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점점 확대 대고 있습니다. 이탈리아는 하루에 무려 627명이나 사망할 정도로 그 확산 속도가 무서울 정도입니다. 이미 중국의 사망자 숫자를 넘어섰습니다. 미국도 문제입니다. 하루에 1만 8천 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유럽과 미국인들이 이 코로나19의 무서움을 아직 잘 모르나 봅니다.
낮은 치사율이라서 그럴까요? 그러나 그건 중국의 경우이고 지금 이탈리아 치사율을 보면 3%가 아닌 6%가 넘어가고 있습니다.
요즘 코로나19 관련한 영화들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가장 비슷한 묘사를 하고 아예 소재 자체가 전염병인 <컨테이젼>이 전염병 창궐한 암울한 세상을 가장 잘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도 전염병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있습니다.
바로 <감기>와 <연가시>입니다. 영화 <감기>는 밉상 주인공 때문에 상당히 짜증 났던 영화였습니다. 어찌나 주인공이 이기적인지 바이러스보다 더 무섭더군요. <연가시>는 안 봤습니다. 2012년 개봉 당시에 끌리는 배우도 없고 내용도 그냥 그래서 안 봤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 꽤 재미있는 영화네요.
전염병을 소재로 한 영화 <연가시>
2009년 신종플루 사태는 현 세대가 경험한 판데믹이었습니다. 가장 최근의 판데믹이었습니다. 이 신종플루 판데믹 선언은 WHO의 판담 미스라는 비난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 이유를 보면 신종플루가 생각보다 치사율이 높지 않았습니다. 그냥 흔한 계절성 인플루엔자 치사율과 비슷했고 한국은 더 낮았습니다. 그런데 판데믹 선언해서 전 세계를 공포에 빠지게 했습니다.
이보다 더 큰 비판을 받은 이유는 길리어드사가 개발하고 글로벌 제약사인 로슈가 판매한 항바이러스 약인 '타미플루'라는 치료제를 판매하기 위해서 일부러 판을 키우기 위해서 판데믹 선언을 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많았습니다. 영화 <연가시>는 이 비판을 기반으로 한 영화입니다.
2012년 개봉한 연가시는 2개의 이야기가 결합된 영화입니다. 하나는 2009년 신종플루이고 또 하나는 사마귀에 기생하는 연가시라는 기생충이 새끼를 낳기 위해서 숙주인 사마귀의 뇌를 조정해서 물가로 가게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2개의 이야기를 아주 잘 결합시켰습니다. 검색해보면 연가시가 곤충 뇌를 조정해서 물가로 가게 한다고 하네요. 기생충이 숙주의 몸을 조절한다는 아주 놀라운 사실을 확장했습니다.
제약회사에 다니는 재혁(김명민 분)은 주말에도 높은 사람의 시중을 드는 고단한 을의 생활을 살고 있습니다. 이런 바쁜 아빠를 빼고 아내 경순(문정희 분)과 아이들은 계곡으로 물놀이를 갑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난 후에 전국 강에서 사람들이 피골이 상접한 얼굴로 사망한 사건이 일어납니다. 정부는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난 이 사태를 파악하기 위해서 대책본부를 만들고 질병관리본부가 가동이 됩니다.
그리고 한 시체가 죽으면서 몸 밖으로 나온 거대한 연가시를 발견합니다. 연가시에 감염된 사람들이 물에 빠져 죽는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합니다. 연가시는 곤충에 기생하는 기생충인데 이게 변종을 일으켜서 사람 몸속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여기까지 보면 기생충 영화인가?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전염성이 없기 때문에 기생충 영화라고 할 수 있지만 치료제가 없다는 것과 전국에서 수백만 명이 이 연가시 감염증 환자라는 설정만 보면 판데믹을 방불케 하는 공포가 전국을 휩씁니다.
정부는 기생충이기에 구충제를 먹으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안이한 판단을 했지만 구충제를 먹으면 오히려 사망할 수 있다는 사실에 경악을 합니다. 치료제가 없다는 사실에 국민들은 경악하고 전국의 연가시 감염자들은 살려달라고 아우성을 치다가 밤이 되면 연가시의 조정에 의해 근처 물가에 들어가서 사망을 합니다. 연가시는 물을 접하면 사람 몸을 뚫고 나와서 새끼를 낳기 때문에 사람들이 물가에 가면 즉사합니다.
주인공 재혁은 아내 경순과 두 아이가 연가시 감염증 증상을 보이자 안절부절합니다. 마치 치료제가 없는 코로나 19 사태와 크게 다를 것이 없습니다. 그러다 한 환자가 이걸 먹었더니 연가시가 죽었다면서 구충제를 꺼내서 보여줍니다. 그 약 이름은 '윈다졸'로 흥미롭게도 주인공 재혁이 다니는 조아제약에서 만든 구충제입니다. 이 구충제는 팔리지 않아서 지금은 생산 중단을 한 약입니다.
사람들은 윈다졸을 구하기 위해서 약국에 몰려들었지만 재고가 없었습니다. 이에 윈다졸을 만드는 조아제약은 1주일의 시간만 주면 충분하게 생산할 수 있다고 하지만 가동 안 하던 생산시설을 무리하게 돌리다가 고장이 났다고 합니다. 이에 정부는 윈다졸 합성법을 공개하라고 압박을 합니다. 이에 조아제약은 그건 대주주가 반대한다면서 정부가 조아제약을 5조에 사주면 쉽게 해결이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에 정부는 조아제약을 5조에 살 생각을 합니다.
전염병 사태의 살풍경을 나름 잘 담은 영화 <연가시>
바이러스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아서 그 공포를 직접 보여주기 보다는 감염병으로 사람들이 폭동이나 광끼에 사로 잡히는 공포의 모습으로 담습니다. 그러나 연가시는 실체가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CG로 처리했지만 상당히 무시무시한 살풍경을 몇 차례 보여줍니다.
여기에 연가시에 사로 잡혀서 물을 찾는 사람들의 집단 광끼와 공포를 수시로 아주 잘 담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집단으로 물에 뛰어드는 장면이나 물을 찾아서 달려드는 모습은 아주 살벌하네요. 영화를 보면서 전 세계에서 사재기 열풍이 일어난 모습이 겹쳤습니다.
영화 생각보다 꽤 잘 만들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와 비슷한 풍경들이 꽤 보이네요. 다른 재난 영화처럼 무능한 정부 관리가 나오지만 대체적으로 정부의 대처도 아주 잘 대처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특히 정부의 주도로 제약회사 사장들이 모여서 함께 치료제를 만드는 모습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1월 말에 서울역에서 제약회사 사장들과 질본이 모여서 진단키트를 만든 감동까지 담고 있습니다. 물론 영화가 이런 세상이 올 줄 알고 만든 장면은 아니겠죠.
여기에 문정희의 연기도 큰 역할을 하빈다. 김명민이야 연기 잘하는 배우이고 여기서도 연기를 잘 하지만 너무 과도하다는 느낌이 있는 반면 문정희는 모성애와 공포를 아주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 이후로 문정희가 여러 드라마와 영화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연가시의 성공이 큰 도움이 된 것 같네요.
그러나 한국 영화의 고질병 신파와 비약적인 스토리가 아쉽다
공포에 대한 묘사나 공포감은 아주 잘 묘사했습니다. 살벌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그러나 한국 영화의 고질병인 신파가 있습니다. 요즘 한국영화들은 신파를 덜 담아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이 2012년만 해도 신파 없는 한국 영화가 없을 정도로 신파가 꼭 들어갔습니다. 영화 <연가시>도 신파가 후반에 작렬합니다.
조아제약회사 직원이면서도 별 힘도 못 쓰는 재혁은 남을 돕다가 낭패를 보더니 가족을 위해서 물불을 가리지 않습니다. 그러다 재혁의 영민한 생각으로 이 사태를 해결하는데 결정적 공헌을 합니다. 이후부터는 디테일이 꽤 떨어집니다. 초반의 그 기세는 다 사라지고 빨리 마무리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급하게 마무리합니다.
볼만한 영화입니다. 제약회사의 음모와 전염병의 공포를 아주 잘 담은 영화로 신종플루 사태에서 영감을 받은 영화네요. 영화에서는 치료제가 있어서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만 현재 코로나19는 치료제가 나오려면 1년 이상이 걸리고 대신 대체 치료제인 기존의 약 중에서 효과가 좋은 약을 찾는 아주 기초적인 단계네요.
별점 : ★★★
40자 평 : 전염병에 대한 공포와 제약회사의 음모를 넣은 신파 국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