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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관객동원 900만 내외가 예상되는 중대박 영화 <엑시트>

by 썬도그 2019.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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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영화 시장에 의외의 복병이 나타났다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조정석, 윤아가 주연하는 코믹 재난 영화 <엑시트>를 보고 흔한 롯데엔터의 저질 코미디 영화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제 예상과 달리 이 영화 <엑시트>는 CJ가 배급하는 영화이고 제작은 류승완 감독과 강혜정 부부가 운영하는 외유내강에서 제작했네요. <베테랑>으로 대박을 내고 <군함도>로 큰 실패를 맛본 영화제작사입니다. 

초단순한 스토리로 영화에 몰입하게 한 영리한 영화 <엑시트>

<엑시트>를 보면서 이 영화 꽤 영리하다! 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습니다. 먼저 사람들이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는 지를 아주 잘 아는 영화입니다. 지금까지 한국의 대작 영화들은 영화 초반에는 웃기다가 중반부터 신파를 넣어서 울리기 시작하더니 영화 마지막에는 감동으로 마무리합니다. 코믹, 눈물, 감동 이 3가지의 감정을 순서도 크게 틀리지 않게 배치를 합니다. 

이러니 한치 앞의 내용을 대충 알 수 있습니다. 처음 본 영화를 한 번 본 영화처럼 예측이 가능하면 그 영화가 재미가 있을 리 없습니다. 그런면에서 영화 <극한직업>은 신선한 기름으로 잘 튀긴 뼈속까지 코믹한 맛이 잔뜩 베인 신선하고 재미있는 코미디 영화였습니다. 

이 <극한직업>이 쏘아 올린 신호탄 덕분인지 영화 <엑시트>도 한국 대작 영화들의 룰을 철저히 깨고 깔끔 담백하고 짜릿한 영화로 만들었네요. 


내용은 정말 간단합니다. 대학 졸업 후에 만년 백수인 용남(조정석 분)이 어머니 칠순 잔치에서 짝사랑 하던 산악부 동아리 후배이자 식장 부점장인 의주(윤아 분)을 만납니다. 오랜만에 만나서 회포를 푸는데 갑자기 칠순잔치 식장으로 가스통이 날아듭니다. 밖을 내다보니 사람들이 혼비백산해서 도망가고 있습니다. 

용남과 의주는 도로에 나가서 사태파악을 합니다. 정체 모를 연기가 다가오는데 사람들이 그 연기에 노출되면 호흡 곤란을 겪는 걸 본 의주는 용남의 가족과 친척들을 고층빌딩으로 올려 보냅니다. 정체 모를 독가스는 계속 올라서 빌딩까지 올라옵니다. 이에 옥상으로 탈출해서 구조 헬기의 도움을 받으려고 했지만 옥상문이 잠겨서 옥상으로 나갈 수가 없습니다.


상황이 시대가 영웅을 만든다고 하나요?  백수가 직업이던 구박데기 용남은 쓰잘덱 없는 산악부 동아리 활동을 하나며 잔소리를 한 누나가 독가스로 쓰러지자 로프를 가지고 옥상을 기어 오릅니다. 그리고 옥상문을 열고 누나를 구합니다. SOS 신호를 보내서 용남의 가족과 친척들은 다 구조 되었지만 용량 초과로 용남과 의주가 남습니다. 그리고 두 주인공은 생존을 위해서 독가스 지역에서 고군분투하는 내용이 펼쳐집니다. 

스토리 정말 간단합니다. 이렇게 초단순한 스토리로 만들면 영화가 심심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영화 상당히 재미있고 긴장줄이 1시간 이상 팽팽하게 당겨집니다. 이렇게 단순한 스토리는 약점이 아닌 영화 <엑시트>의 강점입니다. 스토리가 단순하다 보니 영화를 이해하는데 큰 힘이 들지 않고 이 <엑시트>의 최대 강점인 긴장감 넘치는 액션과 코미디가 더 잘 도드라지게 됩니다. 

특히 한국 영화의 병폐이자 무조건 넣고 보는 신파가 없습니다. 없어도 이렇게 없어도 되나 할 정도로 없습니다. 이는 할리우드 영화에서도 두 선남선녀 주인공이 고난을 겪은 후에 나누는 흔한 키스씬도 없습니다. 오로지 험난한 상황을 두 주인공이 어떻게 돌파하는 지에 집중하게 합니다. 


무능한 정부, 강력한 악당이 없는 무공해 영화 <엑시트>

이런 대형 재난 영화들을 보면 흔히 나오는 캐릭터와 이야기 구조가 있습니다. 가장 흔한 것이 무능한 정부나 욕심 가득한 무능한 관리가 나옵니다. 그리고 그 재난을 일으킨 강력한 악당이 나옵니다. 자연 재해를 다룬 재난 영화는 악당 대신에 주인공이 지구를 구한다는 다소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끌어가죠. 

그런데 <엑시트>는 이게 없습니다. 독가스가 살포되자 정부는 바로 재난문자를 보내서 현장에 있는 사람들에 현재 상황을 알립니다. 게다가 정부는 상황 통제를 시작하고 재난 대피 방송과 안내를 통해서 재난 상황을 신속하게 대처를 합니다. 대형 재난에 이렇게 잘 대처하는 정부는 거의 본 적이 없는데 정부가 무척 빠른 대처를 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여기에 의주는 비상시 매뉴얼을 숙지하고 있었는지 매뉴얼 대로 손님들을 대피시킵니다. 독가스를 살포한 악당이 등장하긴 하지만 초반에 죽어서 제거해야 할 악당도 없습니다. 재난 영화에서 있어야 할 2가지 요소가 없다 보니 당혹스럽기는 하지만 뻔하지 않은 신선함이 영화 내내 흐릅니다. 이 신선함은 재난 영화의 필수 감정인 분노가 없습니다. 영화 <엑시트>는 사라진 분노 대신에 웃음을 집어 넣습니다. 

코미디가 어울리는 조정석, 제 물을 만나다!

영화 <건축학개론>의 씬스틸러 납득이의 조정석은 이리보고 저리봐도 코미디 연기가 가장 어울리는 배우입니다. 그러나 그의 필모를 보면 코미디 영화가 아닌 정극 연기를 하는 영화들이 꽤 많습니다. 최근 개봉작인 <마약왕>에서 열혈 검사로 나오는데 영 어울리지 않고 어색했습니다. 

그러나 <엑시트>에서는 물 만난 물고기가 고층빌딩 사이를 뛰어 다니면서 얼굴과 대사로 웃깁니다. 진작에 이런 영화를 만났어야 합니다. 납득이의 그 표정과 얼굴이 영화 가득히 보입니다. 아쉬운 건 영화 <엑시트>는 대사가 많지 않고 대사로 웃기는 건 거의 없습니다. 오로지 상황과 얼굴로 웃깁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4년 전에 의주에게 사랑 고백을 하고 차인 후에도 잘 먹고 잘 살았다는 말을 하면서 얼굴은 뭔가 모르게 붉어지고 긴장이 흐르는 연기는 압권이었습니다. 역시 조정석은 코미디를 잘 하는 배우입니다. 한국 능청 연기의 대가가 2명 있는데 한 명은 '류승범'과 '조정석'입니다. '류승범'을 뛰어 넘지 못하지만 대체 가능한 유일한 배우라고 생각되어집니다. 


코미디 보다는 도시 암벽 영화였던 <엑시트>

영화의 전체적인 톤은 코미디입니다. 눈물과 감동은 쏙 빼고 위기 상황에서도 코믹한 상황을 만들어서 관객을 웃깁니다. 그러나 생각보다 코미디가 강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서 한국 상업 지역의 찬란한 간판들을 타고 오르면서 가볍게 농담을 던질 수 있음에도 너무 조용하게 오르기만 합니다. 

할리우드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위기 상황에서도 농담을 툭툭 던져서 긴장 속에 웃음 포인트를 넣어주는데 아쉽게도 <엑시트>는 이게 많이 약합니다. 이러다 보니 영화 초반에 잔잔바리로 깔리던 코미디가 영화 후반으로 갈수록 코미디가 약해집니다. 

대신 영화 <클리프 행어>의 도심 버전이라고 할 정도로 건물 외벽타기 액션이 많이 선보입니다. 암벽 등반을 잘하던 용남과 의주라는 두 산악부 에이스가 독가스가 깔린 도심에서 암벽 등반을 하는 스릴이 더 많습니다. 가장 긴장감이 가득한 액션은 옥상 문을 열기 위해서 빌딩 외벽을 기어 올라서 옥상 문을 여는 과정의 스릴은 꽤 긴장감이 높습니다. 

이외에도 외줄 타기 액션이나 다양한 고층 빌딩 액션은 영화 내내 긴장감을 자박자박 깔아 놓습니다. 마치 놀이기구를 탄 느낌이라고 할까요?


이런 긴장감을 제공하는 게 가장 큰 역할을 한 건 CG입니다. 프랑스 재난 영화 <인 더 더스트>에서 영감을 얻은 <엑시트>는 독가스가 깔린 지상을 피해서 고층 빌딩 사이로만 이동을 합니다. 자욱한 안개 같은 독가스와 고층 빌딩에 대한 CG가 무척 뛰어나서 실내 세트장에서 촬영한 걸 충분히 인지하고 보면서도 영화관의 빵빵한 에어컨 때문에 손에 땀이 흐르지는 않지만 대신 손에 힘이 들어가네요. 

빌딩 암벽 등반이 주는 긴장감이 영화 내내 흐르는데 이 긴장감이 상당히 깔끔하고 상쾌하네요. 보면서 꽤 잘 만든 영화라고 감탄하면서 봤네요. 그러나 암벽 등반만 하면 있으면 스포츠 영화로 느낄 수 있습니다. 영화 후반에 감동 코드가 살짝 들어갑니다. 그 장면은 세월호를 연상케 합니다. 

여기에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인 언론들의 추악한 면도 살짝 담기고 1인 방송과 드론을 이용한 재난 생중계 방송을 통해서 요즘 세상 풍경도 잘 담습니다. 꽤 재미있고 온 가족이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여름 풀장 같은 영화가 <엑시트>입니다. 


900만 관객이 예상되는 중대박 예상 영화 <엑시트>

온 가족이 함께 볼 만한 유쾌하고 긴장감 넘치는 영화 <엑시트>로 강력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2시간이 후딱 지나가고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모습까지 좋습니다. 억지 신파도 없고 억지 감동도 없습니다. 





두 주인공이 독가스 살포 지역에서 어떻게 빠져 나올까?라는 호기심과 긴장만 유발하면서 질주합니다. 지루한 구간이 거의 없다고 할 정도로 잘 만든 여름 액션 영화입니다. 제 예상으로는 약 800~900만 관객 동원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1천만 관객을 에상하지 않는 영화는 이 영화가 2번 이상 보는 N차 관람할만할 정도로 여운이 긴 영화는 아닙니다. 

<극한직업>을 본 후에 계속 <극한직업> 관련 영상을 보면서 여운을 달랬는데 <엑시트>는 그렇게 긴 여운을 주지는 않습니다. 

특히 코미디가 생각보다 약합니다. 충분히 더 웃길 수 있는 구간에서도 대사도 적고 그 대사 마저도 웃기지가 않습니다. 코미디가 좀 더 강화 되었으면 1천만 관객을 동원할 것 같았지만 코미디가 생각보다 약한 것이 좀 아쉽네요. 그렇다고 웃기지 않는다는 것은 아닙니다. 웃음 시도의 타율이 8할 이상이라서 꽤 높습니다. 다만 시도를 많이 안 하네요.

올 여름 가장 먼저 봐야할 영화 <엑시트>입니다


별점 : ★★★★

40자 평 :  군더더기 없는 긴장줄을 아주 잘 타는 도심 등반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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