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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납득이 안 가고 단순한 이야기가 지루했던 <롱 리브 더 킹 : 목포 영웅>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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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득이 안 가고 단순한 이야기가 지루했던 <롱 리브 더 킹 : 목포 영웅>

썬도그 2019.08.31 21:27

범죄도시로 688만 명의 관객을 동원해서 빅히트를 친 강윤성 감독의 차기작인 <롱 리브 더 킹 : 목포 영웅>은 손익 분기점 250만 명을 넘기지 못한 109만 명의 관객만 동원하고 영화관에서 내려졌습니다. 

영화 <롱 리브 더 킹 : 목포 영웅>은 조폭이 국회의원 선거인 총선에 출마한다는 다소 독특한 소재를 다룬 영화입니다. 똑같지는 않지만 영화 <광해>도 사회 밑바닥에 있던 주인공이 왕이 된다는 이야기와 구조가 비슷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깡패가 정치판에 뛰어든다는 건 이야기로 풀어내기 쉽지 않을 것 같지만 우리가 아는 정치인들 중에 조폭과 구분이 안 가는 인간들이 꽤 있습니다. 최근에 한 지방 시의원이 몸에 두룬 문신을 보이면서 동료 시위원들에게 위협을 하는 모습을 보면 현실에서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존재합니다. 

지금도 전국 시군구에서 조폭 출신 시의원들 엄청 많을 겁니다. 하지만 <롱 리 브 더 킹 : 목포 영웅>은 국회의원이 되고자 하는 조폭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첫눈에 반해서 조폭 생활을 청산한다? 납득이 될까?

조폭 중에 착한 조폭이 있을까요? 조폭의 세계를 모르니 참 이게 궁금합니다. 인성이 좋은 조폭, 착한 조폭이 등장하는 영화는 꽤 봤지만 착한 사람이 왜 폭력을 업으로 삼는 일을 할까요? 이 자체가 성립되기 쉽지 않습니다. 2천년 대 초에 조폭 코믹물이 나왔을 때 심성이 고운 조폭들이 대거 출몰을 했지만 요즘 같이 현실을 기반에 둔 영화들이 태반인 상황에서는 현실성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착한 조폭이 성립되기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시나리오를 정교하게 만들어서 착한 조폭 주인공을 납득시켜야 합니다. 그러나 영화 <롱 리브 더 킹>은 이 과정이 매끄럽지 못합니다. 

시장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대형 빌딩을 올리려는 사람들이 조폭 장세출(김래원 분)에게 용역을 맡깁니다. 용역들은 매일 철거 시도를 하고 이를 시장 상인과 인권 변호사인 강소현 변호사(원진아 분)이 막아냅니다. 그날도 철거를 시도하려고 할 때 강소현 변호사가 철거 용역을 막다가 두목인 장세출에게 따귀를 날립니다. 

영화는 여기서부터 좀 난해해집니다. 따귀를 맞은 장세출은 강소현 변호사에 한 눈에 반해버렸습니다. 철거 용역을 철수 시킨 후에 용역 본연의 임무는 뒤로 하고 강소현 변호사를 졸졸 따라 다닙니다. 


이에 강소현 변호사는 사람이 되라고 앙칼지고 매몰차게 대합니다. 그러나 이 장세출은 직진형 인간으로 추진력이 좋습니다. 장세출은 강소현 변호사의 뜻을 받들어서 조폭 생활을 청산합니다. 


장세출이 가고자 하는 길을 먼저 가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황보윤(최무성 분)은 인권 활동을 하는 분으로 많은 시민단체와 목표 지역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천원 백반집을 운영하면서 주변의 어르신들을 잘 보살피고 있습니다. 

이 황보윤이 시민단체와 지역민의 뜻을 받들어서 목포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를 선언합니다. 장세출은 이 황보윤을 따라 다니면서 자신을 믿어 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열정적으로 주변 사람을 돕는 것을 지켜본 황보윤은 자신이 운영하던 천원 백반집을 장세출에게 운영을 맡깁니다. 


새사람이 되어서 새출발을 하는 장세출은 백반집 출근길에 다리에서 추락하는 버스에서 버스 기사를 구하는 목포 영웅이 됩니다. 점점 선한 사람이 되어가는 장세출. 그에 대한 좋은 소문도 알려지면서 강소현 변호사도 호감을 가지기 시작합니다. 

여자 변호사와 조폭의 러브 스토리로 보여지는 영화입니다. 그러나 이 과정이 매끄럽지 못 합니다. 사람 고쳐 쓰는 것 아니라고 합니다. 말 그대로 사람 쉽게 안 변합니다. 그런데 여자 변호사에 한눈에 반해서 조폭 생활을 청산하는 것을 넘어서 사회 운동까지 합니다. 비록 조폭에서 국회의원 후보가 된 황보윤이라는 캐릭터가 롤모델이 있다고는 하지만 사람이 갑자기 변한 것이 쉽게 설득되어지지 않네요.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조폭 출신 장세출

황보윤은 무소속으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자마자 2선 국회의원인 최만수 의원(최귀화 분)를 누르고 선거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합니다. 그러나 테러를 당한 후에 황보윤 대신 장세출이 국회의원 후보가 됩니다. 

이 과정은 그런대로 매끄럽지만 조폭 출신임을 금방 들통날텐데 여기에 대한 대비도 없이 출마 선언을 하는 것 같아서 갸우뚱하게 됩니다. 또한 장세출이 국회의원이 되고 싶은 강력한 욕망도 보이지 않습니다. 장세출이 왜 국회의원이 되려는 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없이 진행하다 보니 이야기가 덜컹거리기 시작합니다. 

영화 중간에 국회의원이 되려는 진짜 이유이자 이 새로운 사람되기 프로젝트의 시작점을 말할 기회가 있는데 놀랍게도 영화는 그걸 막습니다. 이야기는 점점 맥아리가 없어지고 핵심이 되는 이야기가 사라집니다. 조폭이 국회의원 되는 이야기가 주요이야기인지 변호사와 사랑에 빠진 조폭 이야기인지 구분이 안 서게 됩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시나리오를 누가 썼기에 이런 맥아리 없는 영화가 나왔나 했는데 놀랍게도 웹툰이 원작입니다. 2015년 연재된 웹툰이 원작이네요. 원작은 꽤 재미있다고 하는 반응을 봐서는 각색에 큰 구멍이 생겼나 봅니다. 

웹툰 같은 긴 이야기를 짧게 압축하려면 핵심이 되는 이야기를 뼈대로 삼고 서브 스토리를 곁가지로 붙이고 살을 붙여야 하는데 핵심이 되는 스토리가 명확하게 보여지지 않습니다. 


어설픈 스토리가 모든 것을 망친 영화 <롱 리브 더 킹>

국회의원 선거 뒤에 조폭의 개입과 장세출의 과거가 드러나면서 선거는 혼탁해지고 복잡해 집니다. 그럼에도 긴장감이 높거나 스릴 넘치는 이야기가 담기는 것은 아닙니다. 너무나 뻔하고 지루하고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장면이 연속되다 보니 점점 영화를 보게 하는 힘이 낮아집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좋습니다. 김래원의 찰진 전라도 사투리와 <범죄도시>에서 악역을 잘 보여줬던 진선규의 연기 등등 배우들의 연기는 좋습니다. 원진아도 괜찮은 연기를 보여주지만 캐릭터 자체가 매력이 없다 보니 눈길이 많이 가지지는 않네요. 

중간중간 범죄도시에 출연했던 마동석 등이 우정 출연을 하는 재미는 있고 꾸역꾸역 보게 하는 힘은 있습니다. 이야기는 지루했지만 배우들의 연기들이 좋아서인지 졸립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보라고 권하고 싶은 영화도 아닙니다. 

요즘 한국 영화 중에 시나리오가 좋지 못한 영화들이 참 많이 보입니다. 영화의 뼈대이자 시작은 좋은 시나리오인데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다가 하나도 제대로 담지 못한 영화들이 꽤 보입니다. 시나리오에 대한 고민을 좀 더 많이 했으면 합니다. 

별점 : ★★

40자 평 : 조폭의 국회의원 도전과 조폭과 변호사의 사랑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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