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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포드 V 페라리. 우정과 관료주의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

by 썬도그 2019.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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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인들은 대중성을 무기로 큰 성공을 거둔 분야가 많습니다. 공산품의 나라 미국에서 유일하게 크게 인정 받지 못한 분야가 자동차입니다. 자동차 없으면 이동을 못하는 거대한 나라 미국이지만 자동차에 대한 자존심은 높지 않았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유럽은 자동차 문화가 미국보다 발달해 있었고 귀족들이 경마 대신 자동차 레이싱을 하면서 자동차 문화의 스펙트럼이 아주 넓었습니다. 그래서 수작업으로 만든 명품 자동차와 아름답고 성능 좋은 명품 자동차 메이커들이 참 많았습니다. 

반면 미국 자동차는 철저히 대중성을 지향하는 자동차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근사한 스포츠카도 없었고 셀럽들은 거의 다 유럽 명차를 타고 다니지 아저씨들이나 타는 못생기고 투박한 미국 자동차를 타지 않았습니다. 이런 콧대 높은 유럽 자동차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든 사건이 1966년 '르망 24'에서 유럽인들이 낮춰보던 포드가 1위를 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미국인들은 이 포드의 ;르망 24'우승으로 기세 등등해졌다고 할 정도로 미국인들의 마음에 미국 자동차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게 한 큰 사건입니다. 이 1966년 '르망 24'에서 포드가 우승한 사건을 영화로 만든 것이 <포드 v 페라리>입니다. 

1966년 르망 24시 레이스를 영화로 만든 <포드 v 페라리>

자동차의 아버지, 자동차의 왕이라고 불리는 '헨리 포드'가 만든 포드 자동차는 대중 자동차의 대명사입니다. 세계 최초로 조립 라인을 만들어서 짧은 시간에 시커멓고 저렴한 포드 자동차를 만들었습니다. 자동차 대중화를 이끈 자동차 브랜드가 포드입니다. 포드 자동차는 미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회사로 1903년 설립되어서 1966년까지 4500만 대를 판해했지만 GM이 큰 인기를 끌면서 판매대수가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이에 포드사는 아버지 세대나 타는 이미지를 벗고 대중자동차의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서 미국이 아닌 유럽 명차들이 출전하는 프랑스 '르망 24시' 레이싱에 출전을 합니다. 이 '르망 24시' 레이싱은 24시간 동안 레이싱을 하는 내구력 테스트 레이싱으로 운전자는 교체가 가능하지만 자동차는 교체가 불가능한 레이싱입니다. 이 '르망 24시'에는 세계적인 명차인 독일의 포르쉐, 이탈리아의 페라리 등이 참가합니다. 영화 제목에도 나온 페라리는 4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등 가장 강력한 상대입니다. 

포드가 '르망 24시'에 도전한다는 소리에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이었습니다. 그것도 90일 안에 우승을 해야 한다는 사장인 포드 2세의 명령에 의해서 돈을 쏟아 부으면서 '르망 24시' 우승에 도전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포드는 '르망24'에서 콧대 높은 유럽 자동차를 뒤로하고 가장 먼저 결승점에 도달합니다. 이 일은 큰 사건이었습니다.

엔초 페라리 회장의 독설에 빡친 포드 2세 르망 24 우승을 지시하다

포드사는 실력으로 '르망 24시' 레이싱 우승을 하기 보다는 부도 위기에 놓은 페라리를 인수해서 쉽게 우승할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협상장에서 피아트 회장이 자신이 인수하겠다는 쪽지를 본 엔초 페라리 회장은 페라리가 포드에 인수되면 자신들의 레이싱 운영 권한도 사라지냐고 묻고 포드 임직원은 그렇다고 말을 합니다. 이에 빡친 엔초 페라리 회장은 협상으 뒤집어 버리고 포드 2세에 독설을 합니다. 그 독설을 전해 들은 포드 2세는 페라리 타도!를 외치면서 '르망 24시' 레이싱에서 페라리를 발라 버리라고 명령을 내립니다. 

그러나 명령을 내린다고 그게 쉽지 않다는 건 모든 사람이 잘 압니다. 그러나 이 불가능한 일을 '르망 24시' 레이싱에서 우승한 유일한 미국인인 캐롤 셸비(맷 데이먼 분)이 '르망 24시'레이싱 우승 프로젝트를 맡으면서 구체화 됩니다. 

이 '르망 24시'레이싱을 우승하려면 뛰어난 자동차도 있어야 하지만 이 짐승을 길들이고 조정할 뛰어난 파일럿과 같은 드라이버도 필요합니다. 켄 마일스(크리스찬 베일 분)은 자동차 정비소를 운영하면서 레이싱 경기를 자주 출전합니다. 본업을 뒤로 하고 레이싱 경기만 뛰니 세무서에서 세금 안 낸다면서 정비소를 폐쇄시킵니다. 이에 켄은 레이싱 경기 참가를 포기하겠다면서 정비업에 전념합니다. 

마음 고쳐 잡은 켄에게 셸비가 나타납니다. 둘은 친한 친구 사이입니다. 셸비는 불독이라는 별명의 켄에게 포드사의 '르망 24' 우승 프로젝터를 소개하면서 함께 하자고 손을 내밉니다. 켄은 뛰어난 드라이버이자 자동차 설계자이기도 합니다. 켄의 도움으로 포드의 GT40 레이싱카는 점점 짐승처럼 변해갑니다. 

포드 자동차 홍보 영화가 아닌다! 오히려 포드의 관료주의를 호되게 깐 영화

제목이 너무 직설적이고 못 생겼습니다. <포드 v 페라리>라뇨? 무슨 자동차 판매점을 소재로 한 영화 같이 느껴집니다. 언뜻 보면 포드사의 홍보 영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영화가 미국 자동차 최초로 프랑스 '르망 24'를 우승한 포드사를 제목을 넣었으니까요. 포드사의 성공기를 담을 것 같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오히려 포드사를 호되게 까는 영화입니다. 

영화 <포드 v 페라리>는 승리를 위해서 질주하는 켄과 셸비의 우정과 포드사의 관료주의라는 2개의 바퀴로 굴러갑니다. 켄은 뛰어난 드라이버지만 마케팅 친화적인 인물은 아닌 전형적인 엔지니어 스타일의 캐릭터입니다. 오로지 자동차 이야기만 하는 사람이죠. 성질을 죽일 때는 죽어야 하는데 포드사의 레이싱팀을 담당하는 부사장과 초면부터 티격태격하고 이 앙금은 가라 앉지 않습니다. 부사장은 온갖 방해 공작으로 이 켄을 '르망 24'의 포드 대표로 선발되지 못하게 방해를 합니다. 

사실 포드사는 '르망 24'의 우승을 개인적인 앙갚음과 마케팅을 위해서 시도하는 것이지 세계 최고의 자동차가 아닌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였습니다. 이런 회사에서 5천억 원을 들여서 우승을 하는 목적도 마케팅 목적이 더 크죠. 그 마케팅만 중시하는 부사장은 굽힐 줄 모르는 켄의 불독 스타일이 너무 싫습니다. 영화를 보다 보면 페라리 사장이 미운 것이 아닌 부사장 얼굴만 보면 혈압이 7천 RPM으로 올라갑니다. 포드사의 전형적인 관료주의가 포드 GT40의 질주에 큰 방해가 됩니다. 이 포드사의 관료주의를 깬 것은 비와 켄의 우정입니다. 

실제 내가 레이싱을 하는 듯한 뛰어난 레이싱 경기 장면

레이싱을 소재로 하는 영화니 당연히 레이싱 경기가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초반의 지역 레이싱 경기 장면을 지나서 미국의 내구성 레이싱 경기인 '데이토나 24'와 '르망 24'가 담깁니다. 레이싱 경기 연출은 정석대로 합니다. 어떤 기교나 화려한 액션이나 슬로우 모션 등을 이용해서 화려하게 포장하지 않습니다. 폭발적인 굉음과 함께 카메라가 포드 GT40 바퀴 높이에서 켄의 질주를 따라가고 옆으로 빠지고 같이 달리면서 관람객이 실제 레이싱카를 탄 느낌을 제대로 줍니다. 

또한 적당히 부감샷을 넣어서 경기 장면을 이해하기 편하게 연출합니다. 누가 1등이고 누가 누굴 쫓고 어떤 기술로 제치는 지도 자세히 잘 설명되어 있습니다. 특히 켄이 아들에게 '르망 24' 트랙을 소개하는 장면은 이 영화가 레이싱 경기를 얼마나 편하게 관람하게 하는 지를 잘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단 여느 레이싱 경기에 꼭 들어가 있는 자동차 전복 장면이나 폭발 장면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인위적으로 많이 넣지는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실화를 바탕으로 하다 보니 넣을 수도 없죠. 레이싱 정말 잘 연출했습니다. 보면서 손에 땀이 찰 정도로 긴장하면서 동시에 엑셀을 밟을 때는 같이 밟는 느낌이 날 정도입니다. 

켄 마일스를 위한 영화 <포드 v 페라리>

포드 자동차가 르망 24에서 우승한 결과를 알고 보기에 뻔한 흐름으로 이어질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내 예상과 다른 부분이 담기네요. 순간 어? 이게 사실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영화는 포드사의 우승을 넘어서 켄과 셸비의 우정을 집중 조명을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르망 24'시는 팀 플레이가 중요합니다. 1대의 자동차를 2명의 드라이버가 번갈아가면서 타야 하는데 켄과 같이 타는 드라이버는 소개되지도 않습니다. 또한 자동차 이름으로도 유명한 멕라렌도 소개되지 않습니다. 오로지 켄만 집중적으로 보여줍니다. 

르망24시 레이싱이 끝난 후의 모습까지 보여주면서 이 켄을 더 길게 오래 담아줍니다. 켄의 외골수가 주는 감동이 꽤 진합니다. 마케팅이라는 공작 날개 같은 거추장스러운 것을 거부하고 우승만 생각하는 켄. 그는 결승점을 지난 후에도 셸비와 자동차 이야기를 합니다. 켄을 연기한 배트맨으로 유명한 '크리스찬 베일'의 놀라운 연기도 꽤 볼만합니다. 몸무게 늘리고 줄이는데는 지구인 중 최고인 듯한 베일, 이번엔 너무 깡 말라서 배트맨의 그 베일이 맞나 몇 번을 의심했습니다. 맷 데이먼의 연기도 아주 좋습니다. 두 배우가 한 영화에 나온다는 자체만으로도 1+1 상품을 산 느낌입니다. 


영화 <포드 v 페라리>는 르망24 도전기를 빙자한 버디 무비였습니다. 두 주인공의 우정은 레이싱이 끝난 후에도 계속되네요. 참 흥미로운 사실은 이 르망 24에서 진 페라리는 전열을 정비한 후 미국에서 열리는 '데이토나 24'에 출전해서 1,2,3위를 모두 차지합니다. 결승점 통과도 포드가 하는 방식으로 비슷하게 들어와서 복수를 합니다. 

자동차 매니아에게는 폭발하는 엔진 소리만으로 흥분되게 하는 영화이고 남자들이라면 다 만족하면서 볼 수 있을 겁니다. 단 자동차에 관십도 없고 자동차도 잘 모르는 여자 분들에게는 추천하는 영화는 아닙니다. 남자는 직진이라고 말하는 영화입니다. 

별점 : ★★★

40자 평 : 레이싱을 빙자한 외골수 켄과 그의 후원자이자 친구인 셸비의 우정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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