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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이혼 이야기를 담은 영화 결혼이야기. 가장 현실적인 사랑이야기

by 썬도그 2020.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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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결혼이야기>는 이혼 이야기를 담은 영화입니다. 니콜(스칼렛 요한슨 분)과 찰리(아담 드라이버)는 뉴욕에 있는 작은 연극단에서 찰리가 감독하고 니콜이 연기자로 참여하는 연극을 업으로 삼은 부부입니다. 이 둘 사이에는 8살 된 어린 헨리가 있습니다. 

L.A와 뉴욕이라는 공간의 싸움으로 시작된 부부의 갈등

청춘 영화를 찍고 대스타가 될 수 있었지만 뉴욕에서 찰리를 만나서 2초 만에 반에 버린 후에 찰리의 연극에 출연하게 되고 둘은 사랑에 빠져서 결혼을 합니다. 둘 사이에는 헨리라는 귀여운 아들이 있었고 결혼 생활은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L.A의 유니버셜 스튜디오가 새로운 드라마 시리즈 파일럿 촬영을 할 기회가 생깁니다. 그리고 둘의 갈등은 폭발합니다. 영화 <결혼 이야기>는 시작 장면에서 찰리가 니콜을 니콜이 찰리의 장점을 적은 종이를 읽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숙려 기간에 둘 사이의 재결합을 위한 자리이지만 니콜은 자신의 적은 찰리에 대한 장점을 읽지 않겠다고 거부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옵니다. 

찰리는 왜 갑자기 니콜이 이혼을 하자고 하는지 이해를 못하고 이는 이혼 이후에도 잘 모릅니다. 찰리는 니콜의 마음을 전혀 알지 못하고 알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오로지 뉴욕에서 행복하게 살던 과거의 기억에만 사로 잡혀 있습니다. 영화를 보다 보면 철없는 찰리가 안쓰럽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니콜은 유명 배우인 엄마와 함께 살던 L.A가 그립습니다. 뉴욕에 사는 것도 행복했지만 남편 찰리가 점점 연극 감독으로 자리를 잡고 위상을 높여갈수록 자신의 위치가 상대적으로 내려앉는 것을 못 마땅해합니다. 결혼을 한 후 찰리는 하늘 높이 날아오르지만 니콜 자신은 점점 추락하는 느낌입니다. 마침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파일럿 촬영 제의가 왔고 아들과 함께 L.A에 갔다가 자신의 이런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는 찰리에게 이혼 소송을 합니다.

찰리는 이 뜬금없는 이혼 소송에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여전히 장모와 반갑게 인사하고 니콜 가족과 친하게 지냅니다. 그러나 아들 헨리의 양육권 문제가 발생하자 눈에 쌍심지가 켜집니다. 니콜은 여전히 자신과 친하게 지내지만 유명 여 변호사를 고용해서 적극적으로 나서자 찰리도 연극일 때문에 바쁜 와중에도 인간적이고 수임료가 저렴한 변호사를 고용해서 대응합니다. 

이혼 소송의 다툼의 핵심은 지역입니다. 니콜은 L.A에서 사는 것이 헨리에게도 좋고 자신의 생활 본거지가 L.A라고 주장합니다. 반면 찰리는 지금까지 헨리와 니콜과 뉴욕에서 행복하게 잘 살았다고 항변을 하죠. 하지만 헨리 표정을 보면 뉴욕보다는 L.A에 사는 것이 더 좋아 보입니다. 

영화 <결혼 이야기>는 이후 본격적인 이혼 싸움에 돌입합니다. 이혼은 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헨리의 양육권이라서 찰리는 인간적인 변호사 대신 수임료가 비싸지만 승률도 높고 적극적인 대응을 하는 변화사를 고용해서 맞섭니다. 이 과정에서 둘은 큰 상처를 입게 됩니다. 

폭발하는 니콜과 찰리의 갈등 (스포 있어요)

영화의 클라이막스는 지역 싸움에서 진 찰리가 L.A에 새 집을 얻고 헨리 양육권을 다투는 과정에서 두 사람은 변호사에게 말한 내용이 이혼 당사자들의 본의와 다르게 양육권 분쟁의 도구로 사용되자 서로 미안해합니다. 변호사라는 아바타 전쟁에서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준 것을 깨닫고 니콜이 찰리 혼자 사는 L.A 집에 와서 사과를 합니다. 

보통 이렇게 진행되면 두 사람이 화해를 하고 이혼을 멈추거나 최소한 부드럽게 합의를 하거나 아니면 아이의 행복을 위해서 한 사람이 포기하거나 양보를 하는데 놀랍게도 둘은 변호사들보다 심한 악담이란 악담을 퍼부어 버립니다. 이 놀라운 장면은 10분 정도 진행됩니다. 이 10분에 어벤저스의 블랙 위도우라는 이미지가 박힌 그러나 연기 잘하는 '스칼렛 요한슨'의 연기가 폭발합니다. 아! 맞아 이 배우는 원래 연기력이 좋다고 인정받은 배우였지!라는 생각이 다시 들었습니다. 아담 드라이버야 원래 연기력 좋은 배우로 유명해서 놀랍지 않은데 '스칼렛 요한슨'의 놀라운 연기가 펼쳐집니다. 

이 장면을 보면서 사람은 같은 이유로 만나고 같은 이유로 헤어짐을 반복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페이스북 이웃들도 그렇습니다. 같은 이유로 친구 관계를 끊거나 팔로워를 끊었다가 다시 구독을 해도 똑같은 이유 때문에 다시 구독을 취소합니다. 사람 관계도 그렇죠. 싫어서 관계를 끊었던 사람을 오랜만에 우연히 다시 만나서 관계를 이어 보지만 똑같은 이유로 다시 관계를 끊습니다. 부부 사이도 마찬가지죠. 잠시 가려졌을 뿐이지. 배우자가 좋았던 이유와 함께 싫은 이유도 잠시 잊고 있을 뿐 또 지내면 그 이유 때문에 싸우고 또 헤어집니다. 

영화 <결혼이야기>는 그 사실을 환기시켜줍니다. 결혼은 결코 환상이 아니고 현실이며 아무리 둘 사이가 친하고 서로를 너무 잘 알지만 양보 없는 관계는 파멸로 치닫게 된다고 알려줍니다. 뭐 보는 사람마다 니콜을 응원하거나 찰리를 응원할 수 있고 둘 다 무덤덤하게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경험에 따라서 또는 세상을 보는 시선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전 자꾸 니콜을 응원하게 되네요. 그렇다고 찰리가 나쁜 아빠, 못난 남편이라는 소리는 아닙니다.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찰리 또한 어른이 될 기회가 없었고 어른이 무엇인지 잘 몰랐기 때문이 아녔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찰리 어른이 되다.(스포 있어요)

찰리는 헨리와 함께 살기 위해서 최대한 노력하지만 현실적으로 찰리가 보육하는 것이 아이 행복에 도움이 되지 않아 보입니다. 서로를 분쇄할 듯 싸우던 찰리와 니콜은 그렇게 이혼을 합니다. 영화 마지막 장면은 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네요. 그날은 할로윈이었지만 헨리가 무척 지쳐 보였습니다. 서로 한 치도 양보하지 않던 두 사람이었지만 서로 애정이 식은 건 아닙니다. 단지 증오가 강해서 헤어졌고 자신의 삶을 위해서 헤어졌을 뿐입니다. 두 사람은 그렇게 죽일 듯 싸우지만 여전히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서로의 애정을 헤어진 후에도 느낍니다. 

지쳐 보이는 헨리를 찰리에게 맡깁니다. 그날은 헨리를 니콜이 맡는 날이지만 니콜은 찰리에게 헨리를 양보합니다. 그리고 풀어진 운동화 끈을 묶어줍니다. 이 장면을 보면 두 사람의 애정이 식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동시에 자기만 생각하고 이혼 소송 서류를 받고도 아내에게 자신이 뭘 하면 되냐고 묻던 어린아이 같던 찰리를 어른이 된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애정과 증오가 가득한 결혼의 삶을 담은 결혼이야기 

실제로는 이혼 이야기를 담은 영화 <결혼 이야기>는 이혼이 그렇게 쉽지 않고 하나의 감정으로 설명되지 않음을 담고 있습니다. 이혼을 경험하지 못한 분들은 증오심만 가득해서 헤어진다고 하고 실제로 그런 이혼도 많습니다. 그러나 찰리와 니콜처럼 애정이 있지만 각자의 삶을 위해서 또는 증오심이 더 커져서 헤어진 부부도 있습니다. 이런 부부들은 헤어진 후에도 친구처럼 지인처럼 지내기도 하죠. 

그럴 거면 다시 합치는 것도 좋겠다고 하지만 위에서도 말했지만 똑같은 이유로 헤어집니다. 어떤 것이 정답이라고 할 수 없고 인생이 행복으로만 점철되어 있지 않습니다. 또한 겉으로만 보는 결과만 가지고 남이 이렇다 저렇다 말하기 쉽지도 않죠. 그래서 이 영화 <결혼 이야기>는 호불호가 좀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연극 무대에서 연기를 하고 그 연기를 남편인 찰리 앞에서 하는 삶이라면 니콜은 결코 행복할 수가 없었고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한 선택이었기에 전 니콜을 더 응원하게 되네요. 

영화 연출은 <위아영>과 <프란시스 하>를 연출한 '노아 바움백' 감독입니다. 남녀 사이의 갈등을 아주 잘 담았습니다. 영화 <결혼이야기>를 보면 오만 생각이 다 듭니다. 애정과 증오를 극단적으로 보여주지 않고 미워하면서 동시에 사랑을 하고 사랑을 하면서 동시에 미워하는 애증의 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다 담겼네요. 

여러 감정을 담아내는 모습을 봐도 이 영화는 좋은 영화이고 많은 사람들이 칭찬을 많이 합니다. 그러나 이 부부의 감정을 이해 못하면 그냥 그런 영화로 느껴질 수 있겠단 생각도 드네요. 작품 느낌에 대한 평은 다르겠지만 두 배우의 열연을 보는 재미가 아주 좋은 것은 모두 인정할 겁니다. 

별점 : ★☆

40자평 : 행복을 위해 결혼을 하고 행복을 위해 이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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