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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월드

네이버 포스트 메인에 음란물 노출은 네이버라는 고인물 시스템의 문제

by 썬도그 2019.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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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코엑스 별마당 도서관에서 현대문학상을 받은 단편 소설을 읽었습니다. 소설 내용은 무척 흥미로운 내용이었습니다. 2007년 3월 야후코리아가 무려 6시간 동안 음란 동영상을 노출시켰습니다. 일요일 오후 6시에 야후코리아의 UCC 코너인 야미에 한 초등학생이 올린 음란물이 올라왔고 6시간 동안 노출이 되었습니다. 

이 음란물은 무려 2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최고 인기 동영상'에 자동으로 올랐습니다. 소설은 흥미롭게도 그 이야기를 소재로 다루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꽤 유명한 사건으로 이 사건으로 인해 무너져가던 야후코리아는 결정적인 한 방을 맞게 되고 야후코리아는 한국에서 철수하게 됩니다. 

이 사건이 아니더라도 야후코리아는 망할 조짐이 보이긴 했지만 그 붕괴 속도를 가속화 시킨 것은 한 초등학생이었습니다. 이 음란물 6시간 노출 사건은 많은 언론사에 대서특필되고 야후코리아는 머리 숙여 사과를 했습니다. 

사실 음란물 업로드를 막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모니터링을 잘 해야 합니다. 관리자가 일일이 볼 수 없다고 하면 신고를 한 동영상이라도 빨리 보고 판단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6시간 동안 방치했다는 건 관리자가 1명도 없었다는 방증입니다. 

일요일 오후 6시에 관리자가 없는 걸 봐서는 이 콘텐츠 모니터링을 하는 인원이 놀랍게도 24시간 감시 활동이 아닌 낮에만 근무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듭니다. 아니 범죄가 이런 음란물 업로드 행위가 낮에만 일어난다는 보장이 있습니까? 자기들 편리한대로 생각하니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나죠. 낮보다는 적지만 밤에도 콘텐츠 모니터링 인원을 배치해야죠. 

그렇게 야후코리아의 음란물 노출 사건은 IT 역사 속에 깊이 새겨지게 되고 많은 IT 기업들의 반면교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2019년 9월 비슷한 일이 거대 포털, 공룡 포털인 네이버에서 일어났습니다. 

네이버 포스트 메인에 음란물 노출

지난 9월 25일 네이버 포스트 메인 페이지를 오전 8시 40분에 보면서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네이버 포스트 메인에 오르면 많은 분들이 쉽게 볼 수 있고 여기에 오르면 조회수 폭발이 일어날 정도로 많은 분들이 보는 메인 페이지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글이 기업이나 네이버 포스트를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콘텐츠 업자들이 올리는 콘텐츠가 지배하는 곳이기도 하죠.

요즘 네이버 포스트 메인은 그냥 콘텐츠 전문꾼들의 잔칫판이 되었고 일반인들이 올리는 글들은 거의 올라오기 힘든 구조입니다. 이렇게 가다가는 그냥 네이버 포스트 메인은 광고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 메인 페이지 2위에 이상한 사진이 글이 올라왔더군요. 뷰티 1위이자 TOP100 2위에 오른 nana poli 글입니다. 썸네일이 너무 이상해서 클릭해 봤습니다. 

아~~~ 라는 장탄식이 나왔습니다. 음란물입니다. 음란물을 담은 글이 2위에 올랐습니다. 어떻게 이게 가능하지? 어떻게 이런 음란물이 메인에 오를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음란물 자체는 업로드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음란물이  1위에 오르기 쉽지 않습니다. 야후코리아의 야미가 음란물이 인기 동영상에 오른 이유는 그 영상을 방치했기 때문입니다. 즉 모니터링을 하는 직원이 없었다는 소리죠. 

마찬가지입니다. 네이버 포스트 서비스를 담당하는 모니터링 직원이 1명도 없었다는 소리입니다. 그러니 조회수 2만 명의 음란물이 네이버 포스트 인기 포스트 2위에 오른 것이죠. 그럴 수는 있습니다. 갑자기 조회수가 폭등하면 순식간에 인기 동영상에 오를 수는 있습니다. 



그래서 이 음란물이 네이버 포스트에 언제 올라왔는지 알아봤습니다. 첫 댓글을 보니 9월 25일 오전 6시 14분이네요. 그럼 이 6시 14분 이전에 글이 올라왔다는 소리네요. 이 댓글이 네이버 메인에 노출 된 글을 보고 적은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7시 경의 댓글을 보면 네이버 뷰티 인기 포스팅에 오른 것으로 보아 오전 7시 경 전후로 네이버 포스트 메인에 오른 것으로 보입니다. 

약 3시간 정도 네이버 포스트에 오른 이 음란 포스팅은 2만 명이 봤습니다. 제가 본 건 오전 8시 40분. 바로 화면을 캡처하고 신고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 글은 오전 9시 15분 담당자가 출근한 후에 삭제 되었습니다.

네이버 포스트 관리 시스템이 어떤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음란물을 네이버 메인에 2시간 이상 노출하는 동안 한 번도 네이버 메인 페이지를 안 봤다는 건 24시간 모니터링 하는 시스템이 아닌 직원이 퇴근한 후에는 방치하다가 직원이 출근하는 오전 9시와 낮 시간에만 모니터링을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강한 의심이 듭니다.

참 웃겼던 건 이 음란물을 올린 계정이 포스트를 딱 1개 올린 스팸 계정입니다. 1개의 글이 네이버 메인에 노출이 될 수 있는 시스템 자체도 문제입니다. 이게 가능하다면 봇을 돌려서 조회수를 인위적으로 올리면 네이버 포스트 메인에 쉽게 올라갈 수 있다는 소리가 아닐까요? 즉 네이버 포스트의 인기 포스트 랭킹 시스템이 아주 조악하다는 방증입니다.

이는 2007년 야후코리아의 야미가 단순히 조회수만 추종한 랭킹 시스템을 도입한 후 모니터링을 소홀히 했다가 음란물이 조회수 많다고 메인까지 치고 올라간 사건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12년이 지난 지금도 구닥다리 단순 조회수 순위로만 랭킹을 메기는 수준 떨어지는 시스템을 네이버 포스트는 도입하고 있네요. 

네이버 포스트만 그럴까요? 네이버 검색 자체도 문제입니다. 제가 티스토리에 쓴 글을 ㅍㅍㅅㅅ라는 메타 블로그 서비스가 제 허락하에 퍼가서 소개했습니다. 그런데 웃기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네 원문 글보다 ㅍㅍㅅㅅ라는 인기 서비스에 오른 제 글이 네이버 검색에서 상위에 올랐습니다. 원문은 뒤로 밀리고 복사한 글이 상위에 오르는 일이 일어나자 항의를 했습니다.

이에 네이버는 복사한 글이라도 조회수가 높으면 상위에 노출 될 수 있다는 말 같지 않은 말을 했습니다. 이러니 다들 유튜브 로 떠나죠. 창작자의 원문보다 복사본을 더 우대해주는데 어떤 창작자들이 네이버에 글을 올리려고 하겠어요. 

네이버라는 회사가 그렇습니다. 광고로만 매출 3조가 넘는 거대한 회사이지만(네이버는 실제로는 광고회사에요) 그 검색 시스템은 엄청나게 조악합니다. 최근에는 검색 시스템을 바꾼 이후에 티스토리 같은 외부 블로그 글은 검색 상위에서 무조건 뒤로 미루는 일도 자행되고 있습니다. 즉 네이버 블로그 글만 우대하고 있습니다. 

몇몇 분이 이 문제점을 지적하고 네이버 검색 랭킹 시스템 중에 이미지 검색에 문제가 있는 외부 블로그의 이미지가 수집이 안되는 문제 때문에 외부 블로그 글이 네이버 검색 상위에 노출이 안된다는 문제를 지적하고 있어도 모른척 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포스트 메인 페이지  음란물 노출 사건은 어떤 언론사도 기사화 하지 않았습니다. 단순 헤프닝이라고 생각했을까요? 뭐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건 조악한 시스템의 문제입니다. 거대한 기업 같지만 그 안에서 돌아가는 시스템을 뜯어보면 구멍가게 수준일 경우가 많죠. 네이버가 그렇습니다.  앞에서는 검색을 고도화 한다 어쩐다 말만 많지 실제는 2007년과 2019년과 크게 달라지지 않고 검색 서비스 같은 경우는 문제점이 있는 자체도 인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비판이 없는 생태계는 고인물이 되고 고인물은 썩을 수 밖에 없습니다.

네이버는 고인물입니다. 네이버 포스트 메인 페이지를 살펴보세요. 여기에 일반 블로거들의 글이 몇개나 노출되나요? 죄다 기업형 콘텐츠 업자들의 포스트와 언론사 포스트, 기업 포스트가 대부분입니다. 그냥 전체가 하나의 광고판이 되었습니다. 

네이버는 이번 일을 쉬쉬하고 넘어갈 것이 뻔합니다. 지금까지 회사를 그렇게 운영했으니까요. 그게 네이버의 정신이고 네이버의 DNA입니다. 쉬쉬하다가 안 될 것 같으면 마지 못해 개방하고 개혁하는 회사입니다. 검찰 개혁 못지 않게 네이버라는 회사는 많은 개혁이 필요합니다. 지금 네이버는 유튜브라는 흑선에 의해 강제 개혁을 당하고 있습니다. 그런 개혁이 성공할 수 있을까요? 억지로 하는 개혁은 개혁이 아닌 대응일 뿐입니다. 

네이버라는 회사는 고인물 덩어리고 썩은내가 진동하는 회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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