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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페이스북 개인정보를 활용 트럼프를 당선 시킨 무서움을 담은 다큐 '거대한 해킹'

by 썬도그 2020.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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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메일 주소와 내 취향과 성향, 내가 좋아하는 스포츠팀을 넘어서 내 이웃들이 누구인지 얼마나 친한지 그 이웃의 이웃의 메일 주소와 취향, 정치적 성향을 다른 사람이 안다면 소름 끼치면서도 동시에 그게 가능하냐고 반문을 하겠죠? 오프라인 세상에서는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온라인에서는 가능합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페이스북에서는 가능합니다. 

페이스북은 세계적인 SNS 서비스로 트위터와 인스타그램보다 이웃과의 친밀도가 아주 높습니다. 이 높은 친밀도와 각종 개인 정보와를 남기는 페이스북을 눈여겨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마케팅 업체들입니다. 특히 총선이나 대선이 다가오면 페이스북 유저들의 정치 성향을 파악해서 특정 정당을 확고히 지지하는 사람들은 제외하고 누굴 찍을지 결정을 못한 사람 중에 설득이 가능한 사람이라고 판단되는 페이스북 유저에게 가짜 뉴스를 포함한 광고와 각종 방법으로 갈팡질팡하는 사람들을 세뇌시킵니다. 그리고 그렇게 페이스북 정치 마케팅 인지도 모르고 특정 정당 후보가 나쁜 인간이라고 세뇌당한 사람들이 투표소에서 이 사람은 내가 찍은 것이라고 착각하면서 꼭두각시 투표를 하게 됩니다. 

이게 무슨 소리냐고요?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페이스북 개인정보를 활용한 거대한 정치 마케팅 업체가 설득이 가능한 사람들의 페이스북 계정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면서 힐러리에 대한 가짜 뉴스와 광고로 도배해서 세뇌시켜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이 트럼프 대선 캠프의 마케팅을 담당한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사건은 지금도 회자되고 있는 이야기이고 이 사건으로 인해 주커버그는 사과를 하고 개인정보보호를 강화하기 시작했습니다. 

페이스북 개인정보를 이용해서 트럼프가 당선된 사건을 다룬 다큐 '거대한 해킹'

2019년 6월 넷플릭스 자체 제작 다큐 '거대한 해킹(The Great Hack)'을 해킹에 관한 영화라고 생각해서 봤습니다. 제가 네트워크나 해킹에 꽤 관심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 다큐는 해커의 이야기가 아닌 2016년 미국 대선의 페이스북 개인정보 털린 사건을 다루고 있네요. 

이 사건을 아시는 분은 잘 아실테고 관심 없는 분들은 잘 모르실 겁니다. 그러나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분들은 귀담아 들어야 하는 사건입니다. 

2016년 힐러리 vs 트럼프 미국 대선은 당연히 힐러리가 당선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당시 공화당 경선에서 무례하고 정치인이라기보다는 연예인 같은 성공한 사업가 이미지의 트럼프가 모든 공화당 대선 후보를 누르고 이겼습니다. 공화당은 난감했습니다. 민주주의 방식으로 선출된 후보이지만 이미지가 좋지 않은 공화당 대선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습니다. 이에 트럼프는 성공한 사업가, 돈 많은 기업인 이미지를 내세워서 5 대호 주변의 낙후된 공업지역인 러스트 벨트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놀랍게도 당선이 됩니다. 

전 세계는 충격에 빠졌습니다. 전 세계의 우려대로 트럼프는 안하무인, 무대뽀 스타일로 악명을 떨치고 있습니다. 물론 한국에서는 김정은과의 평화 제스처를 취하고 있고 저도 잠시 이렇게 평화가 오는가 했는데 요즘 하는 행동을 보면 다 쑈였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같아서는 하루빨리 미국 대통령이 바뀌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의 알렉산더 닉스

이 놀라운 대선 결과에 많은 사람들이 왜 트럼프가 당선이 되었을까 추적을 했는데 이 트럼프 당선에 큰 영향을 준 기업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라는 선거 마케팅 업체가 있음을 알게 됩니다. 알렉산더 닉스가 CEO인 이 회사는 전 세계의 선거판에 개입해서 여론을 자신들을 고용한 정당이나 정치인에게 유리하게 변경시키는 일을 합니다. 

도구는 페이스북, 유튜브 같은 온라인 플랫폼입니다. 제대로 하면 합법적으로 하면 유능한 정치 마케팅 업체라고 칭송 받을 수 있지만 이들은 사용자들의 개인정보를 허락 없이 마구 퍼갔습니다. 미국 대선에서 이용한 개인정보 숫자는 무려 8천7백만 건에 달했습니다.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가 페이스북 개인정보를 이용해 대선에 영향을 준 방법

페이스북을 하다 보면 가끔 설문조사 앱이나 페이지를 공유해서 자신의 성격 테스트, 정치 성향 테스트, 퀴즈 테스트를 올리는 분들이 있습니다. 내 타임라인에 그런 퀴즈나 성격 테스트가 올라오면 호기심에 클릭이나 터치를 해서 참여합니다. 그런 퀴즈 서비스에 참여를 하면 나도 모르게 내 개인 정보가 전부 그 앱을 만든 업체로 넘어갑니다. 내 정보만 넘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내 이웃분들의 개인정보까지 마구 수집해서 넘어갑니다. 

이런 미끼를 통해서 낚인 개인정보가 무려 8천 7백만입니다. 따라서 성격 테스트나 정치 성향 테스트 같은 것 하지 마세요. 이렇게 넘어간 개인 정보 중에 박빙이 예상되는 지역에 사는 유권자를 분류합니다. 그리고 이 중에서 어느 후보에 투표할지 결정을 하지 못한 유권자를 찾아냅니다. 이 중에서 설득이 당할만한 사람을 분석해서 이 페이스북 사용자에게 무차별적으로 정치 광고를 노출시킵니다. 

이 정치광고는 트럼프는 위대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닌 힐러리를 감옥에 보내자는 내거티브 전략을 펼칩니다. 사람은 여러 감정 중에 공포와 분노의 감정에 가장 취약하고 이 감정을 건드려야 유권자가 잘 움직인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옆집 아이가 전국 1등을 했다고 해도 별 관심이 없지만 옆집에서 불이 나면 벌떡 일어나서 도망가듯이 분노와 공포감을 앞세워서 힐러리 당선을 막아내자고 선동을 합니다. 

그 선동은 전방위적이었습니다. 타켓팅이 된 사람들의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광고 등을 통해서 온통 힐러리를 비판하는 콘텐츠를 매일 같이 노출시킵니다. 이렇게 힐러리는 악녀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놓으면 유권자는 투표소에서 무의식적으로 힐러리의 경쟁 후보인 트럼프를 찍습니다. 

이게 먹히냐고요? 먹혔습니다. 그것도 전 세계에서 먹혔습니다.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는 미국 대선 전에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대선에 개입했습니다. 당시 아프리카계 후보, 인디안계 후보가 붙었는데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는 흑인 청년들의 투표율을 낮추기 위해서 선거 안 하는 것이 쿨한 것이라는 캠페인을 펼칩니다. 선거 안 하는 것도 하나의 정치적인 행동이라는 교묘한 말장난 마케팅을 합니다. 이 투표 독려가 아닌 투표 반대 운동은 인도계 청년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었지만 인도계 청년들은 부모의 말을 거스를 수 없어서 투표를 합니다. 결국 멍청하게 투표를 안 한 아프리카계 청년들 덕분에 인도계 후보가 당선이 됩니다. 

그렇지만 미국은 사람이 많은데 저런 페이스북 광고나 유튜브 광고나 콘텐츠가 먹힐까 하는 생각이 들죠. 그러나 미국은 승자 독식 제도입니다. 게다가 민주당, 공화당이 항상 박빙이죠. 따라서 경합주의 결과에 따라서 대선이 결정됩니다.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는 경합주에만 집중하고 이 경합주에서 지지 후보를 결정 못한 7만 명의 유권자를 설정한 후에 정밀 타격을 합니다. 그리고 그 7만 명에게 집중된 개인정보를 활용한 선거 마케팅을 통해서 경합주를 공화당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이 놀라운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가디언지의 여기자 '캐럴 캐드월러드'의 끈질긴 탐사 추적 보도가 큰 역할을 했고 2명의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의 내부 고발자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기자, 2명의 내부 고발자가 이 페이스북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세상에 알리다

캐럴 캐드월러드 가디언 기자는 영국의 브렉시트 (EU에서 영국이 탈퇴)에 참여한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를 끈질기게 추적을 하다가 협박도 받았지만 용기 있는 내부 고발자를 만나서 이 회사가 했던 일들을 기사로 고발합니다.

다큐 <거대한 해킹>은 초반에는 가디언 기자의 고발 내용을 소개하다가 이 다큐의 실질적인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의 고위 임원이자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의 붕괴에 가장 큰 펀치를 날린 '브리트티 카이저'입니다. 

3주 전까지만 해도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의 최고위 임원이었던 그녀가 자신의 행동에 후회를 하고 양심 고백을 합니다. 그것도 자기에게 안 좋은 영향을 넘어서 큰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을 알면서도 모든 것을 까발립니다.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의 CEO '알렉산더 닉스'가 부인을 못할 정도로 명명백백한 자료까지 제출하면서 이 회사의 비윤리적 행위를 고발합니다. 

'브리트티 카이저'의 양심고백으로 페이스북의 주커버그의 청문회의 증언이 거짓말로 들통이 나고 여러 사람들이 곤경에 빠집니다. 카이저는 원래 민주당 인턴을 했던 인물이자 성향은 민주당과 인권 운동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공화당을 위해서 일을 한 이유를 돈에서 찾습니다. 당시 집안 사정이 안 좋고 집이 경매로 넘어가려고 하던 시기에 물불을 가릴 수 없었고 그렇게 '알렉산더 닉스'의 제안으로 공화당 선거 캠페인을 함께 합니다. 

다큐 <거대한 해킹>은 이 카이저를 따라다니면서 그녀가 증언하는 모습과 주커버그와 '알렉산더 닉스'가 청문회에서 증언하는 내용 등을 보면서의 반응 등등 그녀가 양심 고백하는 과정과 이유 그리고 행동을 꼼꼼하게 보여줍니다. 그렇다고 이 다큐가 카이저의 이야기만 담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 데이터의 주권인 데이터권을 주장하는 학자의 시선으로 이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브리티니 카이저'라는 내부 고발자와 가디언지의 기자 '캐럴 캐드월러드'의 시선을 섞어 놓았습니다. 

 2018년 데이터가 석유의 가치를 넘어선 세상을 캐럴 기자는 이렇게 고발합니다. 
"마크 저크버그, 세릴 샌드버그,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 잭 도시. 거대 IT 기업이 전 세계를 연결하면 할수록 어떻게 우리를 갈라놓는지를 직시해야 합니다"

모두가 연결된다는 것은 행복한 일일줄 알았습니다. 집단 지성이라는 달콤한 꿈을 꾸지만 동시에 자신의 생각과 동일한 사람들끼리만 연결하는 필터 버블이라는 확증 편향의 시대를 만들었습니다. 쓴소리, 상대방의 소리는 묵음 처리하고 내 주장과 말도 안 되고 논리적이지도 상식에도 어긋나고 설사 그게 거짓말이라고 해도 믿어버리는 확증 편향의 시대이자 내편 아니면 모두 상대편이라는 생각의 0과 1의 시대를 만들었습니다. 

SNS 초연결 시대의 어두운 모습을 담은 <거대한 해킹>, 2020년 4월 총선이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특히 유튜브로 정보를 얻는 사람들이 정치 마케팅에 오염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쪽 정보만 취하는 확증 편향의 시대에 씁쓸한 모습과 개인정보 유출이 선거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를 잘 보여주는 다큐가 <거대한 해킹>입니다.

<거대한 해킹>은 해킹 기술을 알려주는 다큐가 아닌 우리의 생각을 바꾸는 거대한 해킹을 다룬 다큐입니다. 뛰어난 사기술은 내가 사기 당한지도 모르고 당하는 사기술이라고 하죠. 그 거대한 사기를 담은 다큐가 바로 이 다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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