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40년 이상을 살았지만 요즘 같은 살풍경은 처음 봅니다. 경제 환란이라는 IMF도 겪어 봤고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 거대한 태풍 피해 등등 각종 재난 재해를 겪어 봤지만 요즘 같이 힘든 시기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다른 환란들은 언제까지 고통을 견디면 밝은 내일이 있겠다 어느 정도 감이 오지만 이번 코로나 19 사태는 언제까지 이 사태가 이어질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게다가 희망적인 소식이라고 해도 이 코로나19 사태가 2달 동안 지속되기에 그 피해가 엄청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서 자영업자 특히 식당과 카페 같이 사람이 모여야 하는 곳의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요즘 라디오를 듣다 보면 DJ들이 이 코로나19 때문에 힘들어하는 자영업자들의 이야기와 인터뷰를 자주 합니다. 평소 매출의 50%도 못하고 있다는 말을 육성으로 들으면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마음이 아프다고만 하고 넘길 수는 없습니다. 집 근처 치킨집에 가서 저렴하고 맛있는 치킨을 사서 동네 자영업자들을 돕고 있습니다. 될 수 있으면 동네 가게들을 찾아서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싶네요. 유명 프랜차이즈는 이 코로나19를 견딜 여력이 있지만 정말 작은 상가나 가게나 개인 상점 그리고 작은 프랜차이즈들은 이 고통을 견디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요즘은 주변 상가에 마스크 쓰고 들려서 음식들을 사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만든 3가지 살풍경
코로나19가 만든 세상의 살풍경을 보고 있으면 더 우울해집니다. 준전시 상황임에도 언론들은 국론을 모으기보다는 앞장서서 지역감정 유발 기사, 혐오 유발 기사와 가짜 뉴스까지 퍼트리면서 전쟁 지휘관을 흔들고 있습니다. 이는 다른 나라에는 없는 살벌한 풍경입니다. 코로나19가 한국 언론들을 보고서 기립박수를 치고 있을 겁니다.
코로나19가 만든 세상은 흉흉하기만 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우울은 혐오입니다.
1. 조선족에 대한 과도한 혐오심. 누굴 위한 것일까?
제가 사는 금천구는 조선족이라는 재중동포가 많이 삽니다. 서울에서는 영등포구, 구로구, 금천구와 광진구 쪽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뭐 설명 안 해도 아시겠지만 조선족하면 온갖 악다구니가 쏟아져 나옵니다. 차마 눈으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참혹하고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이 가득하죠.
금천구 구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금천구의 유일한 대형 카페인 '금천구주민모임 네이버 카페(https://cafe.naver.com/4543113)에 접속해서 글을 읽어보면 조선족을 코로나19와 동급으로 취급하는 혐오 댓글이 가득합니다. 이런 혐오 댓글을 운영자가 방치하고 있는 걸 보면 운영자도 조선족에 대한 혐오에 동조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틈만 나면 조선족 몰아내야 한다는 글들이 제지없이 수시로 올라오는 카페라서 큰 기대가 없고 어떻게 보면 동네 창피한 카페이지만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혐오가 더 심해졌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중국인 입국을 막아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중국인 확진자는 지금까지 10명도 안 됩니다. 재중동포가 5만 명 이상 사는 안산시에 확진자가 1명도 없고 대림동, 가리봉동에서 확진자가 없는 것도 재중동포라는 조선족이 문제라는 주장이 설득력이 없습니다. 며칠 전 부터는 청도 대남병원에 조선족 간병인이 우한 폐렴을 퍼트렸다는 괴소문이 돌았으나 2명의 조선족 간병인이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소리를 보면서 우리가 얼마나 혐오스러운 사람들인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조선족에 대한 혐오는 74세 중국인 할머니가 금천구 첫 확진자가 되자 더 심해졌습니다. 마침 잘 됐다! 라는 심보의 글들이 금천구주민모임 카페에 가득 올라오면서 이래서 중국인 입국 금지를 했어야 한다는 글이 많이 보이더군요. 그렇게 2월 25일 입원을 한 중국인 할머니는 금천구 전체를 불안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3월 3일 1주일 약간 넘긴 시점에서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을 하셨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동거인인 다른 가족이나 접촉했던 분들 모두 음성 판정으로 현재는 금천구 확진자는 없습니다.
금천구주민모임 카페뿐이 아니겠죠. 전국에서 혐오스러운 혐오가 일상인 인간 바이러스 같은 사람들이 오늘도 혐오할 대상을 찾아서 물어뜯고 있습니다. 코로나19와 눈에 보이지도 않고 대화도 안 되니 만만한 주변 약자, 함부로 욕해도 되는 존재들을 비난하고 있을 겁니다. 그 대상이 원인 제공자라면 이해가 되고 오히려 매몰차게 해야 부끄러워하고 반성을 합니다. 그러나 전혀 상관 없는 사람들을 비난하는 것은 코로나19가 바라는 세상이 되는 지름길입니다.
서울에서 가장 못사는 동네라고 혐오를 받는 금천구에서 자신들보다 더 낮은 곳에 있다고 생각하는 조선족에 대한 혐오를 보고 있으니 영화 기생충의 기택네 가족이 생각나네요. 을이 갑이 되면 갑질을 하는 세상입니다.
2. 마스크 대란
놀랬습니다. 날이 좋아서 길거리를 돌아다녔는데 95%가 마스크를 쓰고 있었습니다. 코로나19는 비말 감염이라서 실외에서는 안 써도 됩니다. 오히려 쓰고 다니다가 호흡도 곤란하고 박테리아가 번식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요즘 같이 1개의 마스크로 며칠 씩 쓰는 분들이 많은데 공기 중 전파가 없어서 실외에서는 벗어도 됩니다. 실내 특히 밀폐된 공간인 엘리베이터나 화장실 같은 위험도가 높은 곳에서는 꼭 써야 합니다. 요즘은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은 확진자도 늘고 있고 무증상 상태에서 돌아다니다가 다른 분들 감염시키는 경우도 있어서 회사 내에서도 불필요한 대화를 줄이고 마스크를 쓰거나 2미터 이상 떨어져서 대화를 하거나 카톡이나 화상회의로 대화를 함을 넘어서 아예 재택근무를 실시하는 회사도 늘고 있습니다.
마스크를 벗고 대화를 한 배달 라이더가 감염이 되고 같은 공간에 있었지만 마스크를 쓴 아내와 아들은 안 걸리고 마스크를 안 쓴 자기만 걸렸다는 확진자 인터뷰도 나올 정도로 마스크는 확진을 막는데 큰 도움을 줍니다. 미국에서는 마스크 쓰지 말라고 하지만 무증상 상태에서도 코로나19를 전파할 수 있고 그래서 막기 어렵다는 걸 미국 보건 당국은 잘 모르나 봅니다. 알아도 한국 같이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 공장이 많은 것도 아니고 마스크 대란을 피하기 위한 립서비스라는 소리도 있습니다.
마스크를 쓸 것을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수 없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마스크를 구할 수 있어야 말이죠.
마스크가 다 떨어져서 구하려 나가 봤습니다. 다들 구하기 어렵다고 해서 진짜인가? 하며 돌아다녀봤습니다. 먼저 정부는 마스크를 전국 우체국과 하나로마트에서 배급한다고 하는데 서울은 우체국에서 판매하지 않네요. 그럼 대구, 청도 전국 읍 면 소재 우체국이라고 하지 그냥 우체국에서 판다고 하니 다들 우체국으로 향하네요. 그럼 서울에서는 어디서 사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가 약국이었습니다.
그러나 구할 수 없었습니다. 소량이 매일 들어오는데 바로 다 떨어지나 봅니다.
다이소에도 없습니다. 정말 구하기 힘드네요. 마스크 대란이 일어난 이유는 여러가지 있을 겁니다. 가장 큰 것은 수요 때문이죠. 2월 21일 31번 대구 확진자가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서울 같이 확진자가 조금이라도 있던 시도는 꽤 마스크를 쓰고 다녔지 확진자가 없던 지방 도시들은 거의 안 쓰고 다녔습니다.
여기에 31번 확진자가 신천지 신도라고 밝혀지고 숨어 있던 신천지 신도들이 집단 확진이 발생하자 패닉 사태가 발생합니다. 그리고 10일 조금 넘은 지금까지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한 나라가 확 늘어났습니다. 영화로 쳐도 이런 대반전은 없을 겁니다. 갑자기 터져 나온 신천지 대구 교회 사태는 전국을 혼란스럽게 했습니다.
이후 서울 사람들은 더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대구 사람들까지 모두 마스크를 쓰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갑작스러운 수요 증가와 몇몇 몰지각한 마스크 제조업체와 유통업자의 짬짜미로 인해서 마스크 대란이 일어납니다. 정부는 이런 마스트 품절 사태에 대해서 사과를 했습니다.
마스크가 부족한 이유는 마스크가 1회용이라서 계속 구매를 해야 하는데 생산량은 한정되어 있어서 당분간은 마스크 부족 사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네요. 그런데 꼭 1회용 마스크만 유용할까요? 전문가들의 말을 들어보면 천 마스크가 1회용 보다는 덜 위생적이고 안전이 떨어지지만 천 마스크도 충분히 막을 수 있다는 소리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이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공기 중으로 떠다니는 바이러스가 아니라 침방울이라는 매개체를 타고 전파되기에 침방울만 막으면 되기에 천 마스크라도 충분하다고 합니다. 또한 마스크는 2차적인 수단이고 손 씻기만 잘해도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런 말을 코로나19 초기에 했어야 하는데 초기에는 1회용 마스크를 권장하다가 이제 와서 천 마스크도 괜찮다고 합니다. 게다가 1회용 마스크를 세탁하거나 재사용하지 말라고 했다가 지금은 재사용 권고안까지 나왔습니다.
1회용 마스크 재사용 권고안을 보면 일시적으로 사용했거나 환기가 잘 되는 깨끗한 곳에 보관한 후에는 재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상황에 따라서 말이 달라지면 그걸 누가 따르겠습니까? 따라서 초기에 전문가들과 면밀히 검토하고 말을 해야 하는데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고 하면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3. 교회
전 종교를 믿지 않습니다. 믿는다고 해도 한국이 만든 신은 절대로 믿지 않습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의 가장 큰 이유는 신천지 사이비 종교 때문입니다. 31번 확진자의 행동 자체도 욕먹어야 하지만 신천지 신도들이 집담 감염이 되었으면 모든 신자들의 연락처와 건물을 투명하게 공개해서 모두 코로나 19 검사를 받아서 더 큰 확산을 막았어야 합니다. 이렇게 정부에게 잘 협조를 해줬다면 비록 사이비 종교 신자들이지만 우리 국민이기에 지금 같은 여론의 악화는 없었을 겁니다.
신천지는 사이비라서 그렇다고 쳐도 한국 개신교 교회들의 행동들에 종교에 대한 이미지가 더 나빠졌습니다.
한 초등학교 옆에 있는 교회 정문을 보니 코로나19로 인해 예배시간 이외 주중에는 건물을 폐쇄한다고 하네요. 얼핏 보면 잘 대처하는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예배 시간에는 교회 건물을 연다는 소리입니다. 즉 일요일 예배 시간에는 교회를 연다는 소리입니다.
지금 천주교도 불교도 많은 신자들이 모이는 미사와 법회를 1달 동안 중단했습니다. 그런데 개신교는 정부 권유를 따르지 않고 예배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집단 예배로 인해 수원의 한 교회는 어제 6명의 집단 감염자가 나왔습니다. 또한 광주의 한 교회도 확진자가 주말 예배를 봐서 밀접접촉자를 찾고 있습니다. 이게 무슨 행정력 낭비입니까?
지금 기업들도 재택근무를 하고 학교도 3주간 휴교하는 마당에 왜 일부 개신교는 사회적 합의를 따르지 않습니까? 매번 개신교 비판할 때 일부 개신교라고 말하는 것도 지긋지긋할 정도로 왜 개신교는 반사회적인 행동을 합니까?
신천지가 일을 저질렀지만 일부 개신교가 이 사태를 더 크게 확신시키는 일이 2건이나 일어났고 앞으로 계속 일어난다면 한국에서 개신교의 이미지는 종교의 이미지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하루하루가 버티기 힘든 시기입니다. 모두 힘을 내서 응원을 해도 이 긴 터널을 벗어날까 말까 하는데 여러 가지로 합의를 이끌어내기 어렵네요. 중국은 공산국가라서 통제 가능했기에 사태를 진정시킬 수 있었지 이탈리아, 일본, 한국 같은 민주주의 국가는 쉽지 않을 것이고 많은 민주주의 국가들이 한국 정부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부디 이 사태가 하루 빨리 끝났고 먼 훗날 이 엄혹한 시기를 돌아보면서 힘들었지만 잘 버티었다는 소리를 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