가 되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한국의 언론 신뢰지수는 OECD 국가 중 최하위에로 추락했습니다. 

이 언론에 대한 강한 불신은 언론인 스스로 초래한 결과입니다. 그리고 이 불신은 현재는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그 수 많은 정치 유튜버들이 활개치는 이유가 뭘까요? 다 언론 불신의 결과가 아닐까 합니다. 물론 자신의 신념과 비슷한 주장을 하는 유튜버들의 아무말대잔치를 즐겨 찾는 필터 버블의 시대가 나은 확증편향에 취한 사람들이 늘어난 것도 문제지만 언론이 제대로 된 역할을 못하니 이런 정치 유튜버들이 늘어나는 것은 아닐까요?

사회를 비판하고 세상을 비판하고 정권을 비판하는 것은 언론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술인들도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예술을 아름다움만 추구하는 탐미주의자라고 생각하지만 아닙니다. 독재정치가가 언론을 장악했을 때 최후까지 저항했던 예술가와 문인들도 많습니다.

80년대 전두환 독재 정권 시절 많은 시민들은 독재 정권에 항거했습니다. 그리고 민중미술가들이 등장해서 이 들끊는 민심을 거대한 걸개 그림으로 그 열기를 더 했습니다. 

신학철 작가는 포토 몽타주 기법을 이용해서 80년대 사회를 풍자했습니다. 예술은 아름다움만 추구하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사진, 조각, 그림 등등으로 세상을 풍자하고 정치를 비판하는 것도 예술의 한 역할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수 많은 명화 중에 정치적인 비판을 담은 예술 작품도 정치인을 위한 예술도 많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사회 비판적인 시선을 아주 좋아해서 사진 중에서도 다큐멘터리 사진을 참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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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자신을 비판하는 예술가들을 무척 싫어하는 대통령 또는 정권도 많았죠. 이명박, 박근혜 정권 시절 많은 예술가들이 좌파라는 낙인이 찍혀서 블랙리스트에 올랐습니다. 이중에는 봉준호 감독, 이창동 감독, 김미화, 김구라, 김제동, 이외수, 조정래, 윤도현, 신해철, 문성근 등등이 있었고 예술계에도 블랙 리스트에 오른 작가들이 많았습니다. 

https://photohistory.tistory.com/16880

 

블랙리스트 작가들이 뭉쳐서 만든 박근혜 비판 병신무란 하야전

이게 뭔 고생입니까? 매주 수백만 명의 국민들이 토요일마다 촛불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와 퇴진을 요구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죄는 없지만 잘못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유일하게 인정하..

photohistory.tistory.com

수십, 수백만 명이 모여서 촛불을 들고 행진을 했던 2016년 겨울 박근혜 정권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작가들이 모여서 '병신무란 하야전'은 예술이 사회의 공기라는 생각이 들게 해준 전시회였습니다. 

오히려 언론이 할 수 없는 방법인 은유법으로 정권을 비판하고 세상을 비판하고 사회를 비판하는 특권이 예술가들에게는 있습니다. 가끔 예술이나 하지 무슨 사회 비판이냐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사회 비판도 예술의 한 역할입니다. 오히려 문인들 중에 사회 비판적인 소설이나 에세이들이 거의 사라져서 안타깝기도 합니다. 사진계도 그렇습니다. 사회 비판적인 색채를 담은 사진가들이 얼마나 있을까요? 제가 다큐 사진을 좋아하고 풍자 사진을 좋아해서 사회를 날카롭게 바라보는 시선을 담는 다큐 사진가들이 많았으면 합니다. 

물론 정치적인 색을 띄거나 정치 비판적인 글을 이 블로그에 쓰면 항상 악플이 달립니다. 자신의 생각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견디기 힘들어 하는 분들이 많고 항상 정치이야기를 하면 소모적인 언쟁만 일어납니다. 그럼에도 정치색을 떠나서 불의를 보면 참지 않은 것이 사회를 좀 더 밝고 맑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믿습니다. 

<1969년 6월 9일 경향신문> 

사회주의자인 피카소라는 말만 꺼내도 찬양했다는 죄목으로 조사를 받고 피카소라는 이름이 제품에 들어갔다고 반공법 위반이라는 몰상식한 시대는 다시는 나오지 않아야겠죠. 

이다영 작가의 상실의 시대 : 우아한 변기 온라인 전시회

이다영 작가는 사진, 영상, 영화, 다큐 등의 시각 예술가 또는 종합 예술가입니다. 예술 작업만 하는 것은 아니고 다양한 영상 촬영도 합니다. 요즘은 한 매체만 이용하는 예술가 보다는 비슷한 매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예술가들이 많더라고요. 어차피 예술 매체는 하나의 도구이지 그 자체로 목적이 되어 버리면 도구에 잡아 먹힐 수 있어서 다양한 매체를 이용하는 분들이 좋더라고요. 그렇다고 전문성이 많이 떨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얻어진 경험들은 또 다른 창조의 원동력이 되기도 하니까요. 

< 상실의 시대 : 우아한 변기 / 반복되는 역사>

위 사진을 변기를 90도 각도로 내려다 보고 촬영한 사진입니다. 마치 손톱같이 생겼네요. 변기에는 나치와 이론 엔화가 들어가 있습니다. 2개의 공통점은 독재 파시스트 국가였다는 점과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전범국이라는 점이 공통점입니다. 다른 점은 나치는 독일이 제거했지만 일제는 스스로 역사를 부정하고 숨기는 일본 때문에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이 더러운 반복되는 역사를 변기에 넣었습니다. 우리는 더러운 것을 변기에 넣고 물을 내립니다. 이렇게 추잡한 것들을 변기에 넣고 물을 내려서 사라지게 한다면 세상은 좀 더 맑아질 것입니다. 이다영 작가는 세상에서 사라져야 할 것들을 변기에 넣었습니다. 

< 상실의 시대 : 우아한 변기 / 예술인 블랙리스트>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큰 고통을 받는 사람들 중 한 부류가 예술가들입니다. 이다영 작가를 포함 많은 예술가들이 갤러리, 미술관이 운영하지 않아서 전시를 못하고 있습니다. 영화관도 과거 영화를 재상영할 정도로 어렵습니다. 저 또한 영화관 안 간지 1달이 넘어가고 있네요. 

예술 활동, 문화 활동이 큰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예술가 중에는 박근혜 정권 당시 블랙리스트에 올라서 국가에 좌파라고 낙인 찍혀서 각종 혜택과 지원을 못 받은 분들이 있습니다. 히틀러가 열패감 때문인지 바우하우스를 폐쇄하고 모더니즘 예술가들을 비난함을 넘어서 퇴폐미술이라고 낙인 찍은 것과 동일합니다. 

표현의 자유가 가장 없던 하수상한 시절에는 조용히 있다가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세상에서 막말도 표현의 자유라고 외치는 무뢰한들의 지지를 받았던 박근혜 정권 시절에 오른 블랙리스트 작가들을 빼곡하게 담았습니다. 

< 상실의 시대 : 우아한 변기 / 반복되는 역사>의 작품은 총 12개입니다. 대부분의 작품들은 내려버리고 싶은 추악한 소재를 담고 있지만 노란 리본이 담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기억해 주세요'는 물을 내려서는 안 됩니다. 

이다영 작가는 제 페이스북 이웃이고 제 페이스북 배너 사진은 세월호 사고가 난 후 많은 사람들이 모인 안산의 광장을 촬영한 사진으로 제가 죽을 때까지 바꿀 생각이 없습니다. 내가 기성세대로 살았던 2014년 봄을 잊지 않고 내 죄를 잊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 내일 총선 사전 투표일이네요. 전 내일 투표할 생각입니다. 그 죄를 씻기 위한  행동 중 하나네요. 

http://evelyn1839.creatorlink.net/EXHIBITION

위 링크를 따라가면 < 상실의 시대 : 우아한 변기 / 반복되는 역사> 온라인 전시를 볼 수 있습니다. 많은 부분이 온라인으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이 전시회도 온라인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작품 제작 과정과 작품에 대한 소개도 볼 수 있습니다. 예술은 사회의 공기라고 말하는 전시회라서 더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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